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조차(실같은 초생달 이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 없는 캄캄산중에서 길을 잃어본 적이 있다. 고등학교때 치악산을 오른다고 혼자 치악으로 가다가 남들 다 내리는 치악역에서 내려 구룡사로 오르는 대로를 놔두고, 치악역 얼마 전 기차가 잠깐 멈춘 사이에 뛰어 내려 치악산의 한적한 곳으로 오르는 시도를 한 것. 길도 없는 가파른 산을 오르며 몇 시간을 헤매는 바람에 어느새 캄캄한 밤이 되어 버렸지만 북쪽으로 계속 가기만 하면 대충 조그만 암자(구룡사가 아닌)에 닿을 것이라는 걸 출발전 지도로 확인했기에 큰 걱정은 없었다.
국민학교 자연시간에 배워둔 것이 있었기 때문. 북두칠성을 이용해 북극성을 찾는 방법(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아래에 참고). 그렇게 해서 북극성을 찾았고 그걸 목표로 산행을 한 덕분에 새벽 1시경 암자에 무사히 도착. 곤하게 주무시는 스님들을 깨워 사정을 하니 방 하나를 내어 주셨었고, 신세 진 김에 찬밥도 한 공기 얻어 먹고 잠을 청했었다. 고1 이나 고2 때 그랬으니 나도 참 뻔뻔스럽고 웃기는 놈이다. 무전취식도 그런데 새벽에 잠자고 있는 사람들을 깨우기까지 했으니...
그 이후 삼십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밤 하늘을 쳐다보면 버릇처럼 북두칠성을 제일 먼저 찾는다. 제법 밝은 7개의 별이 국자모양을 이루고 있어 별이 몇 개 보이지 않는 좀 흐린 밤에도 북두칠성만큼은 보이기에 계절에 따른 위치변화가 아무리 커도 3-4초 이내에 찾을 수 있다. 그러면 북극성이 바로 옆에 있으니 북쪽 방향은 확실하게 알 수 있고.
손으로 직접 그림을 그려 넣거나 글씨를 쓸 수 있는 Wacom tablet 같은 것이 없어 마우스로 그림을 그리다 보니 이렇게 조잡한 그림이 나왔다. ㅎ
오른쪽 위의 뒤집어진 국자모양으로 생긴 7개의 별이 북두칠성(Dipper)이다. 천체가 회전함에 따라 뒤집어진 모양이 바로 보이게 되는 때도 있긴 하지만 찾긴 매우 쉽다. 국자 끝의 노란 선으로 표시한 데를 길게 연장해서 5배 쯤 가면 바로 북극성(North Star, Pole Star 혹은 Polaris)이 있다. 북극성이 제일 밝은 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일 밝은 별은 남서쪽에 위치한 Little Bear라 불리우는Ursa Minor 다. 이 별은 항상 같은 자리에서 있기에 북극성을 찾은 다음 좌향 좌 하면 보이게 되는 엄청 밝은 별이 바로 이 별이다. 그 외의 모든 별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고. 지구를 긴 막대기에 남북으로 꿰어서 팽이처럼 돌리는 축으로 삼는 다면 이 북극성이 자전 축의 정북쪽. Pole Star라는 이름도 아마 거기서 기인한 듯 싶고.
우리가 방향을 정할 때 절대 기준으로 삼는 이 북극성. 이 별을 보고 가면 틀림없이 북쪽을 향하여 가게 되어있는 건 당근. 우리 모두 삶의 목표들이 있고 그 목표들을 향해 열심히들 살아가고 있다. 우리 모두 그 목표에 다다른 후 "휴, 참 열심히 잘 살았다!"하며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게 되기를 원한다.
(참조: 북극성을 대칭점으로 해서 북두칠성의 반대쪽에 위치한 밝은 5개의 별을 선으로 연결하면 영어의 'W'자가 되는데 이게 바로 카시오페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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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8/2010
9/17/2010
Starry Night – 2
토성의 축이 점점 기울어져 거의 8도 정도로 기울어 지는 2007-2008년. 온 지구촌이 토성을 관측하는 이벤트로 요란했었는데 아마 천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요란했었던 듯 싶다. 인원수가 꽤 많은(?) 우리 식구들 중 어느 누구도 내가 밖으로 불러내어 망원경으로 토성의 링을 보여주기 전 까지는 그렇다는 사실을 안 사람이 없었을 정도니까.
평소에는 기울어진 각도가 얼마 없어 평평한 접시를 옆에서 보면 눈에 잘 안보이듯이 링이 보이지 않다가 이렇게 각도가 생기는 때는 접시를 살짝 기울여서 옆에서 보면 잘 보이듯이 토성의 링이 잘 보이게 되는 때 라서 그렇게 요란했던 것.
망원경에 장착해 디지탈 사진을 찍는 장비가 없어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구글로 찾아본 바 여기 올리는 사진이 크기나 해상도에 있어 내가 실지로 관측했던 것과 거의 비슷하지 않나 싶다.
맨 눈으로 봤을 땐 하나의 점으로 보이는 평범한 별 이었지만 망원경을 통헤 빙글 돌아간 도넛형상의 띠가 보이는 순간… 감격에 감격. “아, 난 남이 못 보는 걸 보고 있다…” 뭐 그런 감정이었을 듯. ㅎ
아무튼 토성은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게중 아름다운 별의 하나임이 틀림없다.
참고로 토성은 지구의 자전속도에 토성의 지구와의 공전속도가 더하여져서 엄청 빨리 움직인다. 망원경렌즈의 한 가운데 잡아놓고 한 3-5초만 지나면 어느새 모퉁이로 움직여 있고 잠깐 사이에 시야에서 사라질 정도다. 아니 아예 움직이는 게 보인다는 표현이 맞다. 그래서 부지런히 쫓아 다녀야만 함.
평소에는 기울어진 각도가 얼마 없어 평평한 접시를 옆에서 보면 눈에 잘 안보이듯이 링이 보이지 않다가 이렇게 각도가 생기는 때는 접시를 살짝 기울여서 옆에서 보면 잘 보이듯이 토성의 링이 잘 보이게 되는 때 라서 그렇게 요란했던 것.
망원경에 장착해 디지탈 사진을 찍는 장비가 없어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구글로 찾아본 바 여기 올리는 사진이 크기나 해상도에 있어 내가 실지로 관측했던 것과 거의 비슷하지 않나 싶다.
맨 눈으로 봤을 땐 하나의 점으로 보이는 평범한 별 이었지만 망원경을 통헤 빙글 돌아간 도넛형상의 띠가 보이는 순간… 감격에 감격. “아, 난 남이 못 보는 걸 보고 있다…” 뭐 그런 감정이었을 듯. ㅎ
아무튼 토성은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게중 아름다운 별의 하나임이 틀림없다.
참고로 토성은 지구의 자전속도에 토성의 지구와의 공전속도가 더하여져서 엄청 빨리 움직인다. 망원경렌즈의 한 가운데 잡아놓고 한 3-5초만 지나면 어느새 모퉁이로 움직여 있고 잠깐 사이에 시야에서 사라질 정도다. 아니 아예 움직이는 게 보인다는 표현이 맞다. 그래서 부지런히 쫓아 다녀야만 함.
9/16/2010
Starry Night – 1
지난 며칠 간 밤 하늘의 별이 유난히 많아졌고 한편으론 더욱 또렷하게 반짝인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기운이 드는게 가을이 동네어귀까지 성큼 다가온 느낌.
이제 밤도둑처럼 한밤중의 활동을 슬 시작해야 할 듯 싶다. 몇년 전 인가 이곳 미국에서 토성이 잘보이게 되는 시기라고 떠들어서 나도 좀 봐야겠다 싶어 망원경을 하나 구입했었다.
국민학교에서 보던 양손으로 잡고 쫙 길게 늘려서 한쪽 눈 질끈 감고 보는 망원경보다는 성능이 좀 나아보이는 것을 구입했었는데 여러개의 모터와 간단한 프로세서가 장착되어 있다. 그래서 현재 위치(위도와 경도)와 날짜를 쳐서 넣고 북극성을 겨냥해 주면 준비가 끝나는데, 그 다음부터는 원하는 별 이름을 쳐 넣으면 망원경 혼자 이리 저리 움직여 별자리를 찾아서 비춰준다.
쓰다보니 작은 별을 좀 당겨 보고도 싶고, 달을 볼 때 높은 산이나 계곡 등을 자세히 볼 수 있는 건 좋은 데 달빛에 너무 눈이 부셔서 좀 그랬었고, 태양의 흑점도 한 번 보고 싶은 등 필요에 의해 2배/4배/6배 렌즈어댑터와 빛을 차단해 주는 여러 필터들을 추가로 구입했다.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알루미늄으로 된 든든한 케이스에 넣은 걸 운좋게 이베이에서 싸게 살 수 있었고.
역시 칠흑같이 깜깜하고 별이 많은 밤이 별을 관찰하는데는 제일 좋은 듯 싶고 주변에 가정집에서 새어 나오는 미세한 빛 이라도 있으면 방해를(이 주둥이가 넓은 망원경은 특히 그렇다) 받기에 하늘이 툭 트인 숲속이나 숲으로 둘러쌓인 언덕위가 베스트포인트다.
***아, 참고로 태양은 여지껏 들여다 보지 않았다. 사용하면 된다는 필터가 있기는 해도... 잘못해 태양을 망원경으로 들여다 보다 수정체가 순식간에 타 버리는 데(동태찌게 안의 뿌옇게 익어버린 동태눈깔을 보셨는지...) 드는 시간이 1/100초도 안 걸리기에 "필터가 작동하는 지 안 하는 지 살짝 들여다 보는" 순간에 한쪽눈이 장님이 될 수 도 있으니...그걸 차마 못 하겠다는. ㅎ
이제 밤도둑처럼 한밤중의 활동을 슬 시작해야 할 듯 싶다. 몇년 전 인가 이곳 미국에서 토성이 잘보이게 되는 시기라고 떠들어서 나도 좀 봐야겠다 싶어 망원경을 하나 구입했었다.
국민학교에서 보던 양손으로 잡고 쫙 길게 늘려서 한쪽 눈 질끈 감고 보는 망원경보다는 성능이 좀 나아보이는 것을 구입했었는데 여러개의 모터와 간단한 프로세서가 장착되어 있다. 그래서 현재 위치(위도와 경도)와 날짜를 쳐서 넣고 북극성을 겨냥해 주면 준비가 끝나는데, 그 다음부터는 원하는 별 이름을 쳐 넣으면 망원경 혼자 이리 저리 움직여 별자리를 찾아서 비춰준다.
쓰다보니 작은 별을 좀 당겨 보고도 싶고, 달을 볼 때 높은 산이나 계곡 등을 자세히 볼 수 있는 건 좋은 데 달빛에 너무 눈이 부셔서 좀 그랬었고, 태양의 흑점도 한 번 보고 싶은 등 필요에 의해 2배/4배/6배 렌즈어댑터와 빛을 차단해 주는 여러 필터들을 추가로 구입했다.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알루미늄으로 된 든든한 케이스에 넣은 걸 운좋게 이베이에서 싸게 살 수 있었고.
역시 칠흑같이 깜깜하고 별이 많은 밤이 별을 관찰하는데는 제일 좋은 듯 싶고 주변에 가정집에서 새어 나오는 미세한 빛 이라도 있으면 방해를(이 주둥이가 넓은 망원경은 특히 그렇다) 받기에 하늘이 툭 트인 숲속이나 숲으로 둘러쌓인 언덕위가 베스트포인트다.
***아, 참고로 태양은 여지껏 들여다 보지 않았다. 사용하면 된다는 필터가 있기는 해도... 잘못해 태양을 망원경으로 들여다 보다 수정체가 순식간에 타 버리는 데(동태찌게 안의 뿌옇게 익어버린 동태눈깔을 보셨는지...) 드는 시간이 1/100초도 안 걸리기에 "필터가 작동하는 지 안 하는 지 살짝 들여다 보는" 순간에 한쪽눈이 장님이 될 수 도 있으니...그걸 차마 못 하겠다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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