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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2013

설국열차 - 조심스런 기대

고국에선 이미 개봉이 되어 웬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봤을 영화.

고국에서의 흥행실적을 전해 듣고 또 한편으론 트레일러를 통해 익히 내용과 무게를 대충 짐작하고 있는 미국내 영화평론가들은 언제나 북미개봉을 하게 되냐고 난리들이다. 여기 평론가들은 할리웃영화가 아니면 일단 제껴 놓고 늘 싸한 평을 하곤 하는데 이번엔 많이 다르다. 예감이 좋다.

Picture source:
http://comicsbeat.com/snowpiercer-the-most-overlooked-comics-film-of-2013/
특히 판권을 가지고 있는 회사의 사주이며 " Harvey Scissorhands"라는 별명을(Johnny Depp이 주연한 Edward Scissorhands라는 영화를 기억하시는가 ㅎ ㅎ ㅎ) 가진 Harvey Weinstein이 총 126분 중 20여분을 자르는 작업을 할 계획이라는 뉴스에 평론가들이 떼로 분노하고 있는 분위기.

그러나 그 배경에는 이 영화를 좀 더 빠른 템포로 볼 수 있는 영화로 편집해서 일류 할리우드영화와 다름없이 미전국 모든 개봉관에서 동시개봉하는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고, 더 나아가 Oscar(아카데미상)까지 노리겠다는 야심을 Weinstein이 품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들을 이곳 평론가들이 하고 있어 그리 기분나쁜 이야기 만은 아니다.

(평론가들이 언급하지 않은 내가 짐작하는 진짜이유 하나는 그렇게 함으로써 하루 상영횟수를 한 번 정도 늘릴 수 있다는 것. 하루 대여섯 번 상영하는데, 매 회 20분정도 줄인다면 하루에 한 번 더 상영할 수 있는 두시간 정도가 확보되어 수입을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 있을거란 생각. 일반적으로 북미에서 개봉되는 화제작은 영화관에서 하루종일 돌리는 것도 모자라 주말심야상영까지 함으로 입장권매진으로 인해 발길을 돌리는 방청객들을 막으려 애쓴다. 말이 좀 되나? 흑)

한편으론 한국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이 영화가 영어로 제작되어 있어 아카데미에 출품되는 외국어(한국어)영화로서는 이미 자동으로 자격조건을 벗어나 출품작에선 이미 배제되었다고 하니 봉감독에게는 할리우드영화들과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하는 배수진이 쳐진 상황일 듯.

외국에 나와 살다 보면 별것도 아닌 일에 울고 웃는 일들이 종종있다. 축구올림픽4강이 그랬고, 김연아때문에 가슴을 한껏 펴고 으쓱해 하기도 하고, 요즘같이 유현진선수와 추신수선수로 인해 밤을 새 목이 쉬도록 응원하는 낙으로 살기도 한다. 이 영화 '설국열차' 아니 'Snowpiercer'가 내년 3월에 있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이국땅에서 약소민족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콧구멍을 벌렁거릴 정도로 자랑스런 작품으로 소개됐으면 하는 조심스러운 기대를 해 본다.

아 증말 언제나 개봉이 되어 온 식구들을 데리고가서 볼 수 있을까나 하는 짜증이 조금씩 조금씩 올라온다는... 이번엔 온라인으로 올라오면 안보고 참았다가 표사서 흥행실적에 기여좀 해야겠다는 굳센 각오를 좀 알아주오, 봉감독.



참고링크

http://www.theatlanticwire.com/entertainment/2013/08/when-will-we-see-snowpiercer-us/68229/

http://variety.com/interstitial/?ref=http%3A%2F%2Fvariety.com%2F2013%2Ffilm%2Finternational%2Fsnowpiercer-triumphs-atop-korean-box-office-1200576876%2F

http://www.hitfix.com/in-contention/weinstein-gets-snippy-with-snowpiercer-but-lets-hold-our-fire


3/29/2013

태극기

어느 학교를 방문하던지 그 학교 학생들이 그린 그림이나 공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며칠 전 한 국민학교의 서버들을 점검하고 다음 학교로 이동하던 중 복도에서 무심코 벽에 붙은 그림들을 슥 스쳐 지나가다가  "응, 저게 뭐지"하면서 대여섯 발자욱 다시 돌아가 보게 된 그림. 어느 학생이 그린 그림인지는 몰라도 태극기가 조그맣게 그려져 있다. 국민학교 학생으로선 제법 잘 그린 수채화안에 자랑스럽게 자리한 태극기...참 오랜만에 보는 태극기다.

태극기를 자세히 들여다 보니 태극의 색깔위치와 모양, 사괘의 모양이 정확한 걸 봐서 한국어린이가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된 아이가 고국과 친구들을 그리며 그렸을까? 아니면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가 집에서 잘 배워 자기 부모의 나라국기를 이렇게 멋지게 그려낸걸까?

시민권인터뷰 할 때 "미국과 한국이 전쟁을 하게 된다면 미국쪽에서 총을 잡고 참전하겠냐?"는 가혹하고 너무나 당연한 질문에 머뭇머뭇 "예..."라고 대답한 놈이 무슨 낯짝으로 태극기 타령인가 싶지만 가끔 광복절 행사 등에서 태극기를 보게 되거나 애국가를 부르게 될 때 코끝이 찡해 지는 건 어쩔수 없다.

8/19/2010

총뿌리를 조국을 향하여 겨눌 선서를 하다

외국인이 미국 시민권자(US Citizen)가 된다는 말의 배경에는 싫던 좋던 이런 으시시한 결의가 숨겨져 있다.

시민권(Citizenship)이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고 영주권(Permanent Resident)자와 다를게 거의 없는데 연방정부나 주정부 공무원이 되려면 시민권자이어햐 하는게 필수사항. (요즘 전사자가 하도 많아 미국민의 군입대가 많이 줄었는데 그걸 보충하기 위해 영어가 좀 안되도 거주 외국인들을 많이 받아들인다. 그리고 군인이면 연방공무원이기에 바로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시민권을 신속하게 그냥 주다시피 한다. 미언론조차 이걸 시민권을 미끼로 사람들을 사지로 내모는 미정부의 비윤리적인 행동이라고 비난을 하고 있지만 일거리가 없어 마트같은데서 새벽부터 서성거리다가 운 좋게 마트에 들린 건축업자가 차출해 하루 일 시키면 그걸로 하루하루를 연명해 가던 일용직근로자이면서 영주권도 없고, 시민권취득에는 더더욱 해당사항이 없는 외국인들에게는 적지않은 연봉을 고정적으로 받고 시민권까지 취득할 수 있는 하늘의 기회인 것이다).

난 10여년 전 시민권시험을 보고 인터뷰를 했다. 한 100개정도의 문제를 가지고 공부해 들어가면 시험관이 질문을 하는데 난 한도 끝도 없이(20분 이상) 시험관이 못살게 군 것 같다.

근데 지금까지 기억나는 질문은 딱 하나 “한국과 미국이 전쟁을 하게되면 미국을 위해 싸울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다. 시민권인터뷰를 거친 남자분들과 이야기라도 나누게 되면 이 질문은 다 받은 듯 싶다. 또 다 같은 대답들을 했기에 시민권을 받을 수 있었던 게고…그렇지만 대답을 어떻게 했노라고는 서로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른 한국사람들에겐 광고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이기에 그런지...

100개의 문제중에도 없었고 누가 넌지시 그런 질문이 있을거라고 이야기 해 준 사람도 없었기에 무방비상태로 있다가 뜻밖의 이 질문에 잠시 망설여야했다. 시간적으로는 길어야 뭐 30-40초 정도였겠지만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 했다. 속으로 “이 질문의 답에 의해 가부가 결정나는데…어쩌지…?”하다가 겨우 기어나오는 소리로 “Yes, I will.”했다. 물론 인터뷰시작때 오른손을 들고 진실만을 이야기 할 것을 선서한 후 다.

시험관으로 부터 합격축하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우울했다. 참 더럽고 치사하다. 귀화했다고 해서 조국에 대한 사랑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이렇게 해서라도 시민권을 따고 직장을 얻어야하는 건가… 친일파들의 처음 심정이 이랬을까…

아버지께서 조만간 시민권시험을 보시겠다해서 이 기억이 떠올랐다. 미국에 20년 이상 거주했고 65세 이상인 분들은 총20개의 예제중에서 10문제만 물어보고 5개만 맞으면 합격. 거기에다 통역을 두고 인터뷰를 보게해 주는데 문제를 보니 쉬운 것만 있다. 내가 통역으로 들어가 답이 맞으시던 틀리시던 아버지가 우리말로 뭐라 대답만 하시면 통역으로 영어정답이 나가지 않겠는가? ㅎ ㅎ  근데… 한국과 싸워야 한다는 질문은 과외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P.S. 이 경우에 해당되는 분이 내 주위에 계셔서 달라시면 바로 여기에서 프린트해 드릴 수 있도록(어르신들이 쉽게 외우실 수 있게 번역해) 파일을 올려 놓는다. 혹 문제들이 어떻게 생겼나 궁금하신 분은 함 보시압.

65세이상/20년거주자 시민권시험문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