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2011

직장 그리고 작은 변화

내가 속한 Technology Dept.의 디렉터가 갑자기 보자고 해서 무슨 일 인가 했다.

약속을 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본 즉슨 버지니아의 교육district 전체에서 제일 큰 고등학교를 전담하고 있는 직원이 자진해서 보직변경신청을 냈다고 한다. 이유는 자기의 부인이 다음학기에 자신이 현재 근무하고 있는 그 학교 교장으로 부임해 오기에 conflict of interests가 생겨서란다.

그래서 하필이면 왜 내가 그 학교를 맡아야 하냐고 물었고, 디렉터의 대답은 메니저들을 다 모아 놓고 장시간 의논을 했는데 technical aspect나 customer service skill을 모두 보더라도 그 일을 감당할 적임자가 나밖에 없다고 의견이 모아졌으니 웬만하면 맡아 달라는 칭찬섞인 부탁이었다.

말이 부탁이지 명령에 가까운 부탁이라 아예 흔쾌히 받아들이는게 낫겠다 싶어 담담하게 딱 두마디 했다. "제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로 알고 받겠습니다. 가능하면 빨리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해서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지요."라고. 미적대지 않고 시원한 대답을 들어 그 자리에 있었던 디렉터와 메니저들의 기분이 좋았던 듯 하다.

일부러 '좀 내키지는 않지만 하라니깐 하겠다'는 표정을 살짝 짓긴 했지만, 내심 '휴, 잘됐다!'한 건 오히려 내 쪽 이었다. 언젠가 포스팅에도 잠시 언급을 했지만 지금의 내가 속한 팀의 수퍼바이저 친구가 요즘 점점 더 노골적으로 시비를 걸어오는 중이기에... 유일한 흑인동료에게서 근래에 알게 된 사실은 그도 비슷한 인종차별적인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는 것.

다행히 새로 옮겨가는 팀의 책임자는 게중 털털하고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편이라고 소문이 나서 좀 낫지 않을까 싶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32 comments:

  1. 한국은 오늘 토요일입니다 출근중인 전철안에서 글남깁니다 요즘 컴이이상해 글을남길수가 없네요 저도 요즘 직장일로 고생해서그런지 남에일같지 않읍니다 맘에 안들어도 전화위복의 기회로 생각하시고 힘네세요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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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요즘 구글이 좀 이상합니다.
    로그인도 잘 안되더니 수십개의 창이 뜨질 않나, 제 블로그인데도 답글달기가 안되네요.

    새로운 직장에서는 일이 아닌 다른 일로 상처 받는 일 없이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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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권위있고 인정받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저도 어서 그렇게 되어야 할텐데요... 아마 가능하지 않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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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안녕하세요! 제대로 된 댓글은 처음 남기는건가.. 싶습니다- 구글 리더에 연결해두고 포스팅 하실때마다 잘 보고 있습니다 :) 미국에 계신 듯 한데 소소한 일상을 엿보는 재미도 있고, 이민 선배님으로부터 배우는 것도 많아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새로운 직장도 화이팅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시드니에서, 우찬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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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흠...인종차별...아직도 그렇죠...대놓고는 하진 않지만 인종차별...어딜가나 다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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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柳吾錫 님,
    고국에선 아직도 토요일에 근무하는게 정상인가요? 柳吾錫님께서도 힘든 시간을 지나셨군요. 고맙습니다.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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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Giein 님,
    구글은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러는것 같습니다. 특히 로그인오류가 많아요.

    감사합니다. 별일 없을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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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SW Yoon (尹聖雄)님,
    고마와요. 실제로 제 서비스를 받고 평가하는 학교교장들이 온갖 칭찬과 감사를 저희 upper management에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도 그걸 듣길 원치도 않고 인정하기도 싫다고 발버둥치는 그 친구가 어떻게 보면 불쌍하지요.

    졸업하시면 Teaching쪽으로 가실 계획이신지 아니면 Corporate쪽이신지 잘모르겠지만 무얼 하셔도 SW Yoon(尹聖雄)님께선 확실히 잘 하실 것 같던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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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Chan 님,
    아 반갑습니다. 고국을 떠나 계시는군요. 좋게 읽어주시니 고맙고 저도 늘 들려 공부하시는 것과 깨 쏟아지는 신혼살림을 살짝 엿보고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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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Fiat 님,
    그럼 필리핀도 그런가요? 하긴 자국인이 아니면 일단 차별의 대상이 자동으로 되는 것 같아요.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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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여기는 싱가폴입니다. ;-)
    미국에 있을 때는 동양인이라고 무시당했고,
    한국에 있을 때는 남편에게, 남편이 가난한 근로노동자인 줄로 알고 대했고,
    여기 싱가폴은 중국인들이 자기 세상인 줄 알고 다른 모든이들을 무시해요 ㅎㅎㅎㅎ
    가끔씩 상상해 본답니다. 예수님이 갈색피부이셨다면 미국인들 어떻게 반응할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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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축하드립니다. 바뀐 일에 잘 적응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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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아, 말로만 듣던 인종차별. 미국에 있는 제 친구들에게 가끔 들었던 얘긴데. 씁쓸하네요. 어쨌든, 그런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아직도 갖고 있는 사람과 떨어져 일하게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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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인종차별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우리나라도 피부색에 따른 인종차별 때문에 뉴스화가 많이 되었죠.

    사실 인종차별은 당한 사람이 인내를 가지고 잘 대처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네요.

    옮겨가신 팀에서 좋은 분들 만나셔서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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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Fiat 님,
    앗, 싱가폴이셨군요. 그런데 가는데마다 차별을 받으셔서 마음이 아프셨겠네요.

    하지만 그런 차별을 받아 보셨기에, 차별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껴안아 주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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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최기영 님,
    감사합니다. 아프리카출장의 여독을 풀리셨는지? 글이 오래 안올라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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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꿈의 스웨덴 님,
    눈에 보이게, 보이지 않게 곳곳에서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런 사람들 발 붙일 곳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갖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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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안드로키퍼 님,
    우리나라에서 들려오는 인종차별소식을 늘 대하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차별하는 분들 이곳 미국으로 매년 한 1000명씩 단체로 보내서 차별을 받아보게 하면 금방 고쳐질텐데... ㅎ ㅎ ㅎ

    힘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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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쿨~하게 잘하셨네요. 더 좋은일들이 많이 생길것 같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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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새로운 곳에서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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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oldman 님 안녕하세요? 직장생활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만큼 영향을 주는 것은 없는 듯합니다. 실력으로 인정받으셨기에 더욱 의미있으실 듯 하네요.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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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imbackpacker 님,
    아, 그런 말이 있었군요.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좋네요. 말씀하신대로 좋은 일들이 많이 있을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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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Jaemin 님,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블로그이웃들이 식구들 만큼이나 힘을 주고 용기를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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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불량사서 님,
    참 많이 그리고 오래 아프더라구요.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마주하고 있어야 하는 사람이 힘들게 하니...

    힘 주시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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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감축드리옵니다. ㅎㅎㅎ
    어디서든 인정받는다는 것은 결코쉬운일이 아니지요. 외국인, 유색인종, 이민자, 언어문제 등등 만만치 않는 장벽을 넘어서 당당히 그자리에 계신다는 것에 자랑스럽습니다. 전 요새 맨날 주방장한테 깨지고 있는 중입니다. 더 빨리, 더 고급스럽게, 정확하게해야하는, 500명 파티가 예사롭게 있는 호텔에서 한치의 실수는 곧 호텔의 평가로 이어지니 음식이 나갈때쯤 주방장의 신경은 곤두서지요. 그런데 말도 잘 못알아듣는 제가 답답할수 밖에요. 자존심 상해도, 속상해도 좀 오기가 납니다. "잘하자, 견뎌내자' 혼자 이러고 버팁니다. 다시한번 정말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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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인종차별이라... 딴 데선 몰라도 최소한 직장에서는 그런 것 못느끼고 지내고 있는 걸 보면 전 참 다행이라 해야 하나요.
    한 30명 정도 되는 팀원들 중 중국 4명, 홍콩 2명, 대만 2명, 한국 2명, 우즈벡 1명, 이란 1명, 프랑스 3명 (한명은 흑인), 덴마크 1명, 스웨덴 1명, 영국 1명, 미국 2명, 나머지 10명 좀 안되는 인원만 캐내다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 (그 중에서도 흑인이 있고), 대략 이 정도의 국적내지 인종 구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시안이 절반 정도 되는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딱히 차별 같은 걸 받았다고 느껴본 적은 없네요.
    하지만 만약 제가 막상 어떻게든 차별을 받게 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에 대해 자신은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그저 다행이랄 밖에...

    그나저나 Oldman님의 경우는 하느님께서 이런 방식으로 기도에 응답을 하셨나 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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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littletree 님,
    우리말 쓰고 우리문화속에 있는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아니기에 더 긴장되고 때때론 억울한 경우도 많이 당하는 건 마찬가지겠지요. 또 같은 서비스직종이라 메니저가 눈에 불을 키고 못살게(?) 구는 거도 비슷할 거구요. littletree 님의 글을 대하면 꿋꿋하게 잘 해나가시는 것 같아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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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Black and Berry 님,
    그것 참 부러울 정도로 다인종 회사네요. 그러면 누가 누굴 차별하겠나 싶네요. ^^

    저도 깜빡 잊고 있던 정답을 주셨네요. "하느님께서 이런 방식으로 기도에 응답을 하셨나 보네요"

    가족과 같았던 블랙이 떠나서 많이 힘드셨을텐데...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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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추카, 추카 드립니다!

    좋은 일이 생기셨네요. 그런 변화는 새로운 긴장감을 주어서 엔돌핀이 솟기도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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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샛별 님,
    추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한동안 많이 바쁘게 지내신 모양입니다. 다시 뵈니 반갑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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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출장다녀오느냐고 오랫만에 찾아뵙습니다.
    새로 옮겨가시는 곳에서도 멋진 모습 보여주실 것이라 믿고 블로그도 계속 좋은 내용으로 채워주시길 바랍니다.
    어머님 소식또한 블로그를 통해 전해들었습니다.
    힘든 결정 쉽게 내리지 않으셨으리라 믿으며
    잘 추스리시고 곧 다시 좋은 모습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홀로 외국에 살고 있어서 항상 부모님이 그리운 마음인지라 그 마음이 어떠셨을지 더욱 상상이 갑니다.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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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Brian Jung 님,
    답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새 근무지는 저도 많이 기대가 되고요. 어머니도 이제 하늘나라에 가셨으니 모든 식구가 다시 힘을 내서 일상으로 돌아오는 중이랍니다.

    젊은분이 혼자 객지생활을 하려면 힘드실텐데 건겅하시길 빕니다. 부모님께 안부도 자주 여쭈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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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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