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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2010

Hitting big Five O

어제는 하루종일 소화도 잘 안되고 몸과 마음이 무거웠다. 떠나가신 집사님때문이리라. 남편되시는 집사님(내가 형님이라고 부르는) 앞으로의 끼니걱정도 되고, 따님의 결혼식문제도 그렇고 걱정만 해서는 하나도 도움이 안되는 일들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며 걱정하느라 그랬는지. 그 형님 이젠 말리는 사람도 없으니 술을 다시 줄창 마시기 시작할 텐데... 그것 역시 걱정이다. 몇 년전 테네시주에 둘이 같이 가서 교회버스를 구입해 열 몇 시간 운전해 오는데 그때도 호텔에서 잠자기 전 한 잔 하시겠다는 걸 말리다 말리다 포기하고 그냥 드시게 한 기억이 난다.

저녁에 집으로 들어오니 내 생일이란다. 벌써… 그렇게 됐구나… 꽉 채운 나이 오십. 바로 얼마전 까지만 하더라도 누가 물어보면 ‘사십대’라고 대답했는데 이젠 ‘오십대’라고 해야겠네. ‘오십대 초반’이라고 대답하면 웃겠지 들? 속으로 “그렇게 얘기하면 기분이 좀 나은가?”하면서… 맞아 49세에 ‘사십대 후반’이라고 하지 않았으니 그냥 ‘오십대’라는게 양심상 맞는거겠지. ㅎ ㅎ

아내가 돼지로스구이를 맛있게 차려내어 주고, 큰 딸이 케잌 만들고, 둘째딸이 큰 아이와 합작으로 그림/액자를 만들어 선물하고, 막내녀석이 큼직한 생일카드 만들어 주고 하는 소란중에 기분이 많이 나아졌다. 이 나이에 자랑할 게 뭐 있겠는가? 예쁘게 구는 자식들 자랑밖에…해서 사진 몇 장 올려본다. ㅋ

큰 아이가 딸기, 블루베리, 복숭아등 온갖 과일을
바닐라푸딩과 함께 여러층으로 된 스펀지케잌
사이사이에 넣고 달지 않은 생크림으로 두른건데...


... 무지 맛있었다. 몇 번을 더 먹었는지 모를 정도로...
직장에도 싸 왔는데 지금 사무실냉장고 안에 잘 있다. ㅋ

큰 아이가 자기들의 어렸을 적 사진을 연필로 스케치하고
둘째가 액자를 색깔있는 플라스틱재질로 만들어 넣었다.

5/28/2010

청년에서 사회인으로

얼마 전 뜻 밖의 반가운 전화가 한 통 왔다. 나 누구누군데 기억하냐고. 처음엔 생각이 나질 않더니 잘 생각해 보니 주정부에서 일 할 때 Information Systems전공 대학졸업반학생들 중에 System Administrator가 되는 것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매 년 몇 명씩 나에게 맡겨져 1년간 견습을 하고 졸업과 동시에 떠나가곤 했었는데 그 중 하나였던 친구였다. 졸업 후 Verizon이라는 전화회사에 취직을 했었고 바로 얼마 전 이 지역의 지역담당자로 발령이 나서 왔는데 나에게 점심을 꼭 한 번 사고 싶다고 했다. 참 세월이 무상하다. (근데 이 녀석 말만했지 그 다음에 어디서 만나자는 연락은 없다. 고얀 놈 ㅋ. 하지만 뭘 바란 것은 원래 아니였으니까. ^^;;)

견습당시엔 다 아들, 딸 같아서 노상 데리고 다니며 네트워크 관리, 시큐리티 등에서 부터 엔드유저들을 대하는 태도등에 까지 내가 알고있는 모든 사항들을 가르쳐주고 점심시간이면 데리고 나가서 밥도 사주곤 했다. 가끔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라도 할라치면 집이 멀리 있는 친구들은 방학동안 기숙사에 죽치고 있어야만 하기에 전부 불러 들여서 먹이면 뛸 듯이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저 자신들의 집에서 연말을 보내는 것 같이 지내게 해 줄려고 했던 일인데 아내도 그런 아이들을 정성껏 챙겨주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 얼굴들이 가물 가물하게 잊혀질 때 쯤 되면 하나 둘 연락이 오곤 한다. 이번에 장가 가는데 꼭 참석해 달라거나 집을 샀는데 집들이에 와 달라는 등의 연락. 그 중 에도 그 옛날 자기들이 학생으로 있으면서 먹는 것도 시원치 않을 때, 먹어도 먹어도 배 고플 때 내가 밥 사줬던 기억이 아직도 나서 이번에 취직이 되고 돈벌이를 시작했으니 나 한테 꼭 밥 한 번 사주고 싶다고 하는 전화가 제일 많다. 한 녀석은 이 곳 리치몬드 시장의 컴퓨터를 한 번 봐주고 눈에 들어 시장보좌관직을 꿰차고 시장이 바뀐 지금도 영구직으로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밥 먹으면서 해서 한 바탕 같이 웃기도 했다.

학생들 마다 제각기 특성이 있어 뛰어나게 총명하다거나 아니면 미련, 혹 부지런하거나 아니면 빤질 빤질 게으른 녀석 등 제 각각 이었는데 사회인이 된 지금은 모두 자기 밥벌이를 나름대로 잘 들 하고 있으니 이런 걸 보고 세상이 공평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불공평하다고 해야 하나…엄청난 차이가 있었는데 지금은 큰 차이없이 다 들 잘 살고 있으니 말이다. ㅎ ㅎ ㅎ. 그리고 나름대로 깨달은 진리 하나. 먹는 건 역시 나눠 먹어야 세상이 따뜻해 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