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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2017

미동부 밀알 아가페캠프 2017

매년 여름이면 미동부의 각 도시에 있는 밀알선교회 지단, 지소들이 뉴저지의 큰 호텔에 모여 2박 3일의 아가페캠프를 갖는다. 우리처럼 비교적 멀지 않은 6-7시간 거리에서 오는 밀알지단, 캐나다 혹은 시카고 등지에서 15-18시간을 운전해 오는 밀알지단들도 있다.

이 여름 아가페캠프는 장애우들이 1년동안 너무너무 기다리는 행사. 늘 정상인들로 둘러싸인 생활을 하다가 이곳에 모인 몇백명의 장애우들과 있게되면 도리어 장애가 있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그 장애자들에겐 편하고 자연스럽고 어색하지 않다. 주최측이 준비하는 각종 신나는 프로그램과 수영, 게임, 그리고 콘서트수준의 음악등이 또한 그들에게 너무 좋고.

평소에 리치몬드지역 밀알의 자원봉사자로 장애우들의 차량이동을 맡고 있는 나는 이 캠프에 올때 역시나 운전수다. 우리교회에서 버스를 매년 사용하게 허락해 주셔서 참석자들이 아주 편안하고 안전하게 다녀오곤 한다. 하지만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난 그들과 헤어져야 하고 다른 임무가 주어진다. 다름아닌 밥돌이. 30여명의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600여명의 하루 세끼 식사를 책임지는 일. 

근데 밥을 직접 짓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일이 아니다. 7:30에 시작하는 아침식사를 위해서는 5시에 일어나 샤워하고 준비하고 5:30에 나와, 4개의 대형 커피팟을 주방으로 가지고 가 씻고 물을 담아 가지고 와서 커피를 올리고 나면 6:00.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는 주방봉사자들께 일을 조금씩 맡겨드리고 나면 주변의 음식공장에서 주문한 음식배달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그 시간이 6:30. 음식들을 테이블에 셋업하다 보면 어느덧 긴 줄이 서 있고 그러다 보면 배식을 시작하게 된다. 1시간 30분여에 걸쳐 배식이 다 끝나면 얼마 남지않은 음식물을 봉사자들이 조금씩 나누어 2-3분간 허겁지겁 먹고는 바로 청소가 시작된다. 잠시 숨을 돌린 다음 점심을 위해 준비를 한다. 커피팟을 주방으로 가져가 청소를 하고, 점심배달을 받고...이렇게 하루 종일 세끼 식사를 위해 똑같은 일들을 반복하게 된다. 그렇게 배식과 청소를 반복하면서 2박3일을 지내다보면 어느 덧 캠프는 끝나게 되고...

둘째날 점심식사후 청소를 마친다음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큰 대자로 퍼져 누우면서 잠시 이런 의문이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쉼없이 일만 해야하는 이 상황에서 난 뭔가? 나는 무엇을 얻게 되는건가?"
봉사를 하러 왔으면 당연히 그리고 기꺼이 일을 하는게 맞기는 한데 살짝 투정섞인 생각이 드는 거였다.

곰곰히 이런 생각을 하며 깜박 잠에 빠져드는데 다음과 같은 생각이 마음에 들어왔다. 

"얘, 네가 내 손이 되어주지 않았니?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그 아이들에게 맛있는 밥을 꼬박꼬박 먹이지 않았니? 또 그들을 위해 땀흘리며 섬기는 다른 봉사자들도 네가 정성으로 먹이지 않았니?"

몸이 힘든 중에 약간 차오르던 불만이 눈 녹듯 쏙 사라지며 마음이 이내 고요해졌다.

"절 믿고 이렇게 사용하시는군요...그렇게 인정해 주시니 기쁜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할께요..."


비밀신호

참 이상한 꿈이다, 오늘 새벽의 꿈은.

일평생 살아오며 꿈을 단 한번도 기억해 본 적이 없을 뿐더러 그 꿈 안에서 있었던 대화를 기억한다는 건 더더욱 생각치 못하던 일. 내용자체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것이었고 대화도 생뚱맞게 영어였다.

장면은 어느 젊은시절. 의대의 한 과목을 수강하는 친구를 따라 강의실로 들어가 도둑청강을 했다. 뭔가 한참 어려운 내용을 가르친 교수가 강의를 마치면서 내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며 젊잖게 한마디 했다.

교수: "I suggest you who happened to be here without the registration shouldn't attend my class from now on."

(잠시 멋적어하는 나에게 이번에는 내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빠르게 한마디 더한다)
교수: "The value of the cross is still recognized everywhere!"

나(한숨도 지체하지 않고): "Of course!"



이게 기억하는 다인데 꿈을 깨고 일어났는데도 너무나 또렷하게 그 디테일이 생각났다. 지난 번 북한선교하시는 이삭목사님이 오셔서 간증하시는 가운데 북쪽 판문점을 방문했던 경험을 이야기하셨었다. 북한관리들 그리고 가이드와 북측의 판문점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판문점에 노동을 하러왔던 노동자들인지 혹은 단체관광으로 온 북한서민들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한 그룹의 북한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출발하려는 찰라 많은 사람들로 인해 미어 터지는 그 버스안에 이삭목사님쪽을 항해 서 있던 한 남성과 눈이 마주쳤단다. 그런데 뭔 이유인지는 몰라도 꼭 그래야 한다는 욕구가 생겨 목사님의 양손 검지로 급하게 십자가를 만들어 그 남성에게 보였다는 것. 물론 옆의 북한관리들에게 보이지 않게 몰래.

그랬더니 버스안의 그 남성도 옆에 있는 사람들을 홱 둘러 보더니 주위사람들 눈에 띄지않게 양손가락으로 급히 십자가를 만들어 목사님께 보여줬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무슨 종교가 있냐고 하지만 바로 이런 것이 아직도 목숨걸고 하나님을 몰래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냐고 하셨다.

아마 이런 기억들이 오버랩 되어 그 의대교수와 짧은 말로 (서로 크리스천이라는 걸 알아봤다는) 비밀신호를 주고 받은 것이리라 억지 추측을 해본다. 참 이상한 꿈이다...

지난 얼마간 몇가지 은사를 구하며 기도해오고 있는 중이었는데 아마 그런 간구보다는 세상사람들이 너의 삶과 행동을 보기만 해도 네가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그 사람들로 하여금 나도 하나님을 믿어 볼까나 생각하게 만들수 있는 삶이 더 중요하다는 메세지를 응답으로 주신 건 아닐까 싶다.

10/27/2016

새로 연 도넛가게

교회가 위치한 앞길에 도넛가게가 생겼다. 던킨도넛이나 크리스피크림같은 유명연쇄점이 아닌 개인이 낸 조그마한 가게.

어젯저녁 삼일예배를 가는 길에 그 가게를 지나치면서 얼마전 이 가게를 들렸던 날이 떠올랐다. 이전에 보이지 않던 가게가 보여 "음, 새로 열어서 많이 힘들텐데 장사 좀 시켜줘야겠네" 싶어 차를 세우고 들어갔다. 손님이 하나도 없고 썰렁한 매장안. 들어가는데 인사도 없고 그냥 빤히 내 얼굴만 본다. 조금 후 있을 선교회모임을 위해 도넛을 한 더즌 샀지만 좀 비싸다 싶은 생각도 들었고. 도넛을 갖다주니 모두들 좋아하는데 먹어보니 그리 맛이 있지도 않았다. 브로드스트릿에 얼마전 생겼다는 개인이 하는 도넛가게와 많이 비교가 됐었는데 그 가게는 사람들이 침을 튀면서 얼마나 그 자랑을 하던지 나도 그 먼길을 도넛 몇개 사려고 갔던 기억이 있고 사람들이 미리 맛있다고 자랑을 해서인지 맛도 꽤나 좋은 듯 느껴졌었다.

하지만 어제 새로 연 교회앞길의 그 가게를 지나치는데 내 모습이 그 가게에 겹쳐 지면서 "어쩜 그리 내 모습과 비슷하냐"란 생각이 번뜩 들었다. 기왕 가게를 열었으면 값이 좀 싸다든가, 값이 비싸면 맛이라도 있던가, 그것도 안된다면 들어오는 손님을 정색하고 좀 반갑게 맞아 주던가. 뭐 하나도 갖추지 못한 가게. 기회를 한번 더 주자고 두번째로 갔었을 땐 여는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문이 닫혀있는... 그럴려면 왜 이 가게를 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처럼, 조금 지나면 곧 문 닫겠네 생각했던 것 처럼, 나 역시 뭐 남다른 사랑와 배려가 넘친다거나, 그렇지 못하면 그저 정성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열성이라도 있다거나, 그것마저도 없다면 지치고 힘든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한 미소라도 넘치게 지어줄 줄 알아야 할텐데 그 또한 자신이 없는 내 모습. "저 사람만 보면 나도 예수님을 한 번 믿어보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는 커녕 "저런 사람이 나가는곳이 교회라면 사양하겠습니다."라고 등을 돌리게 하는 삶을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세상의 안믿는 사람들이 "저 정도면 나도 한 번..." 이라고 수긍할 수 있는 크리스천, 그런 교회가 되어야 할텐데 저 도넛가게 처럼 딱히 selling point가 없는 성도와 교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하나님께 죄송하다. 정신차리지 않는다면 곧 문 닫게 될 수 밖에 없지않나 싶다.

5/20/2015

그 분의 마음

오늘 아침 레위기 19장을 묵상하던 중,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얼마나 배려하면서 살아야 하며, 또한 옳게 살기를 그 분께서 원하시는지 다시 한 번 뼈저리게 새기며 그 말씀 일부를 여기 적어본다.

너희는 추수할 때 곡식을 밭 구석구석까지 다 거두지 말고 또 떨어진 이삭도 줍지 말아라.그리고 포도를 딸 때도 다 따지 말고 땅에 떨어진 포도는 줍지 말아라. 너희는 이 모든 것을 가난한 자와 나그네를 위해 남겨 두어야 한다.


너희는 도둑질하지 말고 속이지 말며 거짓말하지 말아라.


너희는 다른 사람을 학대하거나 남의 것을 강탈하지 말고 너희가 고용한 품꾼의 삯은 그 로 지불하고 하룻밤을 넘기지 말아라.


너희는 귀머거리를 저주하거나 소경 앞에 장애물을 놓지 말고.


판관은 부정한 재판을 해서는 안된다. 가난한 자라고 해서 두둔하거나 세력 있는 자라고 해서 유리한 판결을 내리지 말아라. 재판은 어디까지나 공정하게 해야 한다.


너희는 돌아다니면서 남을 헐뜯지 말고 자기 이웃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짓을 하지 말아라. 


희는 마음으로 너희 형제를 미워하지 말고 그것 때문에 를 짓지 않도록 그와 맺힌 것이 있으면 풀어라.


너희는 원수를 갚지 말고 너희 동족에게 앙심을 품지 말며 너희 이웃을 너희 몸과 같이 사랑하라.


희는 나이 많은 노인을 공경하며 높이 받들어 모시고.


희는 너희 땅에 사는 외국인을 학대하지 말고 그들을 너희 동족같이 여기며 너희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너희도 한때 이집트에서 외국인이었음을 기억하라.


희는 재판할 때 공정하게 하라. 물건을 사고 팔 때도 서로 속이지 말며 공평한 도량형기를 사용해야 한다.



10/05/2014

사랑방이야기2 - 박상원목사

큰아이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독립해 살고, 둘째아이는 아직 대학생활중이라 학교근처의 아파트에 살고 있기에 집에 비어있는 방들이 있다.

우리교회를 방문하는 선교사님 혹은 부흥회강사 같은 손님들이 오시게 되면 교회에서 호텔을 예약해 주무시게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을거다 라는 생각이 들어 아내에게 그런 분들을 집에 모셔 잘 대접하고 편히 주무시게 해 드린다면 집에 있는 방들도 활용하고 교회의 재정적부담도 줄일 수 있지 않겠냐고 이야기했고, 아내가 흔쾌히 그러자고 동의를 해 줬다.

그런 결정이후 맨처음 손님이 최인혁 찬양전도사. 고국에서 오랜세월 찬양사역을 해오는 동시에 세계곳곳을 찾아다니며 찬양으로 사람들의 영혼을 하나님앞으로 이끄는데 생명을 내어놓은 사람. 나의 고등학교친구다. 지난 가을 제수씨(반주를 하며 듀엣을 같이 하기도 하는)와 같이와서 미동부의 여러 교회들에서 있던 콘서트를 통해 은혜를 끼치고 갔는데 우리내외와 집에서 참 좋은 시간을 가졌었다.

참고링크: http://floridakorea.co.kr/news.php?mode=view&num=5018


그 이후엔 여기서 2시간 떨어진 리버티신학교에 다니시면서 우리교회를 섬기시는 부목사님가족이 사정이 있으실때 마다 묵으셔서 도합 2주정도 지내셨던것 같고.


그리고는 지난 주인 10월 마지막주에 선교보고를 오셨던 박상원 목사님. 북한에서 간부로 있다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지하선교를 위해 힘쓰다 의문의 죽임을 당한 김길남형제의 일기를 책으로 펴내 그 책(굶주림보다 더 큰 목마름)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역에서 선교를 하며 빵공장을 통해 북의 일부 어린이들을 먹이는 사역을 하고 계신 분. 목사님이 저녁을 함께먹으며 우리내외에게 비하인드 스토리를 많이 해 주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김길남형제가 했다는 말. 한국으로 갈 수 있게 주선해 준다고, 한국에 가 편히 살지 않겠냐고 박목사님이 권하니 그 형제는 두 번 생각도 하지 않고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대답했다는 것. 다시 그 위험한 북녘땅으로 빨리 돌아가 지하교회성도들을 만나는 일이, 더 많은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이끄는 것이 자신에겐 훨씬 가치있고 중요한 일 이라고 했단다.

참고링크: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2340582

앞으로 이렇게 하나님을 위한 일을 하는 분들을 집에 모시는 걸 우리내외의 사역이라 여기면서 지속할 생각이고 짧지만 그 분들과 지내는 동안 나누게 될 이야기들을 '사랑방이야기'로 적어 올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

10/02/2014

한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며

어젯밤 독일에 사는 조카로 부터 전화가 왔다.

남편과 함께 분만을 위해 병원으로 갔는데 한시간쯤 전 양수가 터졌으니 조만간 산통이 시작되지 않겠냐는 것. 이곳 식구들 모두에게 알리고 아기와 엄마가 무사할 수 있도록 같이 기도로 기다리고 있는 중. 나에겐 하나같이 다 소중한 조카들이지만 유난히 이 아이와 이 아이의 언니에게 마음이 좀 더 쓰이는 건 어렸을적 부터 아빠의 도움없이 엄마혼자 힘들게 키웠고 아이들이 거친 세상에 치이면서도 꿋꿋하게 자신들의 삶을 잘 개척해 나왔기 때문이리라. 그런 아이들을 지켜보는 기쁨이 크고, 눈물로 드리는 딸(아이들 엄마, 나에겐 누님)의 간구를 외면치 않으시는 그 분이 너무나 감사하다.


청혼을 받으며 기뻐하던 녀석의 모습

http://oldman-james.blogspot.com/2010/12/proposal-ring.html








결혼식에서 꽤나 근사했던 두 아이

http://oldman-james.blogspot.com/2012/06/blog-post_18.html










독일로 떠나기 전 들려 주고갔던 선물

http://oldman-james.blogspot.com/2012/07/blog-post_15.html







독일에서 보금자리를 차리고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












잠시 귀국하여 우리집을 방문한 내외

http://oldman-james.blogspot.com/2014/03/blog-post_28.html








이 글을 쓰는 동안 7파운드 6온스의 건강한 아기를 낳았다는 소식과 함께 따끈따끈한 사진을 보내왔다. 산모와 딸 Addie (meaning: child of Adam) 모두 건강하다는 소식.

계속 기도하마.

경사났네, 경사났어!!!!!!!!!!!!!!!!!!!!!!!!!!!


4/14/2014

진주혼

결혼기념일을 이야기할 때 1주년을 종이에 비유해 지혼(紙婚), 10주년은 주석혼(朱錫婚), 25주년은 은혼(銀婚), 50주년 결혼기념일은 금혼(金婚), 60주년은 금강혼(金剛婚) 혹은 회혼(回婚) 이라고 한단다. 세상에 존재하는 물질에 비유해 종이(紙)에서 은과 금을 거쳐 다이아몬드(金剛)까지 점점 더 단단해지며 희귀해지는 물질로 옮겨간다.

며칠있으면 사람들 입에 자주 언급되지는 않지만 진주(혹은 상아)혼이라 부르는 30주년.

결혼생활 거의 대부분은 아이들이 어려서, 아이들이 어느정도 커서는 편찮은 부모님이 계심으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는 둘 다 지치고 늙어, 두사람만 어딜 다녀오는 것이 엄두가 나질 않았었으나 이제라도 좀 이기적이 되어야겠다 싶어 금년엔 용기를 냈다.

<Day 1-3>
그래서 떠나온 첫 장소는 집에서 멀지 않은 버지니아비치라는 바닷가. 일해야 하는 걱정, 누굴 보살펴야 한다는 생각, 뭘 어떻게 해야 한다거나 뭘 하지 말아야 한다는 염려없이 그냥 뒹글거리다가 배 고프면 먹고, 목마르면 마시고, 배부르면 모래사장을 하염없이 걷고 하며 지내는 중인데 그러는 것이 괜히 불안하고, 일 안하고 놀고 먹는다고 뒷통수에 대고 누가 뭐라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떠나질 않는다.

오늘 아침은 눈이 조금 일찍 떠져서 아내가 일어날 때까지 베란다에 앉아 쏟아지는 아침햇살에 눈을 감고 잔잔하게 깨어지는 파도소리를 한참 듣고 있는데 옛날 생각이 영화장면들 처럼 지나가더라는...


17살 밖에 안된 앳되고, 한참 공부해야하는(고3) 처자였던 그녀를 밖으로 나데리고 다녔던 참으로 무책임했던 나, 그런 나를 싫은 기색없이 따라 나가지만 자신이 해야하는 공부는 열심히 해내던 모습, 나와 같은 과 친구였던 오빠와 하숙을 하며 부모님께서 보내주시는 빠듯한 지원이지만 알뜰하게 절약하며 거뜬히 오빠를 돌보던 모습, 대학진학을 하고 같은 또래의 학생들과 같이 가게되는 MT등은 나를 생각해서인지 스스로 포기하던 사람, 가끔 우리집이라도 방문해 부모님과 식사라도 할라치면 간단한 반찬거리를 사가지고 와 음식도 만들어 놓고 설거지도 하던 대학3-4년차, 미국으로 유학와 시집생활, 풀타임가게일, 풀타임 학교생활을 동시에 이어 나가면서도 군소리 한마디 없이 해내던  미국생활 초반,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소천하실때 까지 최선을 다해 모시는 모습에 자식인 날 부끄럽게 하던 그녀...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그녀가 밑지는 장사같은데 다시 태어나도 날 만나겠다고 망설임없이 대답하는 그녀...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Day 3-4>
버지니아비치를 출발해 5시간 반 정도 운전해 블루릿지마운틴을 넘어가게 되면 웨스트버지니아로 채 못가서 버지니아의 산속에 위치한 Hot Spring이란 마을이 나온다, 그 곳에 위치한 다양한 형태의 온천장들이 허리가 안좋은 아내에게 좀 도움이 될까 하는 바램으로 왔다. 비용은 좀 부담스러웠지만 앞으로 살아생전에 몇번이나 더 오겠냐 싶어 온천수로 된 실내외수영장등을 잘 갖춰논 Homestead란 이 호텔에서 여장을 풀기로. 오른쪽의 사진은 그곳에서 멀지 않은 Jefferson Pool. 워낙 역사가 짧은 미국이라 조금 오래된 구조물이나 장소는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보존 관리하는 이곳 사람들답게 Homestead호텔도 300년, Jefferson Pool도 250년간 잘 보존해왔다고 자랑들이 대단하다. 반만년역사를 가진 우리가 볼 땐 좀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여간 도착당일 저녁과 다음날 아침에 걸쳐 내내 온천욕으로 시간을 보낼수 있어 좋았고. 때밀어주는 서비스도 있었으면 금상첨화였을 텐데 그게 내내 아쉬움으로...결혼기념으로 왔다고 하니까 100불짜리 음식쿠폰, 48불짜리 와인(메뉴를 보니), 카페에서 만드는 제대로 된 커피 2잔 등을 안겨주고 퇴실시간도 11시에서 오후 2시로 연기해 주는 등 받은게 많아 결과적으로 기존 호텔들보다 그리 많이 낸건 아니다 싶어 "격이 안 맞는 우리같은 사람들이 이런 고급스러운덴 뭣하러 왔누..."라고 내내 툴툴거리던 짠순이가 특히나 기뻐했다.

<Day 4-5>
2시간여 달려 둘째가 공부하고 있는 Charlottesville을 들려 둘째녀석을 불러냈다. 근래에 치과쪽으로 전공을 바꿔 스트레스가 심할텐데 이야기해 보니 잘 견뎌내고 있는듯 싶었고 같이 저녁을 맜있게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곳을 떠나 1시간 후 둘째가 온라인으로 찾아준 Glass House Winery를 찾아가 그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Bed & Breakfast에 체크인을 했고. 온통 포도나무밭으로 둘러싸인 한편 아담한 호수를 담은 이 산꼭대기의 집에서 운치있는 하루를 보내는데 가지고 간 랩탑에 뜬 속보에 나온 진도 수학여행선 참사가 눈에 들어와 온 저녁을 애를 태우며 상황을 지켜보았다. 아내는 안타까와할 피해자 학부모들 생각에 내내 눈물만 흘리고. 투숙객들의 편의를 돕고 아침을 짓는 상냥한 아주머니가  내려 준 진한 향의 커피를 겸해 근사하게 차려놓은 아침상을 받아먹고는 떠나 2시간 후 그리던 집으로 돌아왔다.

1/18/2014

무너진 한 사람의 꿈

성찬(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전 12제자들과의 최후의 만찬시 빵과 포도주를 떼어 나눠주시며 이것을 후세에도 계속 하면서 찢긴 나의 살과 흘린 나의 피를 기념하라고 말씀하셨기에 지금의 교회에서도 우리가 계속하고 있는)을 할때 옛날엔 진짜 포도주를 사용했는데 어느 때 부턴가 포도쥬스를 사용하기 시작한 건 140여년 전.

미동부 뉴저지지역의 감리교목사이자 치과의 였던 Tom이라는 사람이 교회에서 술 취하지 말라고 가르치면서 성찬때는 포도주를 나눠주는데 모순이 있다고 판단. 많은 시험을 거쳐 포도즙을 끓여 발효되지 않는 상태로 보존하는 방법을 개발했고 인근에 원하는 교회에 포도쥬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으나 수요가 적어 사업으로서는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자 자신의 본업인 의사일에 열중했단다.

이 사람에겐 Charles라는 역시 아버지와 같은 치과의였고 선교의 꿈이 큰 아들이 있었는데 아프리카로 선교를 가려 오랜 준비끝에 마지막 건강검사를 받던 중 아내가 도저히 그 긴 여행을(비행기가 없던 1800년 후반 당시엔 배를 타고 한달 정도를 가야하는) 감당할 건강과 체력이 안된다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듣게된다. 크게 실망한 그는 하나님을 섬길 다른 여러 길을 찾기 시작한다. 그래서 목사가 되길 결심하고 백방으로 알아봤으니 그 길 역시 열리지 않았고.

그러던 중 아버지의 포도쥬스만드는 일을 거들기 시작했고, 자기 자신에게 사업쪽으로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그는 미 전국의 교회에 포도쥬스를 공급할 정도로 사업을 확장시켰고 사업은 거대하게 성장해 많은 부를 축적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그 부를 가지고 선교사역들을 지원하게 되었고 그 결과 자신이 '보내짐을 받는 선교사'로 헌신했으면 못 이루었을 만큼의 선교사역을 감당하게 되는 '보내는 선교사'가 되었다는 이야기.

이 회사가 바로 우리가 북미에서 즐겨 마시는 Welch's Juice회사. 아버지는 Thomas Welch, 이 청년은 Charles Welch.

왼쪽이 Charles Welch, 앉은 이가 Thomas Welch



항상 우리는 우리의 꿈과 소망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 꿈과 소망이 무너질 때 우리는 낙망한다. 하지만 '내 뜻'을 내려 놓고 '당신의 뜻대로 하옵소서' 할 때에 그 분은 더 좋은 길로 인도하시는 걸 우린 셀 수 없이 경험하며 먼 훗날 "아! 그랬었구나" 하며 감탄하게된다. 그래서 이 Charles Welch의 무너진 꿈은 결코 무너진 꿈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크게 이루어진 꿈'이었던 것. 딱 한가지 조건은 자신을 내려놓고 '순종' 했어야 하는 것.

1/03/2014

부끄러운 내 모습

방금 다녀온 금요찬양예배...

찬양중 내 모습이 너무나 부끄럽고 죄송해서 한참을 꺼이꺼이 울었다...

진정한 예배자를 찾으시며 슬퍼하시는 그분의 마음이 느껴져서였다...

한줌의 감격과 기대도 없이, 일평생 다니던 예배니까 오늘도 변함없이 그냥 덜렁덜렁 나갔던 내 모습이 보였다...

교회장로라니까 그 타이틀대로 행동하는 걸 사람들이 기대할 것이고 그 눈들이 지켜보기에 나갔던 내 모습이 보였다...

다른 사람들의 찬양속에 맞추어 입만 벙긋벙긋 움직이던 무성의한 내 모습...

참... 너무 죄송합니다. 너무 부끄럽습니다...

이젠 나의 온 몸과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해 당신 앞에 나아가기를 소원합니다. 나의 온 인격이 당신을 개인적으로 만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예배인원이 백이건 열이건 아니면 하나건 상관 없이 오직 당신 만을  바라보고 그 자리에 나아가 당신만이 홀로 내눈의 촛점이 되시길, 나의 경배대상이 되시길 원합니다. 내 폐부를 터뜨리며 나오는 찬양과 경배의 소리가 당신의 귀에 들려지기를 간절히 원합니다...내 영혼의 반석이 되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6/27/2013

자연에서 보는 예술

장모님, 장모님, 우리 장모님.

한국에서 이곳 리치몬드로 오신 이후로 내내 잔디밭에 난 잡초뽑기, 집안 바닥쓸기, 설거지, 벽의 얼룩지우기 등으로 조금도 쉬지 않고 움직이신다. 우리 내외에겐 추억이 아니라 이곳에 오셔서 허리가 휘게 일만 하다 신경통만 얻어 가셨단 기억만 남을까 걱정일 정도.

그런 장모님께서 오늘은 집 마당에 있는 나무밑에 새둥지가 떨어져 있다고 가져다 주셨는데 한참을 들여다 보며 많이 놀랐다. 엄마아빠 새들이 둥지를 만들때 지켜 본 것도 아니고 무슨 건축학강의를 들은 것도 아닐텐데 만들어 놓은 걸 보니 예술이 따로 없다. 이 종의 새는 늘 이 모양의 둥지를 만들테니 그것 또한 경이롭고.

우리 사람은 물론 벌레부터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본능이라는 걸 심어 주신 그 분에 대해 다시 한 번 놀랐던 순간. 


진흙으로 사발모양의 완벽한 그릇을 만든 후 안팍으로 짚을 모아다 붙였다.


뒤집은 모습 - 굵은 나무가지가 정가운데를 지나면서 진흙으로 단단하게 부착되도록 바닥모양을 만든 후 그 위에 집을 올렸고...

4/26/2013

사랑방이야기1 - 최인혁전도사

중고등학교 시절, 가을만 되면 동네의 크고 작은 교회에서는 '문학의밤'이라는 행사를 열어 동네 학생들을 불러모아 해당교회 학생들이 멋진 자작시를 낭송하기도 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한 연극을 베풀거나 성가/가곡을 부르며 가을밤을 보내곤 했다.

그럴때면 큼지막한 통기타를 등에 메고 무게 팍팍 잡으면서 나타나는 게스트싱어가 하나쯤은 있게 마련. 여학생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선망의 대상이자 남학생들에게는 부럽고, 주눅들고, 무력함 내지는 패배감을(?) 느끼게 만들던 그런 남학생. ㅎ ㅎ

고등학교 동창이던 그 친구가 이젠 뜨거운 가스펄싱어가 되어 내 앞, 이 지역 리치몬드에 나타났다. 바로 최인혁전도사. 그리고 그 친구의 반주자이자 듀엣싱어인 동역자아내, 또 나에겐 제수씨인 김지애사모.

박종호, 송정미 등과 한국CCM의 시작을 주도했던 친구로 나가수를 통해 잘 알려진 소향의 첫 음반 제작자로, 멘토로, CBS방송의 진행자로, 교수로, 작은 교회를 세워주는 콘서트로 바쁜 삶을 살았다는 건 이번에 알게됐고.

미동부 투어로 뉴욕에서 시작, 워싱턴디씨, 리치몬드, 뉴폿뉴스, 그리고 캐나다에서의 일정을 소화하고 내일 토요일이면 귀국하는 친구가 우리 집에 3일간 머무르던 시간은 꿈과 같이 지나갔다. 워낙 이 지역의 목사님들과 지인들이 서로 식사대접을 하겠다는 바람에 정작 우리집에서는 따뜻한 밥 한끼 못먹여 보냈지만 그 친구내외와 짧지만 속깊은 이야기들을 나눈 시간은 참으로 귀하다.  덕분에 고등학교때 같이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승현, 명욱)과도 연락이 가능해지는 경사도 생겼다.

콘서트는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을 준 감격 그 자체였고, 끝난후 준비한 음반이 모자라 미처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이 아쉬워하며 돌아가는 일도.

친구야, 이번에 꼭꼭 숨겨놓고 공개하지 않은 제수씨의 노래 다음에 올 때 꼭 들려주기 바라네! 자네의 Love Songs 음반을 들으니 제수씨의 실력이 자네보다 출중한 듯 허이. ㅋ ㅋ ㅋ

7/06/2012

God is good, all the time!

물건들을 잘 받았노라고 선교사님께서 이멜을 보내주셨다.

지난 포스팅에(http://oldman-james.blogspot.com/2012/05/laboring-in-field-at-age-of-15-and.html) 엄청난 배송료로 인해 자신이 없어졌었고, 아들내미의 마음을 움직여 일을 꾸미신 분 께서 배송도 책임져 주시겠지 하고 글을 맺었었다.

근데 그 선교사님계신 인근에 다른 한인 선교사님이 계셨고, 그 곳에 가는 조지아주의 한국교회 단기 선교팀이 연결되어 인편으로 물건들이 전달되었다. 짐의 일부가 슬쩍 없어 질지도 모르는(제 3국에서는 보통이라는) 비싼 우편배달이 아니라 직접 손에서 손으로 전해진 무료배달...

하나님, 멋진 분 이다...

5/13/2012

Laboring in the field at an early age

얼마전 지인의 블로그를 읽고 있는데 막내가 방으로 들어오더니 관심있게 들여다 보고는 누구냐고 나에게 물었다.

남미의 어느 도시에서 그 지역 교회를 평신도사역자로 섬기시면서 한편으로는 장터에 나가 알콜중독무숙자들을 보살피는 젊은 한국 분. 요즘 우리 한인교회의 예배실마다 아니면 교실마다 흔히 볼 수 있는 프로젝터 하나 없이 온교인이 큰 종이에 쓴 찬송가사를 보면서 예배를 드리는 그 분 블로그 사진을 보더니 막내가 마음이 동한 모양이다.

그래서 둘이 뭘 좀 해 보자고 같이 이야기를 하고는 일을 꾸미기 시작. 프로젝터와 노트북컴퓨터, 그리고 프로젝터에 연결해 쓰는 document camera정도 있으면 좀 다양하게 예배나 성경공부를 이끌 수 있겠다 싶었다.

1. 이번에 시집가는 메릴랜드의 조카가 원래의 노트북이 잘 작동이 안되어 새로 하나 장만했는데 원래의 것을 고쳐서 내가 쓸 수 있으면 쓰고 아니면 버리라고 가져온 것이 생각나 프로그램청소를 좀 하고 가지고 있던 메모리를 조금 더하니 꽤 쓸 만 했다. 그리고 그 선교사님께 보내도 되겠냐고 조카에게 물어보니 원래 버리려고 했던 건데 하나님을 위해 쓰인다고 하니 너무 잘됐다고 흔쾌히 허락했다.

2. 우리 교회에 지난 3-4년 간 한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document camera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어 목사님께 여쭸고, 목사님이 당회원들께 물어 보시고는 그것도 흔쾌히 기증하는 걸 허락하셨고.

3. 프로젝터는 사야하는데 쓸만한 것 중 제일 싼 게 $300정도 해 구입비용이 들 거라고 아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자기가 이제는 안갖고 노는 XBOX, Gamecubes, Playstation2등과 그에 따르는 게임들을 팔아서 비용을 일부 충당하고 싶다고 함(What a brilliant idea in poor dad's point of view!) 단 돈 얼마라도 나오면 내가 조금 보태서 구입할 수 있겠다 싶어 녀석의 물건들 사진을 모두 찍어 어제 밤 Craigslist에 올렸는데 사겠다는 사람 몇이 이메일을 밤새 보내왔다.

한 구입희망자는 차가 없으니 좀 가져다 주면 '깍지 않고' 사겠다고 해서 주소를 받고 방금 가져다주고 오는 길인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30분간의 나들이였다. 우리집에서 외곽인 깡촌으로 한 15분 정도 더 나가는 곳에 위치한 백인들이 모여사는 트레일러홈 이었는데 밭에서 아빠와 우리 막내와 비슷한 나이의 아들, 그 아래 국민학교정도의 아들, 딸 모두 넷이 땀을 뻘뻘흘리며 밭일을 하고 있다가 내가 운전해 들어오는 걸 알아 보곤 제일 큰 아이가 뛰어온다.

"제가 구입하는 건데요?"
"해보고 잘 안되면 연락해라. 다시 돈 물러 줄테니"

물건을 건네주고 그 아이가 그동안 일불짜리를 한장 한장 모아온 듯 보이는 돈다발을 받아 들고 운전해 나오는데 가슴 한 구석이 찡 해 온다. 이 아이들과 이 가족에게는 그것이 삶이고 당연한 일 일텐데...모자란 것 하나 없이 원하는 건 부모에게 말 한마디만 하면 모두 손에 쥐면서 여전히 불평인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참...

4. 제일 큰 문제는 운송비다. 총 무게가 30 LBS정도 박스를 미국에서 니카라과까지 보내는데 UPS, USPS, FedEx 모두$600-$1,200까지의 요금이 나온다. 이런 경우 공항에 가서 그 지역으로 가는 항공사를 통해 짐을 보내면 좀 싸게 보낼 수 있었는데 9/11 이후론 그것도 금지되었다고 하니 어디 인편으로라도 보낼 수 있는지 좀 알아 봐야겠다. 그 분이 막내의 마음을 움직여 시작하신 일이니만큼 어떻게든 길을 열어주시리라. 제 눈을 열어 보게하소서...

4/07/2012

Crucifixion

11cm가 약간 넘는 쇠로 만든 대못이 몸 여기저기에 박힌 채, 온 몸의 무게가 그 몇개의 못에 온통 걸려있다. 마치 푸줏간의 갈고리에 걸린 큰 고기덩어리의 구멍이 그 무게로 인해 찢어질 듯 벌어짐 같이 손과 발에 박힌 못자리가 조금씩 찢어지면서 벌어지는 걸 고스란히 겪어야 한다고 하면...그 고통때문에 빨리 죽고 싶어도 그렇게는 안되고 숨이 완전히 끊어지기 까지 평균 2-3일 동안 서서히 겪어 내야만 한다는 고통이 과연 어떤 고통일까를 생각해 본다.

1968년 이스라엘 북동쪽의 한 무덤에서 발견된 약 2000년 된 유골은 예수님과 비슷한 시대에 같은 십자가 처형을 받았던 '여호하난'이라는 청년의 것으로 밝혀졌다는데 복숭아뼈 부근에 박혀 있던 쇠못을 가족들이 빼어내질 못해 그냥 그대로 안장한 듯. 박아 놓은 십자가에서 발이 빠지지 않도록 끝을 구부려논 못이 복숭아뼈에 그대로 박혀있는 참혹한 모습.

미국사람들이 엄청 아프다는 표현을 쓸 때 extreme pain 이란 단어를 많이 쓰지만 그와 비슷하게 excruciating pain 이란 표현도 자주 쓰곤 한다. 이 단어가 ex(out of) + cruciare(crucifixion)라는 '십자가로 부터 나온'이라는 뜻의 라틴어에 어원을 뒀다고 하고, 당시 로마정부가 참혹한 처형중 하나인 십자가처형을 통해 식민지 백성들의 절대순종을 이끌어 냈다는 걸 보면 얼마나 몸서리 쳐지는 고통이었는지 그냥 짐작만 할 뿐 이다.

날 위한 고통이었다고 생각하니 죄송하고 송구스럽고...그리고 감사하다.

3/05/2012

'내려 놓음' 의 저자 이용규선교사

'내려놓음'의 저자, 세상적으로 잘 나갈 수 있는 조건(서울대 학석사, 하바드 박사)을 고스란히 내려놓고 몽고의 오지로 갈 결정을 한 선택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선택이었다고 한 그 사람이 뭔 일로 이 촌구석에 있는 교회에 와서 자신의 삶을 나눴다.

일반적으로 교회에 충성하고 목회자에게 충성하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는 쩌렁쩌렁한 목소리의 부흥강사들 과는 달리 이 분은 속삭이듯 순전히 이야기를 듣는 한사람 한사람과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에 대해 주로 말씀해 주셨는데 너무 행복한 이틀이었다. 물론 유툽에서 찾아보면 이 분이 말씀 전하는 모습이 여럿 있지만 다음은 어제 그제 교회에서 녹화한 것.

첫째날

둘째날

2/17/2012

나의 고백

생뚱맞게 그 분을 향한 나의 고백을
여기에 기록해 놓고 싶었다.

그리고 부끄러움에 몇 번을  포스팅했다 내렸다
하면서 망설였다.

하지만 그 분께 대한 고백이기에 용기를 냈다.

끝도 없이 깊게 느껴지는 심연의 캄캄한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나에게 손을 내밀어 끌어 올려주시고
새로운 삶 뿐만이 아니라 기쁨과 행복까지도
풍성하게 덤으로 주신 그 분,

아직도 그 고마움을, 그 사랑을 생각 하기만 하면
울컥 눈물이 밀려 나오는...

날(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을) 위해 자기 몸을 찢기게 내어주시고
침뱉음과 채찍을 달게 받아주신 것도 모라자

마지막 피 한방울 물 한방울까지 날(당신을) 위해 흘리신
그 분을 사랑합니다...

주님, 제 고백을 들으셨죠?



그리고... 하나님을 아직 모르는 분 이라도
'얼마나 좋으신 분 인데 이런 고백을
하고 싶어 견디지 못할까'

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신다면 좋겠다.

신앙을 가진다는 게 어디 강요로 되는 일인가...

10/03/2011

다른 사람에 대한 마음이 바뀔 때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해 싫증을 느끼게 되는데 까지는 그리 얼마 걸리지 않는 듯 해 보인다.

어머니 살아생전에 특히나 보고 싶어하고 늘 그리워하시던 가족들이 있었다. 얼마나 그리우셨던지 그 가족과 전화통화라도 할라치면 통화끝엔 전화를 끊어야 하는 아쉬움에 울먹거리시기까지 하셨었고.

그런데 그렇게도 그리워하시던 가족이 정작 우리집에 방문하게 되어 당신 옆에 있게되면 그 애틋하던 마음이 3일만 지나게 되면 말끔히 사라지고 미운털(?)이 하나씩 박히기 시작하는 것을 봤다. 내 눈에는 그 가족이 딱히 잘못하는 것이 없어 보이는데 아주 사소한 것들, 당신께서 한번 부르시면 냉큼 뛰어오지 않는다던가, 누가누가(당연히 우리 내외가 주 대상 ㅎ ㅎ) 당신께 잘 못하는 걸 좀 하소연하고 위로를 받고자 이야기를 꺼내면 그러면 안된다고 어머니께 핀잔을 준다던가, 시차적응이 채 안되어 아침에 좀 늦게 기상하면 그것도 게을러 보여서 밉다던가 하는...

가까이 보게되면서 안좋은 것과 단점아닌 단점이 하나 둘 눈에 띄게 되어서 그러셨을게다. 그러시다가는 4-5일차 정도에선 꾹꾹 참고 계시던 것을 결국 터뜨리시면서 그 가족에게 "야! 넌 언제나 집에 돌아가냐? 집을 그렇게 오래 비워도 괜찮냐?" 하시던 기억이 나면서 절로 웃음이 난다.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인간관계다. 가족과 이웃과 교회와 직장(에고, 워낙 삶이 단순하다 보니 이 네가지 이상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더 안나오네) 그 어디를 가던지 그냥 멀리서 좋게 바라보기만 해도 되는 관계에서 조금 더 가까이 하게 되는 관계가 되고 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싫던 좋던 그 사람(들)의 모르던 모습들을 보게 된다. 깜짝 놀랄만한 긍정적인 모습도 보게 되지만 실망하게 되는 면면이 더 많은 듯.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우리의 결심과 마음의 준비로는 극복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결심과 다짐으로 할 수 있는 건 결국 안 그런척 하는 모습일 뿐. 근본적으로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싫어지는 마음을 피할 수가 있을까...

우리의 의지와 결심으로 안되는 것을 해결받을 곳은 딱 한 곳 뿐이다. 그 분 앞으로 나가서 그 문제를 내려놓고 맡기기만 하면 실망스럽고 못 미덥던 마음을 사랑와 신뢰, 절망과 슬픔을 희망과 기쁨으로 바꿔주시는 걸 나 자신이 여러 번 경험했기에 지금부터 미리 그분께 나아간다. 그리고 나와의 모든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지금의 좋은 감정과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도와 주시길 간구한다.

추신: 그런 면에서 나의 허물과 별난 성격, 괴팍함과 똥고집 등등 모두 견뎌내어 주고 오냐오냐 받아 준 가족/친지들, 교인들, 직장동료들과 사업파트너들, 특히 생판 남으로 만나 30년이 넘도록 인내해 준 아내, 모두가 눈물나도록 고맙다.

9/08/2011

We are so thankful

준비중인 새 가게
새 가게를 지난 9월 1일 시작하고 나서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감시카메라와 POS가 거의 마무리되어가고 있고 일할 사람들도 대충 추려서 마지막 몇 사람을 훈련시키고 있다.

시작매상도 예상했던 것 보다 만족스러운 액수로 시작을 한 것 같고, 시작 매상이 꾸준하게 유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파트너되시는 집사님이 개업 첫날의 매상을 하나님께 첫 열매로 드리자는 제안을 하셔서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젊은 집사님에 앞서 그런 생각을 미처 못해 본 게 한편으론 창피하기도 했지만.

물건이 다 빠져버린 달러스토어
문을 닫는 Dollar Store는 사진에서 보듯이 물건이 거의 빠져서 훤하고 이제 2일 정도만 열고 완전 폐점을 하기로 아내와 이야기를 했다.

문을 그냥 닫았으면 근 몇만불의 재고를, 사람을 사고 트럭을 세내어 싣고 쓰레기장으로 가서 무게를 달아 돈을 내고 버려야 하는 것 이었는데...재고가 현재 5프로 정도만 남았을 정도로 재고처리가 잘 되었고, 이제는 선반등 가게 장비를 사겠다는 사람들까지 하나 둘 나서기 시작하는 중.

농부가 일찍 일어나서 밤늦도록 열심히 일을 하고 아무리 애를 써도 햇빛과 비를 주시고, 씨를 틔우고 키우시는 하나님이 허락하시지 않으면 그 모든 수고가 소용이 없는 것 처럼...

이 모든 일이 우리가 똑똑하고 열심히 준비를 잘 해서, 내가 잘나서, 아내가 잘나서, 아니면 파트너가 잘나서 되어지는 일이 아님을 알기에, 무릎꿇고 나의 두 손을 하늘을 향해 벌립니다!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주의 행하신 기적이 많고 우리를 향하신 주의 생각도 많도소이다 내가 들어 말하고자 하나 주의 앞에 베풀 수도 없고 그 수를 셀 수도 없나이다." 시편 40:5

6/28/2011

Is Heaven for real?

어제 새벽예배로 가는 길에 차 안에서 들은 Todd Burpo목사님의 간증이 死後에 대해 나름 확실한 믿음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에게조차 충격으로 다가왔다.

대충의 줄거리는 어린 딸과 그 아래 4살짜리 아들인 Colton을 데리고 휴가여행중이던 젊은 Burpo목사내외가 Colton이 아프게 되면서 겪었던 이야기와 그 후일담.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며 아파하는 아들을 데리고 이 병원 저 병원을 5일동안이나 전전했어도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다가 아이가 거의 죽게된 상태에서 들린 마지막 병원에서 맹장파열이 있었다는 걸 가까스로 발견하고 수술을 하게 됐단다. 거기서 회복하고 난 후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1부의 줄거리.

2부는 그 이후 무슨 특별한 이벤트가 없이 지내는 생활을 하던 이 가족이 차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4살짜리 Colton이 아무 생각없이 자기가 병원에서 목숨을 넘나드는 수술을 받을때 있었던 일들에 대해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한 놀라운 내용이 담겨있다.

수술당시 아이는 혼수상태로 수술실 수술대에 누워 있었고, 아빠는 옆방 대기실에서 기도하고 있었고, 엄마는 다른 옆 방에서 친지들에게 전화를 하고 있었다. 경황이 없는중에 아빠도 엄마가 그 옆방에서 전화하고 있는 줄 모르고 있는 상태였고, 엄마도 아빠가 옆에서 기도하는 줄은 몰랐다고. 그리고 아이가 회복되서는 그 기억이 너무나 끔찍해서 병원에서 누가 뭘하고 있었는지는 아이에게 이야기 해줄 이유는 더더구나 없었단다.

그런데 이 4살짜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했다. "아빠, 나 의사선생님이 수술할때 너무 무서웠는데 천사들이 노래를 해 줘서 무섭지 않게 됐어. 예수님이 천사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시키셨어. 난 의사가 날 수술하는 것과 아빠가 옆방에서 기도하는 것, 엄마가 다른 방에서 친척들에게 전화하는 걸 위에서 모두 봤어!" 이게 무슨 소린가 하며 놀라 눈이 동그래진 두 내외는 갑자기 차를 세우고 아이의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게 차를 갓길에 세우고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난 예수님 무릎에 앉아 있었는데 예수님 눈동자가 너무 너무 예뻤어. 그리고 흉터가 몸 여러군데 보였구." "어디에 흉터가 있던?" 무슨 흉터를 이야기하는지 몰라 아빠가 물으니 Colton이 대답하면서 얼른 자신의 두 손바닥과 몸을 굽혀 자기의 두발등을 가리키며 "여기. 그리고 빨간색이었어"

여기 영어권이 아닌 분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그저 대충 적었지만 놀라운 이야기들이 더 많이 나온다. 예를 들면 이 아이가 존재했었는지도 모르는 (복중에서 유산된-내외지간만 알고 있는)둘째누나를 만나서 놀던 이야기를 한다거나, 그리고 본적이 없는 젊었을 적의 할아버지 가족사진을 보고 (천국에서 만나 봤었기에) 할아버지를 정확히 지적한다든지 하는 놀라운 일들은 나로 하여금 천국의 존재, 사후의 세계에 대한 믿음을 좀 더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기회였다.

http://www.haventoday.org/rev-todd-burpo-heaven-is-for-real-p-2571.html
http://www.haventoday.org/rev-todd-burpo-heaven-is-for-real-p-2572.html

( 1,2부의 처음 5분 정도는 introduction이니 건너뛰어도 될 것 같고, 나머지는 20여분 정도 분량이니 그리 길지 않음)

3/07/2011

Gleaning/Gleaners

나도 안다. 이전에 방문 잘 하시던 이웃블로거 몇 분은 내가 종교적인 글을 올리는 것을 보고 발길을 딱 끊었다는 걸.

이해가 간다. 너무 많은 기독교인들이 본을 보이기는 커녕 일반 사회인들보다 못한 발언이나 행동으로 같은 기독교인들 조차 고개를 돌리게 하고 있으니 가뜩이나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거나 비종교인들은 오죽하겠나 싶다. 나자신이 기독인의 한 사람으로 참으로 많은 반성이 필요한 요즘.

하지만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이런 '사람적인' 일 들을 떠나서 내가 섬기고 우러르는 하나님이 어떤 분 인가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나에게 있고, 아무리 '불편하고 재수없는(요즘 반기독교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인 줄 압니다)' 기분이 들더라도 좀 객관적으로 기독교인들의 하나님이 원래 어떤 분 인가는 안 믿는 사람들도 좀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에 우선 딱 한 가지만 소개하기로.

"밭에서 난 곡식을 거두어들일 때에는, 밭 구석구석까지 다 거두어들여서는 안 된다. 거두어들인 다음에, 떨어진 이삭을 주워서도 안 된다. 포도를 딸 때에도 모조리 따서는 안 된다. 포도밭에 떨어진 포도도 주워서는 안 된다. 가난한 사람들과 나그네 신세인 외국 사람들이 줍게, 그것들을 남겨 두어야 한다. 내가 주 너희의 하나님이다." (레위기 19장 9절-10절. 새번역)

이집트를 떠나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전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백성에게 "명령하신 법'이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나 싶다. 그냥 우리의 원래 성정으로는 남에게 베푸는 것이 잘 안될 줄을 아시니 아예 법으로 못을 박아 놓으신, 하나님을 믿거나 안 믿거나 상관없이 어려운 사람들을 안타깝게 생각하시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 명령으로 인해 먹을 것 없는 어려운 사람들이 도둑취급을 받을 걱정 안하고 떳떳하게 남의 밭에 들어가 떨어진 이삭과 열매를 수확해 연명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꽤나 괜찮은 분 아닙니까? 믿는다고 하면서 나쁜 모습을 보이는 나 같은 사람이 문제지 기독교인의 하나님은 원래 이런 분 이세요. ^^

(p.s. 아직도 이스라엘에는 이런 풍습이 남아있고, 남아있는 이삭이나 과실등을 거두는 일을 Gleaning이라고 한다. 물론 현대의 우리 대부분은 농사를 짓지 않으니 여러 후원단체를 통해 어려운 이웃과 나누거나 하는 다른 방법이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