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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2010

Want a swimming pool in your backyard? Think it over please.

100도가 넘는 한국으로 따지면 38-40도의 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럴 땐 뒷 마당에 수영장이 있어서 온 가족이 풍덩 뛰어들어가 지냈으면 하는 분 들도 계실지 모르겠다. 꽤 큰 사이즈의 수영장을 전번 집에서 15년 정도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서 몇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이야기 해 봄 으로 수영장을 설치해 보겠다거나 앞으로 집을 살 때 수영장이 딸린 집을 사겠다는 생각이 아예 드시지 않도록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가지고 있는 수영장사진들은 모두 식구들이 적나라하게
나오는 바람에 여기 올리지 못하고 그저 규모가 비슷해
보이는 불특정 가정의
수영장을 여기에 올리니 양해해 주시압
<자녀를 잡을수도 있다>
물론 수영장에는 철칙이 있었다. 수영하는 사람이 없을 때는 수영장입구는 항상 자물쇠로 잠가야 하고, 아이들이 하나라도 수영을 할 때는 어른이 반드시 같이 있어야 한다는. 정말 철저히 지켰다. 근데…하루는 할머니(어머니)와 같이 수영하던 조카아이가 수영을 마치고 할머니와 함께 나왔다. 할머니가 간식을 만드셔 갖곤 먹일라고 찾는데 아이가 보이질 않는 거다. 그래서 온 집안팎으로 찾아 다녔는데 못 찾으시겠더라고. 근데 좀 이상한 기분이 들어 잠겨진 수영장을 열고 들어가 보니 녀석이 수면과 바닥의 중간쯤 물속에 고개를 아래로 향하고 둥둥 떠 있었다. 그래 아이를 건져내어 심폐소생술을 쓰셨더니(우리 어머니 신식할머니셔서 그런것도 할 줄 아신다. 처녀때 한전배구선수셨는데 아마 그때 배우신 것 같음.) 이내 아이가 물을 토하고 숨을 쉬기 시작. 아이가 뭘 가지러 수영장으로 돌아갔는데 그게 물 위에 떠 있어 손으로 건지려고 하다가 빠졌다고 나중에 이야기하더란다. 지금은 다 큰 처녀가 되어 자기 밥벌이하며 잘 있고…ㅋ
그것 뿐 아니다. 한 번은 교회의 젊은 부부들을 초대해 한 아이의 생일파티를 풀에서 하던 중 이었다. 아이들도 많았지만 어른들도 한 열 댓명(길이가 12미터, 깊은쪽 수심은 3미터 정도였고 물은 25,000 갤런이었으니까 20-30명이 들어가도 충분했음)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상황이 발생해 역시 심폐소생으로 아이가 살았었다. 이번에는 어른이 너무 많아서 일어난 사고. 서로 지켜보겠지 하고 있었던거다. 아이들은 노느라 정신 없었고. 그 때 일 났으면 여러사람 시험들 뻔 했다.

<비용이 장난이 아니다>
수영장이 맨날 혼자 그렇게 유지되고 돌아가는 게 아니고 정성과 수고가 들어가야 한다. 주로 쓰는 약품에 Chlorine과 Baquacil이란 약이 있는데 후자는 클로린처럼 눈을 따갑게 하지 않아 좋긴 한테 엄청 비싸서 한 여름 써 보고는 다시 클로린으로 돌아갔다. 그래 싼 클로린이라도 그것을 비롯한 열댓가지의 약품을 사는 비용이 한 여름에 $1500-$1800정도 였다. 지금은 조금 더 올랐겠지만. 그리고 집에 수영장있다고 여름에 어디 안 놀러가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들텐데… 안 그렇다. 바다로 놀러가는 건 또 다른거라고 아이들이 생각하는데 문제가…흑

<그 집 아빠는 '죽었어’ 다>
이틀에 한 번은 배큠으로 바닥청소를 해줘야 하고 수영장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충 한 번에 30-40분은 걸린다. 그것도 배큠을 쓱 하면 되는게 아니고 펌프로 가서 펌프방향을 바꿔주어야 하고 배큠호스니 배큠헤드를 연결하고 호스안에 있는 공기를 완전히 빼줘야 하고…청소가 끝나면 다시 펌프방향을 바꾸고 호스와 헤드를 끄집어내고…이것 뿐만이 아니다. 역시 며칠에 한 번 수영장물을 테스트해서 pH발란스가 맞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좀 높거나 낮으면 산이나 알칼리를 물에 풀어 pH를 맞춰줘야 한다. 여름이 끝나면 각종 준비를 해서 커버를 덮는 등 마무리를 해야 하고, 여름이 시작되면 커버를 벗기고 시퍼렇게 이끼로 가득찬 수영장을 청소해야하고 가끔 쥐나 고양이 빠져죽은 것 건져내는 것도 아빠의 몫.

<집은 공중목욕탕으로 변한다>
한 여름 내내 친구들, 교인들, 동네아이들 로 집안이 꼭 무슨 공중목욕탕같이 변해 버린다. 모두들 물을 뚝뚝 흘리며 화장실로 가는 바람에, 마루바닥 흥건한 물에 미끈덕하고 넘어져 뇌진탕으로 우리아이건 놈의 아이건 잡을 뻔한 적도 여러 번.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수영장에서나 집 안 에서 손님중에 누가 이렇게 죽거나 다쳐서 소송이라도 건다면 법적으로 수영장있는 집 주인이 옴팡 쓰게 되어 있더라는 것.

좋은 점도 있다. 더우면 바리바리 챙겨 갖고 수영장을 간다, 계곡을 간다 뭐 그런 것 없이 훌떡벗고 풍덩 들어가면 그만이고 아이들이 물에 친숙하게 되는 것 정도랄까? 덕분에 우리아이들과 조카들은 물에 던져 넣으면 모두 적어도5분에서 10분은 살아 남을 수 있는 수영은 한다. 그런데 그런 몇 가지에 비해 안좋은 점이 너무 많은거다. 솔직히 말해 아내와 난 그 집에서 도망나오듯 뒤도 안돌아보고 이사를 나왔다. 순전히 그 수영장에 얽힌 그런 나쁜기억때문에...그래 누가 "우린 수영장딸린 집 보고 있는 중이예요!"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을 볼라치면 우리 내외는 씩웃으며 속으로 "Rookies, 이거 말을 해줘, 말어?"하게 된다.

자… 아직도 여유 좀 있으시다고…수영장생각이 간절하십니까? ㅋ ㅋ ㅋ
아, 집에 상주하는 정원사 외에 수영장관리사까지 두시겠다면야 제가 말리지 못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