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2011

Meet Bob

작년 봄 이맘 때 쯤의 포스팅에도 이야기했었지만 피치못할(?) 이유로 해서 격투기운동을 했더랬다.

나를 닮아서인지 운동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막내. 여러가지 운동 중에서도 격투기를 많이 배우고 싶어했다. 오래 망설이다가 주먹을 쓸 줄 모르기에 참는 것 하고 상대를 충분히 제압할 능력이 있는데도 참는 것 하고는 많이 다른거라고, 그리고 그 차이를 알고 정당한 방어수단으로서 외에는 섣불리 주먹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거듭 받고 나서야 기본기를 가르치기 시작한 지가 한참 되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머리충격을 방지하기 위한 헤드기어와 이빨보호용 마우스피스를 물면 어느정도 까지는 스파링상대를 해 주기에 별 무리가 없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좌우 옆구리 갈비뼈를 파고드는 녀석의 양쪽 훅에 묵직한 무게가 실리면서 숨을 못 쉴 정도의 충격에 내 몸이 감당이 안되기 시작했다.

Bob
그래서 그 대안으로 Bob을 모셔오게 되었는데 '나 대신 맞아주는 친구'다. 차고 천정에 매달아 놓았던 샌드백은 차고 바로 위에 위치한 방에 있는 수험생인 둘째의 시끄럽다는 불평이 있어 떼어 내린 지가 오래였기에 겸사겸사 아내의 동의하에 막내의 키가 큰 편 인걸 고려해 풀사이즈인 Bob을 주문했다. 근데 표정이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못되게 생겨먹어 전의(?)를 불사른다. ㅎ ㅎ 좀 작은 아이들용 사이즈(Item name: Bobby the bully-아래사진)도 있었는데 막내한테는 너무 작아보였고...

밑둥에는 200파운드 정도의 모래나 물을 넣고는 구멍을 막게 되어있어 좀 세게 쳐도 쉽사리 흔들리지 않고 피부도 사람 피부보다 약간 강한 질감을 느낄 정도의 부드러운 강화고무로 되어있어 맨 주먹으로 쳐도 손을 다치지 않는다.

Bobby the bully
비오듯 땀을 뻘뻘 흘리며 Bob을 끌어안고 주먹과 무릎, 팔꿈치로 쉼없이 가격연습을 하는 녀석의 뒤에 다가가서 오늘도 다짐을 받는다. "너 이길 수 있어도 참을 수 있는 사람이 승자인걸 알지? 먼저 주먹을 날려서도 안되고 오직 방어를 위해서만 사용해야 한다?"

"Don't worry about me, Dad. I learned that principle already while I was doing Ta-Kwon-Do!"

하긴 아빠가 그 나이에 킥복싱 좀 했다고 뭐 갱스터나 조폭이 되지 않은 걸 보면 이 아이도 지금 주먹질 좀 배웠다고 해서 나중에 크게 벗어나지는 않겠다싶다. ^^

6 comments:

  1. 예전 청년들과 스포츠센타에 무심코 들어가 쭈욱 구경하다가 이렇게 사람모양은 아니었지만 그런거 봤어요. 둥그랗고 뚱뚱한 소세지처럼 생겨가지고 '날 때려주세요' 라고 하는 듯한 거요. 한번 쳐봤는데 손이 좀 아프던데...하하. 남자들은 이런거 하면 스트레스가 좀 풀리나봐요? 연습해도 가급적이면...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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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un Ju Joyce Kim★님,
    맞아요. 그렇게 생긴 punch bag도 있어요. 아 남자만 그런게 아니고 저희 딸도 가끔 흠씬 두들겨패고 올라가는 걸요. ^^ 일평생 그런 필요가 없었으면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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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래도 걱정은 됩니다. 언제나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몸은 위기상황에서 배운대로 반응하는 법이니까요. 더구나 요즘 미디어가 좀 폭력적이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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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SW Yoon (尹聖雄)님,
    하긴 그 녀석 늘 하는 비디오게임들도 몹시 격하던데... 앞으로 계속 가족이야기를 올릴 계획이니 어떻게 자라가는지 함 지켜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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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방어를 위해서만 주먹을 쓴다...
    전 정의를 위해서만 주먹을 씁니다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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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Black and Berry님,
    근데...정의를 위해서라면 꽤 자주 주먹을 써야 할 텐데요... 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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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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