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2012

진주보다 값진 사람 (제목이 쫌 그런가?)

늘 좋은 건 부모님이나 아이들, 나에게 양보하던 이 사람이 이 날 만큼은 조기
왼쪽에 보이는 까만 잎새모양으로 만든 쵸콜렛을 "오늘 내 생일이니 이건 내꺼야"
하면서 입에 넣었다. "그래 이젠그렇게 자신을 챙겨가면서 살아!" 라고 난 속으로 되뇌었다.

얼마전 아내의 생일을 맞아 집에 달랑 하나 남은 아들녀석과 셋이 손바닥만한 미니케이크를 놓고 생일축하를 했다. 뭐 크게 해 줄 수 있는 것도 없고 본인도 그런 걸 극구 사양하는 터라 얌체처럼 케이크 하나 놓고 왕생색을 냈더라는...(이 케이크도 내가 산 게 아니고 아내가게의 메니저가 아내에게 선물했던 걸 아내가 집으로 가지고 와서 같이 먹은 것 뿐이라 더 미안)

이제 오십을 코 앞에 둔 여인으로서 좀 착잡한 마음이 드는 듯한 표정을 어렴풋이 읽을 수 있었는데...요즘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런지 얼굴이 더 어둡다.

시부모님을 지난 28년간 모시고 두 분의 마지막 순간까지 정성을 다해 애를 써 준 아내가 참 고맙고도 고맙다. 시집살이를 시집살이로 생각하지 않고 이 집의 딸로서 진짜 자식인 외아들보다 더 잘 해 드리고, 힘든 일이 적어도 한 두 번은 있었을 텐데 남편에게 뭐라 단 한 마디도 하소연이라고는 한 적이 없는 이 사람을 생각만 하면 늘 떠오르는 성경구절... 잠언 31장 10-31절.

10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 그 값은 진주보다 더하니라
11 그런 자의 남편의 마음은 그를 믿나니 산업이 핍절치 아니하겠으며
12 그런 자는 살아 있는 동안에 그 남편에게 선을 행하고 악을 행치 아니하느니라
13 그는 양털과 삼을 구하여 부지런히 손으로 일하며
14 상고의 배와 같아서 먼 데서 양식을 가져오며
15 밤이 새기 전에 일어나서 그 집 사람에게 식물을 나눠 주며 여종에게 일을 정하여 맡기며
16 밭을 간품하여 사며 그 손으로 번 것을 가지고 포도원을 심으며
17 힘으로 허리를 묶으며 그 팔을 강하게 하며
18 자기의 무역하는 것이 이로운 줄을 깨닫고 밤에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19 손으로 솜뭉치를 들고 손가락으로 가락을 잡으며
20 그는 간곤한 자에게 손을 펴며 궁핍한 자를 위하여 손을 내밀며
21 그 집 사람들은 다 홍색 옷을 입었으므로 눈이 와도 그는 집 사람을 위하여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그 시대상을 모르는 분을 위햐여. 홍색옷: 두툼하게 짠 귀인들이 입는 겨울옷. 굳이 요즘식으로 번역하자면 "질좋은 오리털파커를 종과 가족을 구별하지 않고 모든 식구들에게 빠짐없이 입혔으니 추운겨울에도 염려하지 아니하며")
22 그는 자기를 위하여 아름다운 방석을 지으며 세마포와 자색 옷을 입으며
23 그 남편은 그 땅의 장로로 더불어 성문에 앉으며 사람의 아는 바가 되며
24 그는 베로 옷을 지어 팔며 띠를 만들어 상고에게 맡기며
25 능력과 존귀로 옷을 삼고 후일을 웃으며
26 입을 열어 지혜를 베풀며 그 혀로 인애의 법을 말하며
27 그 집안 일을 보살피고 게을리 얻은 양식을 먹지 아니하나니
28 그 자식들은 일어나 사례하며(어머니가 보이면 모두 일어나 예를 갖추며) 그 남편은 칭찬하기를
29 덕행 있는 여자가 많으나 그대는 여러 여자보다 뛰어난다 하느니라
30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31 그 손의 열매가 그에게로 돌아갈 것이요 그 행한 일을 인하여 성문에서 칭찬을 받으리라

8 comments:

  1. 극구 사양하시는 것 같아도 크게 해 드리면 좋아하실듯 한데요? 아무튼 힘든 일들 지나 위로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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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맞아요. 금년에도 모르는 척 시치미떼고 지나가지만 꺽어지는(?) 내년에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입니다. ^^ 주시는 위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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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작지만 보기 드물게 예쁜 케잌입니다.
    우리가 천사를 직접 만나진 않았지만 살면서 천사 같은 사람 가끔 보아요.
    부인께서 아마 그런 분이실 듯~
    천사도 아픕니다. 천사도 울적할 때 있습니다.
    천사도 자기 먼저 챙길 때 많아요.
    고전을 읽어 보면 그런 주인공들 있어요.
    물론 그러시리라 여겨지지만 그 천사에게 이제부터 잘 하실거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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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누라 아이들 자랑하는 남자는 팔불출이라 부르는 걸 알지만 전 그 소리 들어도 싸다는...아픈게 마음에 많이 걸리고 좋은 진단결과가 나오기를 구하고 있습니다.

      저 정말 열심히 잘 하겠습니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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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도 축하드립니다. 힘든일 거치신 두 분께서 편안한 시간 찾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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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합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이젠 거의 평상으로 돌아간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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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절대 팔불출 아니시구요, 한국 남자분들이 그런것을 좀 쑥쓰러워 하시는 것 같은데 좋은점은 배우고 따라하는게 좋지요~
    자주 칭찬하여 주시구요. ^^ 저도 시어머님과 함께 살지만 저는 제가 모시고 사는게 아니라 어머님의 도움을 더 많이 받고 있어서 별로 할말은 없지만 그래도 모시고 살았다는 자체가 큰 일이라서요~

    이렇게 좋은 잠언 말씀까지...
    두분 행복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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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시어머님을 모시고 사시는군요. 수고가 많으시다는 이야기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리 쉬운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그건 그래요. 저희도 저희가 빌붙어 살았다는게 맞지 싶을 정도로 아이들 키워주시고 저녁밥 지어 먹여 주시고...정말 도움을 내내 받고 살았습니다. 앞으로도 부모님께 대해 감사한 마음은 변함없을 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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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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