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6/2010

하소연 들어 줄 이 와 실제 도움을 줄 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굉장히 사랑한다.

주로 학교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그 원인을 찾아내 해결하고 사용자들이 서버나 인터넷, 컴퓨터를 원활히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나의 주 임무다. 문제가 생길 때 마다 사무실에 앉아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사람들의 일에 비해 그 문제의 성격들이 엄청 다양하고 비슷한 케이스가 거의 없어 하루가 지루하지 않고 재미가 있다. 사용자들도 자기들의 문제점을 해결해 주면 펄펄뛰면서 기뻐하고 감사해 한다. 그러니 마치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갖다주는 산타할아버지 미워하는 사람이 없듯이 그런 대접을 받는다. 또 원래 내가 좋아하는 일을 돈까지 받고 하니 그것 역시 복이고.

근데…날 주관하는 사람이 처음부터 편견을 가지고 무시하고 과소평가하려는 건 참 힘들고 마음이 아프다. 나의 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 인종적인 편견이 뒤에 숨어있는 듯 해 더 힘들다. 몇몇 속깊은 마음을 나누는 동료들에게 하소연을 하면 기꺼이 들어준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다. 몇 번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을 하곤 나중에 많이 후회했다. 아내에게도 가끔은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그럼 나보다 더 아파하고 분노하면서 위로를 해 준다. 그리고는 이미 자신의 몫(걱정거리들)을 머리에 한 광주리 이고 있는 아내가 내 것 까지 그 위에 더 쌓아 올리고 많이 힘들어 하는 걸 보게된다. 그래서 그것 역시 마음이 편치않다.

그래서 깨달은 것 하나. 하나님 앞에 무릎꿇고 기도로 나가는 것이 사람에게 나아가 하소연 하는 것 보다 훨씬 좋은 방법임을 알았다. 그가 실제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분 이기에. 그러면 그 분노와 미움, 억울함을 슬며시 나를 아프게 하는 그 사람에 대한 연민으로, 다시 웃을 수 있는 기쁨에 찬 마음으로 바꿔 주신다. 다시 넉넉하고 행복한 마음으로…도대체가 나의 의지로는 가능하지 않고 이해도 되지 않는 일이지만 그렇게 바뀌게 된다... 그리고 그대로 남아있는 현실적인 문제는 더 열심히/정직하게/묵묵히 일 하고 있노라면 서서히 그 사람이 날 더 이해할 수 있게 일이 생기면서 진실이 드러나고 조금씩 인정받게 도와주시는 손길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좋은 분을 다른 사람들에게 더 권하고, 알리고 싶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여호와께서 너로 실족지 않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자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자는 졸지도 아니하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자라 여호와께서 네 우편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의 해가 너를 상치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 아니하리로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케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 시편121:1- 8

23 comments:

  1. 참 힘든 문제인 것 같아요.....동병상련입니다. 전 가끔 인종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의 그릇적음에 혀가 끌끌차여요. 그리고 속으로...내생엔...바퀴벌레로 태어나라...해주죠. ㅎㅎㅎ 미안해요. 전 불교신자라서...^^;; 오늘은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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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eni님... 바퀴벌레는 여전히 사람들과 같이 살잖아요. 내생엔 아주 확실히 격리시켜버림이... 저기 컴컴하고 추운 심해에 사는 괴상하게 생긴 물고기는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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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음...엄마들은...좀 단호하고 잔인한 면이 원래 있는거 맞아요? ㅎ

    바퀴벌레와 심해어도 그 나름대로 행복할 것 같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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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공감 가는 글입니다. 사회복지사도 서비스업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가끔은 정말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 날이면 일의 한계가 오기도 하는데, 그래도 10명 중에 2명 아니 1명의 감사의 표시가 아주 많은 힘이 되지요. 기도만이 길인거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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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그렇지요. 감사와 칭찬은 사람을 다시 일으켜세우고 춤추게 하는 힘이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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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어렵고 힘든 일이 많이 생기긴 하지만, 그 가운데서 하나님 만날때 마다, 항상 나와 관계 속에 계신다는 것을 알때 기쁨이 있습니다.

    당장은 기분도 나쁘고, 화도 나지만...
    Oldman님 주변에 그 사람을 통해서 더욱 하나님 의지하고, 찾게되니 Oldman님께 유익한 일이라 생각되어집니다.

    환난은 인내를,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삶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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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그렇지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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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여행을 하다가 가끔 그런 느낌을 받고 'X 밟았다' 생각을 하곤 했는데, 실제 살아가는 환경에서 늘 느껴야 한다면.. 휴~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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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기도속에 계신 분을 의지함으로 우리는 모든 삶의 정황속에서 능히 극복할 힘을 얻습니다. 힘내시고, 승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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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어느 누구도 나와 생김새가 틀리고, 생활방식이 틀리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하나님께서도 그렇게 하지 않으셨겠죠.^^
    글을 읽고, Oldman 선생님에 대한 안타까움보다는 인종차별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그 사람에 대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좁은 시야를 가진 사람과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 누가 과연 진정한 승자일까요? ^^
    항상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PS> 참 그리고 전 선생님 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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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oldman님,
    남겨주신 댓글을 보고 바로 달려왔습니다.이 게시물도 너무 마음에 와닿습니다. 자꾸 읽어보게 되네요^^
    제 마지막 글이 좀 울적하긴 했는데, 무슨 일이 있거나 이런건 전혀 아닙니다.
    사실 마지막 게시물은, 얼마전 한국에서 mbc pd수첩이 무단으로 결방 되었을 때 쓴 글입니다. 그 상황을 아실지는 모르겠는데, 그 때는 그런 상황과 그걸로 인해 파생되는 상황들이 너무 마음이 아파서 급하게 감정적으로 썼더랬죠.;;
    뭐 어쨌거나 이후로는 살짝 바삐 지내느라 블로그에는 잘 신경을 못 썼네요^^;;앞으로는 더 신경쓰겠습니다.흐흐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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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imbackpacker님,
    저도 여행하다가 생긴 일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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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궁시렁 궁시렁 님,
    힘이 되는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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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GON 님,
    ㅋ ㅋ 편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맡은 일만 올바로 하다보면 드러낼 일을 드러내시는 분께서 선하게 일을 해결해 주실 것을 확실히 아니까 걱정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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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iammanri 님,

    별일 없으셨다니 다행입니다.
    한국에서의 일을 대충 알고는 있지만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선한 국민들이 극에서 극으로 갈리는 게 가슴아프지요. 너무 감정을 싣지 않고 좀 멀리 떨어져서 관조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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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결론을 이끌어내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시네요... 이제 여름도 다 갔으니 회사나 가정에서 모두 좋은 일만 생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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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iuprates 님,
    좋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런 문제는 인내와 진실은 밝혀진다는 믿음이 필요한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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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모두를 사랑하는 가운데에 주시는 하나님의 응답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내외 두분 항상 근심걱정 없으시기도.

    요즘 요란스래 덥던 한국은 조금 몇일 쏙아지는 비와 함께 조금 조용해 진듯 합니다. Richmond는 어떤가요.

    버지니아 주에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맞나요 ㅎㅎ). 한국보단 조금 덜 덥지 않을듯 하네요 (한국은 이제 동남아시아 날씨가 되어버린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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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고맙습니다. 여기 버지니아주의 수도인 리치몬드 맞구요 날씨는 한국과 흡사합니다. 조금 다르다면 겨울이 그리 춥지않아 눈을 보기가 좀 힘들고, 여름이 무덥고 습합니다. 아직 섭씨 37-40도를 오르내리고 있지요.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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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재밌는 일을 하고 계시는군요. 시스템 엔지니어... 저도 어릴적에 비슷한 직업을 가졌었습니다. 남들보다 문제 해결능력이 빨라서 2~3 걸릴만한 문제를 30분 정도에 해결하곤 했었는데... 문제는 너무 빨리 해결하니깐 심각한 문제가 아닌냥... 별것 아니네, 하고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루려 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그만 뒀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프로그래머입니다.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은 그나마 닫힌 곳에서 일하니까 아무나 넘볼 수 없더라고요. 게다가 커다른 인프라가 뒷받침 되어 있는 게임 회사의 경우는 더더욱요... ^^; 그곳에선 시스템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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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예, 시스템스 엔지니어가 제 정확한 job description 맞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빨리 쉽게 해결해 준다고 별거 아닌 듯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구요. ㅎ ㅎ

    근데 연봉을 아예 정하고 구인/구직을 하기에 대접을 잘 안해 줄 여지는 없고 대우는 괜찮은 편 입니다. 연봉에다 microsoft와 cisco의 자격증을 거의 모두 가지고 있기에 그것에 대한 할증료(?)를 더 받습니다.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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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제게는 참 와닿는 말씀입니다.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듯한 그 인종적, 민족적인 아픔이 여기서도 여전히 보이죠... 하물며 현지화를 위해 한국어는 거의 안하는 제게도 그런걸요 뭐.
    하나님께 하소연하여 실제로 도움을 받으시니 감사한 마음이군요. 그런 하나님 같은 가족과 친구들도 또한 만나시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세상에는 아무 댓가 없어 퍼주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고 믿고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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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SW Yoon(尹聖雄)님,
    그곳도 예외는 아니군요. 그래도 그곳은 얼굴색이 같으니...여긴 색깔로 확 갈려버리니까 영어를 현지인같이 해도 그 사람들이 볼 땐 역시 동양인입니다. ㅡㅜ

    맞습니다. 늘 하나님의 도우심을 실제 생활에서 느끼고 있구요 말씀하신대로 그런 친지와 친구, 도움을 퍼주는 누군가를 만나기 애쓰는 것도 한편으론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퍼주는 사람이 먼저 되어주는 것도 필요하단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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