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2012

Laboring in the field at an early age

얼마전 지인의 블로그를 읽고 있는데 막내가 방으로 들어오더니 관심있게 들여다 보고는 누구냐고 나에게 물었다.

남미의 어느 도시에서 그 지역 교회를 평신도사역자로 섬기시면서 한편으로는 장터에 나가 알콜중독무숙자들을 보살피는 젊은 한국 분. 요즘 우리 한인교회의 예배실마다 아니면 교실마다 흔히 볼 수 있는 프로젝터 하나 없이 온교인이 큰 종이에 쓴 찬송가사를 보면서 예배를 드리는 그 분 블로그 사진을 보더니 막내가 마음이 동한 모양이다.

그래서 둘이 뭘 좀 해 보자고 같이 이야기를 하고는 일을 꾸미기 시작. 프로젝터와 노트북컴퓨터, 그리고 프로젝터에 연결해 쓰는 document camera정도 있으면 좀 다양하게 예배나 성경공부를 이끌 수 있겠다 싶었다.

1. 이번에 시집가는 메릴랜드의 조카가 원래의 노트북이 잘 작동이 안되어 새로 하나 장만했는데 원래의 것을 고쳐서 내가 쓸 수 있으면 쓰고 아니면 버리라고 가져온 것이 생각나 프로그램청소를 좀 하고 가지고 있던 메모리를 조금 더하니 꽤 쓸 만 했다. 그리고 그 선교사님께 보내도 되겠냐고 조카에게 물어보니 원래 버리려고 했던 건데 하나님을 위해 쓰인다고 하니 너무 잘됐다고 흔쾌히 허락했다.

2. 우리 교회에 지난 3-4년 간 한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document camera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어 목사님께 여쭸고, 목사님이 당회원들께 물어 보시고는 그것도 흔쾌히 기증하는 걸 허락하셨고.

3. 프로젝터는 사야하는데 쓸만한 것 중 제일 싼 게 $300정도 해 구입비용이 들 거라고 아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자기가 이제는 안갖고 노는 XBOX, Gamecubes, Playstation2등과 그에 따르는 게임들을 팔아서 비용을 일부 충당하고 싶다고 함(What a brilliant idea in poor dad's point of view!) 단 돈 얼마라도 나오면 내가 조금 보태서 구입할 수 있겠다 싶어 녀석의 물건들 사진을 모두 찍어 어제 밤 Craigslist에 올렸는데 사겠다는 사람 몇이 이메일을 밤새 보내왔다.

한 구입희망자는 차가 없으니 좀 가져다 주면 '깍지 않고' 사겠다고 해서 주소를 받고 방금 가져다주고 오는 길인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30분간의 나들이였다. 우리집에서 외곽인 깡촌으로 한 15분 정도 더 나가는 곳에 위치한 백인들이 모여사는 트레일러홈 이었는데 밭에서 아빠와 우리 막내와 비슷한 나이의 아들, 그 아래 국민학교정도의 아들, 딸 모두 넷이 땀을 뻘뻘흘리며 밭일을 하고 있다가 내가 운전해 들어오는 걸 알아 보곤 제일 큰 아이가 뛰어온다.

"제가 구입하는 건데요?"
"해보고 잘 안되면 연락해라. 다시 돈 물러 줄테니"

물건을 건네주고 그 아이가 그동안 일불짜리를 한장 한장 모아온 듯 보이는 돈다발을 받아 들고 운전해 나오는데 가슴 한 구석이 찡 해 온다. 이 아이들과 이 가족에게는 그것이 삶이고 당연한 일 일텐데...모자란 것 하나 없이 원하는 건 부모에게 말 한마디만 하면 모두 손에 쥐면서 여전히 불평인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참...

4. 제일 큰 문제는 운송비다. 총 무게가 30 LBS정도 박스를 미국에서 니카라과까지 보내는데 UPS, USPS, FedEx 모두$600-$1,200까지의 요금이 나온다. 이런 경우 공항에 가서 그 지역으로 가는 항공사를 통해 짐을 보내면 좀 싸게 보낼 수 있었는데 9/11 이후론 그것도 금지되었다고 하니 어디 인편으로라도 보낼 수 있는지 좀 알아 봐야겠다. 그 분이 막내의 마음을 움직여 시작하신 일이니만큼 어떻게든 길을 열어주시리라. 제 눈을 열어 보게하소서...

13 comments:

  1. 음... 저도 뭔가 돕고 싶은데 참 멀리 계시는군요. 일본에서 국제화물로는 배터리가 들어있는 것은 거부당하니 현물도 어렵고... 아무튼 참 좋은 일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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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 마음이라도 감사합니다. 그 마음이 바로 기도라 생각합니다. ^^ 어떤 물질적인 것 보다 기도만큼 큰 도움이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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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 역시 격려의 박수 보내 드리게 됩니다.
    아드님과 동참하신다시니 두 배의 박수입니다.
    언제나 그래 오셧으리라 믿기 때문에 전혀 걱정이 안 되는군요.
    많은 성원 받으시기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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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들과 같이 마음을 모으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참 감사한 일이죠. ^^ 이건 돈이나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귀한 기회를 주신 의도를 읽어야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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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좋은 일을 하시네요.
    또한 그 과정이 아름답네요.
    우리나에서는 그냥 구입금액에 해당하는 비용을 구하러 다닐텐데요.
    뭔가를 하기위해 준비하는 과정도 재미있는 거 같네요.
    저도 뭔가 주변에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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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어떻게든 일이 성사되겠지요.
      예, 돌아 보시면 눈에 띄시는게 많이 있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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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매년 우리 교회에서 전구목사님 사역 도우러 니콰라과선교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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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지. 그래고 전목사님은 누님교회같은 든든한 후원교회가 있으니 걱정없지. 이 분은 많이 열악한 환경에서 사역하고 계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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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럼 금년엔 언제쯤 단기선교 가게 되는지 좀 알아봐 줄 수 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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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에고.. 올해부터 페루로 간다네. 미안!
      근데 프로젝트 옛날것이긴 한데 찿아보면 집에 하나 있지
      박스처럼 생긴건데 부피는 좀 크고.. 인편으로 보내는 수가 있을것 같긴한데 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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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찾게되면 좀 알려주삼. 이렇게 도와주니 고맙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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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전구 선교사5/31/2012 8:57 AM

    안 장로님,
    잘 지내시고 계시죠?
    저도 오늘에서야 블로그를 읽어 보았습니다. 어제 말씀하신 정 선교사님께서 다녀 가셨어요. 가끔 서로 연락하면서 지내는 좋은 사이입니다. 변질되지 안은 모습으로 순수하게 열심으로 사역하시는 분이시죠. 저에게 오시는 선교사 팀들이 여름 기간 중에 몇이 됩니다. 아마도 6월 말 경에 죠지아 어거스타에 있는 감리 교회의 선교팀에게 부탁드리면 될 것 같아요. 제가 그 교회와 확인해 본 후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늘 관심을 가지고 섬겨주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뵌지도 오래 되었네요. 언제 한번 뵙기를 기대합니다. 늘 강건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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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목사님!
      평안하신지요? 그렇지 않아도 정선교사님께서 목사님을 아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전 저대로 물건을 준비해 놓고 있겠습니다. 가시는 선교팀이 준비가 되시면 출발하시기 2주전 쯤 알려 달라고 부탁좀 드려주십시요. 여기서 조지아주로 보내는 시간도 필요하니까요. 리치몬드 들리시면 꼭 연락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 번 뵈야죠. ^^ 의료사역의 새로운 터전을 위해 저도 같이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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