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1/2013

아...

살겠다고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낚시바늘에 사정없이 꿰고, 낚시대에서 '핑'소리가 나도록 힘껏 날려 컴컴한 저 바다속에 추와 미끼가 '텀버덩' 들어간 것을 확인한 후, 대 끝에 야광스틱을 달고, 대를 모래사장에 박아 놓은 플래스틱 파이프로 만든 거치대에 건다...

이제 모든 준비완료.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자리를 잡은 후 만족함과 행복에 겨워 이 "아...!" 라는소리가 내 입에서 터져나왔다.

하루하루의 삶이 온통 가족과 직장, 교회(not necessarily in a non-Christian reader's view)의 필요와 요구에 촛점이 맞추어져 긴장하며 살아가는 것이 내 모습이고 거의 모든 가장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닌가 한다. 내가 좋아하는 나만의 무엇을 한다는 것이 참 힘들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묵고 있는 집에서 몇 발자욱 걸어나온 곳에서, 해바라기처럼 나만 바라보는 아내와 아이들의 시선도, 내일은 직장에서 무슨 비상사태를 대하게 될까 하는 걱정도, 교회의 컴퓨터네트워크가 다운되었다는 목사님들의 다급한 전화도 없는 이 캄캄한 바닷가의 모래사장에서 오로지 손끝에서 부르르 느껴지는 고기의 떨림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밤새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이 밤이 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4 comments:

  1. Replies
    1. 예 저는 잘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Delete
  2. 비슷한 마음을 느낄때가 많은데 혼자만의 휴식이 부럽습니다.

    ReplyDelete
    Replies
    1. 님의 블로그를 읽다보면 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이신듯 해 보였습니다. ㅎ ㅎ

      Delete

반갑습니다!

댓글을 남기시려면 작성자 선택 시 Google계정등으로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시면 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Hi!
If you would like to leave a comment, please log in with your Google, WordPress, or AIM accounts. If you don't have one, please choose the option '이름/URL', then put your name or nickname in '회사명' leaving 'URL' bl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