이제 저 조그만 열매들이 한 여름 태양빛을 견뎌내고 내리는 우로를 받아 먹으며 잘 자라 가을에는 또 한 번의 풍성한 결실을 우리에게 선사하겠지...여기 저기서 반복되는 생명들이 눈에 들어 오면서 드는 생각은... 먼저 떠나가신 분 들의 기억이 희미해질 무렵 우리의 자녀들은 배우자들을 만나 가정을 이루어 나가고, 그들이 새로운 생명들을 세상에 내어 놓고 알차게 키워갈 때 쯤이면 우리가 떠나가겠고 또한 그들의 기억에서 희미해 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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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2012
Life goes on
어느덧 어머니 1주기.
교회에서 집으로 돌아 오다 묘지에 잠시 들려 두 분을 뵈었다. 돌아 서려는데 가을이면 어머니 좋아하시던 홍시를 어머니 묘 위에 떨궈주던 나무(후에 들으니 고욤나무 라던)의 꽃이 모두 지고 이젠 그 자리에 조그만 열매들을 머금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제 저 조그만 열매들이 한 여름 태양빛을 견뎌내고 내리는 우로를 받아 먹으며 잘 자라 가을에는 또 한 번의 풍성한 결실을 우리에게 선사하겠지...여기 저기서 반복되는 생명들이 눈에 들어 오면서 드는 생각은... 먼저 떠나가신 분 들의 기억이 희미해질 무렵 우리의 자녀들은 배우자들을 만나 가정을 이루어 나가고, 그들이 새로운 생명들을 세상에 내어 놓고 알차게 키워갈 때 쯤이면 우리가 떠나가겠고 또한 그들의 기억에서 희미해 지겠지...
이제 저 조그만 열매들이 한 여름 태양빛을 견뎌내고 내리는 우로를 받아 먹으며 잘 자라 가을에는 또 한 번의 풍성한 결실을 우리에게 선사하겠지...여기 저기서 반복되는 생명들이 눈에 들어 오면서 드는 생각은... 먼저 떠나가신 분 들의 기억이 희미해질 무렵 우리의 자녀들은 배우자들을 만나 가정을 이루어 나가고, 그들이 새로운 생명들을 세상에 내어 놓고 알차게 키워갈 때 쯤이면 우리가 떠나가겠고 또한 그들의 기억에서 희미해 지겠지...
2/27/2012
뒤늦은 선물
아내가 뭘 찾다가 옷장에서 나온 걸 나에게 보여줬다.
멋진 실크스카프들이 조그마한 크리스마스 종이백 몇 개에 담겨져 있었고 그걸 보여주는 아내의 말인즉 어머니께서 돌아 가시기 전에 성탄이 되면 교회 노인회 할머니들께 선물해 주신다고 정성껏 준비해 놓으셨다는 거다.
저걸 어떻게 하나 잠시 생각해 보곤 어렵지 않게 결정했다. 조그만 카드를("사랑합니다" 정도로 적어) 만들어 넣고는 원래 어머니가 드리려고 했던 분들께 어머니 대신 전달해 드리려 한다.
멋진 실크스카프들이 조그마한 크리스마스 종이백 몇 개에 담겨져 있었고 그걸 보여주는 아내의 말인즉 어머니께서 돌아 가시기 전에 성탄이 되면 교회 노인회 할머니들께 선물해 주신다고 정성껏 준비해 놓으셨다는 거다.
저걸 어떻게 하나 잠시 생각해 보곤 어렵지 않게 결정했다. 조그만 카드를("사랑합니다" 정도로 적어) 만들어 넣고는 원래 어머니가 드리려고 했던 분들께 어머니 대신 전달해 드리려 한다.
대부분 기뻐 하시겠지만서도 걱정은 돌아가신 분 한테서 선물을 받는다는 생각들을 하시면 좀 이상하고 기분나쁘다고 하시는 분이 계시지 않을까 하는 것. 하지만 어머니가 생전에 시작하신 일이라 나라도 마무리 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긴 한데...
이웃 블로거들 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좀 알고 싶네요...
<후기>
많은 블로그 이웃들께서 좋은 의견들을 내어 주셔서 오늘 전달해 드렸습니다. 모두들 한결같이 기뻐하시네요. 그러면서 어머님생각에 눈물지으시는 친구분들도 계셨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꾸벅!
<후기>
많은 블로그 이웃들께서 좋은 의견들을 내어 주셔서 오늘 전달해 드렸습니다. 모두들 한결같이 기뻐하시네요. 그러면서 어머님생각에 눈물지으시는 친구분들도 계셨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꾸벅!
2/19/2012
Regrets
어머니가 돌아 가시기 며칠 전 호스피스전문의와 간호원이 우리 가족에게 이야기 해 준 것이 있다.
눈은 가끔 뜨고 계시지만 의식이 있어서 그러시는 건 아니고, 앞으로 장기가 하나 둘 정지하기 시작하면서 급격히 생명의 불꽃이 사그러 들 거라는...그렇지만 듣는 기능만은 마지막 순간까지 있으실 거니 가족들끼리 이야기를 하더라도 말을 조심해야 하며 어머니에게 정상인 분 처럼 이야기를 계속 해 드리라고 했다.
그래 가족이나 교인들이 방문이라도 하면 누가 왔다고 어머니 귀에 대고 설명을 해 드리곤 했고, 어머니 병세나 상태에 관해서 다른 사람과 이야길 할 땐 복도에 나와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어머니 호흡이 가빠지시면서 몹시 불규칙해 졌던 마지막 몇 분...가족들이 돌아가면서 어머니 할머니를 안아드리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라고 내가 지시했고 아이들까지 모두들 작별인사를 끝낸 후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안아드리고 귀에 대고 속삭였다. "엄마...이제 저희들 걱정 마시고 편히 가세요. 주님께 먼저 가 계시면 저희들도 곧 갈께요. 사랑해요!"라고. 내가 말을 마치자 마자 어머니가 크게 숨을 한 번 내쉬시고는 온 힘을 모아 마지막 한 마디를 하셨다. "xx아!" 그리곤 바로 호흡을 멈추셨다.
오랜시간 의식이 없으셨기에 무슨 말씀을 하실 거라고는 모두 기대를 안 하기도 했고, 듣는 것에 집중을 안하고 있던 터라 그게 무슨 말씀이셨는지 순간 확실치 않았다. 하지만 그게 내 이름을 부르신 거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누님들이 "얘, 네 이름을 부르신 것 같다"라고 해 줬다.
내 이름을 부르신 건 정말 소리를 인지하고 계셨다는 건가...
근데...이런 기억을 떠올리며 가슴이 무너져 내린 건...호스피스 전문의와 간호원이 들으실 수 있다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 주기 전에 그걸 모르고 이미 실수를 했다는 것. 누가 방문을 해서 상태를 물어보면 이제 우리와 함께 며칠 더 못 계실 거라는 이야기를 해 주곤 했는데 어머니가 당연히 못 들으실 거라는 생각에 어머니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기억이 나는 거였다.
얼마나 섭섭하셨을까? 멀쩡한 나를 앞에 두고 왜 저런 소리들을 할까 하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억장이 무너진다.
눈은 가끔 뜨고 계시지만 의식이 있어서 그러시는 건 아니고, 앞으로 장기가 하나 둘 정지하기 시작하면서 급격히 생명의 불꽃이 사그러 들 거라는...그렇지만 듣는 기능만은 마지막 순간까지 있으실 거니 가족들끼리 이야기를 하더라도 말을 조심해야 하며 어머니에게 정상인 분 처럼 이야기를 계속 해 드리라고 했다.
그래 가족이나 교인들이 방문이라도 하면 누가 왔다고 어머니 귀에 대고 설명을 해 드리곤 했고, 어머니 병세나 상태에 관해서 다른 사람과 이야길 할 땐 복도에 나와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어머니 호흡이 가빠지시면서 몹시 불규칙해 졌던 마지막 몇 분...가족들이 돌아가면서 어머니 할머니를 안아드리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라고 내가 지시했고 아이들까지 모두들 작별인사를 끝낸 후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안아드리고 귀에 대고 속삭였다. "엄마...이제 저희들 걱정 마시고 편히 가세요. 주님께 먼저 가 계시면 저희들도 곧 갈께요. 사랑해요!"라고. 내가 말을 마치자 마자 어머니가 크게 숨을 한 번 내쉬시고는 온 힘을 모아 마지막 한 마디를 하셨다. "xx아!" 그리곤 바로 호흡을 멈추셨다.
오랜시간 의식이 없으셨기에 무슨 말씀을 하실 거라고는 모두 기대를 안 하기도 했고, 듣는 것에 집중을 안하고 있던 터라 그게 무슨 말씀이셨는지 순간 확실치 않았다. 하지만 그게 내 이름을 부르신 거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누님들이 "얘, 네 이름을 부르신 것 같다"라고 해 줬다.
내 이름을 부르신 건 정말 소리를 인지하고 계셨다는 건가...
근데...이런 기억을 떠올리며 가슴이 무너져 내린 건...호스피스 전문의와 간호원이 들으실 수 있다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 주기 전에 그걸 모르고 이미 실수를 했다는 것. 누가 방문을 해서 상태를 물어보면 이제 우리와 함께 며칠 더 못 계실 거라는 이야기를 해 주곤 했는데 어머니가 당연히 못 들으실 거라는 생각에 어머니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기억이 나는 거였다.
얼마나 섭섭하셨을까? 멀쩡한 나를 앞에 두고 왜 저런 소리들을 할까 하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억장이 무너진다.
10/13/2011
엄마가 좋아 하시던 것
어젯밤 아버님께서 내가 앉아 있는 뒤쪽으로 다가오시더니 내 어깨를 툭툭 치시면서 "내일 네 엄마 묘에 같이 가지 않을래?" 물으셨다. 갑자기 무슨 일 이실까? 하고 생각하는 순간 아차 싶었다. 지금 살아 계셨으면 82세가 되는 엄마 생신이었던 것.
오늘 퇴근하고 집으로 바로 와서 아버님을 모시고 나갔다. 물론 휠체어를 싣고. 먼저 식품점에 들려 아버지께서 드시고 싶어하시는 것 몇 가지와 묘지에 놓을 꽃 한 다발을 사서 엄마계시는 곳으로 향함.
처음엔 없던 잔디가 많이 자라있고, 묘지공원직원들이 늘 청소를 하고 다듬는 듯 잡초도 없고 떨어진 낙엽이나 솔방울들도 없이 말끔해서 기분이 좋았다.
근데...땅에 조금 독특하게 생긴 것이 몇 개 놓여있어 자세히 들여다 보니 무슨 열매다.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만져보니 어디서 많이 만져보던 촉감! 크기는 '거봉'포도알 하나 만한 작은 크기지만 색깔이나 껍질의 촉감이 영 익숙한지라 혹시나 하면서 이빨로 조금 베어 물고 맛을 봤다.
감. 감이다! 엄청 잘익고 영근 단감이다. 나무크기가 7-8미터나 되는 이미 다 자란 감나무인데 요만한 감들이 수천개 달려 있는 걸로 봐선 종자가 그런 모양. 엄마 묘 옆에 바로 붙어 있어 아마 가을 내내 탐스럽게 익은 감들을 심심할때 쯤 이면 하나 둘 엄마 묘 위로 떨어뜨려 줄 것이고...
하나를 입에 넣고 아버님 입에도 하나 넣어 드렸더니 그 맛에 놀라신다. 그러시더니 한 번 씩 웃으셔서 그 웃음의 의미를 어렴풋이 깨달은 나도 아무말 없이 한 번 씩 웃어드렸다. 우리 오마니 살아 생전에 감을 그렇게도 좋아하시더니... ㅎ ㅎ ㅎ
<To our children>
Hey, today is grandma's 82nd birthday so I took g.pa to her grave. Guess what we've found there? There's a miniature Persimmon tree growing right next to her grave and the Persimmons are all ripen and so sweet! It's bearing thousands of them. Though they are small, about the size of Muscadine grape, but tasty!
오늘 퇴근하고 집으로 바로 와서 아버님을 모시고 나갔다. 물론 휠체어를 싣고. 먼저 식품점에 들려 아버지께서 드시고 싶어하시는 것 몇 가지와 묘지에 놓을 꽃 한 다발을 사서 엄마계시는 곳으로 향함.
처음엔 없던 잔디가 많이 자라있고, 묘지공원직원들이 늘 청소를 하고 다듬는 듯 잡초도 없고 떨어진 낙엽이나 솔방울들도 없이 말끔해서 기분이 좋았다.
근데...땅에 조금 독특하게 생긴 것이 몇 개 놓여있어 자세히 들여다 보니 무슨 열매다.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만져보니 어디서 많이 만져보던 촉감! 크기는 '거봉'포도알 하나 만한 작은 크기지만 색깔이나 껍질의 촉감이 영 익숙한지라 혹시나 하면서 이빨로 조금 베어 물고 맛을 봤다.
하나를 입에 넣고 아버님 입에도 하나 넣어 드렸더니 그 맛에 놀라신다. 그러시더니 한 번 씩 웃으셔서 그 웃음의 의미를 어렴풋이 깨달은 나도 아무말 없이 한 번 씩 웃어드렸다. 우리 오마니 살아 생전에 감을 그렇게도 좋아하시더니... ㅎ ㅎ ㅎ
<To our children>
Hey, today is grandma's 82nd birthday so I took g.pa to her grave. Guess what we've found there? There's a miniature Persimmon tree growing right next to her grave and the Persimmons are all ripen and so sweet! It's bearing thousands of them. Though they are small, about the size of Muscadine grape, but tasty!
6/23/2011
엄마를 보내드리고
엄마를 하나님품으로 보내드린지 나흘이 지났다.
한국과 미국각지에 흩어져 있던 모든 형제와 그 자녀손들이 모두 모여 엄마를 위해 찬송과 기도를 드리는 중 주무시듯 너무 편안한 모습으로 소천하셨다. 그것도 모인 가족 한사람 한사람이 엄마를 안아드리고 마지막인사를 드리는 걸 마칠때까지 기다려주셨다가 마지막 가족이 인사를 마침과 동시에 떠나셨다.
마음은 무너지지만 그래도 참 잘 살으셨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좋다. 여느 어머니라도 그러셨겠지만 다섯형제를 모진 고생끝에 건강하게 키워내고, 모두 대학보내고, 시집장가 보내고, 손주들까지 당신 손으로 모두 키워내셨고, 온 식구를 믿음의 사람으로 이끄셨으니 누가 아무리 유명한 사람의 전기를 내게 들이 밀어도 내게는 엄마만큼 위대한 분이 없다.
한편으론 무섭고 엄한 분 이셨다. 내가 혼날 짓을 하루도 거르는 날이 없기도 했지만 그 벌은 혹독했다. '쌩'소리를 내며 날아오는 도대체가 피할길이 없었던 굵직한 나무 빗자루의 손잡이는 늘 내 몫 이었고. 내 머리가 좀 크고 엄마연세가 조금 더 드셨을 땐 한 손으로 날라오는 빗자루를 탁 잡으면서 "거 좀 그러지 맙시다, 내가 이젠 뭐 애도 아니고." 하면서 엄마를 타일렀던 기억이 나기도 하고. ^^
그렇게 무서운 분 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던 어느 날 엄마를 조금 알게 된 일이 있었다. 중학3학년쯤 됐을라나...나하고 어디 좀 가봐야 할 데가 있으니 앞장서라고 하셨고, 평소 우리 형제들에게도 잘 사주시지 않던 맛난 사탕과 과자, 아이들 옷가지와 양말등을 바리바리 사서 내게 지워갖고 찾아간 곳은 지체부자유/정신박약아동들만 있는 고아원이었다. 보모들에게 선물 나눠주는 걸 부탁하시고 바로 두 팔을 걷어 붙이시고 아이들 목욕시키시기를 시작하시는데 한 두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슬쩍 물어봤다. "엄마, 여기 가끔 와?" "이 아이들은 엄마아빠가 없단다. 그래서 명절이 가까와지면 이렇게 찾아 보려고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 않아..." 그 일은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몸소 보여주신 엄마의 가르침으로서 내 마음속에 새겨져 있다.
며칠 전 리치몬드에 있는 셋째 누나로 부터 처음 들은 이야기. 오래 전 서울장로회신학대학교에 엄마가 장학금을 기탁하셨었는데 그 당시 그 혜택을 받았던 가난한 신학생이 후일 목사님이 되어서 이야기 한 것을 전해들었다고 하면서 그 목사님이 자신이 학업을 포기해야만 할 절박한 상황중에 그 장학금을 받았었노라고 하는 말을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식구들도 몰랐던 이야기다.
살아계실제 효도를 했어야지 돌아가신 다음에 이렇게 고인을 칭찬하며 기리는 것이 무슨 소용이랴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기록을 해 두지 않으면 이런 이야기들을 잊어 버릴수도 있겠다는 마음에 적어논다...
한국과 미국각지에 흩어져 있던 모든 형제와 그 자녀손들이 모두 모여 엄마를 위해 찬송과 기도를 드리는 중 주무시듯 너무 편안한 모습으로 소천하셨다. 그것도 모인 가족 한사람 한사람이 엄마를 안아드리고 마지막인사를 드리는 걸 마칠때까지 기다려주셨다가 마지막 가족이 인사를 마침과 동시에 떠나셨다.
마음은 무너지지만 그래도 참 잘 살으셨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좋다. 여느 어머니라도 그러셨겠지만 다섯형제를 모진 고생끝에 건강하게 키워내고, 모두 대학보내고, 시집장가 보내고, 손주들까지 당신 손으로 모두 키워내셨고, 온 식구를 믿음의 사람으로 이끄셨으니 누가 아무리 유명한 사람의 전기를 내게 들이 밀어도 내게는 엄마만큼 위대한 분이 없다.
한편으론 무섭고 엄한 분 이셨다. 내가 혼날 짓을 하루도 거르는 날이 없기도 했지만 그 벌은 혹독했다. '쌩'소리를 내며 날아오는 도대체가 피할길이 없었던 굵직한 나무 빗자루의 손잡이는 늘 내 몫 이었고. 내 머리가 좀 크고 엄마연세가 조금 더 드셨을 땐 한 손으로 날라오는 빗자루를 탁 잡으면서 "거 좀 그러지 맙시다, 내가 이젠 뭐 애도 아니고." 하면서 엄마를 타일렀던 기억이 나기도 하고. ^^
그렇게 무서운 분 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던 어느 날 엄마를 조금 알게 된 일이 있었다. 중학3학년쯤 됐을라나...나하고 어디 좀 가봐야 할 데가 있으니 앞장서라고 하셨고, 평소 우리 형제들에게도 잘 사주시지 않던 맛난 사탕과 과자, 아이들 옷가지와 양말등을 바리바리 사서 내게 지워갖고 찾아간 곳은 지체부자유/정신박약아동들만 있는 고아원이었다. 보모들에게 선물 나눠주는 걸 부탁하시고 바로 두 팔을 걷어 붙이시고 아이들 목욕시키시기를 시작하시는데 한 두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슬쩍 물어봤다. "엄마, 여기 가끔 와?" "이 아이들은 엄마아빠가 없단다. 그래서 명절이 가까와지면 이렇게 찾아 보려고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 않아..." 그 일은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몸소 보여주신 엄마의 가르침으로서 내 마음속에 새겨져 있다.
며칠 전 리치몬드에 있는 셋째 누나로 부터 처음 들은 이야기. 오래 전 서울장로회신학대학교에 엄마가 장학금을 기탁하셨었는데 그 당시 그 혜택을 받았던 가난한 신학생이 후일 목사님이 되어서 이야기 한 것을 전해들었다고 하면서 그 목사님이 자신이 학업을 포기해야만 할 절박한 상황중에 그 장학금을 받았었노라고 하는 말을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식구들도 몰랐던 이야기다.
살아계실제 효도를 했어야지 돌아가신 다음에 이렇게 고인을 칭찬하며 기리는 것이 무슨 소용이랴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기록을 해 두지 않으면 이런 이야기들을 잊어 버릴수도 있겠다는 마음에 적어논다...
6/15/2011
Mom
엄마에게서 링거를 제거한 지 3일째가 되어간다.
집에서 병간을 받으시던 중 내리 3일 동안 죽도 물도 못 넘기시는 상태가 계속돼 응급실로 모시고 왔었고, 그 이후 입원상태에서 더욱 악화되셨다. 급기야 지난 주중에 Hospice팀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정밀진찰을 이틀 정도 하더니 조심스럽게 설명을 해줬다. 이제는 신장, 간 등의 여러 장기들이 기능을 정지했고, 낫게 해드리는 진료를 포기해야 하는 시점조차 이미 오래 전 지났기에 얼마가 될 지는 모르지만 편하게 해 드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Hospital care에서 Hospice care로 전환하자는 권면을 했다.
그런 결정을 내 손으로 내려야 할 줄은...
정신이 계실때 몸을 운신조차 못하는 당신 자신의 모습이 싫으셔서 "도대체 이게 뭐니, 이렇게 살면 뭐하니. 날 제발 식물인간처럼 살게 하지마."라고 늘 우리 내외에게 당부하시던 엄마... 이번 마지막으로 병원에 모시고 올때 아버지가 당부 하셨던 말씀도 "이번엔 제발 좀 테스트를 한다 피를 뽑는다 그러면서 엄마 아프고 힘들게 하지들 말고 편히 있다 갈 수 있게 네가 좀 애써 주렴" 이셨다.
그런데 막상 양식에 서명을 하려니 자신이 없고 망설여졌다. 의사에게 재차 물었다. "정말 그정도 상황입니까?" "환자의 가족들께선 안타까운 마음에 링거를 계속 꽂고 계시게 놔두어 생명을 조금이라도 연장해 드리길 원하시겠지만, 환자 본인에게는 고통의 연장일 뿐 편하게 가시게 해 드리는 것이 지금으로선 환자께 최상의 선택이라고 경험많은 저희의 모든 스태프들은 믿습니다."
결정을 하고 필요한 조치가 취해진 후 진통제를 통해 편히 주무시고 계시는 엄마의 아기같은 얼굴을 보면서 다시 드는 생각은 "과연 내가 맞는 결단을 내린 건가?" "여지껏 모시고 돌본 것이 조금 힘들었다고 필요 이상으로 서두른 건 아니었나?" 하는 죄책감...미안해 엄마...
(이 포스팅엔 댓글을 막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집에서 병간을 받으시던 중 내리 3일 동안 죽도 물도 못 넘기시는 상태가 계속돼 응급실로 모시고 왔었고, 그 이후 입원상태에서 더욱 악화되셨다. 급기야 지난 주중에 Hospice팀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정밀진찰을 이틀 정도 하더니 조심스럽게 설명을 해줬다. 이제는 신장, 간 등의 여러 장기들이 기능을 정지했고, 낫게 해드리는 진료를 포기해야 하는 시점조차 이미 오래 전 지났기에 얼마가 될 지는 모르지만 편하게 해 드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Hospital care에서 Hospice care로 전환하자는 권면을 했다.
그런 결정을 내 손으로 내려야 할 줄은...
정신이 계실때 몸을 운신조차 못하는 당신 자신의 모습이 싫으셔서 "도대체 이게 뭐니, 이렇게 살면 뭐하니. 날 제발 식물인간처럼 살게 하지마."라고 늘 우리 내외에게 당부하시던 엄마... 이번 마지막으로 병원에 모시고 올때 아버지가 당부 하셨던 말씀도 "이번엔 제발 좀 테스트를 한다 피를 뽑는다 그러면서 엄마 아프고 힘들게 하지들 말고 편히 있다 갈 수 있게 네가 좀 애써 주렴" 이셨다.
그런데 막상 양식에 서명을 하려니 자신이 없고 망설여졌다. 의사에게 재차 물었다. "정말 그정도 상황입니까?" "환자의 가족들께선 안타까운 마음에 링거를 계속 꽂고 계시게 놔두어 생명을 조금이라도 연장해 드리길 원하시겠지만, 환자 본인에게는 고통의 연장일 뿐 편하게 가시게 해 드리는 것이 지금으로선 환자께 최상의 선택이라고 경험많은 저희의 모든 스태프들은 믿습니다."
결정을 하고 필요한 조치가 취해진 후 진통제를 통해 편히 주무시고 계시는 엄마의 아기같은 얼굴을 보면서 다시 드는 생각은 "과연 내가 맞는 결단을 내린 건가?" "여지껏 모시고 돌본 것이 조금 힘들었다고 필요 이상으로 서두른 건 아니었나?" 하는 죄책감...미안해 엄마...
(이 포스팅엔 댓글을 막았습니다. 죄송합니다.)
5/10/2011
어머니날
이곳에서는 5월 둘째주일을 어머니날로 기리는데 며칠 지난 지금 생각해 보니 엄마께 고맙다는 말 한 마디도 안하고, 꽃 한송이 갖다드리지 않고, 심지어는 다리라도 한 번 주물러드리지 않고 지나갔다. 그냥 내리 누워계시는 환자니까 하는 생각이었으리라.
'엄마가 지금 옆에 살아 계신다면' 하는 가능하지 않은 염원을 가지고 안타까와 하는 사람들을 늘 보면서도 지금 바로 옆에 계신 엄마에게 더 신경써 드리지 못하고 잘 해 드리지 못하는 내 모습이 참 미련하고 바보스럽기까지 하다.
4/26/2011
집으로!
어제 드디어 엄마를 집으로 모시고 왔습니다. 배뇨기감염과 패혈증이 모두 완벽하게 잡히고 모든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온 후 더 이상의 회복은 힘들다고 판단한 의료진이 퇴원을 권했지요. 거동을 전혀 못하시니(누운 상태에서 스스로 몸을 옆으로 굴리는 것도 안되는 상황) 구급차를 동원해 이동을 하고 구급요원 4명이 들것에 뉘인 엄마를 경사진 드라이브웨이와 계단을 통해 올리느라 애를 먹었는데, 방 침대에 뉘어 드리니 여기가 어딘가 싶으신 듯 둘러보시길래 이제 집에 오셨다고 말씀드리니 그제서야 안심이 되시는 듯 보였습니다.
며느리 산달이 다음 달 인데도 먼길을 와서 엄마 병구완을 눈물겹게 하고 어제 아침 귀국한 큰 누나, 본인 먹고 살 걱정은 뒤로 하고 무급휴가를 내면서까지 워싱턴에서 내려와 온갖 정성으로 병구완을 하고 가는 바람에 나를 포함한 이곳 리치몬드의 다른 식구들을 부끄럽게 한 둘째누나. 수고했어...
이제 여기 남은 저희가 엄마를 편안하게 잘 모시도록 노력할테니 너무 걱정마시길 바랍니다. 그럼...
Dear beloved children of our family,
Grandma finally is home! After she came out of UTI and Blood infection and all the numbers under control, the doctors have determined that she could not make any progress and decided to discharge her. 4 crew team of rescue squad had hard time bringing her into the house because of the fact that grandma is completely immobile and of the stiff hill on our driveway as you know. She started looking around, little confused, when she was laid down on her own bed. So I told her that she was home now and has nothing to worry about. Then she smiled and looked relaxed instantly.
Oldest aunt from Korea the aunt from DC have spent a lot of time caring for grandma and went back to their nests. Many thanks to them.
I promise you guys that I and my family will do our best caring for grandma here, so please do not worry too much. Peace be with you all!
며느리 산달이 다음 달 인데도 먼길을 와서 엄마 병구완을 눈물겹게 하고 어제 아침 귀국한 큰 누나, 본인 먹고 살 걱정은 뒤로 하고 무급휴가를 내면서까지 워싱턴에서 내려와 온갖 정성으로 병구완을 하고 가는 바람에 나를 포함한 이곳 리치몬드의 다른 식구들을 부끄럽게 한 둘째누나. 수고했어...
이제 여기 남은 저희가 엄마를 편안하게 잘 모시도록 노력할테니 너무 걱정마시길 바랍니다. 그럼...
Dear beloved children of our family,
Grandma finally is home! After she came out of UTI and Blood infection and all the numbers under control, the doctors have determined that she could not make any progress and decided to discharge her. 4 crew team of rescue squad had hard time bringing her into the house because of the fact that grandma is completely immobile and of the stiff hill on our driveway as you know. She started looking around, little confused, when she was laid down on her own bed. So I told her that she was home now and has nothing to worry about. Then she smiled and looked relaxed instantly.
Oldest aunt from Korea the aunt from DC have spent a lot of time caring for grandma and went back to their nests. Many thanks to them.
I promise you guys that I and my family will do our best caring for grandma here, so please do not worry too much. Peace be with you all!
4/05/2011
Update on grandma
Hey kids. As you might have already known, grandma was admitted to ER again last Saturday(4/2) evening. They found out that she had an extreme case of UTI and started administering heavy doses of antibiotics immediately. It's been 4days and her infection has been cleared up a lot. She has gained consciousness, is more alert, and finally started taking some chopped and smashed food(they called it 'Mechanically altered food').
This time, we took her to Southside Regional Hospital located 45 minutes away from home. Reason is that her primary doctor who has seen her for last 26 years is at that hospital and also he wanted to take good care of her in person. I know that some people are not happy about the lengthy drive to the hospital but want you to be aware that grandma's speedy recovery comes first and and our convenience comes next.
I will keep you updated.
이번에는 집에서 가까운데가 아닌 45분 거리의 남쪽 병원으로 모셨기에 문병하기가 멀고 힘들어 불만이 많을 줄 아는데 그렇게 한 이유는 지난 26년간 엄마를 돌보신 주치의 이영 장로님께서 엄마를 모시고 가면 개인적으로 신경을 많이 써 주실 줄을 알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빨리 나으시는게 먼저고 중요한 일이지 우리들의 불편함은 그 다음 이라는 걸 모두들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그럼 다시 소식 올리겠습니다.
This time, we took her to Southside Regional Hospital located 45 minutes away from home. Reason is that her primary doctor who has seen her for last 26 years is at that hospital and also he wanted to take good care of her in person. I know that some people are not happy about the lengthy drive to the hospital but want you to be aware that grandma's speedy recovery comes first and and our convenience comes next.
I will keep you updated.
집으로 돌아오는 95번 하이웨이상 에서 본 하늘. 파란 하늘과 화창한 날씨가 무슨 죄랴. 하지만 엄마를 생각하니 눈치없이 좋기만 한 날씨 가 오히려 원망스러워졌다... |
대부분 알고들 계셨겠지만 지난 토요일 저녁에 엄마를 다시 응급실로 모시고 갔습니다. 그곳에서 배뇨기관쪽으로 심한 감염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바로 핳생제를 투여 시작. 입원하신지 4일이 지난 지금 감염에서 많이 회복되셨고 지금은 정신도 많이 돌아오신 상태에서 잘게 부순 음식까지 드실 정도입니다.
그럼 다시 소식 올리겠습니다.
3/22/2011
엄마소식
어제 저녁 드디어 엄마가 오랜 병원생활을 졸업하시고 집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재활병원에서 더 이상 치료가 진전을 보일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퇴원조치를 한 거라 많이 아쉽기는 하지만 집에 계시면 회복이 좀 더 가능하리라는 믿음이 있지요. 오늘 하루종일 엄마의 상태와 주거환경을 점검하는 간호사, 앞으로 하루 11시간(집에 우리 내외가 없는 시간) 엄마를 도와 갈아드리고 먹여드리는 일을 감당할 간병인, 물리치료사와 재활치료사 등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려 정신이 다 없습니다. 누워만 계시지만 집이라는 걸 아시는 듯 편안한 표정이라 저도 마음이 놓입니다. 여기 낮 시간에 전화하시면 바꿔드릴 수 있는 사람들(희영, 윤혜 - 앞으로 며칠간)이 있기는 하지만 엄마와 대화가 제대로 될 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신 후 급속히 상태가 좋아지셔서 오늘 오후만 해도 혼자 걸어서 화장실을 다녀오시고 병원복도를 왔다갔다하는 운동을 하셨지요. 빨리 회복해서 집에서 엄마를 돌보시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우고 계시답니다. 병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검사를 다 했는데도 혼수상태에 이르기까지 된 원인은 결국 못 찾아냈고 왼쪽의 대동맥 막혔던 것은 그 당시에 검사가 잘못되었던 건지는 몰라도 지금은 정상이라고 하니 다행이지요. 전화는 804-323-8413, 아버지가 직접받으시게 됩니다.
온 가족의 삶의 패턴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 과정입니다. 모든 촛점이 엄마 아버지께로 모아지게 되고 나머지 식구들 각자 얼마간의 희생을 각오해야 겠지요. 공부하는 아이들이 잘 견뎌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버지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신 후 급속히 상태가 좋아지셔서 오늘 오후만 해도 혼자 걸어서 화장실을 다녀오시고 병원복도를 왔다갔다하는 운동을 하셨지요. 빨리 회복해서 집에서 엄마를 돌보시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우고 계시답니다. 병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검사를 다 했는데도 혼수상태에 이르기까지 된 원인은 결국 못 찾아냈고 왼쪽의 대동맥 막혔던 것은 그 당시에 검사가 잘못되었던 건지는 몰라도 지금은 정상이라고 하니 다행이지요. 전화는 804-323-8413, 아버지가 직접받으시게 됩니다.
온 가족의 삶의 패턴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 과정입니다. 모든 촛점이 엄마 아버지께로 모아지게 되고 나머지 식구들 각자 얼마간의 희생을 각오해야 겠지요. 공부하는 아이들이 잘 견뎌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3/13/2011
아버지소식
사랑하는 가족(지인)들에게,
혹시 아이들이 서로 연락을 하면서 무슨 큰 일이 난 것 처럼 이야기가 불어나 여러식구들을 놀라게 할까 여기에 정확한 소식을 전합니다.
오늘 아침에 교회버스를 기다리시다가 넘어져 계시는걸 같이 버스를 타시는 어르신이 발견하시고 제게 연락을 하셨지요. 그래서 바로 응급차를 불렀는데 그러는 사이에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셨음. 병원에 가길 원치않으시는 걸 그래도 원인을 알아야겠다 싶어 응급실로 모시고 갔지요.
지난번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입원하셔서 왼쪽대동맥이 70프로 정도 막혔다는 것을 발견했고 의사들이 튜브를 넣어 확장하는 방법과 약물치료를 하는 것을 논의하다가 결국은 약물치료쪽으로 정했었는데 이번 검사결과를 보고 만인 같은 원인이라면 이번에는 제가 튜브로 확장하는 걸 요구해야 되지 싶습니다.
현재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셔서 침대에 계속 앉아 계시고 응급실에서는 식사를 안주는 건지 내가 구내식당에서 사와 드시게 했는데 식사도 아주 잘하셨음. 며칠 병원에 입원해 계시면서 몇가지 검사를 하고 조치를 취하기로 의사와 이야기를 방금 마쳤습니다. 무슨 큰일 난 게 아니니 걱정들 하지 마시라고 여기에 적습니다.
엄마는 아직 재활병원에 계시는데 많이 좋아지셨고 재활운동을 잘 감당하시고 있어 몇 주 안에 퇴원하실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좀 걱정스러운 건 신체적으론 멀쩡하시지만 생각하시는 것과 기억이 들랄날락 해 알츠하이머 끼가 생긴게 아닌가 싶네요. 물론 완전회복과 동시에 그런 증세가 없어질 꺼라는 소망은 있지만.
Dear children of our family,
I am writing this because the text messages about the status of grandpa must have been flying around already and made you guys worried. But I want you know that he is fine and well.
He collapsed in this morning while he was waiting for the Church ride and was found by his friend nearby apartment unit. Upon his friend's frantic phone call, I called 911 for help. Even before ER crew arrived there, grandpa came ouf of unconsciousness and back to normal. Against his will not to go to ER, I forced him and ER crew to take him to the hospital because I wanted to get down to the bottom of it and find out what causes it and the way to stop it.
As you know, he had a similar episode few months go. At the time, the doctors found that he had 70%blockage on his left mail artery and were debating whether they want to put a tube to enlarge the the blocked area or to treat it with medication. They decided to use the medication and discharged him. This time, I am going to demand them to use the tube if their tests prove the blockage is the culprit again.
He is sitting up most of time, very strong and just had a lunch that I had brought in without leaving any food for me. :-) He will be staying here for next few days to go through a series of tests.
As far as grandma goes, she is doing much better now taking all the exercises the rehap gives. I am hoping that she can go back home within few weeks. When it comes to the physical condition of her, she is doing extremely well but her thinking hasn't been straight. I suspect that she is getting minor symptoms of Alzheimer’s disease and pray that those symptoms will go away when she gets back up to 100% of her health.
혹시 아이들이 서로 연락을 하면서 무슨 큰 일이 난 것 처럼 이야기가 불어나 여러식구들을 놀라게 할까 여기에 정확한 소식을 전합니다.
오늘 아침에 교회버스를 기다리시다가 넘어져 계시는걸 같이 버스를 타시는 어르신이 발견하시고 제게 연락을 하셨지요. 그래서 바로 응급차를 불렀는데 그러는 사이에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셨음. 병원에 가길 원치않으시는 걸 그래도 원인을 알아야겠다 싶어 응급실로 모시고 갔지요.
지난번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입원하셔서 왼쪽대동맥이 70프로 정도 막혔다는 것을 발견했고 의사들이 튜브를 넣어 확장하는 방법과 약물치료를 하는 것을 논의하다가 결국은 약물치료쪽으로 정했었는데 이번 검사결과를 보고 만인 같은 원인이라면 이번에는 제가 튜브로 확장하는 걸 요구해야 되지 싶습니다.
현재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셔서 침대에 계속 앉아 계시고 응급실에서는 식사를 안주는 건지 내가 구내식당에서 사와 드시게 했는데 식사도 아주 잘하셨음. 며칠 병원에 입원해 계시면서 몇가지 검사를 하고 조치를 취하기로 의사와 이야기를 방금 마쳤습니다. 무슨 큰일 난 게 아니니 걱정들 하지 마시라고 여기에 적습니다.
엄마는 아직 재활병원에 계시는데 많이 좋아지셨고 재활운동을 잘 감당하시고 있어 몇 주 안에 퇴원하실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좀 걱정스러운 건 신체적으론 멀쩡하시지만 생각하시는 것과 기억이 들랄날락 해 알츠하이머 끼가 생긴게 아닌가 싶네요. 물론 완전회복과 동시에 그런 증세가 없어질 꺼라는 소망은 있지만.
Dear children of our family,
I am writing this because the text messages about the status of grandpa must have been flying around already and made you guys worried. But I want you know that he is fine and well.
He collapsed in this morning while he was waiting for the Church ride and was found by his friend nearby apartment unit. Upon his friend's frantic phone call, I called 911 for help. Even before ER crew arrived there, grandpa came ouf of unconsciousness and back to normal. Against his will not to go to ER, I forced him and ER crew to take him to the hospital because I wanted to get down to the bottom of it and find out what causes it and the way to stop it.
As you know, he had a similar episode few months go. At the time, the doctors found that he had 70%blockage on his left mail artery and were debating whether they want to put a tube to enlarge the the blocked area or to treat it with medication. They decided to use the medication and discharged him. This time, I am going to demand them to use the tube if their tests prove the blockage is the culprit again.
He is sitting up most of time, very strong and just had a lunch that I had brought in without leaving any food for me. :-) He will be staying here for next few days to go through a series of tests.
As far as grandma goes, she is doing much better now taking all the exercises the rehap gives. I am hoping that she can go back home within few weeks. When it comes to the physical condition of her, she is doing extremely well but her thinking hasn't been straight. I suspect that she is getting minor symptoms of Alzheimer’s disease and pray that those symptoms will go away when she gets back up to 100% of her health.
2/03/2011
엄마/할머니 소식
거의 매일 엄마/할며니안부를 묻는 가족친지들도 계시고 쉼없이 중보기도 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기에 여기 소식을 올립니다.
엄마의 신장기능이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고 혈당수치가 제대로 조절이 된다고 판단한 병원에서 퇴원을 해도 된다고 해 어제 오후 3시경 집 근처의 재활병원으로 옮겼답니다.
이 곳은 병원하고 똑 같은데 다른 점이 있다면 하루에 3시간 정도를 반강제로 운동을 시킨다는 것인데 아무리 아파서 울고 사정을 해도 표정 한번 안 변하고 인정사정없이 시키는 물리치료사들 덕분에 환자들이 아주 빨리 원래 기력을 되찿고 귀가하게 되죠.
병원에 계셨을 때 침대모퉁이에 걸쳐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정도의 운동을 겨우 몇 번 하셨던 엄마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우실 지는 상상에 맡깁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소식이고 고개의 꼭대기를 막 넘어서서 설렁설렁 내려가는 길목이니 빨리 재활치료를 마치시고 귀가할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해 주시고, 혹 엄마/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여기 댓글로 남기면 제가 전해드리겠습니다. 안녕히!
(누나들에게-철원에 구제역이 생겨 90프로 이상의 소와 돼지를 잃었다는 뉴스를 보고 걱정되어 엊그제 남규에게 전화해 봤더니 소 130여 마리중 25마리를 갖다 묻었다고 하는군. 담담하게 이야기는 했는데 각각의 이름까지 부르며 자식처럼 키우던 애들이니 마음이 많이 아플꺼야. 그 와중에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드리는 걸 보니 든든하더라고. 이번에 장로피택도 되었다니 시간있으면 겸사겸사 전화해 보도록)
Dear children of our family,
With the fact that grandma's kidneys have gained their normal function and the sugar level's controlled within the desired range, the hospital doctors have decided to discharge and transfer her to the rehab facility. So they transported her to the Willow Creek Rehab near my house by 3 PM yesterday.
Only difference between the hospital and this rehab is that this place puts their patients into rigorous regiment of physical therapy from the day one, which may last up to 3 hours a day! Though they are infamous for their merciless excercise plan, but it's for the patients' sake because the patients will be able to gain strength and leave the facility fast.
It's up to your imagination how painful it would be for grandma since the only excercise she had at the hospital was just standing up and sitting down on the edge of the bed few times a day.
But as a whole, this is a very good news for everyone! Please continue to include her in your prayer and leave a message to grandma here as a comment so that I can personally deliver the message to her. :-)
Love you all!
엄마의 신장기능이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고 혈당수치가 제대로 조절이 된다고 판단한 병원에서 퇴원을 해도 된다고 해 어제 오후 3시경 집 근처의 재활병원으로 옮겼답니다.
이 곳은 병원하고 똑 같은데 다른 점이 있다면 하루에 3시간 정도를 반강제로 운동을 시킨다는 것인데 아무리 아파서 울고 사정을 해도 표정 한번 안 변하고 인정사정없이 시키는 물리치료사들 덕분에 환자들이 아주 빨리 원래 기력을 되찿고 귀가하게 되죠.
병원에 계셨을 때 침대모퉁이에 걸쳐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정도의 운동을 겨우 몇 번 하셨던 엄마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우실 지는 상상에 맡깁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소식이고 고개의 꼭대기를 막 넘어서서 설렁설렁 내려가는 길목이니 빨리 재활치료를 마치시고 귀가할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해 주시고, 혹 엄마/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여기 댓글로 남기면 제가 전해드리겠습니다. 안녕히!
(누나들에게-철원에 구제역이 생겨 90프로 이상의 소와 돼지를 잃었다는 뉴스를 보고 걱정되어 엊그제 남규에게 전화해 봤더니 소 130여 마리중 25마리를 갖다 묻었다고 하는군. 담담하게 이야기는 했는데 각각의 이름까지 부르며 자식처럼 키우던 애들이니 마음이 많이 아플꺼야. 그 와중에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드리는 걸 보니 든든하더라고. 이번에 장로피택도 되었다니 시간있으면 겸사겸사 전화해 보도록)
Dear children of our family,
With the fact that grandma's kidneys have gained their normal function and the sugar level's controlled within the desired range, the hospital doctors have decided to discharge and transfer her to the rehab facility. So they transported her to the Willow Creek Rehab near my house by 3 PM yesterday.
Only difference between the hospital and this rehab is that this place puts their patients into rigorous regiment of physical therapy from the day one, which may last up to 3 hours a day! Though they are infamous for their merciless excercise plan, but it's for the patients' sake because the patients will be able to gain strength and leave the facility fast.
It's up to your imagination how painful it would be for grandma since the only excercise she had at the hospital was just standing up and sitting down on the edge of the bed few times a day.
But as a whole, this is a very good news for everyone! Please continue to include her in your prayer and leave a message to grandma here as a comment so that I can personally deliver the message to her. :-)
Love you all!
1/30/2011
보이지 않는 힘
엄마가 입원하신 후 처음 몇 밤엔 내가 입원실을 나서려고 할 때 울먹이시면서 많이 서러워하셨다. 말도 안 통하고 낮설은 곳 이라서 그러셨으리라. 그 모습이 늘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직장에서 일하고 집에서 잠자는 시간외엔 곁에 있어드리고 싶다. 번갈아 병상을 지키는 다른 가족들이 주일엔 좀 쉬고 싶어 하는듯 해 지난 3주간 주일만큼은 하루종일 병원에 있는 중.
예배참석이나 주일학교 가르치는 일, 그리고 교회버스운전은 교회에 사정을 미리 말씀드리긴 했는데 주일학교 우리반 아이들이 제일 맘에 걸린다. 내 슬하의 아이들 만큼이나 ‘내 새끼’로 마음에 둔 아이들이기에… 이번 주중에는 카드라도 보내서 미안하단 얘기와 함께 그래도 선생님이 너희들을 잊지 않고 있다고 이야기해 줄 생각이다.
얼마전 희안한 광경을 봤다. 병원 1층의 메인 출구에선 퇴원하는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병원의 방침인지 꼭 환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자원봉사자들이 밀고 나와 환자가 차에 무사히 오를 때 까지 도와준다. 그때 내가 목격한 환자와 자원봉사자도 크게 다를바 없이 휠체어에 타고 뒤에서 밀고 나오던 중. 무심코 지나치다가 그림이 좀 이상하다 싶어 뒤를 다시 돌아봤다.
휠체어에 앉은 환자는 젊고 건장한 아저씨, 뒤에서 미는 자원봉사 할머니는 휠체어 높이보다 겨우 조금 큰 키에 등이 몹시 구부러졌는데 이 할머니 코에 뭘 뒤집어 썼다. 산소호흡기! 산소통은 휠체어손잡이에 턱 걸쳐놨다. 비칠비칠 휠체어를 겨우 밀고가는 이 자원봉사자 할머니를 보는 순간 갑자기 엉뚱하게 “이게 이 나라의 보이지 않는 힘, 근간이요 뿌리” 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는 볼 거리가 필요하기에 마약, 갱, 부도덕, 부조리로 가득한 나라로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 미국인이 남을 섬기는 봉사정신, 박애정신을 보고 배우며 자라고, 자라서는 그걸 당연히 여기고 실천해 가는 삶을 살아간다고 하는 느낌을 늘 받는다.
오늘 아침엔 병실로 들어서는 날 보시더니 엄마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얘, 요즘 너무 국빈급대우를 받는 것 같아 좀 황송하다!”라고 하신다. 병원에서 간호원, 청소하는 사람들, 의사, 음식날라주는 사람들 모두 생글거리는 밝은 모습으로 친절하게 대해주고 우리 자식손주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받들어 모시는 게 좋다시는 거다. “그럼, 병원에 쫌 더 오래 계실까?”라고 응수했다. ㅋ ㅋ ㅋ
예배참석이나 주일학교 가르치는 일, 그리고 교회버스운전은 교회에 사정을 미리 말씀드리긴 했는데 주일학교 우리반 아이들이 제일 맘에 걸린다. 내 슬하의 아이들 만큼이나 ‘내 새끼’로 마음에 둔 아이들이기에… 이번 주중에는 카드라도 보내서 미안하단 얘기와 함께 그래도 선생님이 너희들을 잊지 않고 있다고 이야기해 줄 생각이다.
얼마전 희안한 광경을 봤다. 병원 1층의 메인 출구에선 퇴원하는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병원의 방침인지 꼭 환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자원봉사자들이 밀고 나와 환자가 차에 무사히 오를 때 까지 도와준다. 그때 내가 목격한 환자와 자원봉사자도 크게 다를바 없이 휠체어에 타고 뒤에서 밀고 나오던 중. 무심코 지나치다가 그림이 좀 이상하다 싶어 뒤를 다시 돌아봤다.
휠체어에 앉은 환자는 젊고 건장한 아저씨, 뒤에서 미는 자원봉사 할머니는 휠체어 높이보다 겨우 조금 큰 키에 등이 몹시 구부러졌는데 이 할머니 코에 뭘 뒤집어 썼다. 산소호흡기! 산소통은 휠체어손잡이에 턱 걸쳐놨다. 비칠비칠 휠체어를 겨우 밀고가는 이 자원봉사자 할머니를 보는 순간 갑자기 엉뚱하게 “이게 이 나라의 보이지 않는 힘, 근간이요 뿌리” 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는 볼 거리가 필요하기에 마약, 갱, 부도덕, 부조리로 가득한 나라로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 미국인이 남을 섬기는 봉사정신, 박애정신을 보고 배우며 자라고, 자라서는 그걸 당연히 여기고 실천해 가는 삶을 살아간다고 하는 느낌을 늘 받는다.
오늘 아침엔 병실로 들어서는 날 보시더니 엄마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얘, 요즘 너무 국빈급대우를 받는 것 같아 좀 황송하다!”라고 하신다. 병원에서 간호원, 청소하는 사람들, 의사, 음식날라주는 사람들 모두 생글거리는 밝은 모습으로 친절하게 대해주고 우리 자식손주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받들어 모시는 게 좋다시는 거다. “그럼, 병원에 쫌 더 오래 계실까?”라고 응수했다. ㅋ ㅋ ㅋ
1/19/2011
Light side of being in hospital
아직 몇가지 검사와 수술이 남아있어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는 회복중이시고 곧 재활병원으로 옮겨 운동을 시병행해 건강을 완전하게 되찾게 도울 계획이 건강보험사와 병원재활팀에 의해 세워져 있다니 이젠 여유가 좀 생긴다.
병실에 장시간 앉아 있다보니 기분이 많이 쳐지고 단조로움으로 인해 지루해 질 때도 있지만 그나마 가끔 엄마의 '멘트' 때문에 웃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 진통제의 부작용이랄 수도 있는데 정신과 몸은 멀쩡하게 깨어 계시면서 생각이 현실과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해야 하나... 나중에 완전히 회복되시면 이야기 해 드리면서 좀 놀려드릴 요량으로 잊기전에 여기에 어록 총정리. ㅎ ㅎ
1. 간호원과 보조간호원, 청소하는 사람이 병실에서 같이 일 하다가 나가는데..."야, 저 손님들 저녁상 이라도 차려서 대접해 보내야 하는 거 아니니?
2. 혈압, 혈당을 재는 사람을 보시고..."어, 저 아줌마. 아래층에 사는 사람 아냐? 여기서 일도 하고 살기도 하니 꿩먹고 알먹기네?"
3. 온 식구가 교대로 하루종일 병상을 지켰는데..."왜 식구들이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거니?"
4. 창 밖으로 멀리 보이는 숲을 보시며..."배가 '붕'하면서 쓱 지나가는데 얼마나 자주 다니는지 시끄러워 잠을 못 자겠다!"
5. 당신은 병원에서 나온 식사의 십분의 일도 못하시면서 간호원에게..."아가씨, 그렇게 바쁘게 일하면서 밥은 어캐 좀 먹었수?" (간호원에게 통역해 줬더니 깔깔대며 걱정해 줘서 너무 고맙단다.)
6. 둘째가 눈에 짙은 화장을 하고 방문 온 것을 보시더니 깜짝 놀라시면서..."넌 어디서 그렇게 쥐어 터지고 다니니?"
몇개 더 있는데 생각이 안난다. 그런데 이런 착각 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또렷한 기억을 떠올리실 때는 정말 칼 같으시다. 지난 크리스마스때 아내와 같이 나가 직접 고르시고 선물하셨던 검은와이셔츠를 입은 아들(나)을 오늘 보시더니 "야, 넌 왜 선물을 받고 고맙다는 말도 없냐! 좀 날씬하고 고상해 보이라고 신경써서 검정색으로 골랐는데." 하신다. 그런 기억을 다 하시는 걸 보니 너무 좋다. ^^
하긴 60-70여년 전에 누가 어떤 상황에서 무슨 말을 어떤 억양으로 했는지까지 정확히 기억하시는 분이니...ㅋ ㅋ
병실에 장시간 앉아 있다보니 기분이 많이 쳐지고 단조로움으로 인해 지루해 질 때도 있지만 그나마 가끔 엄마의 '멘트' 때문에 웃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 진통제의 부작용이랄 수도 있는데 정신과 몸은 멀쩡하게 깨어 계시면서 생각이 현실과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해야 하나... 나중에 완전히 회복되시면 이야기 해 드리면서 좀 놀려드릴 요량으로 잊기전에 여기에 어록 총정리. ㅎ ㅎ
1. 간호원과 보조간호원, 청소하는 사람이 병실에서 같이 일 하다가 나가는데..."야, 저 손님들 저녁상 이라도 차려서 대접해 보내야 하는 거 아니니?
2. 혈압, 혈당을 재는 사람을 보시고..."어, 저 아줌마. 아래층에 사는 사람 아냐? 여기서 일도 하고 살기도 하니 꿩먹고 알먹기네?"
3. 온 식구가 교대로 하루종일 병상을 지켰는데..."왜 식구들이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거니?"
4. 창 밖으로 멀리 보이는 숲을 보시며..."배가 '붕'하면서 쓱 지나가는데 얼마나 자주 다니는지 시끄러워 잠을 못 자겠다!"
5. 당신은 병원에서 나온 식사의 십분의 일도 못하시면서 간호원에게..."아가씨, 그렇게 바쁘게 일하면서 밥은 어캐 좀 먹었수?" (간호원에게 통역해 줬더니 깔깔대며 걱정해 줘서 너무 고맙단다.)
6. 둘째가 눈에 짙은 화장을 하고 방문 온 것을 보시더니 깜짝 놀라시면서..."넌 어디서 그렇게 쥐어 터지고 다니니?"
몇개 더 있는데 생각이 안난다. 그런데 이런 착각 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또렷한 기억을 떠올리실 때는 정말 칼 같으시다. 지난 크리스마스때 아내와 같이 나가 직접 고르시고 선물하셨던 검은와이셔츠를 입은 아들(나)을 오늘 보시더니 "야, 넌 왜 선물을 받고 고맙다는 말도 없냐! 좀 날씬하고 고상해 보이라고 신경써서 검정색으로 골랐는데." 하신다. 그런 기억을 다 하시는 걸 보니 너무 좋다. ^^
하긴 60-70여년 전에 누가 어떤 상황에서 무슨 말을 어떤 억양으로 했는지까지 정확히 기억하시는 분이니...ㅋ ㅋ
1/12/2011
엄마/할머니소식
이미 알게된 가족은 많이 놀랐으리라 생각해. 일일이 전화해서 설명을 해야되는데 워낙 경황이 없어 이렇게 한 곳 에서 소식을 전하는것 이해해 주시길.
지난 며칠간 힘이 없이 계속 넘어지시곤 그랬는데 어제 화요일아침엔 방에 들어가 보니 주무시고 계셨었고, 점심때 아무래도 요기를 좀 하시게 해 드려야 겠다고 다시 들어가니 계속 주무시고 계셨었지. 그런데 아무리 큰 소리로 부르고 흔들어도 반응이 없이 주무시기만 하시는거야. 근데 당뇨병환자가 당이 너무 떨어져 쇼크가 오면 잠자는 듯 정상으로 보일 수 있다는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급히 혈압과 당을 재어봤지.
혈압은 정상이었지만 혈당은 57이 나왔는데 그걸 보는 순간 바로 그 저혈당쇼크 일 수도 있다 싶었고 주치의에게 연락하니 바로 구급차를 부르고 응급실로 모시고 가야한다고 함. 우리 눈에는 편히 주무시는 것으로 보였는데 의식불명이었던 거야. 구급요원들이 들이닥쳐서 정맥주사를 통해 당을 주입하니 당이 흘러들어가는 몇 초 사이에 바로 정신을 회복하고 눈을 뜨시더라고.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거쳐 지금은 일반병실로 올라가 계셔. 현재까지의 검사결과로는 신장이 제대로 작동을 안하고 요도쪽으로 감염이 있다는군. 앞으로 며칠 더 병원에 계시면서 몇가지 다른 검사를 하며 신장투석을 병행한다고 하는데... 눈이 오고 길이 어는 바람에 직장과 가게를 안 나가고 모두 집에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 상태로 직장으로 가게로 모두 나가버렸었다면 큰일 날 뻔 했어. 방학으로 집에 와 있는 현경이와 현경엄마, 나 이렇게 세 사람이 번갈아 병상을 지킬계획이고, 지금은 완전히 회복하고 잘 계시니 걱정들 말고.
My apologies first for informing you of grandma's condition here instead of calling every one of you. Last few days, grandma had kept falling and shown some signs of weakness. Yesterday morning, I went into her room and saw her sound in sleep. But when I checked her again by lunch time to feed her some food, she was still sleeping and did not respond at all to our shouting and shaking. Since I've heard that the diabete patience can go into a shock when the sugar level becomes extremely low and may appear to be in normal sleep, I checked her blood pressure and the sugar level. When the sugar level showed 57, I had to call our family doctor who then instructed me to call an ambulance and take her to ER. Right after the paramedics rushed in and pumped the sugar into her vein, she was able to gain consciousness and opened her eyes. They submitted her into the hospital room last night from ER and are planning to run few more tests as well as to perform the kidney dialysis. Test results so far have shown that she has had a kidney failure and a urinary tract infection. It was a miracle that I and my wife did not go to work yesterday due to the snow and the road condition! She is now fine and and recovering, so do not worry too much. Patricia, my wife, and I will be taking turns to be at her bedside.
St. Francis Hospital
13710 St. Francis Boulevard
Midlothian, VA 23114
Room#: 517
Direct Phone# to her room: 804-594-7517
지난 며칠간 힘이 없이 계속 넘어지시곤 그랬는데 어제 화요일아침엔 방에 들어가 보니 주무시고 계셨었고, 점심때 아무래도 요기를 좀 하시게 해 드려야 겠다고 다시 들어가니 계속 주무시고 계셨었지. 그런데 아무리 큰 소리로 부르고 흔들어도 반응이 없이 주무시기만 하시는거야. 근데 당뇨병환자가 당이 너무 떨어져 쇼크가 오면 잠자는 듯 정상으로 보일 수 있다는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급히 혈압과 당을 재어봤지.
혈압은 정상이었지만 혈당은 57이 나왔는데 그걸 보는 순간 바로 그 저혈당쇼크 일 수도 있다 싶었고 주치의에게 연락하니 바로 구급차를 부르고 응급실로 모시고 가야한다고 함. 우리 눈에는 편히 주무시는 것으로 보였는데 의식불명이었던 거야. 구급요원들이 들이닥쳐서 정맥주사를 통해 당을 주입하니 당이 흘러들어가는 몇 초 사이에 바로 정신을 회복하고 눈을 뜨시더라고.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거쳐 지금은 일반병실로 올라가 계셔. 현재까지의 검사결과로는 신장이 제대로 작동을 안하고 요도쪽으로 감염이 있다는군. 앞으로 며칠 더 병원에 계시면서 몇가지 다른 검사를 하며 신장투석을 병행한다고 하는데... 눈이 오고 길이 어는 바람에 직장과 가게를 안 나가고 모두 집에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 상태로 직장으로 가게로 모두 나가버렸었다면 큰일 날 뻔 했어. 방학으로 집에 와 있는 현경이와 현경엄마, 나 이렇게 세 사람이 번갈아 병상을 지킬계획이고, 지금은 완전히 회복하고 잘 계시니 걱정들 말고.
My apologies first for informing you of grandma's condition here instead of calling every one of you. Last few days, grandma had kept falling and shown some signs of weakness. Yesterday morning, I went into her room and saw her sound in sleep. But when I checked her again by lunch time to feed her some food, she was still sleeping and did not respond at all to our shouting and shaking. Since I've heard that the diabete patience can go into a shock when the sugar level becomes extremely low and may appear to be in normal sleep, I checked her blood pressure and the sugar level. When the sugar level showed 57, I had to call our family doctor who then instructed me to call an ambulance and take her to ER. Right after the paramedics rushed in and pumped the sugar into her vein, she was able to gain consciousness and opened her eyes. They submitted her into the hospital room last night from ER and are planning to run few more tests as well as to perform the kidney dialysis. Test results so far have shown that she has had a kidney failure and a urinary tract infection. It was a miracle that I and my wife did not go to work yesterday due to the snow and the road condition! She is now fine and and recovering, so do not worry too much. Patricia, my wife, and I will be taking turns to be at her bedside.
St. Francis Hospital
13710 St. Francis Boulevard
Midlothian, VA 23114
Room#: 517
Direct Phone# to her room: 804-594-7517
12/07/2010
Update on grandma's 4th surgery
Hi all
I checked her in at 6:30 AM this morning to the outpatient surgery unit. The scheduled 8:30 surgery was delayed till 9:00 AM because the doctor came in late. Unlike all the previous surgeries, he came out of OR in no time(about 5 minutes after he had gone in) and gave me a roundup.
Good news is that there was no growth so he didn't have to remove any from her bladder. But he also mentioned that he found a small reddish spot while he was looking through the scope. So he took the tissue sample and sent to the lab. The lab results will come back in a week to tell us if that's the bad cell or not.
Grandma was so happy to hear there wasn't the growth for last 4 months and feels much better now. I just took her picture to show you guys that she is well and sound. Thank you children for being a member of our God-honoring, fervently praying family! We love you all!
Please set aside some time to talk to her later on if you could. She is resting now.
I checked her in at 6:30 AM this morning to the outpatient surgery unit. The scheduled 8:30 surgery was delayed till 9:00 AM because the doctor came in late. Unlike all the previous surgeries, he came out of OR in no time(about 5 minutes after he had gone in) and gave me a roundup.
Grandma was so happy to hear there wasn't the growth for last 4 months and feels much better now. I just took her picture to show you guys that she is well and sound. Thank you children for being a member of our God-honoring, fervently praying family! We love you all!
Please set aside some time to talk to her later on if you could. She is resting now.
8/15/2010
편식
주일학교 우리반 아이들을 위해 뭘 좀 만들어 가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새벽 5시 쯤 눈이 저절로 떠지면서 아침 내내 부엌에서 부산을 떠는데 식구들이 깰까 발소리를 죽이지만 주방기구를 만짐으로 해서 나는 딸가닥거리는 소리는 어쩔수 없어 소리에 민감한 아내의 잠을 설치게 하곤 한다.
무슨 전문가(우리 큰 아이)처럼 밀가루에서 부터 시작하는 건 아니고 이미 모든게 들어가 있어서 우유와 계란을 넣고 휘저으면 그냥 모든게 끝나는 제품들을 항상 서너개는 팬트리에 가지고 있어 그걸 쓴다. 휘저어 반죽이 끝나면 머핀틀에 알맞게 붓고 오븐에 넣기만 하면 15분 쯤 지나 Blueberry머핀, Banana-Nut머핀, Carrot-cake머핀, Lemon-Poppy Seed머핀 등이 맛있게 구워져 나온다.
어떨 때는 아이들이 머핀에 식상할까봐 Phillsbury에서 나오는 깡통만 따면 크로상반죽이 이미 되어 있는 걸 사용해 Crescent Dog이라는 걸 만들기도. 깡통을 따서 반죽을 좍 펴놓은 다음 핫독 frank 하나, 치즈 반쪽 올리고 김밥 말듯이 둘둘 말아서 베이킹팬위에 놓아 오븐에 굽는데 아마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일께다. 그리곤 핫쵸콜렛을 타서 보온병에 담으면 준비가 끝나는데 우리반 아이들이 다 오고 한 아이 정도 새로 더 오는 걸 가정해 꽤 큰 걸로 샀다. 뜨겁게 한 5-6시간 유지하는 것을 보니 안쪽이 진공유리로 된 보온병이 확실히 좋긴 좋다.
근데 꼭!!!!!!!!!!!!!!!!!!!!!! 이건 이래서 안 먹고, 저건 저래서 안 먹는다는 녀석이 생긴다. -.-; 그럴 땐 내 잃어 버린 ‘새벽 잠’이 생각나면서 쫌 손해 본 것 같고 섭섭한 마음도 든다(아, 그래도 예쁩니다 ㅎ). 이번에도 한 아이가 그랬는데 오늘은 섭섭한 마음보다는 갑자기 우리집 여성들이 생각나는 거다.
내가 맛이 어떻다 하게 되면 정성껏 음식을 차려내는 아내가 이런 기분이겠구나 하는… 또 있다. 좀 부끄러운 이야긴데…난 어떻게 된게 젖은 돼지고기는 먹질 않는다. 삶은 돼지고기, 편육, 돼지고기 넣은 찌게 등은 이 나이가 되도록 먹어보질 않았다. 그렇지만 노릇하게 잘 구운 돼지바베큐나 로스구이, 혹은 바삭바삭한 베이컨은 잘 먹는다. 내가 봐도 참으로 별난 편식이다. 우리 어머니가 밥상에 먹음직하게 삶은 돼지고기와 김치를 내 쪽으로 밀어 주시면서 “얘, 이 김치에 김칫속 듬뿍 얹고 새우젓에 찍은 고기 한 점 놓아 한 입 먹어보렴!” 하실 때 마다 난 “엄마, 저 이거 원래 안 먹는 거 아시잖아요?”하면서 눈썰미를 찌푸리곤 했다. 우리 엄마도 굉장하시지…이걸(돼지고기 권하는 것) 내 오십평생 해 오셨다는 거 아닌가... 난 단 한 번도 이걸 그냥 받아먹지 않았었고. 참… 미련한 놈이다. 우리 엄니가 얼마나 섭섭하셨을까...
내가 만들어 간 걸 맛있게 먹지 않은 녀석때문에 내 자신을 돌아보는 이득이 있었다. 다음엔 어머니가 그러실 때 넙죽 받아먹어야지…
무슨 전문가(우리 큰 아이)처럼 밀가루에서 부터 시작하는 건 아니고 이미 모든게 들어가 있어서 우유와 계란을 넣고 휘저으면 그냥 모든게 끝나는 제품들을 항상 서너개는 팬트리에 가지고 있어 그걸 쓴다. 휘저어 반죽이 끝나면 머핀틀에 알맞게 붓고 오븐에 넣기만 하면 15분 쯤 지나 Blueberry머핀, Banana-Nut머핀, Carrot-cake머핀, Lemon-Poppy Seed머핀 등이 맛있게 구워져 나온다.
어떨 때는 아이들이 머핀에 식상할까봐 Phillsbury에서 나오는 깡통만 따면 크로상반죽이 이미 되어 있는 걸 사용해 Crescent Dog이라는 걸 만들기도. 깡통을 따서 반죽을 좍 펴놓은 다음 핫독 frank 하나, 치즈 반쪽 올리고 김밥 말듯이 둘둘 말아서 베이킹팬위에 놓아 오븐에 굽는데 아마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일께다. 그리곤 핫쵸콜렛을 타서 보온병에 담으면 준비가 끝나는데 우리반 아이들이 다 오고 한 아이 정도 새로 더 오는 걸 가정해 꽤 큰 걸로 샀다. 뜨겁게 한 5-6시간 유지하는 것을 보니 안쪽이 진공유리로 된 보온병이 확실히 좋긴 좋다.
근데 꼭!!!!!!!!!!!!!!!!!!!!!! 이건 이래서 안 먹고, 저건 저래서 안 먹는다는 녀석이 생긴다. -.-; 그럴 땐 내 잃어 버린 ‘새벽 잠’이 생각나면서 쫌 손해 본 것 같고 섭섭한 마음도 든다(아, 그래도 예쁩니다 ㅎ). 이번에도 한 아이가 그랬는데 오늘은 섭섭한 마음보다는 갑자기 우리집 여성들이 생각나는 거다.
내가 맛이 어떻다 하게 되면 정성껏 음식을 차려내는 아내가 이런 기분이겠구나 하는… 또 있다. 좀 부끄러운 이야긴데…난 어떻게 된게 젖은 돼지고기는 먹질 않는다. 삶은 돼지고기, 편육, 돼지고기 넣은 찌게 등은 이 나이가 되도록 먹어보질 않았다. 그렇지만 노릇하게 잘 구운 돼지바베큐나 로스구이, 혹은 바삭바삭한 베이컨은 잘 먹는다. 내가 봐도 참으로 별난 편식이다. 우리 어머니가 밥상에 먹음직하게 삶은 돼지고기와 김치를 내 쪽으로 밀어 주시면서 “얘, 이 김치에 김칫속 듬뿍 얹고 새우젓에 찍은 고기 한 점 놓아 한 입 먹어보렴!” 하실 때 마다 난 “엄마, 저 이거 원래 안 먹는 거 아시잖아요?”하면서 눈썰미를 찌푸리곤 했다. 우리 엄마도 굉장하시지…이걸(돼지고기 권하는 것) 내 오십평생 해 오셨다는 거 아닌가... 난 단 한 번도 이걸 그냥 받아먹지 않았었고. 참… 미련한 놈이다. 우리 엄니가 얼마나 섭섭하셨을까...
내가 만들어 간 걸 맛있게 먹지 않은 녀석때문에 내 자신을 돌아보는 이득이 있었다. 다음엔 어머니가 그러실 때 넙죽 받아먹어야지…
8/12/2010
Grandma’s surgery
할머니/어머니 수술경과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랑하는 가족/친구들에게.
오늘 새벽 6시에 병원에 도착. 간단하게 혈압, 체온, 혈당량등을 확인하고는 바로 수술실로 들어가 마취를 시작. 두시간여 만에 수술을 마치고 나온 의사가 나를 상담실로 불러 수술경과를 설명.
종양이 한 개가 늘어 세개였고 크기는 전번에 비해 더 작았다고. 그래서 다음수술은 지금까지 처럼 석달이 아니라 넉달 후에 해도 되겠다고 해. 그래서 부탁을 했지. 어머니가 마취에서 깨어나실 때 쯤 다시 회복실로 와서 설명을 어머니에게 직접 한 번 더 해줄 수 있겠냐고. 이렇게 수술 후 내가 설명을 듣고 나중에 집에가서 들은 설명을 해 드리면 말기암인데 내가 거짓말로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어머니에게 말씀드리는 걸로 생각하시기에 말야.
어머니 정신이 돌아오신 후 의사가 와서 다시 설명을 해 드림. 끝에 왜 방사선치료를 안 하고 자꾸 종양을 키워 잘라내기만 하느냐는 날카로운 어머니의 질문을 받으니 이 하바드출신의사가 조금 기분이 언짢았는지 미간을 살짝 구기더니 여지껏 안 해주던 설명을 해줬어. 이렇게 주기적으로 제거를 하다가 더 악화되면 그 다음 치료순서로 소량의 BCG라는 약과 Interferon alpha라는 약을 복합해 쓸 수 있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그 다음엔 우리가 흔히 아는 방사선치료를 한다는 거야. 지금 어머니는 그 두번째 방법조차도 필요없는 경미한 상태라고. 의사가 직접 그러니 미더우신 모양. 많이 흡족해 하심.
지금 막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눕혀드리고 책상앞에 앉아 이 글을 쓰는중이지. 모두들 오늘 밤 이후에 할머니/어머니께 전화라도 한 통씩 걸도록.
Update on grandma’s Cystoscopy today
We arrived at 6 in this morning at the hospital’s outpatient surgery unit. After briefly checking her vital signs, they went ahead to move her into OR. It took them about 2 hours to finish the procedure. Doctor gave me a briefing after he got out of OR.
He said that the size of the growth were much smaller than the last ones even though he got three of them instead of two last time and recommended us to come back in 4 months for the next removal. I asked him to come back after she comes out of anesthesia and explain things to her in person. It’s because she has been thinking that I had lied to her hiding the fact that she had stage III cancer.
He came back as he was requested and explained the result to her. Then grandma popped a question to him. She asked him why he would not give her Chemotherapy and keeps removing the growth instead. This Harvard graduate looked a little offended for a second by her question but then started explaining more details that he has never done to us before. He said that her stage is so superficial that it is not even qualified for the next step of treatment, which is to give her ‘Interferon – combination therapy with low dose BCG’. Chemotherapy is even the later step after this therapy fails. After grandma heard the explanation from him directly, she seemed to be very happy and confident about the status of her illness.
I’ve just come back home, laid her down on her bed, and came back upstairs to start writing this. I strongly encourage all of you guys to call grandma/mom after midnight and say hello to her.
오늘 새벽 6시에 병원에 도착. 간단하게 혈압, 체온, 혈당량등을 확인하고는 바로 수술실로 들어가 마취를 시작. 두시간여 만에 수술을 마치고 나온 의사가 나를 상담실로 불러 수술경과를 설명.
종양이 한 개가 늘어 세개였고 크기는 전번에 비해 더 작았다고. 그래서 다음수술은 지금까지 처럼 석달이 아니라 넉달 후에 해도 되겠다고 해. 그래서 부탁을 했지. 어머니가 마취에서 깨어나실 때 쯤 다시 회복실로 와서 설명을 어머니에게 직접 한 번 더 해줄 수 있겠냐고. 이렇게 수술 후 내가 설명을 듣고 나중에 집에가서 들은 설명을 해 드리면 말기암인데 내가 거짓말로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어머니에게 말씀드리는 걸로 생각하시기에 말야.
어머니 정신이 돌아오신 후 의사가 와서 다시 설명을 해 드림. 끝에 왜 방사선치료를 안 하고 자꾸 종양을 키워 잘라내기만 하느냐는 날카로운 어머니의 질문을 받으니 이 하바드출신의사가 조금 기분이 언짢았는지 미간을 살짝 구기더니 여지껏 안 해주던 설명을 해줬어. 이렇게 주기적으로 제거를 하다가 더 악화되면 그 다음 치료순서로 소량의 BCG라는 약과 Interferon alpha라는 약을 복합해 쓸 수 있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그 다음엔 우리가 흔히 아는 방사선치료를 한다는 거야. 지금 어머니는 그 두번째 방법조차도 필요없는 경미한 상태라고. 의사가 직접 그러니 미더우신 모양. 많이 흡족해 하심.
지금 막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눕혀드리고 책상앞에 앉아 이 글을 쓰는중이지. 모두들 오늘 밤 이후에 할머니/어머니께 전화라도 한 통씩 걸도록.
Update on grandma’s Cystoscopy today
We arrived at 6 in this morning at the hospital’s outpatient surgery unit. After briefly checking her vital signs, they went ahead to move her into OR. It took them about 2 hours to finish the procedure. Doctor gave me a briefing after he got out of OR.
He said that the size of the growth were much smaller than the last ones even though he got three of them instead of two last time and recommended us to come back in 4 months for the next removal. I asked him to come back after she comes out of anesthesia and explain things to her in person. It’s because she has been thinking that I had lied to her hiding the fact that she had stage III cancer.
He came back as he was requested and explained the result to her. Then grandma popped a question to him. She asked him why he would not give her Chemotherapy and keeps removing the growth instead. This Harvard graduate looked a little offended for a second by her question but then started explaining more details that he has never done to us before. He said that her stage is so superficial that it is not even qualified for the next step of treatment, which is to give her ‘Interferon – combination therapy with low dose BCG’. Chemotherapy is even the later step after this therapy fails. After grandma heard the explanation from him directly, she seemed to be very happy and confident about the status of her illness.
I’ve just come back home, laid her down on her bed, and came back upstairs to start writing this. I strongly encourage all of you guys to call grandma/mom after midnight and say hello to her.
7/11/2010
Mom
이제 학교들이 방학에 들어감에 따라 우리 부서도 근무시간이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에서 주 4일, 하루 10시간으로 바뀌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 까지만 일하고 금요일은 쉬게되니 주말이 길어진 셈. 하지만 일하는 4일 동안은 8시간 일 하다가 10시간을 하려니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금요일인 어제, 그 간 몇 가지 별러왔던 일을 했다. 우선 엄마와 막내녀석을 데리고 우리교회 집사님이 운영하시는 미장원으로 향함. 먼저 어머니 머리를 다듬어 주십사 집사님께 부탁을 드렸다. 집사님이 스프레이로 물을 조금 뿌려 머리를 적시고 빗으로 빗고, 가위로 자르기 위해 한 손으로 엄마 머리를 모아서 잡는데 머리숫이 얼마나 적은지 정말 한 줌 이다. 마음이 안 좋다. 집사님도 가위질을 몇 번 하시곤 이제 더 자를 머리도 없는데 그냥 거기서 손을 놓는 것이 죄송한지 여기저기 자꾸 들척거리시기만 하신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보내려 애쓰시는 집사님의 그 모습을 보는 나 또한 집사님께 죄송하고 한편 감사했다. 그렇게까지 시간을 늘렸어도 한 3분 걸렸나... 그것에 비해 막내와 내 머리를 자르는데는 한 10분씩 걸렸지 싶다.
점심으로 뭐 드시고 싶은 게 있으신지 여쭤보니 막내가 좋아하는 걸 물어봐서 그걸 먹으러 가자고 하신다. 그래 “오늘은 엄마 좋아하시는 걸로 사드리고 싶어요.” 했더니 그럼 짜장면하고 탕수육을 드시고 싶다 하신다. 맛있게 드시는 걸 뵈니 다시 마음이 좋아진다. 좀 더 자주 모시고 나와 바람도 쐬게 해 드리고 좋아하시는 음식도 사드리고 해야 할 텐데…
금요일인 어제, 그 간 몇 가지 별러왔던 일을 했다. 우선 엄마와 막내녀석을 데리고 우리교회 집사님이 운영하시는 미장원으로 향함. 먼저 어머니 머리를 다듬어 주십사 집사님께 부탁을 드렸다. 집사님이 스프레이로 물을 조금 뿌려 머리를 적시고 빗으로 빗고, 가위로 자르기 위해 한 손으로 엄마 머리를 모아서 잡는데 머리숫이 얼마나 적은지 정말 한 줌 이다. 마음이 안 좋다. 집사님도 가위질을 몇 번 하시곤 이제 더 자를 머리도 없는데 그냥 거기서 손을 놓는 것이 죄송한지 여기저기 자꾸 들척거리시기만 하신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보내려 애쓰시는 집사님의 그 모습을 보는 나 또한 집사님께 죄송하고 한편 감사했다. 그렇게까지 시간을 늘렸어도 한 3분 걸렸나... 그것에 비해 막내와 내 머리를 자르는데는 한 10분씩 걸렸지 싶다.
점심으로 뭐 드시고 싶은 게 있으신지 여쭤보니 막내가 좋아하는 걸 물어봐서 그걸 먹으러 가자고 하신다. 그래 “오늘은 엄마 좋아하시는 걸로 사드리고 싶어요.” 했더니 그럼 짜장면하고 탕수육을 드시고 싶다 하신다. 맛있게 드시는 걸 뵈니 다시 마음이 좋아진다. 좀 더 자주 모시고 나와 바람도 쐬게 해 드리고 좋아하시는 음식도 사드리고 해야 할 텐데…
5/09/2010
어머니날
작년 말 쯤엔가 한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것이 흥미있어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바깥에서 일 하지 않고 집만 지키는 가정주부의 일과를 따라 다니며 노동의 양을 측정하고 그것을 돈으로 환산한 결과, 30대 중반의 대졸성인남자의 미전국 평균연봉이 $47,000정도인데 반해 가정주부의 연봉이 $120,000 정도 되어야 한다는 발표를 했다. 속으로 와우 하면서 바로 고개를 끄떡이게 될 때 까지는 몇 초 걸리지 않았다.
새벽 6시에 일어나 둘째를 깨워주고, 7:30에는 막내를 깨우고, 아침 먹을 걸 챙기고, 남편 샌드위치싸고, 어머니 인슐린 놔 드리고, 저녁 반찬을 미리 만들고, 가게로 가면서 막내 학교에 내려주고, 가게 문열기 전에 물건 채우고, 하루 종일 카운터에 서서 손님 받고, 저녁에 내가 퇴근해서 가게로 가면 저녁 챙겨주고, 저녁 8시에 가게 문 닫고 집으로 와서 저녁 차리고, 상 치우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아이들 숙제 봐주고(난 아이들 중학교때 이미 가르치는 것을 포기 했는데 아내는 고등학교 둘째를 아직도 가르친다. 저번에 보니까 우리 고등학교때 디따 외우던 수학의 정석. 거기에 나오던 미적분 공식을 술술 외어서 가르치더라는... o.O), 요즘은 조금 뜸 하지만 어머니 1시간 정도 주물러 드리고 방에 들어 오면 밤 11시 혹은 11:30이 된다. 하루 도합 17시간을 쉬지 않고 일하는(그것도 주일만 뺀 매일) 아내를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난 차려주는 밥상 받아 먹고 그 후에는 길게 누워 텔레비젼을 보다 잠자리에 드는 우아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다른 세상의 엄마들도 모두 이 정도의 일을 하고 계시겠지만...
우리 어머니는 어떠신가? 아버지가 가정을 잘 돌보지 않으실 때 한겨울 연탄불도 없는 얼음장같은 구둘장을 등에 지고 체온으로 아이 다섯을 덥혀가며 죽지않게 지키시고 모두 건강하게 잘 키우셔서 학교 다 마치게 하고, 시집장가 다 보내고, 손주손녀들까지 그 손을 거쳐가지 않은 녀석이 없으니 국가훈장이라도 수여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여기에 이 두 여성을 치하하며 한 마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둘째를 깨워주고, 7:30에는 막내를 깨우고, 아침 먹을 걸 챙기고, 남편 샌드위치싸고, 어머니 인슐린 놔 드리고, 저녁 반찬을 미리 만들고, 가게로 가면서 막내 학교에 내려주고, 가게 문열기 전에 물건 채우고, 하루 종일 카운터에 서서 손님 받고, 저녁에 내가 퇴근해서 가게로 가면 저녁 챙겨주고, 저녁 8시에 가게 문 닫고 집으로 와서 저녁 차리고, 상 치우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아이들 숙제 봐주고(난 아이들 중학교때 이미 가르치는 것을 포기 했는데 아내는 고등학교 둘째를 아직도 가르친다. 저번에 보니까 우리 고등학교때 디따 외우던 수학의 정석. 거기에 나오던 미적분 공식을 술술 외어서 가르치더라는... o.O), 요즘은 조금 뜸 하지만 어머니 1시간 정도 주물러 드리고 방에 들어 오면 밤 11시 혹은 11:30이 된다. 하루 도합 17시간을 쉬지 않고 일하는(그것도 주일만 뺀 매일) 아내를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난 차려주는 밥상 받아 먹고 그 후에는 길게 누워 텔레비젼을 보다 잠자리에 드는 우아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다른 세상의 엄마들도 모두 이 정도의 일을 하고 계시겠지만...
우리 어머니는 어떠신가? 아버지가 가정을 잘 돌보지 않으실 때 한겨울 연탄불도 없는 얼음장같은 구둘장을 등에 지고 체온으로 아이 다섯을 덥혀가며 죽지않게 지키시고 모두 건강하게 잘 키우셔서 학교 다 마치게 하고, 시집장가 다 보내고, 손주손녀들까지 그 손을 거쳐가지 않은 녀석이 없으니 국가훈장이라도 수여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여기에 이 두 여성을 치하하며 한 마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오늘 오후 둘째와 함께 아내 몰래 The Desserterie라는 가게에 가서 Raspberry 치즈케잌을 하나 사는데 "아빠 미쳤어?" 한다. 워낙 엄마한테 절약하는 걸 훈련받아 그런 거 겠지만 수퍼에서 사면 보통 치즈케잌 다섯개 살 수 있는 돈으로 그걸 사는 걸 보고 낭비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래서 원래 엄마한테만 하는 거면 이렇게 하지 않노라고, 오늘은 엄마뿐만 아니라 할머니 그리고 고모도 오길래 엄마가 셋이나 되니까 괜찮다고 그래야 마땅하다고 설명을 했다. 얼만지 엄마한테는 절대로 말하지 않기로 다짐도 받고. 세상의 엄마들이여, 바깥분들이 표현은 잘 안해도 가슴으론 들 알고 있을겁니다. 여기 제가 드리는 치즈케잌 한 조각 드소. 정말 수고들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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