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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2012

Crucifixion

11cm가 약간 넘는 쇠로 만든 대못이 몸 여기저기에 박힌 채, 온 몸의 무게가 그 몇개의 못에 온통 걸려있다. 마치 푸줏간의 갈고리에 걸린 큰 고기덩어리의 구멍이 그 무게로 인해 찢어질 듯 벌어짐 같이 손과 발에 박힌 못자리가 조금씩 찢어지면서 벌어지는 걸 고스란히 겪어야 한다고 하면...그 고통때문에 빨리 죽고 싶어도 그렇게는 안되고 숨이 완전히 끊어지기 까지 평균 2-3일 동안 서서히 겪어 내야만 한다는 고통이 과연 어떤 고통일까를 생각해 본다.

1968년 이스라엘 북동쪽의 한 무덤에서 발견된 약 2000년 된 유골은 예수님과 비슷한 시대에 같은 십자가 처형을 받았던 '여호하난'이라는 청년의 것으로 밝혀졌다는데 복숭아뼈 부근에 박혀 있던 쇠못을 가족들이 빼어내질 못해 그냥 그대로 안장한 듯. 박아 놓은 십자가에서 발이 빠지지 않도록 끝을 구부려논 못이 복숭아뼈에 그대로 박혀있는 참혹한 모습.

미국사람들이 엄청 아프다는 표현을 쓸 때 extreme pain 이란 단어를 많이 쓰지만 그와 비슷하게 excruciating pain 이란 표현도 자주 쓰곤 한다. 이 단어가 ex(out of) + cruciare(crucifixion)라는 '십자가로 부터 나온'이라는 뜻의 라틴어에 어원을 뒀다고 하고, 당시 로마정부가 참혹한 처형중 하나인 십자가처형을 통해 식민지 백성들의 절대순종을 이끌어 냈다는 걸 보면 얼마나 몸서리 쳐지는 고통이었는지 그냥 짐작만 할 뿐 이다.

날 위한 고통이었다고 생각하니 죄송하고 송구스럽고...그리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