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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4/2016

In the first morning of being 56

자고나니 나이가 한 살 더 먹어있다.

평소엔 커피 한 잔으로 때우던 아침이지만 오늘은 웬지 나 자신에게 간단한 식사와 함께 등 두드려주며 "너, 사느라 참 수고가 많다"라고 해주고 싶었다. 출근길에 맥도널드에 들려 소시지그레이비&비스킷을 사 가지고 사무실로 와서 막 뚜껑을 여는 중.

한 조각 입에 넣으면서 "지금 잘 살고있는건가?"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본다.

가정과 가족관계, 직장, 교회, 친구들과의 관계 등등을 짦게나마 생각해 보니 아프고, 불행한 혹은 아쉬운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런 일이 정말 없었던건지 아니면 기억속으로 아예 사라져 버린건지는 모르겠지만 온통 기쁘고 행복한 기억으로만 꽉 차있는 듯 해 감사하다.

큰 사고 큰 병 없이 온전히 지켜져온 내 몸뚱아리, 말년을 평안히 지내시다가 신앙속에 안식으로 들어가신 아버지 어머니, 그런 부모님을 32년간 같이 잘 돌보아 드리며 싸움과 불평 한 번 없이 순종해 준 아내, 시시때때로 필요한 직장과 사업체를 허락해 주셔서 크게 부족함없이 생활하며 아이들을 잘 키울수 있었던 것, 고연봉 고위직은 아니지만 지난 20년간 정말 좋아하는 일을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돈까지 받아가면서 해도 되는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나게 해올수 있었던 것,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로 늘 둘러싸이게 되는 교회, 시간이 될 때 가서 섬길수 있고 그럴때마다 환하게 웃는 장애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쁜 밀알선교단과 그 외 자원봉사처, 각자 치열하게 자신들의 삶과 싸움을 하고 있는것이 부모의 눈에는 안타깝게 보이지만 그렇게 자신들의 길을 스스로 열어나가는 모습에는 저절로 박수가 나오게 되는 세 아이. 뭐 이것 뿐만이겠는가? 일일이 다 기억이 나지 않는 건 역시 나이때문이리라.

앞으로의 소망이 있다면 점점 쌓아져만 가는 버킷리스트를 더 늦기전에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

http://oldman-james.blogspot.com/2014/05/blog-post_29.html

http://oldman-james.blogspot.com/2012/07/blog-post_11.html


비스킷이 더 식기전에 먹어치우고 일 시작해야겠삼.


1/10/2011

Roasting marshmallows on bonfire(not quite)

오랜만에  캠핑기분을 좀 내 보자고 아이 셋 모두에게 텍스트를 보냈더니 모두 '좋아라' 답신이 왔다. 큰 아이와 둘째는 각자 남자친구와 데이트가 있는데 자기들이 데이트 끝내고 집에 돌아올 때 까지 '꼼짝말고' 기다리라고 메세지뒤에 꼬리를 붙였다.

캠핑기분을 낸다는 건 별거 아니고 캠핑을 가서 마른나무 가지들을 모아다가 불을 지피고(bonfire) 빙 둘러 앉아 작대기에 꽂은 마쉬멜로우를 구워 먹는 것이었는데, 밖은 너무 춥고 불을 지펴 연기가 올라가기라도 하면 소방서에서 뛰쳐 나올 것 같아 집안에서 하기로 했다. 집안에서 불을 지피는 것이 문제이긴 한데 가스로 작동되는 캠핑용 히터를 사용해 깔끔하게 해결 됐다. 화력도 나쁘지 않고, 텐트안에서 쓸 수 있는 실내용으로 사용하다 넘어지면 자동으로 꺼지기에 안전하기도 하고.

저녁밥을 먹은 후 후식삼아 온 가족이 둘러앉아 굽기 시작했는데 제법 잘 구워진다. 아내가 굽는 것엔 연신 불이 붙어 불끄느라 정신이 없고... ^^  엄마가 입을 내밀어 급히 후후 불어끄는 걸 지켜보는 아이들은 배꼽을 잡는다. 그 와중에 막내는 겁이 좀 났는지 부엌에 달아놓은 소화기를 슬그머니 가지고 와 대기시켜 놓기도. 누가 사내녀석 아니랄까봐 ㅋ. Graham cracker가 빠질 수 없어 내어 놓았더니 잘 구은 마쉬멜로우를 그 과자에 하나씩 쓱 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녀석도 있고.

아이들이 어렸을 때(막내가 벌벌 기어다니고 큰 아이 둘은 학교도 채 들어가기 전) 선선한 가을이 되면 수영장데크에 텐트를 쳐 놓고, 에어메트리스 깔고, 침낭에 하나씩 처박아 넣어 머리만 빼꼼 나오게 해서 뉘어 놓고 무서운 이야기를 해 주며 밤을 지새다가 심심해 하면 이렇게 마쉬멜로우를 구워 먹게 해 줬었는데 그 기억이 새로워서인지 자신들의 전화로 서로 인증샷을 찍어주며 좋단다.

살다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조그마한 기쁨과 행복의 조각들을 찾을 수 있는 듯...

1/30/2010

불행과 행복의 차이

어제밤 부터 눈이 또 온다. 오늘 하루종일 온다고...
아내가 걱정이 많다. 페이먼트등 모든 재정관리는 그 사람이 하는데 가게가 좀 되는 토요일인 오늘 하필이면 눈이와서 가게를 못 여는 바람에...

아주 오래 전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두 아들을 가진 엄마가 있었는데 큰 아들은 나막신장사(비가 많이 와 고인 물을 피해 다니기 위한), 작은 아들은 양산(뜨거운 햇볕을 가리우는)장사. 이 엄마는 비가 올 때면 양산을 파는 작은 아들을 생각하며 울었고, 해가 날 때면 나막신을 파는 큰 아들을 생각하며 울었다. 그래서 엄마는 1년 365일 하루도 빠짐 없이 울어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두 아들이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이제는 그러시지 말고 비가 올 때면 나막신파는 아들을 생각하고 기뻐하시고, 해가 날 때면 양산파는 아들을 생각하며 기뻐하세요." 이 엄마에겐 그 이후 1년 365일이 행복한 날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변한 것 하나 없는 똑 같은 상황인데 마음먹기에 따라 불행과 행복이 갈렸다.

가게를 못 열어서 오늘 하루 종일 안타깝고 침울한 마음으로 보낼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해 줘야 할 까 보다. 문 열 수 있는 날은 열어서 좋고, 오늘 같이 못 여는 날은 하루를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해 하자고... 막내녀석이 좀 있다 깨면 데리고 나가서 신나게 썰매나 타야겠다. 이번엔 아내도 함께...

12/25/2009

아이들과 시간보내기

이번 성탄절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아마 그럴 꺼리가 생겨서 일 것이리라. 둘째의 학교 선생이 겨울방학숙제로 내어준 1000조각 짜리 퍼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보통 200-500개 정도의 퍼즐을 몇 시간 걸려서 맞추는데 이건 온 가족이 달라 붙어도 일주일은 꼬박 걸리지 않을까 싶다. 정작 숙제를 받아온 아이는 왜 방학인데 이런 어린아이숙제같은 것을 내줬는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리는데 난 그 선생의 배려가 너무 고맙다. 이렇게 해서라도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 보라는... 이제 한 30% 완성했는데 모두 같이 둘러 앉아 퍼즐을 짜 맞추면서 아이들과 두런 두런 이야기 하는 것이 정말 좋았다.

어제 밤에는 큰 아이가 사 온 찰흙과 물감등을 가지고 새벽 2시까지 아이들과 여러가지를 만들었는데 찰흙을 빚어 모양을 만들고 그것을 오븐에 구운 다음 색을 칠하는 아주 흥미로운 놀이(작업?)였다.
작품에서도 아이들의 특성이 담겨있는 것 같아 혼자 속으로 웃었다. 투박하게 그렁저렁 만들어 놓은 것은 막내아들녀석(별/십자가), 아주 세세한 것까지 표현한 것은 큰 딸(햄버거, 김밥,핫도그, 새우, muffin, 스타벅스커피컵 등),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인 것은 둘째 딸(핸드폰 악세사리로 만든 팩맨과 팩맨 쫓아 다니는 몬스터), 나머지는 아빠(수류탄-왜 그런 아이디어가 떠오른건지는 아직도..., 피아노, 레인지/오븐). 살기가 힘들고 직장, 가게, 일상생활속에서 많은 어려운 일들이 쌓여 있어도 아이들과 이런 시간들을 보낼 때는 행복하다.

12/22/2009

Snow Sledding


그렇게도 귀한 눈이 왔다. 이곳 리치몬드는 비오는 것이 정상일 정도로 겨울이 싱겁다. 눈이 내리는 것도 드문 일인데 눈이 한 자 이상 쌓이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일. 눈이 한 뼘 정도 쌓여갈 즈음 시계를 보니 밤 11시가 조금 넘었다. 아들놈에게 “야, 너 아빠하고 나가서 썰매탈래?” 하고 꼬시니 눈이 번쩍뜨이는 모양이다. 말 떨어지기 무섭게 제 어미에게 장갑이니 모자를 찾아 내라고 달달 볶기 시작한다.

집 지대가 높아 집 앞의 잔디밭과 주차장이 엄청 가파르다. 그래서 주차를 하거나 잔디를 깍을 때면 고생이 심한데 오늘은 그게 장점으로 둔갑해 동네에서 아무도 감히 넘보지 못하는 최고의 슬로프가 되어버렸다. 둘이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 올라가서 썰매를 타고 내려 오기를 수십 아니 수백 번. 잔디깎을 때 힘들었던 지난 수년간의 고생을 말끔히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온 동네사람들이 애 어른 할 것 없이 우리 마당으로 모여들어 썰매를 타는데 참으로 장관이었다. 누가 다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해야 했지만 모두들 즐거운 하루. 아 놔 이거 입장료를 받어 말어?...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