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6/2010

Starry Night – 1

지난 며칠 간 밤 하늘의 별이 유난히 많아졌고 한편으론 더욱 또렷하게 반짝인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기운이 드는게 가을이 동네어귀까지 성큼 다가온 느낌.

이제 밤도둑처럼 한밤중의 활동을 슬 시작해야 할 듯 싶다. 몇년 전 인가 이곳 미국에서 토성이 잘보이게 되는 시기라고 떠들어서 나도 좀 봐야겠다 싶어 망원경을 하나 구입했었다.

국민학교에서 보던 양손으로 잡고 쫙 길게 늘려서 한쪽 눈 질끈 감고 보는 망원경보다는 성능이 좀 나아보이는 것을 구입했었는데 여러개의 모터와 간단한 프로세서가 장착되어 있다. 그래서 현재 위치(위도와 경도)와 날짜를 쳐서 넣고 북극성을 겨냥해 주면 준비가 끝나는데, 그 다음부터는 원하는 별 이름을 쳐 넣으면 망원경 혼자 이리 저리 움직여 별자리를 찾아서 비춰준다.

쓰다보니 작은 별을 좀 당겨 보고도 싶고, 달을 볼 때 높은 산이나 계곡 등을 자세히 볼 수 있는 건 좋은 데 달빛에 너무 눈이 부셔서 좀 그랬었고, 태양의 흑점도 한 번 보고 싶은 등 필요에 의해 2배/4배/6배 렌즈어댑터와 빛을 차단해 주는 여러 필터들을 추가로 구입했다.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알루미늄으로 된 든든한 케이스에 넣은 걸 운좋게 이베이에서 싸게 살 수 있었고.

역시 칠흑같이 깜깜하고 별이 많은 밤이 별을 관찰하는데는 제일 좋은 듯 싶고 주변에 가정집에서 새어 나오는 미세한 빛 이라도 있으면 방해를(이 주둥이가 넓은 망원경은 특히 그렇다) 받기에 하늘이 툭 트인 숲속이나 숲으로 둘러쌓인 언덕위가 베스트포인트다.

***아, 참고로 태양은 여지껏 들여다 보지 않았다. 사용하면 된다는 필터가 있기는 해도... 잘못해 태양을 망원경으로 들여다 보다 수정체가 순식간에 타 버리는 데(동태찌게 안의 뿌옇게 익어버린 동태눈깔을 보셨는지...) 드는 시간이 1/100초도 안 걸리기에 "필터가 작동하는 지 안 하는 지 살짝 들여다 보는" 순간에 한쪽눈이 장님이 될 수 도 있으니...그걸 차마 못 하겠다는. ㅎ

15 comments:

  1. 태양을 보는 일을 미루지 마시길... ^^;

    사실 천체 망원경은 어릴 때 많은 아이들의 꿈이었는데... 그건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얼마 전 알곤퀸으로 캠핑 갔을 때 같이 갔던 한 가족이 천체망원경 (50달러?)을 하나 사서 갔는데, 별은 망원경으로 봐도 별이더라면서 곧바로 리펀드 하더군요. ㅎㅎㅎ 적어 두신 걸 보니 성능이 상당히 괜찮은 건가 봅니다. 이베이에서 잘 구입하셨나보네요.

    최근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랑 오리진이란 책을 다시 읽고 나서 부쩍 밤하늘에 다시 관심이 많아지고 잇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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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ㅎㅎ 태양보는 일은 그냥 놔 둘랍니다. 혹 누가 우리집에 와서 꼭 한 번 봐야겠다고 떼를 쓴다면 Guinea pig 삼아 보게 해 줄지는 모르겠습니다. ^^ 윤리적으로 좀 문제가 있긴 하지만...

    아, 맞아요. 별을 보려고 샀는데 별을 조금 크게 보는 걸로 그치는 것 같아 실망스러운 적이 많습니다. 근데 그 별이 그냥 별로 안 보이고 눈으로 볼 땐 안 보이던 띠가(토성의 경우) 보이게 되면 '꺄악'소리가 나오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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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오 그렇군요...정말 재밌겠어요..ㅋㅋ

    밤하늘의 별을 볼수 있으니, 넘 좋겠어요. 여기서는 별을 보고싶어도 못봅니다.

    얼마전에는 10년전쯤에 본 컨택트라는 영화를 다시 봤는데, 지금 봐도 재밌더라구요. 조디포스터가 주연한 영화에요..
    원작은 칼세이건의 작품이라하는데 책으로 읽은적은 없구요.사실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는다하면서 기회가 안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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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성능이 조금(?) 나아보이는..ㅎㅎ 여러개의 모터와 프로세서, 리모트 컨트롤러, 알루미늄 하드케이스, 각종 렌즈와 필터.. 저도 조금 나은 걸루 밤하늘을 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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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Kris님,
    그 영화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두 분이 벌써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라는 책을 말씀하셨는데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 봐야겠네요. 많이 읽히는 책인 모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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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tomyou74님,
    ㅎㅎ 그래도 한국에선 직접 천문대에 가서 집채만한 망원경으로 훨씬 크게 보시는 것 같던데요, 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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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I watched recently the movie, 'Hubble 3D' at IMAX theater. This movie showed fantastic beauty of the galaxies. Hope you can discover the mystery of the universe. Sleepless in Richmo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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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어린 시절 사촌형 집에서 얻어온 반사망원경으로 달의 크레이터를 봤을 때의 감동이 생각나는군요.
    대학을 천문대기학과로 간다니까 돈 안된다고 극구 말리시던 아버지도 생각나고요^^
    생활의 즐거움을 지나 이제는 전문가급 관찰을 원하시나 봅니다. 즐거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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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장로님,
    안녕하세요.
    제가 그동안 참 많이 바빴습니다.
    장로님,
    저도 늘 습관처럼 하늘을 보곤 하지요. 그리고 망원경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곤 하지요.
    그래요. 태양보는 일은 그냥 두셔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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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damselfly님,
    앗, 그거 저도 보고 싶은데요! Hubble이 이번에 렌즈를 갈아끼고 보수를 해서 훨씬 상세한 사진과 데이터를 보내온다고 들었는데. Museum에서 보셨나요?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할 리는 만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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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SW Yoon(尹聖雄)님,
    그런 관심이 있으셨군요. 자의 던 타의 던 그 길로 가지 않으셨다니 다행입니다. 한국에서 천문학쪽 전공이 대접을 잘 못 받고 있는 듯 하니 말입니다. 전문가...는 아니고 망원경만 더럽히고 있다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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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thespiritofcorean님,
    새 학기 시작하시면서 많이 바쁜 시간을 보내시고 계시리라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자녀분들 치닥거리도 있으실 테고. 계속 위에 계신 분을 바라보며 사시는 은혜가 계속 되시길... 궁금했는데 오랜만에 댓글을 뵈니 안심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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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Oh. The movie was on one of our local (Regal) cine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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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http://www.imdb.com/media/rm2763558656/tt143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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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damselfly님,
    감사합니다. 이 지역에 있나 찾아보고 식구들 데리고 한 번 가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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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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