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지나가고 나니 이젠 태풍후유증.
태풍 아이린(Irene)이 지난 토요일 이곳 리치몬드지역에 제법 많은 피해를 남기고 지나갔다. 수해보다는 바람으로 인해 나무들이 쓰러지면서 곳곳의 길을 막아놓거나 집으로 쓰러지면서 인명과 재산피해를 냈는데 가까운 한 가정도 부부가 주무시던 침실쪽으로 아름드리 나무가 쓰러지면서 지붕을 치는 바람에 뚫어진 지붕을 통해 하늘이 보일정도라고. 다친데는 없으시다니 다행이다. 비라도 쏟아지기 전에 빨리 복구가 되어 정상으로 돌아가실 수 있어야 할텐데… 우리집은 피해가 전혀 없었는데 한국의 식구들이나 블로거이웃들께서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 적는다.
불편한게 있다면 지난 토요일 오후부터 정전이 시작되어 지금까지 사흘째 라는 것. 낮에 일하고 있는데 아버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냉장고의 음식이 상하기 시작하고 있으니 얼음을 사오던가 발전기를 사오라고 하신다. 워낙 정전지역이 넓어 어딜가도 얼음을 구할수가 없었고 한 철물점을 들리니 발전기가 달랑 하나 남아 있어 얼른 구입해 왔다(나보다 한 발 늦게 발전기쪽으로 온 몇 사람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어 차로 옮겨줄 점원이 올 때 까지 박스위에 가부좌로 올라타고 앉아 있었다. ㅎ ㅎ ㅎ).
급한대로 냉장고, 냉장고와 냉동고를 먼저 연결하고 각 방에 전등과 선풍기 하나씩, 3세대(아버님, 나, 아들)용 컴퓨터 세대를 연결함. 문제는 개솔린을 한번 가득채우고나서 10시간 정도밖에 돌릴 수 없다는 건데,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한 번 더 넣어주고 오후 두세시 경 아들녀석이 넣을 수 있도록 부탁을 해 놓았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 정전이 주말이나 다음 주 까지 넘어갈 확률이 있다고 하던데 날씨는 왜 이리 찐득거리고 더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