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2010

Helping hand few seconds before the fire breaks out

어제 가게에서 일어났던 긴박했던 순간.

여느 때과 마찬가지로 아내와 함께 가게로 나가 일을 하는 토요일이었다. 지난 며칠간은 밤에 착용하고 자는 CPAP기계(http://oldman-james.blogspot.com/2010/06/astronaut.html)가 고장나 숙면을 취하지 못했기에 어젠 점심을 먹고나서 가게 뒤에서 눈을 좀 붙였었다. 너무 자면 안좋으니 두 시간을 넘지않게 깨워달라고 아내에게 부탁을 하고 누웠는데 아내가 벨을 눌러 깨니 정확히 두 시간 후 였다.

자고 나서 눈을 부비며 비칠비칠 매장으로 들어섰는데… 조금 이상했다. 눈에 살짝 매운기가 느껴지면서 매장 천정쪽이 뿌연듯 만듯 보이는거다. 속으로 이제 노안이 더 심해진 모양이군 하면서 카운터의 아내에게로 가서 물었다. “뭐, 좀 매캐하지 않아? 공기가 좀 뿌연 것 같지않아?”했더니 “아니? 왜?”한다. 그래서 매장안에 있는 손님 몇을 붙잡고 같은 질문을 했더니 모두들 이상한 눈으로 본다. 부시시한 머리에 눈이 탁 풀린 녀석이 별 헛소리를 다 하고 있다는 듯이... "흠 역시 내 눈이로군." 했다.

그래 그 정도에서 안심해야 겠기에, 카운터를 인계받고 아내를 좀 쉬게 해 줄려고 하는데 내가 느끼는 안심하고는 달리 속에서 급하게 일깨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빨리'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그 소리를 거역할 수 가 없어서 가게안을 뛰어다니기 시작. 아무리 둘러봐도 불이 보인다거나 연기가 솟는 부분이 전혀 없는데 이번엔 한 술 더 떠 빨리 '도움'을 구해야 한다는 급박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영문은 모르겠지만 지체하지 않고 911로 전화를 해 불은 보이지 않는데 화재의 조짐이 있다고 이야기 했더니 그럼 소방대를 보내겠다고 한다.

조금 있다가 소방대가 들이 닥치는데 6대가 몰려왔다. 그것도 전화로 연락한 지 1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바로 우리가게가 속한 샤핑센터의 주차장에 나와 있었다고 한다. 아마 수퍼에 속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중 이었던가 아니면 기금모금을 위해 가끔 나와서 도넛등을 팔고 있던데 그러던 중 아니었나 싶다. 참고로 이 사람들은 근무시간에 과외로 나올땐 현장으로 뛸 100%의 준비를 갖춘 채 나들이를 한다.

소방대원들 역시 매장 안에선 불길이 전혀 보이지 않으니 사다리를 놓고 천정 패널들을 제치고 컴컴한 천정위를 살피기 시작. 한 소방대원이 소리친다. “저기 구석에 조그만 불길이 보인다!” 몇 명이 그 쪽으로 뛰어가 보니 형광등 하나가 꺼져 있고 그 형광등 위에 있는 Ballast(사진)라는 부품이 과열로 불이 “막” 붙고 있는 중이었다. 소방관하나가 손으로 들고다니는 소화기를 사용해 불을 급히 끄고 타서 완전히 녹아내린 Ballast를 손으로 뜯어냈다. 불을 끄기 위해 소화기를 사용하면서 사용한 물의 양이 우리가 보통 마시는 생수 1병 정도도 안 되어 보였으니 너무나 간단한 화재진압.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다들 괜찮다니까 나도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서 2-3분만 더 지체했더라면, 그 소방대원들이 그 시간에 앞 마당에 없었더라면, 그 불이 우리가 문을 닫고 집에 간 사이에 붙었더라면,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급박함을 주시지 않았다면…

직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입과 가게에서 들어오는 수입이 병행되어야 그나마 온 가족이 빠듯하게 살아 나갈 수 있는 요즘… 정말 위급한 순간이었다. 또 한 번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황충을 금하여 너희 토지 소산을 멸하지 않게 하며 너희 밭에 포도나무의 과실로 기한 전에 떨어지지 않게 하리니" (말라기서 3:11)

22 comments:

  1. 큰 일날 뻔 했네요. 별 일이 없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oldman님과 소방대 분들의 신속한 대응이 빛을 발했군요.
    순간의 '계시'라는 게 있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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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직관을 따라 과감히 행동한 점이 큰 화를 면하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휴~~ ^^;)
    1분만에 6대가 출동.. 이유야 어떻든 완벽한 시스템과 매뉴얼에 따른 신속한 대응은 정말 훌륭하네요~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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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kyonchih님,
    예, 정말 큰일 날 뻔 했습니다. 다행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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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omyou74님,
    감사합니다. 여기는 노인 하나가 길가다 넘어져도 대형사고가 난 것과 같이 똑같은 비중을 두고 소방차 몇대, 구급차 몇대가 출동합니다. 911걸면 통화체제가 하나로 되어있는 경찰, 소방대, 응급차관리대에 동시에 신호가 가서 누가 가니까 우리는 갈 필요 없다가 아니고 동시에 다 출발하여 목적지에 제일 먼저 도착하는 팀이 도울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 발 늦게 도착한 팀들은 별 도움이 필요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철수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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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큰일 없이 마무리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아직은 감각이 좋으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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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imbackpacker님,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감각이라기 보다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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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끝까지 확인하고 소방서에 전화하여 크게 사고날 일을 미연에 방지했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더군다나 소방서에서 금방 달려와서 겉만 보지않고 다 살펴주셔서 더 다행이였네요.

    비교해서 그렇지만, 한국 같으면 어땠을가 싶습니다. 불도 나지 않았으니 출동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왔어도 건성건성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 것이 불편하네요. 물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말입니다.


    놀란 가슴 진정하시고 감사하셔야 겠습니다. ^^

    여담으로 저는 직업상 종이타는 냄새는 잘 맡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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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큰 일이 생길뻔 하셨군요..정말 별일 없어 다행입니다.

    Oldman님 생활 속의 벌어지는 일들이 하나님 주관하에 있으니, 두려울 것, 걱정할 것이 없을 것만 같습니다. ^^*

    약간은 다른 이야기지만,
    이번주 설교말씀 중에 하나는 사람이 제일로 두려워해야 할것은 하나님의 무관심을 제일로 두려워 해야 한다고 합니다.

    축복하실때, 도우실때도 하나님이 관계하시고,
    우리가 나쁜길로 빠져들때도, 우리를 책망하시고, 채찍질로 관계하시지만..

    우리가 어떤 일을 하던, 나쁜 일을 하던간에 우리 삶에 하나님께서 역사하시지 않는다면, 정말 삶의 이유를 잃어버릴것 같습니다...

    Oldman님께서는 영적으로 예민하여 주님의 음성을 들으신것 같습니다. ^^*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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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zizukabi님,
    정말 고마운 분들 이지요. IT쪽에 계신 것 같던데 '종이타는 냄새'는 무슨 연관이...? ㅋ ㅋ

    이젠 진정되고 온 식구가 많이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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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Kris님,
    '하나님의 무관심'... 참으로 두려운 말 입니다. 늘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봐야 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평안하시고 여름을 건강하게 마무리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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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온라인에서 뵙는 분들이 저에게 갖는 오해가 IT계통에 일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ㅎㅎ
    아마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 컴퓨터를 알았다면 개발자로 직업을 택했을지 모르겠어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찍 사회에 나와서 설계쪽 일을 하고 있답니다.
    다만 취미랄까 관심이 컴퓨터쪽에 있다보니 그렇습니다.
    wp 프로필에도 약간 써 두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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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oldman 님.
    처음 방문해서 위급했던 소식을 듣는군요
    별 일없이 잘 해결되어서 퍽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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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아멘.

    감사한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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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zizukabi님,
    그러셨군요. 과외로 컴퓨터쪽으로 깊게 아시는군요. 부럽습니다, 주종목 말고 과외종목에서 깊이가 있으신 분들을 뵈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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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Bob Rhee님,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이렇게 생활을 꼬치꼬치 적어 놓곤 하는데 이런 일들도 알리는 바람에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리기도 한답니다. 사실...좀 죄송하지요. 그렇지만 저하고 제 블로그에 들리시는 저와 안면식도 없는 분들이 위로해 주고 격려해 주실 땐 가족보다 낫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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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hangum님,
    고맙습니다. 손에 땀이 나는 순간이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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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하나님이 함께 하는 삶의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좋습니다.

    늘 훈훈한 이야기들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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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Samuel Kim님,
    들러 주시고 좋게 읽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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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고, 사고도 일어나기 전에 막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하나님께서 선생님 가정의 행복을 지켜주셨네요. 저도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꼭 기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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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GON 님,
    지켜주신 것 맞습니다. 감사한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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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정말 큰일 날 뻔했네요.
    저는 종교를 믿지 않지만 위급한 순간을 넘기거나 어려움을 극복하고나면 가끔은 어딘가 있을 신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oldman님이 평소에 쌓은 덕으로 인해 위기의 순간을 넘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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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tommy, shin님,
    아, 그러시군요. 그럼 신심은 있으신 거네요. 막연한 생각과 감정을 넘어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게 되는 계기가 있으시길 소원합니다.

    블로그에 올려주신 카메라 어댑터에 관한 링크 다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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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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