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2011

Losing a best friend

In memory of Avery Spence
둘째와 같은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고 이번 가을에 같이 졸업할 예정이던 친구가 안타깝게도 며칠 전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유명을 달리했다. 둘째와 오늘 그 장례식을 다녀왔는데 지난 며칠간 계속 우울해 하고 우는 아이를 특별히 달랠 도리가 없으니 아빠로서 무력감을 느끼는 중이다.

얼마나 친했던지 일주일에도 며칠을 그 아이가 우리집에 와서 자고, 우리 아이가 그 집에 가서 자곤 하면서 서로 'Best friend'라 부르며 죽고 못살던 사이. 학교 여자축구부 주장으로 운동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잘하고, 봉사활동도 정말 열심히 해 친구들 사이에선 수퍼우먼으로 불리던 아인데...

학교 건너편의 교회에서 했는데 2층까지 꽉 채운 조문객이 1500여명은 되어 보였고, 우리 딸을 포함한 여러 친구, 선생들이 나와 생전의 그 아이를 떠올리면서 이야기들을 하는데 모두 웃다 울다 다시 웃다가 또 우느라 바빴다. 파워포인트로 보여주는 사진중에 우리 둘째와 같이 찍은 사진이 제일 많았다. 엄마아빠는 도리어 조문온 딸의 친구들을 일일이 안아주고 위로하고 있었는데 어쩜 저리 차분할까 싶었다. 가슴속은 찢어지고 있을텐데...


<혹 미국 장례문화를 알고 싶은 분이 있을까 참고로>

미국의 장례는 보통  Visitation Service(혹은 Viewing), Memorial Service(혹은 Funeral), 그리고 Burial Service의 세 서비스로 이루어 지는데, 오늘 다녀온 건 Memorial Service였다. 가족에 따라 Memorial Service가 끝난 후에 Luncheon을 준비해 조문객들을 초대 하기도 하지만 요즘은 많이 생략하는 편.

Visitation(Viewing) Service에는 고인을 깨끗하게 단장하고 관뚜꼉을 열어놓아 가족과 방문객이 고인을 기억하고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일반적으로 다음날 아침 있게되는 Memorial Service(Funeral) 전날 저녁에 비교적 간략하게 장의사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많은 한인들은 가게를 열어야 하는 사정으로 인해 다음날 아침에 있을 Memorial Service(Funeral)에 참석이 힘들어 밤 시간에 있는 이 Visitation(Viewing)에 가장 많이 참석하는데 미주한인들은 바로 이 서비스를 'Funeral'이라고 여기고 유족도 그리알고 준비한다.

Memorial Service(Funeral)는 고인을 평소에 다니던 교회등의 장소로 옮겨서 주로 예배형식으로 성직자의 집전하에 치루게 되는데 가족이나 친구중에서 조사를 읽고, 나머지 시간은 누구든지 나와서 예전의 고인의 좋았던 기억들을 짧게 이야기 할 수 있게 기회가 주어진다. 주로 고인으로 인해 재미있었던 일, 기뻤던 이야기들을 하면서 고인을 기념하는 하나의 축제와 잔치로 진행된다. 사진과 비디오등을 모아 파워포인트나 DVD로 보여주기도 하고. 많은 웃음이 있지만 역시 무거운 건 지울 수 없고. 여기서 유족이 '곡'을 하는 건 미국에서 만큼은 한국사람들 조차도 받아들이기 힘든 넌센스로 여기는 듯 하다. 미국사람들은 이 서비스에 제일 많이 참석하고 진행하는데 비해 한인들은 가족과 집례자, 아주 친한 친구들만 참가해 장지로 떠나기 전에 매우 간략하게 한다.

Burial Service는 장지에서 이루어 지는데 집전자의 간단한 설교나 기도에 이어 매장하는 절차를 친행한다. 묘지관리인들이 도르레를 이용하여 관을 바닥으로 내려 놓으면 가족과 참석자들이 꽃 한송이씩을 관위에 던져넣는 걸 마지막으로 장례절차가 완전히 마치게 되는데 나머지 흙을 덮는 일은 묘지관리인들만 남아서 하게 된다. Memorial Service(Funeral)를 마치고 장지로 이동할 때는 동네경찰차들 몇대가 동원되어(해당 경찰서에 수고비를 줘야 하는 것 맞고) 운구차를 앞세운 조문객들의 차량행렬이 신호등에서 끊어지지 않도록 사거리마다 막고 이동을 시키는데 조문객의 수가 많으면 길이 20-30분 막히는 수도 있고, 장례행렬이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낮에도 조문객들 차량의 헤드라이트를 모두 켜고 달리게 된다.

Luncheon에서는 Memorial Service(Funeral)를 진행한 교회나 장소, 혹은 고인의 집으로 가서 준비된 간단한 식사나 스낵을 먹게 되는데, 요즘 우리 한인들은 주로 한국식당을 빌리거나 미리 주문하여 준비한 김밥/도시락등을 장지에서 나눠줘서 해결한다.

8 comments:

  1. 음... 왠지 글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지는 느낌입니다. 떠나간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남은 사람들에겐 좀 덜한 힘듦을 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ReplyDelete
  2. SW Yoon (尹聖雄)님,
    참석한 조문객의 많음 때문이라도 어느정도 부모에게 위로가 되었을 듯 싶습니다. 저희 딸에게도 친구들하고 쇼핑도 다니고 좀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라고 권했고 본인도 그럴 필요를 느꼈는지 어제는 그러더라고요.

    ReplyDelete
  3.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일만큼 가슴아픈일이 없읍니다...시간이 약인듯 합니다..사람은 일찍가나 늦게가나 차이일뿐. 내용이 무거웠네요 ...그만큼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야 할것 같읍니다 계속 우울한일이 많았지만 좋은일도 생각하면서 열심히 삽시다 .....화이팅

    ReplyDelete
  4.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이 곳 캐나다에 살면서도 장례식을 접해 보지는 못했는데, 그게 그렇군요. 설명 고맙습니다.
    따님도 물론이겠지만, 정말 그 부모들의 슬픔이 어느 정도일지는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고인이 된 딸의 추억을 공유하고 슬퍼해 주고 있다는 것으로 위안이 된다면 다행이겠지요.

    ReplyDelete
  5. 柳吾錫님,
    누구나 선택의 여지 없이 그런 아픔들을 겪게되는게 우리의 삶이겠지요. 말씀대로 밝은 생각을 하고 살면서 시간이 흐르게 되면 치유가 되겠지요...힘 주시니 감사합니다! ^^

    ReplyDelete
  6. Black and Berry님,
    맞습니다. 많은 조문객이 인해 아이의 부모에게 위로가 된 듯 싶더라구요. 장례식체험은 안 해보는 것이 복일 듯 싶습니다. ^^

    ReplyDelete
  7. 에고..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따님께서 친구와의 좋은 기억들만 가슴에 남겨두어 추억할때도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ReplyDelete
  8. MAGIO님,
    본인이 그렇게 작정하고 그러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 아이 방은 지금 온통 둘이 즐겁게 지내면서 찍은 사진들로 도배가 되었다는...

    ReplyDelete

반갑습니다!

댓글을 남기시려면 작성자 선택 시 Google계정등으로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시면 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Hi!
If you would like to leave a comment, please log in with your Google, WordPress, or AIM accounts. If you don't have one, please choose the option '이름/URL', then put your name or nickname in '회사명' leaving 'URL' bl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