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2/2009

Snow Sledding


그렇게도 귀한 눈이 왔다. 이곳 리치몬드는 비오는 것이 정상일 정도로 겨울이 싱겁다. 눈이 내리는 것도 드문 일인데 눈이 한 자 이상 쌓이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일. 눈이 한 뼘 정도 쌓여갈 즈음 시계를 보니 밤 11시가 조금 넘었다. 아들놈에게 “야, 너 아빠하고 나가서 썰매탈래?” 하고 꼬시니 눈이 번쩍뜨이는 모양이다. 말 떨어지기 무섭게 제 어미에게 장갑이니 모자를 찾아 내라고 달달 볶기 시작한다.

집 지대가 높아 집 앞의 잔디밭과 주차장이 엄청 가파르다. 그래서 주차를 하거나 잔디를 깍을 때면 고생이 심한데 오늘은 그게 장점으로 둔갑해 동네에서 아무도 감히 넘보지 못하는 최고의 슬로프가 되어버렸다. 둘이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 올라가서 썰매를 타고 내려 오기를 수십 아니 수백 번. 잔디깎을 때 힘들었던 지난 수년간의 고생을 말끔히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온 동네사람들이 애 어른 할 것 없이 우리 마당으로 모여들어 썰매를 타는데 참으로 장관이었다. 누가 다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해야 했지만 모두들 즐거운 하루. 아 놔 이거 입장료를 받어 말어?...  :-P

2 comments:

  1. 부럽구만.
    그리고 물욕에 눈이 어두어지면 안되지.^^
    "베풀어서 얻어지는 행복이야 말로 진짜 행복이다."
    성경 말씀에 다 나와 있으니 마음을 비우기 바라면서 새해 인사를 대신한다.

    from 2whe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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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알았네. 마음 비우는데 있어서는 내가 고수로 인정한 자네의 말대로 살겠네. 제수씨와 자네 모두 건강한 신년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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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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