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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2010

한가위

한가위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고 지내왔는데 여기 가서 그 뜻을 배웠다. 대충 '한 가운데'라고 요약되는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면 뭐 할 수 없고...

우리 가정이 제사를 지내지 않고 더구나 미국에 살다보니 추석이 언제 지나는지도 모르게 지나곤 한다. 금년 추석도 별반 다름없었을 뻔 했는데 어제 주일아침에 이곳 리치몬드에 사는 누님이 맛있는 송편을 정성스럽게 빚어서 갖다주고 가는 바람에 그것에 감동받은 우리내외가 마음을 고쳐먹고 추석음식 한 번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

교회갔다온 오후부터 아내가 부지런을 떨면서 이것저것 준비해 몇 가지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마침 주말을 이용해 사랑니 4개를 뽑으러 집에 온 큰 딸과 둘째 딸이 녹두지짐과 토란 다듬는 일을 맡고, 내가 고기썰고 생선전을 부치고, 아내가 편육과 토란국을 만들면서 총지휘를 하니 금새 추석기분이 나는 상이 마련되었다. 오랜만에 부모님을 비롯한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즐거운 저녁식사. 토란국 끓어 오르는 냄새, 전 지지는 기름냄새...가 집안에 꽉 차니 그 여러가지 냄새가 아련히 옛날 기억을 떠오르게 하며 가슴이 따뜻해 진다. 아내도 같은 기분을 느꼈고... 둘이 그랬다, "이래서 추석음식을 만드는 거구나!"

모두 어디에 계시던 풍요롭고 즐거운 가운데 휴식하는 추석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