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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2016

넌 소원이 뭐니

토요일이면 나가서 돕는 장애인선교단.

그 선교단의 단장목사님이 근래에 바뀌면서 자리를 잡느라 아직 정식으로 모임을 갖지는 않고우선 장애우들을 방문해 도시락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있다. 여러가지 일로 바뻐 근 한달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가 지난 토요일 처음으로 목사님과 장애우들을 방문할 수 있었고.

맨 마지막으로 우리집 둘째 나이정도 먹은 처자를 방문하면서 도시락을 전해주고 그 그룹홈의 부엌에 앉아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처자는 그 옛날부터의 모임에서 정상인과 차이를 못 느낄만큼 지적이면서 조신하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서 배려심이 많은걸 느낄 수 있었고, 토요일 모임에서 식사후 테이블을 치우고 닦는 등 일도 열심히 하는걸 봐왔다. 차라리 내 주위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하거나 아프게 하는 많은 정상인들보다 훨씬 정상인같아 오히려 주위의 정상인들이 전문의의 검진을 받으면 더 중증인 사람들로 판명이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동행한 목사님이 영어가 서투르고 그 처자는 우리말을 전혀 모르기에 목사님이 오래 망설이다가 질문을 하셨다. 갑자기 나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해도 즉시 대답하지 못할 것같은...

목사님:  What is your vision?
처자: Um...(좀 당황스러워 하며 말설임)
목사님: What is your dream? (질문을 좀 쉽게 다시 주셨다)
처자: First one is going to school and the second is to study just like everyone else. (이제 망설임 하나없이 자기가 정말 소원하는 일을 이렇게 두가지로 정리해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목사님과 나: .......

가슴이 턱 막히며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남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는 일들을, 더 나아가 누리면서 하기 싫어하기조차 하는 일들을 그 처자는 자기의 너무 간절한 꿈이라고.

그 그룹홈을 나서면서 처자에게 "네가 앞으로 학교에 가서 열심히 공부도 하고 직장에 취직해 돈도 벌고, 좋은사람 만나 시집도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앞으로 기도할께."라고 이야길 해주고 나오는데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처자를 보살피던 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신후 재혼을 위해 아빠가 그 처자를 그룹홈에 거의 버리듯이 놓고 가 버린 것을 아는 나로서는.


1/18/2014

무너진 한 사람의 꿈

성찬(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전 12제자들과의 최후의 만찬시 빵과 포도주를 떼어 나눠주시며 이것을 후세에도 계속 하면서 찢긴 나의 살과 흘린 나의 피를 기념하라고 말씀하셨기에 지금의 교회에서도 우리가 계속하고 있는)을 할때 옛날엔 진짜 포도주를 사용했는데 어느 때 부턴가 포도쥬스를 사용하기 시작한 건 140여년 전.

미동부 뉴저지지역의 감리교목사이자 치과의 였던 Tom이라는 사람이 교회에서 술 취하지 말라고 가르치면서 성찬때는 포도주를 나눠주는데 모순이 있다고 판단. 많은 시험을 거쳐 포도즙을 끓여 발효되지 않는 상태로 보존하는 방법을 개발했고 인근에 원하는 교회에 포도쥬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으나 수요가 적어 사업으로서는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자 자신의 본업인 의사일에 열중했단다.

이 사람에겐 Charles라는 역시 아버지와 같은 치과의였고 선교의 꿈이 큰 아들이 있었는데 아프리카로 선교를 가려 오랜 준비끝에 마지막 건강검사를 받던 중 아내가 도저히 그 긴 여행을(비행기가 없던 1800년 후반 당시엔 배를 타고 한달 정도를 가야하는) 감당할 건강과 체력이 안된다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듣게된다. 크게 실망한 그는 하나님을 섬길 다른 여러 길을 찾기 시작한다. 그래서 목사가 되길 결심하고 백방으로 알아봤으니 그 길 역시 열리지 않았고.

그러던 중 아버지의 포도쥬스만드는 일을 거들기 시작했고, 자기 자신에게 사업쪽으로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그는 미 전국의 교회에 포도쥬스를 공급할 정도로 사업을 확장시켰고 사업은 거대하게 성장해 많은 부를 축적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그 부를 가지고 선교사역들을 지원하게 되었고 그 결과 자신이 '보내짐을 받는 선교사'로 헌신했으면 못 이루었을 만큼의 선교사역을 감당하게 되는 '보내는 선교사'가 되었다는 이야기.

이 회사가 바로 우리가 북미에서 즐겨 마시는 Welch's Juice회사. 아버지는 Thomas Welch, 이 청년은 Charles Welch.

왼쪽이 Charles Welch, 앉은 이가 Thomas Welch



항상 우리는 우리의 꿈과 소망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 꿈과 소망이 무너질 때 우리는 낙망한다. 하지만 '내 뜻'을 내려 놓고 '당신의 뜻대로 하옵소서' 할 때에 그 분은 더 좋은 길로 인도하시는 걸 우린 셀 수 없이 경험하며 먼 훗날 "아! 그랬었구나" 하며 감탄하게된다. 그래서 이 Charles Welch의 무너진 꿈은 결코 무너진 꿈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크게 이루어진 꿈'이었던 것. 딱 한가지 조건은 자신을 내려놓고 '순종' 했어야 하는 것.

9/16/2012

Few thoughts

1. 역시 지나다(?) 우연히 마주친 영화에 많은 눈물을 뿌렸다. 리처드기어 동상(생)과 아키타견 한 마리가 주연을 한 Hatchi라는 영화. 80년대에 일본에서 영화가 만들어 졌다고 하고 내가 본 이 영화는 미국판 리메이크. 원래는 20년대에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고 하는데...

도쿄대 교수였던 우에노 히데사부로 박사에게 선물로 주어진 하치코라는 이 개는 주인 출근길엔 배웅을 하러 같이 철도역으로 가고, 퇴근시간엔 마중을 나가 앉았다가 주인과 같이 귀가하곤 하던 영특한 개 였는데, 같이 생활한 지 채 2년이 안되어 주인이 심장마비로 강의중 사망하게 되고 교수 가족이 그 지방을 떠나간 후 걸식을 하면서도 매일 퇴근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같은 자리에 나타나 주인을 기다리는 생활을 거의 10년을 하다가 그 곳 에서 숨을 거두었다는...지금은 그 자리인 시부야역에 그 개의 충심을 기념한 동상이 세워져 아직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단다. 트레일러는 http://www.youtube.com/watch?v=ppC_YYu64uQ 에.


2. 50년대에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시에 있는 Johns Hopkins의대 연구소에서 있었던 C. Richter박사의 실험.

쥐가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물이 담긴 목이 넓고 높은 유리관에 쥐를 두 그룹으로 갈라 첫번째 그룹은 물에 넣은 후 몇 초 간 꺼내었다 다시 물에 넣어 주는 걸 초반에 그저 몇 번 반복했고, 다른 그룹은 그냥 놔두었다 한다.

결과는... 그냥 놔 둔 그룹은 몇 분 만에 모두 익사했고, 초반 몇 번의 반복학습으로 곧 건져지리라는 기대/희망을 가지고 있던 첫번째 그룹의 쥐들은 3일을 계속 살아 있었다는 것.

소망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만들어 내는 큰 차이...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길 수도...


3. 첫째의 남자친구가 플로리다에서 올라와 우리 내외를 만나 인사를 드려야 하겠다고 해 며칠 전 집으로 오라고 해서 만나봤다. 아직까지는 그냥 친구라고 딸내미가 미리 귀뜸을 했기에 심각한 질문을 던진다던가 하는  '고문'은 못하고 그냥 소가 닭 쳐다보듯이 멀건 시사이야기만 해야 했다. 둘이 서로를 잘 알아가면서 관계를 건전하게 발전시켜나가길 빈다.

이럴 때 참 곤란한 것은...두 놈 다 앉혀놓고 '단정한 몸가짐...'하면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올라 오다 목에 탁 걸리고 만다는 것. 제 아빠 엄마가 그러지 못했으면서 어찌 아이들에게 강요할 수 있겠는가...

7/30/2010

동네 사랑방

원래 모르던 사람들 알아가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지금은 집에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 계셔서 그렇게 하질 못하지만 가끔은 좋아하는 사람들을 불러 이런 저런 의논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세상사는 이야기하며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늘 간절하다.  

이런 생각을 해 봤다. 내 블로그에 다녀가시는 분들이 나랑 같이 한 동네에 사시는 분들 이라면 우리집을 개방하여 한달에 몇 번이라도 같이 모여 꽤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는… 마누라가 매번 음식준비하려면 힘들테니까 한 가정에 한 접시씩 아무거나 만들어 와서 모아놓으면 만찬이 되겠고. 우리는 그냥 밥하고 김치만. ㅎ  (아 여기서 그거 potluck dinner나 potluck party라 하는 거 맞아요)

그렇게 모여 왁자지껄한 저녁을 가진 후엔 누가 프로젝터라도 들고 왔으면 좋은 영화를 모두 같이 감상하기도 하고, 그저 마냥 이야기하다가 남자들은 편을 짜서 나중에 짜장면내기 당구시합을 하거나 밖에나가 프리즈비 날리기, 미니축구를 하기도 하고, 여자들은 아이들 자랑, 남편 시댁 흉보기(입에 참 달지요, 네)로 밤을 새우고, 아이들은 킬킬대며 이방저방 시끄럽게 몰려다니고…할 꺼리가 좀 떨어졌다 싶으면 자신이 자신있어 하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거나 다른 사람을 유익하게 할 수 있는 미니동네강좌를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떤 분은 요즘 증시동향을 말해줄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인디음악을 아이팟에 담아와 들려주며 곡을 설명해 줄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유학생활에 대하여 이야기 함으로 준비중인 학생이나 부모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어떤 분은 깐깐한 직장상사 길들이는(?) 묘책을 전수하기도 하고, 아기를 키우는 분은 아기자랑도 하고 잘 모르는 것 선배엄마들에게 묻기도 하고, 어떤 분은 좍 한 번 들여다보고 어디어디가 나쁘니 우리 치과에 오면 50% 이웃특별우대를 해 준다 이야기 해 줄 수도 있고, 모형/모델을 취미로 하시는 분은 평소 만든 것들을 가지고 와 전시해 놓으면 근사할 것 같고…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겠지. 어떤 분은 트윗이 뭔뎌? 하는 나같은 노친들을 위해 시범을 보일 수도 있고, 그릇된 사회에 대한 분노가 치미는 젊은이는 이번 기회에 많지 않은 청중이지만 마음껏 발산해 낼 수도 있고, 사랑이 뜻대로 잘 안풀리는 젊은이는 기라성같은 선배들(자기들도 연애에 그리 성공한 건 아니면서 침을 튀면서 야이기 해 주겠지…ㅋㅋ)의 별 도움안될 쪼가리 조언들을 메모지에 촘촘히 적는 척 할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집안일을 너무 해 팔목이 저린 어느 엄마의 팔목을 만져줌으로 물리적인 치료를 해 드리고(원래 돈 받고 하는거지만 ㅋ), 요리에 능한 그 분은 그 예술같은 완성도의 dish들을 가끔 만들어 모두에게 시식시켜드리고, 노련한 텃밭지기는 다른 왕초보들에게 토끼접근방지비법을 전수하기도 하고, 프로그래머는 같은 분야의 사람들과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신앙인은 신앙을 가져보고 싶은 분이 있으면 쉽게 설명도 해 주고, 어떤 분들은 일본이나 호주, 영국, 스웨덴 등의 가 볼만 한 곳 들을 소개하기도 하고, 대학에서 가르치는 교수님은 여기 모인 사람들 활용해서 동네노인들을 위한 교양강좌개설 같은 일을 주도하기도 하고, 컴퓨터를 들었다 놨다 뜯었다 붙였다 하는 사람은 문제 있는 다른 이들에게 자문을(아, 자기 CPU들 다 들고 오겠지), 어떤 분은 그림그리는 기초를 실습해 주기도 하고, 어떤 분은 모인 사람들의 노후를 위해 이런 저런 복지혜택/정책이 있다고 조언을 해 줄 수도 있고,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분은 파워포인트를 만들어 와 띄우기도 하고, 아프고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이 있다면 크게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모두들 귀 기울여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같이 힘겨워 해 주기도 하고, 뭐 그나마 이런 저런 이야기 할 게 없는 나 같은 사람은 그냥 듣고만 있어 즐거운 그런 저녁을 보내는 상상을…근데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들 같아요...?  :-D 눈치 채셨겠지만 제 블로그를 follow해 주시는 분 들에 대해 제가 기억나는대로 대충 적어 본 겁니다. 혹 제가 여기서 빼먹은 사람은 제 기억력이 고거 밖에 안 되니 섭섭해 하지 마시고 댓글에다 자진해서 자기 specialty 등록하시고. ㅎ

가능한 일이 아닌 줄 알면서도… 으… 재밌다.

아, 뭣들 해요? 퍼떡들 오지 않고? 거 한 집에 한 그릇씩 잊지말고! 아, 그 집은 얌체처럼 맨날 콩나물 무침만 싸오지 말고 이번엔 제육볶음 같은 거 한 번 싸와 봐봐요! ^^

사랑방 쪽문을 통해 목을 빼고 기다리는 중...

8/11/2009

Pallbearer

권사님이 돌아 가셨다는 연락이 오늘 오후에 온 후론 하루 종일 우울하다. 내 얼굴이 어두워 보이는지 아내도 걱정스런 눈치다. 지난 주일 교회친교시간에 어머니가 날 정색을 하고 부르시더니 권사님이 위독하시다니까 같이 좀 가 뵙지 않겠냐고 하셨을 때 따라 나서는 건데...그 날 따라 아들녀석하고 며칠 전 부터 약속한 것이 있어 그러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아쉽고 죄송하다.

교회가 한참 힘들 때, 나와 마주치기라도 하시면 언제나 내 손을 꼭 잡으시고 "우리 장로님, 그래 힘들어 어카노? 마 힘내입시더!" 하시며 어깨가 축 처진 풋내기장로를 격려해 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렇게 위로하고 격려해 주셨던 것이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맙다. 그런데 구원받은 성도가 하나님품으로 가는 것이 복되고 감사한 일 일진대, 전혀 그렇지 못함은 내가 받은 사랑이 커서 일까? 아니면 오랜 세월을 같이 한 아내를 갑자기 먼저 보내시게 된 장로님의 건강이 더 나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일까? 토요일 운구위원으로 꼭 참여해 가시는 길을 지켜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