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2012

Life goes on

어느덧 어머니 1주기.

교회에서 집으로 돌아 오다 묘지에 잠시 들려 두 분을 뵈었다. 돌아 서려는데 가을이면 어머니 좋아하시던 홍시를 어머니 묘 위에 떨궈주던 나무(후에 들으니 고욤나무 라던)의 꽃이 모두 지고 이젠 그 자리에 조그만 열매들을 머금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제 저 조그만 열매들이 한 여름 태양빛을 견뎌내고 내리는 우로를 받아 먹으며 잘 자라 가을에는 또 한 번의 풍성한 결실을 우리에게 선사하겠지...여기 저기서 반복되는 생명들이 눈에 들어 오면서 드는 생각은... 먼저 떠나가신 분 들의 기억이 희미해질 무렵 우리의 자녀들은 배우자들을 만나 가정을 이루어 나가고, 그들이 새로운 생명들을 세상에 내어 놓고 알차게 키워갈 때 쯤이면 우리가 떠나가겠고 또한 그들의 기억에서 희미해 지겠지...

10 comments:

  1. 지금은 기억 그 자체를 소중히 여기실 때가 아닌가 합니다. 잊혀지는 기억들까지 생각하다 보면 자신의, 또는 자신에 의한 기억까지 생각이 미치고 이내 힘들어지니까요.
    그런 판단은 그 기억을 할 사람에게 맡기시고 그저 오늘을 기억하면서 잘 지내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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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말씀입니다. 아무리 기억하려고 애를 써도 일단 떠나가면 잊혀지는게 인지상정인지라 그냥 적어봤을 뿐이지 아쉽거나 힘들어지지는 않습니다. ^^ 말씀하신대로 오늘을 소중하게 잘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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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한 편의 압축된 수필 같았습니다.
    어머니가 계셨었고. 특히 좋으신 어머니셨고, 영원히 맘 속에 살아 계실 분이시고...
    님은 행복하신 분이십니다.
    어머니를 뵈셨고,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어머니...
    그러니 밝은 오늘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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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러네요. 집에서 5분거리에 계시니... 이역만리에 살고 계셔서 한 번 찾아가 뵙는게 꿈같은 분들이 많이 계실 걸 생각하면 전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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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 어머니께서 작년에 돌아가셨군요. 그리고 아버님..
    저도 17년전 어머니 간호하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년 후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수유리 4.19 국립 묘지에 아버님, 그리고 2년 후 어머니가 합장 되셨습니다.
    그리고 1년 후 4.19 국립 묘지 5분 거리의 북한산 밑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할머니 소리가 나는군요. 제겐 아직 할머니가 계시니.. 돌아가신 다음에 후회하지 말아야 할텐데 잘 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할 뿐이지요...


    덕분에 마음으로 수유리 두 분께 찾아 뵈었습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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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러셨군요...두 분이 연달아 떠나신 것, 바로 가까이에 살고 계셨던 것 지금의 저와 비슷한 상황이셨네요. 할머님께서 연로하셔서 신경이 많이 쓰이시겠어요. 애쓰고 계신 것 늘 읽고 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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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님께서 어머니 간병하시던 때가 기억납니다
    글을 통해 정성을 다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셨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아직 두분이 비교적 잘 계시지만 갈수록 기력이 예전만 못해지시는 제 부모님을
    바쁘다는 핑게로 자주 찾아뵙지 못한 제가 많이 찔리는 군요
    살아계실때 더 자주 사랑을 나누어야겠다는 걸 님을 통해 더 깨닫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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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돌아 가셨을 뿐 아니라 이젠 기억에서 조차 조금씩 잊혀져가고 계신다는 생각을 하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자주 연락드리시고 찾아 뵈실 줄 믿습니다. 그게 부모님께 더 없는 기쁨일 것 같아요. 부탁드린 중보기도에 동참해 주신 것 다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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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오랜만에 들러 구경 좀 했습니다. 저도 그새 둘째가 태어나서 이런저런 인생공부 많이 하고 있는 중이지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날 때마다, 이미 오래전 세상에 나오신 분들은 또 한켠으로 밀려나는.. 그런 느낌.. 이젠 알것 같더군요.

    아참.. 전 이제 예전 '생각의 뜰' 블로그를 닫으려고요.. 2010년이 마지막 포스팅이기도 하고, 또 다른 하나를 만들어서, 제게 여러개의 블로그는 왠지 낭비인 것 같습니다. ^^ 그럼 항상 건강하시고, 또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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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오랜만입니다. 잘 계셨지요? 둘째의 탄생을 축하드립니다!

      아, 그러시면 새로 만드시는 블로그도 나중에 좀 알려주세요. '바른생활 도장'은 계속 사용하실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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