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겠다고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낚시바늘에 사정없이 꿰고, 낚시대에서 '핑'소리가 나도록 힘껏 날려 컴컴한 저 바다속에 추와 미끼가 '텀버덩' 들어간 것을 확인한 후, 대 끝에 야광스틱을 달고, 대를 모래사장에 박아 놓은 플래스틱 파이프로 만든 거치대에 건다...
이제 모든 준비완료.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자리를 잡은 후 만족함과 행복에 겨워 이 "아...!" 라는소리가 내 입에서 터져나왔다.
하루하루의 삶이 온통 가족과 직장, 교회(not necessarily in a non-Christian reader's view)의 필요와 요구에 촛점이 맞추어져 긴장하며 살아가는 것이 내 모습이고 거의 모든 가장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닌가 한다. 내가 좋아하는 나만의 무엇을 한다는 것이 참 힘들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묵고 있는 집에서 몇 발자욱 걸어나온 곳에서, 해바라기처럼 나만 바라보는 아내와 아이들의 시선도, 내일은 직장에서 무슨 비상사태를 대하게 될까 하는 걱정도, 교회의 컴퓨터네트워크가 다운되었다는 목사님들의 다급한 전화도 없는 이 캄캄한 바닷가의 모래사장에서 오로지 손끝에서 부르르 느껴지는 고기의 떨림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밤새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이 밤이 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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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2013
7/08/2013
Mother-in-law 5
발에 찰싹이며 부딪치는 파도를 즐기며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는 모녀.
그 아래 모녀가 아침 해변가를 거닐며 뭐 그리 즐거운지 깔깔대는 모습. 이렇게 모녀 3대가 함께했던 이번 여행.
참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나온 바닷가. 일주일간의 여름휴가를 내고 아내도 동업하는 집사님께서 3일간의 특별휴가를 내어주셔서 주일 새벽에(주일예배를 대신해 아이들은 영어판 Our Daily Bread - odb.org 를, 우리 어른들은 우리말 - odb.or.kr 버전을 운전중 들었다) 출발해 3시간여 걸린 다음 도착한 노스캐롤라이나의 Kitty Hawk. 라이트형제가 최초의 비행기를 날렸던 그 모래언덕이 있는 곳이다.
바닷가에 자리잡은 집 하나를 일주일간 세내어 우리가 3박4일을 사용하고 키를 숨겨 놓으면 우리가 떠나간 날 저녁에 다른 가정이 도착해 나머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하여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아내가 장모님과 느긋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오래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 같아 보기가 좋다. 둘째날이 저무는 지금 첫째가 fish taco를 맛있게 하는 근사한 식당에서 사 준 저녁을 모두 배불리 먹고 들어와 잠시 앉아 이 포스팅을 올리고 있다. 조금 있다가 아내와 밤해변가에 나가 앉아 별을 세며 시간을 보낼 예정.
아, 오늘 낮에 아이들 셋과 아내를 데리고 물에 들어가 파도타기를 하던 중 있었던 일을 빼먹을 수 없군. 높은 파도가 밀려 들어와 온 가족족이 동시에 펄쩍 뛰어올라 파도를 넘은 다음 발이 모래바닥에 닫는 순간 뭔가 딱딱한 느낌. 확률상 되게 재수없는 게 한마리가 발 밑에 있다가 밟힌 모양이다. 잔뜩 화가 난 이놈이 엄지발가락을 꽉 물었다가는 놔줬다. "으악!" 나오는 외마디소리를 재빨리 삼킨다고 삼켰는데 모두 들은 모양이다. 모두들 "왜? 왜? 왜 그래?"하며 물어오는데 "응, 파도가 너무 높아서..."라고 얼버무렸다. 게에 물렸다고 하면 모두들 꺅하고 물밖으로 뛰쳐나가 다시는 물에 들어오겠다고 안 할게 뻔하기에, 동시에 이번 휴가는 끝이라는 걸 알기에 그리 대답한 것. 몇년 전 둘째가 해파리를 물속에서 봤다는 소리에 4일 내내 아이들이 물엔 무서워서 들어가지 않고 모래사장에서 땀만 뻘뻘 흘리다가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이 있었다. ㅋ ㅋ ㅋ
재미있게만 놀아다오...
라이트형제기념관 내부에 전시해 놓은 글라이더
첫 비행이 이루어졌던 언덕위에 세워진 기념탑을 배경으로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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