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2011

새해 첫 주일오후의 단상

몸은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 늘어 지지만 그래도 새해 첫 주일인데 시작을 잘 해야 겠다는 마음에 시간이 허락하면 주일 오후에 나가곤 하는 그 자리에 갔다.

비가 와서인지 아니면 어제 먹은 설음식들이 많이 남아서인지 장보러 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날씨가 좋을 땐 몰랐는데 그 가게 자동문의 센서가 비막는 지붕전체를 커버하고 있어 내가 지붕밑으로 비를 피해 들어가면 문이 열리고 찬바람이 가게안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지붕밖에서 내내 비를 맞고 서 있어야 했다. 날씨가 그리 추운 것도 아닌데 빗방울이 얼음같이 차겁게 느껴진다. 그런 와중에 이런 저런 생각이...

<하나>
내 속에서 두 목소리가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야, 그렇게 한국가게 앞에 나와 전도하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다고 그러니? 요즘 세상에 어디 그런 방법이 먹혀 든다고..." 그러면 다른 목소리가 "근데... 집에 누워 티비보는 것 보다는 이게 낫지 않겠냐?" 한다. "너, 그거 다른 교인들 보여주기 위해, 나 전도한다 광고하기 위해 나와 혼자 버티고 서 있는거지?"하니 다른 목소리가 이내 "아니, 나 이거 나 구원받은 것이 기쁘고 감사해서, 하루에 한 사람이라도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 만나 전하기 위해 하는 거지 누구 보라고 하는 거 아냐. 누가 본다고 날 상 줄 것도 아니고 뭐 부럽다고 할 것은 더더구나 아니고."

늘 이런 부정적인 목소리가 날 포기하게 하려 하고, 외식하는 자(hypocrite) 로 끊임없이 정죄한다. 삶이란게 원래 이런 갈등과 결단의 연속인가... 촛점을 잃지 말아야지.

<둘>
구역이 재 조정되어 젊은 부부들이 주로 있는 구역교사를 맡게 되었다. 워낙 똑똑하고 신실한 분들이라 부담이 적지 않다. 그 분 들을 가르친다는 것 보다는 같이 배워 나가며 같이 고민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성경말씀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는 요즘 안 믿는 사람들도 성경을 꿰고 있는데 믿는 사람으로서 성경말씀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 말씀을 아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자신들의 삶의 현장에서 말씀 그대로 삶을 사는 것에 도전하고 또한 나 자신도 도전 받으며 갈 생각이다.

<셋>
우연히도 읽어오던 성경이 지난 2009년을 끝내는 마지막 날엔 구약의 마지막 책인 말라기서의 마지막 장 이였는데, 이번 2010년 마지막 날은 신약의 마지막인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장 이었다. 요한계시록은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속에 그 내용이 뚜렷하게 visualize되면서 두려움이 더해진다. 지금 온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 들도 예사롭지 않고.

후... 일년내내 신약만 붙잡고 씨름한 셈이니 그 양에 있어서 거의 세배나 되는 구약을 보려면 금년은 꾀 부리지 않고 부지런히 가야 할 듯.


아내에게 비옷을 하나 사 달래서 차에 지니고 다녀야겠다. 그래 오늘과 같이 비가 와도 떨지 않고 거뜬할 수 있도록...

10 comments:

  1. 2011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더욱 더 건강하시고 가내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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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zizukabi 님도 행복하고 풍성한 새해가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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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는 구글 블로그를 사용하는 사람(한국사람)은 손에 꼽힐줄알았는데 선생님(이라고 불러도 되나요?) 블로그에 와보니까 정말 많네요. 시간날때마다 들려서 한글씩 한글씩 보고 있습니다. tag에 baking이 있어서 한글을 읽어보니 주일학교 아이들을 향한 열정이 대단하세요.그리고 새해 첫날 하신 일들도 너무 감동이예요.하나님이 많이 기뻐하시겠어요 ^^ 여기 캘리포니아도 비가 많이 옵니다. 새해엔 선생님의 일상에 더 잔잔한 하나님의 은혜가 넘쳐나길 기도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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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Joyce★ 님,
    아직까지 한글블로거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충 300여 분쯤 되어 보이더군요. 그래도 친구블로거들과는 서로 자주 왕래하며 따뜻한 인사와 격려를 주고 받고 있습니다. ^^

    늘 마태18:6 에 나온대로 막중한 일을 맡고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가지고 임하고 있지요.

    아, 거기도 비가 왔군요. 평안하고 많은 결실이 있는 한 해 가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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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고향집에 가면 어머니께서 신구약 합쳐서 세번을 필사하신 노트의 산이 절 주눅들게 합니다. 볼때마다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때마다 가슴이 뜨끔거리는 난처함을 겪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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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최기영 님,
    저도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군요. 세 번 필사하셨으면 '노트의 산' 이라는 표현이 맞네요. 그 어머니에 그 아들 이시니 님께서도 말씀을 그에 못지않게 자주 대하실꺼라 미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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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oldman님 새해 복 마~아니 받으세요. 제 블러그에 들러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성경공부도 많은 진전있으시길 기원할게요.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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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littletree 님도 행복하고 풍성한 새해가 되세요! 따뜻하게 격려해 주시니 감사하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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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새해 인사가 좀 늦었습니다. 2011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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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Ooyallago 님,
    님도 온 가족 건강하시고 행복한 새해가 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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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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