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내일이면 긴긴 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간다.
입학한 후 방학이 되어 처음 집으로 돌아올때는 집에 난리법석이 났었는데 집 대문에 웰컴홈 배너가 걸렸었고, 스테잌을 굽고 여러가지 이벤트가 준비되고 그랬다.
그런데…그렇게 학교와 집을 오가는 횟수가 거듭됨에 따라 점점 그 강도가 시들해 가더니 이젠 “너 왔니?”하는 정도가 되어버렸으니 좀 미안하다면 미안한 일 이다. -.-;;
이번에 돌아가면서 처음으로 자기 차를 가지고 가는데… 몇주 전에 오일을 교체하면서 얼핏 보니 앞바퀴 두개의 마모가 좀 심해서 한 6개월 더 쓰면 갈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어제 아내가 애가 가기전에 그거 갈아줘서 보내야 하지 않겠냐고 묻는데 그 말을 들으니 너무나 당연한 얘긴걸 떠나기 이틀전인 여태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내가 한심했다.
그 아이 차는 스포츠카 라서 타이어가 좀 색다르고 구하기도 쉽지 않은(당연히 값도 만만치 않은) 종륜데 그나마 타이어센터들이 이곳 지역엔 배가 좀 부른지 토요일인 오늘 거의 닫는데 문제가 있었다. 새벽예배에 나오신 차량정비소 하시는 집사님께 사이즈를 말씀드리고 어떻게 안되겠냐고 부탁을 드렸더니 그 집사님이 온 리치몬드지역에 수배를 해서 타이어를 찾았으니 빨리 차를 가지고 오라고 하셔서 ‘무사히’ 새 타이어를 달고 왔다. 토요일에는 문도 안 여는 분들인데 우리 사정 생각하셔서 정비소로 나오셨다는 거다. 죄송하고 고맙다... 서로에게 베푸는 성도들의 사랑이 어디가 한계인지 모를 정도로 크다...
어제 밤에는 한참동안 목욕탕 대청소를 했는데 식구들이 한 밤중에 웬 일 인가 했을 터. 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아이가 집이라고 오랜 만에 돌아오는데 별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집에 와서 처음하는 목욕을 좀 반짝반짝하는 깨끗함 속에서 기분좋게 할 수 있게 하자고 마음먹었었는데 아이가 돌아오던 그 당시에는 그렇게 할 짬을 내지 못하고 말았었다. 그래 집에서 떠나기 전에 라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한 청소였던 것.
써놓고 보니 좀 웃긴다. 가장이라는 게 목욕탕청소야 기본으로 늘 해야 하는 거고, 당연히 할 걸 하면서 누굴 위해 특별히 하는 거라고 생색을 내고 있으니 말이다. 근데… 그냥 내 마음이 그렇다는 거다. 좀 대접해 주고 위해주고 싶은데 특별히 뭘 사주거나 해서 표현할 수 있는형편도 못되는지라…마음이라도…
생각해보면 저도 학교 다닐 땐 명절에나 한번씩 집에 왔을 뿐 방학조차도 학교에 있었습니다. 오히려 결혼하고 나서 고향 어머니를 더 자주(한달에 한번쯤?) 찾아 뵙는군요.
ReplyDelete결혼해야 철 드는 건 역시 진리인가 봅니다.
ps
그나저나 포스팅의 초반부...군대간 아들 휴가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가정의 모습 같네요. 갈수록 시큰둥해지는. ^^
어머니를 자주 찾아 뵈신다니 좋습니다. 철든 다음에는 또 오래 못 계시니 그게 가슴이 아픈 일이지요... 우리 모두 더 잘 합시다. ^^
ReplyDelete아, 그렇군요. 점점 찬밥이 되어가는... ㅋ ㅋ
마음만이라니요! 어렵게 부탁해 타이어도 갈고, 목욕탕 청소도 해놓고 ^^ (가장을 가장한 허울뿐인 가장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렇듯 애틋한 아버지의 사랑을 아드님도 느끼겠지요..?
ReplyDelete큰 딸아이가 그렇게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
ReplyDeleteㅎ 본문 스포츠카에.. 댓글 군대.. 저도 모르게 편견을..^^;
ReplyDelete아, 그럴만도 하지요. 딸아이라고 명시도 안했고 전체적인 흐름이 그랬으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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