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2011

Gabriel's Oboe

비디오빌리는 가게에 가면 어느 한 구석에 뽀얗게 먼지가 쌓여 아무도 손대지 않을 벌써 25년도 넘은 영화 "The Mission"의 OST다.



남미 어느 오지에 사는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들어가는 가브리엘신부(제레미 아이언스)와 그 원주민들을 잡아다 파는 노예장수로서 복음과 원주민들의 따뜻한 사랑을 접하고 나서는 180도 바뀌어 원주민들을 위해 싸우게 되는 로드리고(로버트 드니로)의 이야기. 결국에는 원주민들을 동물이상으로는 보지 않는 백인 정복자들과 백인성직자들에 맞서 가브리엘신부는 사랑과 평화, 희생으로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는 길을 택하고, 로드리고는 원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칼을 잡고 백인정복자들과 싸움으로써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는 길을 택한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

말이 안 통하는 공격적인 원주민들을 처음 만나기 위해 (살해당할 지 모르는)두려움속에서 이 가브리엘신부가 쭈구리고 앉아 오보에로 주제가인 이 'Gabriel's Oboe' 를 불고, 울려퍼지는 그 아름다운 소리에 컴컴한 밀림의 그림자 속으로 부터 창과 화살을 들고 나타나 그 주위로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는 원주민들의 모습은 눈물날 정도로 인상적이다.

영화음악의 대가인 Ennio Moricone이 만든 이 곡 'Gabriel's Oboe'는 후에 사라 브라이트만이 너무나 욕심이 나서  모리코네에게 연락해 그 곡에 가사를 붙여서 자기에게 줄 수 없냐고 물었다가 일 없다는 대답을 들었으나 여러 번 다시 사정을 하는 집념을 보인 끝에 모리코네가 가사를 붙여 곡을 사라 브라이트만에게 주게 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바로 이 곡이 얼마전 한국에서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으로 불린 'Nella Fantasia'.

그래서 같은 곡인데 악기로 연주할 때는 표제를 'Gabriel's Oboe'로 하고, 성악으로 부를 때는 'Nella Fantasia'라 하는 이유가 바로 그런 배경에서다. 참으로 많은 음악가들이 이 곡을 부르거나 연주한 듯 싶다. 요요마도 첼로로 연주한 적이 있고.

80년대 중반 칸느영화제에서 대상을 차지했다고도 하는데 시간나면 꼭 한 번 봐야 할 영화.

18 comments:

  1. 오랜만에 내 마음속의 고향을 찿아가는 기분으로 Moricone 의 Gabriel's Oboe 즐기고 있습니다 !!!
    영화음악의 거장으로 더 설명이 필요없겠죠 ? !!!
    oldman 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의 Main Title, Finale 도 일품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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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미션.....
    영화의 감동이 밀려오네요..
    역시 명작은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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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요요마가 연주한 영화ost가 있는데요.그중 가장 좋아하는 곡은 이곡과 love affair 입니다. 비만 오면 듣는 곡들이지요. 첼로의 가슴을 울리는 소리와 이 멜로디는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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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Bob Rhee 님,
    제 평생의 처음 절반에 나온 영화의 음악 대부분은 Moricone가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 Once upon a time in the West의 '찬손 부르튼손(챨스 브론슨)'도 기억하구 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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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omyou74 님,
    그 당시 한국에서도 상영이 되었던 모양이군요.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맘만 먹으면 추억의 옛영화를 구해 볼 수 있으니 그 감동을 다시 살려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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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Sun Ju Joyce Kim★ 님,
    Love affair OST는 처음 듣는 곡인데 참 좋네요. 캐서린햅번이 그 정도 연로한 상태로 찍은 영화가 있다는 건 몰랐습니다. 좋은 음악 소개해 주셔서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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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 안녕하세요
    제 블로그에 방문해 주시고 글도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ㅡ^ 저는 지금 프랑스에서 미술 공부 중인 학생이예요. ^^ 자주 들를께요!
    아! 그 때 다행히도 센스 있으신 선생님께서 그냥 넘어가셨어요.ㅋㅋ 외국에서 공부하다보면 정말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있어요. 하하 이젠 점점 익숙해 지고 있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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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우리집에도 그 낡은 비디오가 있습니다. 수십번은 본 것 같습니다. 음악에 그런 사연이...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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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a room 님,
    반갑습니다! 이국만리에서 공부하느라 수고가 많으시네요. 서로 방문하며 오가는 블로거들의 반 이상이 학생이신데 박사후과정, 대학원, 학부, 고등학생까지 다양하지요. 그럼 그 선생의 지목을 용케 피해가셨군요.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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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Giein 님,
    그러시군요. 그 당시에 비디오를 사 모으실 정도면 보통 이상의 영화광이실텐데요? 뜻밖의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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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이렇게 들으니 참 좋네요! 예전에 딸이 대학가기 전에 DVD 빌려서 함께 보자고 하였는데 저는 왔다 갔다 하면서 바빠 제대로 못본 기억이 나는데 한번 시간내서 보아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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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샛별 님,
    저희는 어른들이 같이보자고 가족영화를 빌려와 아이들에게 사정을 해도 볼까말까 인데 그 가정은 반대네요? ^^

    시간있을때 저도 다시한번 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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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하하,아닙니다.
    저는 TV나 영화쪽에 전혀 흥미를 못느껴서 잘 보지 않고 있어요. 그런데 작은아이가 '미션'을 아주 좋아해서 그 애가 볼때마다 따라서 본 것이 수십번을 보게 된것입니다. 제가 참 재미없는 사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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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Giein 님,
    좋아하지도 않는 영화를 아이따라 수십번을 보셨다면 '재미있는' 좋은 엄마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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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DVD로 소장하고 싶은 영화인데 한국에선 구하기가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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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최기영 님,
    사실 저도 없는데 어디서 싸게 구입할 수 있으면 사서 하나 보내 드려야겠네요. ^^ 만일 그렇게 되면 님의 블로그에가서 주소를 여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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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올맨님,
    시간 되시면 몇 년 전 한국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도 보세요. "남자의 자격"에서 박칼린이 뜬게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를 연상시키는 지휘법때문이라죠. 이미 보셨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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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맴돌이 님,
    '베토벤 바이러스'는 오가면서 어께너머로 몇 번 본적이 있는데 강마에가 소리지르고 딱따거리는 장면만 본 것 같으네요. 한번 맘먹고 첨부터 끝까지 때려봐아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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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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