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주전-4월초-엄마가 병원에 계실 때 있던 일)
혹 만나뵐 수 있을까해서 주일인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주치의이신 이박사님께서 마침 방문해 주셨다. 심했던 패혈증이 이제 제어가 되기 시작했으니 일단 한 숨을 놓아도 될꺼라는 말씀을 해 주시는데 참 고마왔다. 주말엔 웬만한 의사들이 병원에 오질 않고 새내기 당직의사들만 몇 명 자리를 지키는데 토요일과 주일도 아침 저녁으로 돌보아 주신다.
오후엔 아버님을 모시고 아이들과 교회에 갔던 아내가 교회에서 병원으로 곧장 왔다. 정신을 못 차리시는 엄마의 손을 잡고 옆에 앉아 계속 눈을 떠보라며 애타게 부르시던 아버지. 결국 눈 한번 마주치는 걸 포기하시고 갈 시간이 되어 일어나시는데 안보이게 돌아서셔서 눈물을 훔치신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뵈는 아버지의 눈물...
식구들이 다 떠나고 두어시간이 흘렀을까? 엄마가 정신이 좀 드시는지 눈을 뜨셨고, 난 기회를 놓칠세라 물과 죽을 좀 먹여드렸다. 일단 뭐라도 몸에 들어가야 회복이 빠를테니. 그리고 아버지가 오셨었고 떠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다는 이야기를 해 드렸다. 그 이야기를 듣던 엄마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두 분 모두 단 한마디의 말씀도 없으셨지만 아버지는 엄마를 걱정하며 사랑하는 마음을 남기고 가셨고, 엄마도 말없이 그 마음을 가슴으로 받으셨다. 부부의 연을 지켜 오신 지 어언 60년. 두 분의 그 교감을 옆에서 목도한 건 앞으로 내 평생 간직할 귀한 경험이자 기억이 될 것이다...
말없이 보여주시는 부모님의 부부 사랑이 참으로 아름답네요! 주위에 가슴아픈 이야기들을 많이 듣는데 이런 이야기는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글읽는 제눈가도 시큰거렸습니다~
ReplyDeleteis this about gma and gpa? i use translator but it's confusing to understand who you're talking about.
ReplyDelete샛별님,
ReplyDelete그렇지요? 두 분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할텐데요...
Eunice,
ReplyDeleteYeah, it's about them alright. About 3 weeks ago when gma was in the hospital, gpa visited her after the church. He was holding her hands and waited for a long time to see her opening her eyes. After the long wait without a success, it was the time for him to leave. At that moment, even though he tried to hide, I was able to see his tears. First time in my life to see him crying. After he left, gma managed to wake up a little. Then I told her about the fact he was there and cried. Gma's eyes were also welled up. It was a precious moment of my life wittnessing the love going across between my parents without saying anything.
이 블로그를 통해 많은 감동과 사랑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plyDeletejinspapa님,
ReplyDelete좋게 읽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도 님의 블로그 잘 읽고 있답니다. ^^
교감. 참 아름답고도 안타까운 말이군요.
ReplyDeleteSW Yoon (尹聖雄)님,
ReplyDelete정말 맞는 표현이네요. '아름답고 안타까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