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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012

2012 - Back to the grinder

오늘 새해를 맞았고 내일이면 직장으로 복귀하게 되는데 2주간의 휴식에 이미 타성이 붙었는지 내일 새벽 출근길이 까마득하기만 하다. 그래서 여기 사람들은 back to the grinder라는 표현을 쓰는 모양. 직장이 정육점에서 고기덩이를 위로 넣으면 옆으로 갈아진 고기를 죽처럼 삐죽삐죽 밀어내는 기계라면, 자신들은 갈아져서 나오는 고기 처럼 느끼는 직장인들의 기분을 잘 반영한 듯 하다.

교회에서 돌아온 후 아내가 준비해 놓은 재료를 차려놓고 식구들과 둘러 앉아 만두를 빚으며 한편으론 방금 만든 만두를 넣고 떡만두국을 만들어 먹기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던 중 워낙 음식에 관심이 많은 큰 딸 아이가 물었다. "만두는 어떻게 시작된 음식인지 엄마 아빠는 알아?" 그래서 평소에 알고 있던 대로 여러가지 유래중 제일 유력시 된다는 중국삼국시대 제갈공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큰 승리를 거둔 제갈공명이 회군하다가 만난 강에서 큰 풍랑과 바람이 일어 건너지 못하고 있던 중 한 사람이 사람들의 머리를 바쳐 제사를 지내면 잠잠해 질 거라는 이야기에 제갈공명이 목숨바쳐 싸운 부하들을 제물로 죽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소나 양 그리고 돼지고기를 넣어 만든 것을 사용해 제사를 지내고 무사히 신을 속일 수 있었다는, 그래서 그 이후로 그걸 "만두"라 이름하였다는...(쪄서 파는 고기만두 모양이 사람머리같다는 생각을 하면 앞으로 먹기가 좀...^^)

추가로 그 일이 서기 200년경 쓰여진 삼국지라는 소설에 나온 이야기지만 그것이 그냥 소설이 아니고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쓰여진 것 이라는 걸 진지하게 설명했더니 모두들 한바탕 깔깔대며 웃는 거였다. 아빠가 가끔 황당한 이야기들을 진짜처럼 하더니 이젠 별 끔직한 소리를 만들어 낸다고...

허 참... 역시 양치기 소년은 되지 말아야 겠다. ㅎ ㅎ ㅎ

만두 빚는 딸내미들 손이 예뻐 몇 장 찍어놨다. 아 물론 만두들도 예쁘게 빚었고.

새해 바램은 아버님을 비롯해 온 가족이 건강하고, 각자 맡은 본분을 잘 감당하는데 지장이 없었으면 하는 평범한 것. 이곳에 들리시는 블로그 이웃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