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딸아이가 이 사진을 문자로 보내왔다. 방금 그 친구로 부터 청혼을 받았노라고.
오늘이 교제시작 2주년이고, 저녁을 먹자고 딸을 데리고 간 곳이 교제 시작하는 날 갔던 식당이었다고,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결혼해 줄 수 있겠냐고 물으며 반지를 내놓았다는 떨림과 흥분이 채 가지시 않은 딸아이의 목소리.
그래 평생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결혼식을 잘 준비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길 바란다.
엄마아빠도 너무 행복하고 기쁘구나. 사랑한다,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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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2015
4/30/2015
한밤중에 찾아온 손님
나를 좀 만나봤으면 좋겠다고 하는 전화 저쪽의 목소리에 머뭇거림이 느껴졌다. 전화를 끊고 나서 생각해 보니... 여자친구의 아버지에게 전화하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건데.
그리곤 오늘 밤 혼자 우리집을 찾아왔다. 늘 큰 딸아이와 함께 오던 것과는 달리. 아내가 차를 내오고 이런저런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나누다 그 친구의 어색한 시간을 줄여주자는 생각에 "왠일로?"라는 질문을 아예 일찌감치 던져줬다.
망설임없이 "따님을 사랑하니 결혼하게 해주십시요"라고 바로 나왔다.
대충 짐작은 했지만 막상 그 소리를 들으니 뭐라고 대답해야하는 건지 잘 몰라 우리내외는 잠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리곤 어색함을 간신히 누르고 "그래, 그러렴"이라 대답했고 아내도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나도 좋단다"라고 했다.
평소에 우리내외끼리 그 아이가 똑똑하고, 열심히 교회를 섬기는 부모님 밑에서 신앙생활을 잘 하며 자라왔고, 딸아이에게 자상하고 진실하게 대하는 것 같고, 성격이 온순하고, 마라토너로서 극기와 인내는 증명된 셈이고, 직장과 직장에서의 위치도 그만하면 됐고, 나름 잘생겼고...하며 사위로서는 더할나위 없겠다 이야기해 오던 터라 '먹여살릴 준비는 갖춰놓고 그런 생각을 하느냐' 아니면 '딴짓 안하고 잘 살수 있겠느냐'등 여자부모로서의 걱정섞인 까탈스러운 질문들은 생략했다.
아내가 내온 유자차의 향기를 맡으며 몇 모금 더 들이키니 어느 정도 마음이 안정된 듯 해 이야기를 꺼냈다. 큰 아이가 엄마뱃속에 있을때 부터 우리내외는 그 아이의 배우자를 위해 기도해 왔노라고. 그리고 이제 그 기도의 응답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그랬더니 자신의 부모님 역시 오랜 시간 자신의 배우자를 위해 기도해 오셨다는 이야기를 한다.
모두 아침일찍 출근해야하는 처지들이라 오래 이야기는 못하고 보내려는데 부탁을 한다. 곧 프로포즈를 하려 하는데 그때까지는 딸에게 모른척 해주실 수 있느냐고.
문을 나서는 그 아이에게 다시 물었다. "Are you really sure about this?"
웃자고 한 말이지만 인생에 있어서 제일 큰 결정중의 하나를 이 아이가 내린 것은 분명하다.
그리곤 오늘 밤 혼자 우리집을 찾아왔다. 늘 큰 딸아이와 함께 오던 것과는 달리. 아내가 차를 내오고 이런저런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나누다 그 친구의 어색한 시간을 줄여주자는 생각에 "왠일로?"라는 질문을 아예 일찌감치 던져줬다.
망설임없이 "따님을 사랑하니 결혼하게 해주십시요"라고 바로 나왔다.
대충 짐작은 했지만 막상 그 소리를 들으니 뭐라고 대답해야하는 건지 잘 몰라 우리내외는 잠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리곤 어색함을 간신히 누르고 "그래, 그러렴"이라 대답했고 아내도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나도 좋단다"라고 했다.
평소에 우리내외끼리 그 아이가 똑똑하고, 열심히 교회를 섬기는 부모님 밑에서 신앙생활을 잘 하며 자라왔고, 딸아이에게 자상하고 진실하게 대하는 것 같고, 성격이 온순하고, 마라토너로서 극기와 인내는 증명된 셈이고, 직장과 직장에서의 위치도 그만하면 됐고, 나름 잘생겼고...하며 사위로서는 더할나위 없겠다 이야기해 오던 터라 '먹여살릴 준비는 갖춰놓고 그런 생각을 하느냐' 아니면 '딴짓 안하고 잘 살수 있겠느냐'등 여자부모로서의 걱정섞인 까탈스러운 질문들은 생략했다.
아내가 내온 유자차의 향기를 맡으며 몇 모금 더 들이키니 어느 정도 마음이 안정된 듯 해 이야기를 꺼냈다. 큰 아이가 엄마뱃속에 있을때 부터 우리내외는 그 아이의 배우자를 위해 기도해 왔노라고. 그리고 이제 그 기도의 응답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그랬더니 자신의 부모님 역시 오랜 시간 자신의 배우자를 위해 기도해 오셨다는 이야기를 한다.
모두 아침일찍 출근해야하는 처지들이라 오래 이야기는 못하고 보내려는데 부탁을 한다. 곧 프로포즈를 하려 하는데 그때까지는 딸에게 모른척 해주실 수 있느냐고.
문을 나서는 그 아이에게 다시 물었다. "Are you really sure about this?"
웃자고 한 말이지만 인생에 있어서 제일 큰 결정중의 하나를 이 아이가 내린 것은 분명하다.
6/18/2012
아름다운 결혼식, 즐거운 여행
조카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온 식구가 2박3일간의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러시지 못한 한국식구들을 위해 조금 적었다.
날씨도 계속 화창한 가운데 그리 덥지도 않았고, 예식준비나 피로연준비도 완벽했고, 예식 자체나 피로연도 실수나 불상사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참 좋다. 아내와 우리 아이들 셋도 오가는 여정이나 머무르는 동안 서로를 만끽하는 가운데 시종 깔깔대며 즐거운 휴가로 다녀왔다.
<예식 전날>
저녁 6시: 시내의 고풍스러운 식당에서 리허설에 참석했던 모든 인원이 저녁식사를 같이 함. 예식 당일 짧은 멘트와 함께 건배를 제의하게 될 사람은 딱 3명(Bride's maid of honor, Groom's best friend, Father of the bride)으로 정해져 있기에, 이 저녁식사 시간을 통해 신랑과 신부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친구들은 모두 나와 온갖 즐거웠던 추억들과 칭찬들을 이야기했는데 얼마나 재미있고 짓궂게 하는지 모두들 배꼽을 잡으며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을 보냄.
<예식 당일>
저녁 6시: 모든 하객들이 정원에 자리한 가운데 바닥에 뿌려진 장미꽃잎들을 밟으면서 신랑, Groomsmen들, Bridesmaids들이 먼저 행진해 들어간 다음 아빠를 대신해 내가 조카를 입장시킴. 간단하게 식이 끝나고 성혼이 되었음을 선포. 나가는데 육군장교예복차림에 칼을 치켜 들어줘야 할 신랑동료들이 칼을 올리지 않고 막아선 채 뽀뽀를 한 번 더 하지 않으면 지나가지 못한다고 능청을 떨어 결국 뽀뽀를 하고 지나감. 그러고 나가는 신부의 엉덩이를 칼로 한대 탁 치는 것도 전통이란다. ㅎ ㅎ
저녁 7시: 밖에 설치된 텐트에 피로연이 준비되어 있었고, 하객들이 자리한 가운데 가족과 신랑신부가 입장. 잘 준비된 식사가 무르익어 갈 무렵, Bride's maid of honor인 우리 큰 아이가 멘트를 하고 건배를 제의하는 것을 시작으로, Groom's best friend인 쌍동이 형, 그리고 내가 신부아빠의 자격으로 멘트를 하고 건배를 제의 했다. 그토록 조카의 결혼식만큼은 지켜보고 싶어 하셨던 할머니할아버지 이야기를 언급하던 순간엔 조카가 펑펑우는 걸 볼 수 있었고... 그 이후론 파티모드. 놀다 한밤중에 배가 고플까봐 아예 한쪽 구석에 버거킹에 주문해서 배달받은 햄버거 150개를 산처럼 쌓아 놓고, 각종 음료, DJ의 음악, 가터밸트 벗기기, 꽃 던지기, 츰 등으로 신나게 놀며 밤을 새는 젊은이들을 뒤로 하고 우리 구세대는 슬그머니 피로연장소를 빠져 나왔다.
<예식 다음날>
같은 호텔에 거의 모든 가족과 하객들이 의도적으로(호텔에서 식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했기에) 묵었는데, 신랑신부가 9:30부터 11:30까지 식당에 머무면서 전날 참석했던 가족, 하객들과 아침식사를 같이 하고, 떠나기 시작하는 사람들을 한사람 한사람 안아주며 감사의 말을 다시 해 주는 동시에 배웅하는 것 역시 참 좋았다고 느꼈다.
예식순서지에도 할머니할아버지를 추모하는 글을 일부러 적었고, 건물들어가는 입구에도 두분의 사진을 곁들여 추모하는 테이블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각별했던 조카의 할머니할아버지 사랑을 엿볼 수 있었음.
<이 부부의 앞으로의 일정>
신혼여행을 하와이로 갔다가 와서는 짐을 모두 싸서 독일로 부치게 되고, 독일에 있는 미국병원에서 몇 년 근무하기 위해 7월 초순에 떠나게 된다고 한다. 군에서 주거비용을 엄청 지원해줘 군의관들은 대부분 큰 저택에서 살게 된다고 하는데, 미국이나 한국식구들이 놀러 오면 특별(?) 대우를 해 주겠다는 다짐을 받았음. ㅋ ㅋ ㅋ
얘들아, 행복하게 잘 살거라! 내가 피로연때 너희들에게 부탁한 말 잊지말고. (Have God in common. Then He will bond you together and bless your marriage!)
날씨도 계속 화창한 가운데 그리 덥지도 않았고, 예식준비나 피로연준비도 완벽했고, 예식 자체나 피로연도 실수나 불상사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참 좋다. 아내와 우리 아이들 셋도 오가는 여정이나 머무르는 동안 서로를 만끽하는 가운데 시종 깔깔대며 즐거운 휴가로 다녀왔다.
양쪽 어머니들의 한복차림을 제외한 모든 것이 철저하게 미국식으로 진행됨. 가족들의 일정은 예식 전날 시작되어 예식 다음 날 마무리 되었고, 장소도 18세기에(257년 됐단다) 지어진 컨트리클럽의 야외에서 진행되어 색다른 느낌이었음. 리치몬드에서 운전해 3시간 반 정도 걸리는 메릴랜드주의 한적한 산 속에 위치.
<예식 전날>
아침 11시: 신랑신부, 양가부모, 신랑신부 들러리들, 칼을 들고 Arch를 만들어 신랑신부가 통과하게 할 육군병원동료군의관들이 식장에 모여 일체의 순서를 3번 정도 반복함.
저녁 6시: 시내의 고풍스러운 식당에서 리허설에 참석했던 모든 인원이 저녁식사를 같이 함. 예식 당일 짧은 멘트와 함께 건배를 제의하게 될 사람은 딱 3명(Bride's maid of honor, Groom's best friend, Father of the bride)으로 정해져 있기에, 이 저녁식사 시간을 통해 신랑과 신부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친구들은 모두 나와 온갖 즐거웠던 추억들과 칭찬들을 이야기했는데 얼마나 재미있고 짓궂게 하는지 모두들 배꼽을 잡으며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을 보냄.
<예식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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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에서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아름다와서 그랬나... |
<예식 다음날>
같은 호텔에 거의 모든 가족과 하객들이 의도적으로(호텔에서 식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했기에) 묵었는데, 신랑신부가 9:30부터 11:30까지 식당에 머무면서 전날 참석했던 가족, 하객들과 아침식사를 같이 하고, 떠나기 시작하는 사람들을 한사람 한사람 안아주며 감사의 말을 다시 해 주는 동시에 배웅하는 것 역시 참 좋았다고 느꼈다.
예식순서지에도 할머니할아버지를 추모하는 글을 일부러 적었고, 건물들어가는 입구에도 두분의 사진을 곁들여 추모하는 테이블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각별했던 조카의 할머니할아버지 사랑을 엿볼 수 있었음.
<이 부부의 앞으로의 일정>
신혼여행을 하와이로 갔다가 와서는 짐을 모두 싸서 독일로 부치게 되고, 독일에 있는 미국병원에서 몇 년 근무하기 위해 7월 초순에 떠나게 된다고 한다. 군에서 주거비용을 엄청 지원해줘 군의관들은 대부분 큰 저택에서 살게 된다고 하는데, 미국이나 한국식구들이 놀러 오면 특별(?) 대우를 해 주겠다는 다짐을 받았음. ㅋ ㅋ ㅋ
얘들아, 행복하게 잘 살거라! 내가 피로연때 너희들에게 부탁한 말 잊지말고. (Have God in common. Then He will bond you together and bless your marri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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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리클럽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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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식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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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본 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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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연이 열릴 텐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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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내부의 피로연 테이블셋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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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대기실에서 |
First k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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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er Ar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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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da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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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ke cutt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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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딸이 직접 진흙을 굽고 깍아서 만든 케익 데코레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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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가 던지는 부케를 기다리는 처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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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의 garter belt를 벗겨내는 신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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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ter belt(양말대님)을 초조히 기다리는 총각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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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술도 못 먹었겠지만 마냥 행복한 신랑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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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y ti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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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이어지는 파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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