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2011

월요일 아침의 단상

하나. 4주만에 교회출석을 해 가진 주일학교 분반공부 시간.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들을 다시 보니 참 좋다. 그 사이 텍사스로 이사를 가 못 보게된 아이도 있어 서운하기도 했고. 작별인사도 못했는데...

둘. 두 아이가 클래스중 몹시 난감한 질문을 했다. 하나는 Steelers(Pittsburgh)를 응원하고 다른 하나는 Packers(Green Bay)를 응원하는데 선생님은 어느 팀이 수퍼보울에서 이길 것 같으냐는. 거 참... 잘못하면 '시험드는(?) 아동'이 생길 것 같아 잠시 망설이다가 "너희들 원래 그 두 팀 팬이니?" 했더니 아니란다. 원래 한 아이는  Dolphins고 다른 한 아이는 Cowboys라니 누가 이길거라고 이야기해도 크게 마음이 상하지는 않겠군 싶어서 내가 대답하는 대신 둘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너희들끼리 승자를 정하라고 했는데 Steelers가 '가위'를 내 이겼다고 좋아라 했다. 근데 실제 경기결과는 Packers가 이겼으니 '보'를 내어 실망이 컸던 아이가 어젯밤 많이 위로가 됐으리라...ㅎ

셋. 이메일로 미국내 한인소식을 전해주는 서비스가 있어 아침 커피를 마시며 잠시 들여다 보곤 하는데 조지아 마리에타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인근 경찰과 소방대원들을 초대해 저녁식사를 대접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선교도 물론 필요하지만 지역사회에 감사를 표하는 교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뭘 바라는 의도로 한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쉼 없는 감사가 성도의 덕목이고 더 나아가 교회의 덕목일 수 있겠다는 생각. 그리고 그리하는 것도 큰 그림을 놓고 보면 선교의 한 방법일 수 있고. Kudos to this Church! 우리 교회 당회에 조심스럽게 이런 말씀을 드리면 뭐라 하실까 궁금하기도 하다. 나쁜 경제때문에 가뜩이나 피폐해지는 교인들의 생활인데 너무 배부른 소리라고 하실까 아니면 힘들더라도 이런 일은 해 볼 수 있겠다고 하실까...사실 어느쪽도 틀린 소리는 아니지만, 항상 이런 challenge가 우리 개인/가족의 삶 속에, 교회에, 주변에 있는데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넷. 위의 한인교회가 위치한 조지아 마리에타는 내 기억에 굉장히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곳 이다. 몇 년에 한 번 씩 마이크로소프트의 MCSE나 MCSA, 혹은 시스코의 CCNA자격증을 갱신하려고 가서 2-3주 가량 훈련을 받으면서 자격시험을 치루는 지역이다. 일요일도 없이 주 7일 아침 8시부터 밤 8시까지(수업시간만 그렇고 시험공부는 밤을 새 따로 해야) 수업만 하면서 호텔에 거의 갇힌 상태로 2주에서 3주 지내게 되는데 그 긴 공부시간이 생각나 끔찍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론 아무생각 없이 휴식을 취할수 있는 기회였기에 좋기도 했었다는. 또 전국각지의 연방정부나 주정부에서 오천불에서 만불씩 비용을 들여서 보낸 IT고수(나는 아닌듯)들이 모여 서로 의견교환을 하고, 서로 잘났다 싸우기도 하는 애증의 관계속에 친분을 쌓을 수 있어서도 좋았고. 하지만 마시막 시험을 치루고 자격증을 딴 후 바라보던 바닥에 쌓아 놓으면 허리높이까지 오는 교과서와 가상문제집들은 지금 생각해도 지긋지긋 몸서리가 쳐진다. 오죽하면 내가 산 건 아니지만 한권에 1-2백불 하는 교과서들을 모두 호텔방에 내버리고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쳐 나왔을까...

4 comments:

  1. 귀한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군요. :)
    그나저나 자격증 갱신을 하면서 시험을 다시 보는군요. 그것 참, 난감하겠습니다. 우리나라 기술사와 같은 미국 PE 자격은 회비만 잘 납부하면 되는 줄로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기술사도 일정 수강 시간을 못 채우면 자격에 벌점인가 뭔가 제약을 하는 제도로 바뀌긴 했지만 말입니다.
    시험을 치루는 것이 늘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술이라서 늘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는 직종이라 그런가 봅니다.

    '사'자 직업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하는 직업이라고 하더군요. 기술사, 변호사, 판사, 박사 등등 말입니다. 하지만 운전사는 그렇지는 않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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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zizukabi 님,
    귀한 자격증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걸 공부하면서 얻게되는 지식은 '가끔' 써 먹게 되더라고요.

    아, 요즘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시스코도 자격증소지자들로부터 하도 욕을 먹어 갱신 안해도 자격증을 취소하지 않는 걸로 바뀌었는데 그래도 직장서버는 Windows 2008인데 아직 Windows 2000 이나 Windows NT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좀 낮이 간지러워서 갱신을 합니다.

    기술'사'라고 승격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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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곳에서도 미식축구 열기가 굉장했었나봐요. 미식축구 영화는 정말 좋아하는데, 정말 경기를 그렇게 다같이 관람하기는 이번 주일 처음이었어요. 제가 보기엔 그 옛날 한국에서 하던 개뼛다기 (이거 맞나요?)랑 비슷하던데...ㅋㅋ 왜 바닥에다가 개뼈다구 그려놓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뛰어가는데 상대편이 밖에서 마구 밀고 땡기고...한번 넘어가면 일년~ 여하튼 중.고등부 아이들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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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Joyce★ 님,
    우리 한인들이 월드컵이면 자는 것 불사하고 보는 열성보다 여기 사람들 수퍼보울 열기가 더한 것 같아요.

    ㅋ ㅋ 세대가 달라서 그런 게임이 나중에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때도 개뼘따기 뭐 그런 게임이 있었던 것도 같고... 하여간 약간의 body contact이 있는 게임들을 아이들이 좋아하죠. 참, 중고등부아이들 말타기 게임은 재미있다 그래도 시키지 마세요. 우리교회 아이들 그거 하다가 허리다친 아이가 있었거든요.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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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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