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가게가 이제 개업 1주년이 막 지났다. 일하는 사람이 아파서 안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별 도움은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가게로 나갔다. 추수감사절 휴가라고 집에서 빈둥대는 잉여몸뚱이 그렇게라도 좀 써야겠다는 생각에.
가게정문을 들어서니 뭘 수북하게 쌓아놓은 게 보인다. 자세히 사인을 읽어보니 1주년 기념 사은경품들. 대형티비, 부엌용품세트, 200불 상품권 x명, 100불 x명, 헤어드라이어기...등등 장난이 아니다. 동업하시는 젊은 집사님의 아이디어인 듯. 참 잘한다. 손님들 입장에선 말로만 감사하단 것 보다는 크진 않지만 이익을 되돌려주려는 업주의 노력을 더 가상하게 여기리라. 그것이 고객의 마음을 다시 돌아오고 싶게 만드는 요인도 되겠고.
일평생 소규모사업만을 하던 팍팍한우리 기성세대로서는 엄두도 못낼 것들을 시도하는 과감하고 모험적인 젊은이 때문에 가게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며 동시에 발전하는 것을 보는 즐거움이 내겐 있다.
티비에 눈이 멀어 아내에게 물었다. "이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도 경품투표에 참가할 수 있을까?" (나도 오늘 몇시간 이곳에서 일을 하기에)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날라오는 아줌마의 외마디... 여기에 꼭 문자화 시킬 필요는 없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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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2012
10/03/2011
다른 사람에 대한 마음이 바뀔 때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해 싫증을 느끼게 되는데 까지는 그리 얼마 걸리지 않는 듯 해 보인다.
어머니 살아생전에 특히나 보고 싶어하고 늘 그리워하시던 가족들이 있었다. 얼마나 그리우셨던지 그 가족과 전화통화라도 할라치면 통화끝엔 전화를 끊어야 하는 아쉬움에 울먹거리시기까지 하셨었고.
그런데 그렇게도 그리워하시던 가족이 정작 우리집에 방문하게 되어 당신 옆에 있게되면 그 애틋하던 마음이 3일만 지나게 되면 말끔히 사라지고 미운털(?)이 하나씩 박히기 시작하는 것을 봤다. 내 눈에는 그 가족이 딱히 잘못하는 것이 없어 보이는데 아주 사소한 것들, 당신께서 한번 부르시면 냉큼 뛰어오지 않는다던가, 누가누가(당연히 우리 내외가 주 대상 ㅎ ㅎ) 당신께 잘 못하는 걸 좀 하소연하고 위로를 받고자 이야기를 꺼내면 그러면 안된다고 어머니께 핀잔을 준다던가, 시차적응이 채 안되어 아침에 좀 늦게 기상하면 그것도 게을러 보여서 밉다던가 하는...
가까이 보게되면서 안좋은 것과 단점아닌 단점이 하나 둘 눈에 띄게 되어서 그러셨을게다. 그러시다가는 4-5일차 정도에선 꾹꾹 참고 계시던 것을 결국 터뜨리시면서 그 가족에게 "야! 넌 언제나 집에 돌아가냐? 집을 그렇게 오래 비워도 괜찮냐?" 하시던 기억이 나면서 절로 웃음이 난다.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인간관계다. 가족과 이웃과 교회와 직장(에고, 워낙 삶이 단순하다 보니 이 네가지 이상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더 안나오네) 그 어디를 가던지 그냥 멀리서 좋게 바라보기만 해도 되는 관계에서 조금 더 가까이 하게 되는 관계가 되고 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싫던 좋던 그 사람(들)의 모르던 모습들을 보게 된다. 깜짝 놀랄만한 긍정적인 모습도 보게 되지만 실망하게 되는 면면이 더 많은 듯.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우리의 결심과 마음의 준비로는 극복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결심과 다짐으로 할 수 있는 건 결국 안 그런척 하는 모습일 뿐. 근본적으로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싫어지는 마음을 피할 수가 있을까...
우리의 의지와 결심으로 안되는 것을 해결받을 곳은 딱 한 곳 뿐이다. 그 분 앞으로 나가서 그 문제를 내려놓고 맡기기만 하면 실망스럽고 못 미덥던 마음을 사랑와 신뢰, 절망과 슬픔을 희망과 기쁨으로 바꿔주시는 걸 나 자신이 여러 번 경험했기에 지금부터 미리 그분께 나아간다. 그리고 나와의 모든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지금의 좋은 감정과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도와 주시길 간구한다.
추신: 그런 면에서 나의 허물과 별난 성격, 괴팍함과 똥고집 등등 모두 견뎌내어 주고 오냐오냐 받아 준 가족/친지들, 교인들, 직장동료들과 사업파트너들, 특히 생판 남으로 만나 30년이 넘도록 인내해 준 아내, 모두가 눈물나도록 고맙다.
어머니 살아생전에 특히나 보고 싶어하고 늘 그리워하시던 가족들이 있었다. 얼마나 그리우셨던지 그 가족과 전화통화라도 할라치면 통화끝엔 전화를 끊어야 하는 아쉬움에 울먹거리시기까지 하셨었고.
그런데 그렇게도 그리워하시던 가족이 정작 우리집에 방문하게 되어 당신 옆에 있게되면 그 애틋하던 마음이 3일만 지나게 되면 말끔히 사라지고 미운털(?)이 하나씩 박히기 시작하는 것을 봤다. 내 눈에는 그 가족이 딱히 잘못하는 것이 없어 보이는데 아주 사소한 것들, 당신께서 한번 부르시면 냉큼 뛰어오지 않는다던가, 누가누가(당연히 우리 내외가 주 대상 ㅎ ㅎ) 당신께 잘 못하는 걸 좀 하소연하고 위로를 받고자 이야기를 꺼내면 그러면 안된다고 어머니께 핀잔을 준다던가, 시차적응이 채 안되어 아침에 좀 늦게 기상하면 그것도 게을러 보여서 밉다던가 하는...
가까이 보게되면서 안좋은 것과 단점아닌 단점이 하나 둘 눈에 띄게 되어서 그러셨을게다. 그러시다가는 4-5일차 정도에선 꾹꾹 참고 계시던 것을 결국 터뜨리시면서 그 가족에게 "야! 넌 언제나 집에 돌아가냐? 집을 그렇게 오래 비워도 괜찮냐?" 하시던 기억이 나면서 절로 웃음이 난다.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인간관계다. 가족과 이웃과 교회와 직장(에고, 워낙 삶이 단순하다 보니 이 네가지 이상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더 안나오네) 그 어디를 가던지 그냥 멀리서 좋게 바라보기만 해도 되는 관계에서 조금 더 가까이 하게 되는 관계가 되고 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싫던 좋던 그 사람(들)의 모르던 모습들을 보게 된다. 깜짝 놀랄만한 긍정적인 모습도 보게 되지만 실망하게 되는 면면이 더 많은 듯.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우리의 결심과 마음의 준비로는 극복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결심과 다짐으로 할 수 있는 건 결국 안 그런척 하는 모습일 뿐. 근본적으로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싫어지는 마음을 피할 수가 있을까...
우리의 의지와 결심으로 안되는 것을 해결받을 곳은 딱 한 곳 뿐이다. 그 분 앞으로 나가서 그 문제를 내려놓고 맡기기만 하면 실망스럽고 못 미덥던 마음을 사랑와 신뢰, 절망과 슬픔을 희망과 기쁨으로 바꿔주시는 걸 나 자신이 여러 번 경험했기에 지금부터 미리 그분께 나아간다. 그리고 나와의 모든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지금의 좋은 감정과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도와 주시길 간구한다.
추신: 그런 면에서 나의 허물과 별난 성격, 괴팍함과 똥고집 등등 모두 견뎌내어 주고 오냐오냐 받아 준 가족/친지들, 교인들, 직장동료들과 사업파트너들, 특히 생판 남으로 만나 30년이 넘도록 인내해 준 아내, 모두가 눈물나도록 고맙다.
9/08/2011
We are so thankful
준비중인 새 가게 |
시작매상도 예상했던 것 보다 만족스러운 액수로 시작을 한 것 같고, 시작 매상이 꾸준하게 유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파트너되시는 집사님이 개업 첫날의 매상을 하나님께 첫 열매로 드리자는 제안을 하셔서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젊은 집사님에 앞서 그런 생각을 미처 못해 본 게 한편으론 창피하기도 했지만.
물건이 다 빠져버린 달러스토어 |
문을 그냥 닫았으면 근 몇만불의 재고를, 사람을 사고 트럭을 세내어 싣고 쓰레기장으로 가서 무게를 달아 돈을 내고 버려야 하는 것 이었는데...재고가 현재 5프로 정도만 남았을 정도로 재고처리가 잘 되었고, 이제는 선반등 가게 장비를 사겠다는 사람들까지 하나 둘 나서기 시작하는 중.
농부가 일찍 일어나서 밤늦도록 열심히 일을 하고 아무리 애를 써도 햇빛과 비를 주시고, 씨를 틔우고 키우시는 하나님이 허락하시지 않으면 그 모든 수고가 소용이 없는 것 처럼...
이 모든 일이 우리가 똑똑하고 열심히 준비를 잘 해서, 내가 잘나서, 아내가 잘나서, 아니면 파트너가 잘나서 되어지는 일이 아님을 알기에, 무릎꿇고 나의 두 손을 하늘을 향해 벌립니다!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주의 행하신 기적이 많고 우리를 향하신 주의 생각도 많도소이다 내가 들어 말하고자 하나 주의 앞에 베풀 수도 없고 그 수를 셀 수도 없나이다." 시편 40:5
7/15/2011
Changing Store Hours
주일에 쉬는 건 마찬가지지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10시에 열어 8시에 닫던 가게를 오늘부터는 한시간 앞당겨 7시에 닫는다고 써 붙였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현재 우리내외 삶의 중심이자 촛점인 아버지와 아이들 때문이다. 아버진 일평생 규칙적인 삶을 사셨는데 우리가족은 시계를 보지 않고 아버지를 뵙기만 해도 몇 시 인줄 알았을 정도. 점심은 초침, 분침, 시침이 12시에 한꺼번에 모아지는 시간에 정확하게 드셨고, 저녁은 정확하게 저녁 6시에 드셔왔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몸이 약해지셔서 직접 저녁을 차려드시는 것이 힘들어지신 이후론 우리내외가 귀가하게 되는 저녁 8시반까지, 그리고 저녁을 차려올리는 9시까지 기다리신다.
죄송하기도 하고 그만큼 규칙적인 생활이 깨어지셔서 건강에도 안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던 터. 이제 7시에 닫고 집으로 가 저녁을 차려드리면 8시니 아버지 원래의 저녁식사 시간인 6시는 아니지만 조금 개선이 될 전망이다.
다른 한가지 큰 이유는 아이들과의 시간을 한시간이라도 더 가지고 싶어서다. 우리내외의 이마에 주름살이 늘어감에 따라 아이들과의 시간이 점점 더 귀하게 느껴지는 요즘. 우리들의 생활패턴으로는 피할수 없어 밤 9시에 저녁을 먹고, 먹고나면 다음날 일 할 생각에 쓰러지듯 잠자리에 들어야 해 아이들과 얼굴 마주볼 시간도 거의 없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 상태에 영원히 머물러주지 않고 자꾸 자라만가고... 이제 한달 후, 둘째도 기숙사에 데려다줘야 하고 그리고 나면 한동안 못보게 된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
앞으로 새로 생기게 되는 한시간의 가족시간이 기다려진다.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할텐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현재 우리내외 삶의 중심이자 촛점인 아버지와 아이들 때문이다. 아버진 일평생 규칙적인 삶을 사셨는데 우리가족은 시계를 보지 않고 아버지를 뵙기만 해도 몇 시 인줄 알았을 정도. 점심은 초침, 분침, 시침이 12시에 한꺼번에 모아지는 시간에 정확하게 드셨고, 저녁은 정확하게 저녁 6시에 드셔왔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몸이 약해지셔서 직접 저녁을 차려드시는 것이 힘들어지신 이후론 우리내외가 귀가하게 되는 저녁 8시반까지, 그리고 저녁을 차려올리는 9시까지 기다리신다.
죄송하기도 하고 그만큼 규칙적인 생활이 깨어지셔서 건강에도 안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던 터. 이제 7시에 닫고 집으로 가 저녁을 차려드리면 8시니 아버지 원래의 저녁식사 시간인 6시는 아니지만 조금 개선이 될 전망이다.
다른 한가지 큰 이유는 아이들과의 시간을 한시간이라도 더 가지고 싶어서다. 우리내외의 이마에 주름살이 늘어감에 따라 아이들과의 시간이 점점 더 귀하게 느껴지는 요즘. 우리들의 생활패턴으로는 피할수 없어 밤 9시에 저녁을 먹고, 먹고나면 다음날 일 할 생각에 쓰러지듯 잠자리에 들어야 해 아이들과 얼굴 마주볼 시간도 거의 없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 상태에 영원히 머물러주지 않고 자꾸 자라만가고... 이제 한달 후, 둘째도 기숙사에 데려다줘야 하고 그리고 나면 한동안 못보게 된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
앞으로 새로 생기게 되는 한시간의 가족시간이 기다려진다.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할텐데...
8/29/2010
Helping hand few seconds before the fire breaks out
어제 가게에서 일어났던 긴박했던 순간.
여느 때과 마찬가지로 아내와 함께 가게로 나가 일을 하는 토요일이었다. 지난 며칠간은 밤에 착용하고 자는 CPAP기계(http://oldman-james.blogspot.com/2010/06/astronaut.html)가 고장나 숙면을 취하지 못했기에 어젠 점심을 먹고나서 가게 뒤에서 눈을 좀 붙였었다. 너무 자면 안좋으니 두 시간을 넘지않게 깨워달라고 아내에게 부탁을 하고 누웠는데 아내가 벨을 눌러 깨니 정확히 두 시간 후 였다.
자고 나서 눈을 부비며 비칠비칠 매장으로 들어섰는데… 조금 이상했다. 눈에 살짝 매운기가 느껴지면서 매장 천정쪽이 뿌연듯 만듯 보이는거다. 속으로 이제 노안이 더 심해진 모양이군 하면서 카운터의 아내에게로 가서 물었다. “뭐, 좀 매캐하지 않아? 공기가 좀 뿌연 것 같지않아?”했더니 “아니? 왜?”한다. 그래서 매장안에 있는 손님 몇을 붙잡고 같은 질문을 했더니 모두들 이상한 눈으로 본다. 부시시한 머리에 눈이 탁 풀린 녀석이 별 헛소리를 다 하고 있다는 듯이... "흠 역시 내 눈이로군." 했다.
그래 그 정도에서 안심해야 겠기에, 카운터를 인계받고 아내를 좀 쉬게 해 줄려고 하는데 내가 느끼는 안심하고는 달리 속에서 급하게 일깨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빨리'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그 소리를 거역할 수 가 없어서 가게안을 뛰어다니기 시작. 아무리 둘러봐도 불이 보인다거나 연기가 솟는 부분이 전혀 없는데 이번엔 한 술 더 떠 빨리 '도움'을 구해야 한다는 급박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영문은 모르겠지만 지체하지 않고 911로 전화를 해 불은 보이지 않는데 화재의 조짐이 있다고 이야기 했더니 그럼 소방대를 보내겠다고 한다.
조금 있다가 소방대가 들이 닥치는데 6대가 몰려왔다. 그것도 전화로 연락한 지 1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바로 우리가게가 속한 샤핑센터의 주차장에 나와 있었다고 한다. 아마 수퍼에 속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중 이었던가 아니면 기금모금을 위해 가끔 나와서 도넛등을 팔고 있던데 그러던 중 아니었나 싶다. 참고로 이 사람들은 근무시간에 과외로 나올땐 현장으로 뛸 100%의 준비를 갖춘 채 나들이를 한다.
소방대원들 역시 매장 안에선 불길이 전혀 보이지 않으니 사다리를 놓고 천정 패널들을 제치고 컴컴한 천정위를 살피기 시작. 한 소방대원이 소리친다. “저기 구석에 조그만 불길이 보인다!” 몇 명이 그 쪽으로 뛰어가 보니 형광등 하나가 꺼져 있고 그 형광등 위에 있는 Ballast(사진)라는 부품이 과열로 불이 “막” 붙고 있는 중이었다. 소방관하나가 손으로 들고다니는 소화기를 사용해 불을 급히 끄고 타서 완전히 녹아내린 Ballast를 손으로 뜯어냈다. 불을 끄기 위해 소화기를 사용하면서 사용한 물의 양이 우리가 보통 마시는 생수 1병 정도도 안 되어 보였으니 너무나 간단한 화재진압.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다들 괜찮다니까 나도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서 2-3분만 더 지체했더라면, 그 소방대원들이 그 시간에 앞 마당에 없었더라면, 그 불이 우리가 문을 닫고 집에 간 사이에 붙었더라면,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급박함을 주시지 않았다면…
직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입과 가게에서 들어오는 수입이 병행되어야 그나마 온 가족이 빠듯하게 살아 나갈 수 있는 요즘… 정말 위급한 순간이었다. 또 한 번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황충을 금하여 너희 토지 소산을 멸하지 않게 하며 너희 밭에 포도나무의 과실로 기한 전에 떨어지지 않게 하리니" (말라기서 3:11)
여느 때과 마찬가지로 아내와 함께 가게로 나가 일을 하는 토요일이었다. 지난 며칠간은 밤에 착용하고 자는 CPAP기계(http://oldman-james.blogspot.com/2010/06/astronaut.html)가 고장나 숙면을 취하지 못했기에 어젠 점심을 먹고나서 가게 뒤에서 눈을 좀 붙였었다. 너무 자면 안좋으니 두 시간을 넘지않게 깨워달라고 아내에게 부탁을 하고 누웠는데 아내가 벨을 눌러 깨니 정확히 두 시간 후 였다.
자고 나서 눈을 부비며 비칠비칠 매장으로 들어섰는데… 조금 이상했다. 눈에 살짝 매운기가 느껴지면서 매장 천정쪽이 뿌연듯 만듯 보이는거다. 속으로 이제 노안이 더 심해진 모양이군 하면서 카운터의 아내에게로 가서 물었다. “뭐, 좀 매캐하지 않아? 공기가 좀 뿌연 것 같지않아?”했더니 “아니? 왜?”한다. 그래서 매장안에 있는 손님 몇을 붙잡고 같은 질문을 했더니 모두들 이상한 눈으로 본다. 부시시한 머리에 눈이 탁 풀린 녀석이 별 헛소리를 다 하고 있다는 듯이... "흠 역시 내 눈이로군." 했다.
그래 그 정도에서 안심해야 겠기에, 카운터를 인계받고 아내를 좀 쉬게 해 줄려고 하는데 내가 느끼는 안심하고는 달리 속에서 급하게 일깨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빨리'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그 소리를 거역할 수 가 없어서 가게안을 뛰어다니기 시작. 아무리 둘러봐도 불이 보인다거나 연기가 솟는 부분이 전혀 없는데 이번엔 한 술 더 떠 빨리 '도움'을 구해야 한다는 급박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영문은 모르겠지만 지체하지 않고 911로 전화를 해 불은 보이지 않는데 화재의 조짐이 있다고 이야기 했더니 그럼 소방대를 보내겠다고 한다.
조금 있다가 소방대가 들이 닥치는데 6대가 몰려왔다. 그것도 전화로 연락한 지 1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바로 우리가게가 속한 샤핑센터의 주차장에 나와 있었다고 한다. 아마 수퍼에 속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중 이었던가 아니면 기금모금을 위해 가끔 나와서 도넛등을 팔고 있던데 그러던 중 아니었나 싶다. 참고로 이 사람들은 근무시간에 과외로 나올땐 현장으로 뛸 100%의 준비를 갖춘 채 나들이를 한다.
소방대원들 역시 매장 안에선 불길이 전혀 보이지 않으니 사다리를 놓고 천정 패널들을 제치고 컴컴한 천정위를 살피기 시작. 한 소방대원이 소리친다. “저기 구석에 조그만 불길이 보인다!” 몇 명이 그 쪽으로 뛰어가 보니 형광등 하나가 꺼져 있고 그 형광등 위에 있는 Ballast(사진)라는 부품이 과열로 불이 “막” 붙고 있는 중이었다. 소방관하나가 손으로 들고다니는 소화기를 사용해 불을 급히 끄고 타서 완전히 녹아내린 Ballast를 손으로 뜯어냈다. 불을 끄기 위해 소화기를 사용하면서 사용한 물의 양이 우리가 보통 마시는 생수 1병 정도도 안 되어 보였으니 너무나 간단한 화재진압.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다들 괜찮다니까 나도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서 2-3분만 더 지체했더라면, 그 소방대원들이 그 시간에 앞 마당에 없었더라면, 그 불이 우리가 문을 닫고 집에 간 사이에 붙었더라면,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급박함을 주시지 않았다면…
직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입과 가게에서 들어오는 수입이 병행되어야 그나마 온 가족이 빠듯하게 살아 나갈 수 있는 요즘… 정말 위급한 순간이었다. 또 한 번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황충을 금하여 너희 토지 소산을 멸하지 않게 하며 너희 밭에 포도나무의 과실로 기한 전에 떨어지지 않게 하리니" (말라기서 3:11)
7/05/2010
Desperate People
7월4일 독립기념일이 금년엔 일요일이어서 거의 모든 직장은 5일인 월요일을 공휴일로 정하고 쉬게한다. 덕분에 난 아내와 아침부터 가게로 출근. 같이 가게로 나오는 날은 즐겁다. 좀 일찍 집을 나서서는 식당에 들려 간단한 아침식사도 하고 일하면서 하루 종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오늘 손님들을 대하면서 어렴풋이 느끼는 것은 1930년대 대공황에 견줄 정도로 나쁘다는 지금의 미국경제 상황이다. 전에는 별로 보이지 않던, 한 가지 물건을 들었다 놨다 하는 모습, 계산을 하려고 물건들을 가져와서는 반 정도는 다시 바구니에서 내려놓는 모습, 동전을 좍 카운터에 쏟아 놓고 그걸로 지불하겠다고 1전, 2전 세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거기에다 돈 안내고 물건을 가져가려고 하는 노력들도 부쩍 늘었고... 가게안에 구석구석 설치된 카메라가 일거수 일투족을 녹화하고 있다는데도 아랑곳없이…
훔치는 것이 적발된 사람들은 대부분 경고를 받고 물건을 놓고 가게 하거나 지불하고 구입하게 한다. 현장에서 잡지는 못해도 나중에 다시 돌아오기라도 하면 녹화비디오가 있으니 부인하지 못한다. 다음은 그 중 몇 가지:
2/13/2010
Valentine's Day ma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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