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7/2010

동기유발

하도 운동부족이라 막내녀석에게 테니스레슨을 일주일에 한 번 받게하고 있다. 팀으로 하는 운동인 풋볼, 농구, 야구, 축구등이 운동량이나 재미에 있어선 효과적이긴 할텐데 부모가 방과후 일일이 쫒아 다녀야 하기에 별을 보고 집을 나갔다가 별을 보며 집으로 들어오는 우리네 같은 부모들에게 팀스포츠는 엄두도 못내는 형편. 그래서 개인운동인 테니스를 택했는데 나름 재미있어 한다.

집 옆에 있는 코트(3개가 늘 텅 비어있다. 스위치하나로 대낮처럼 불을 밝힐수도 있고)에 선생님이 일주일에 한 번 오셔서 가르쳐 주고 레슨이 없는 날 하루나 이틀은 내가 데리고 나가서 배운걸 연습시켜 주기로 하고 시작하긴 했는데 녀석이 나보곤 치자고 잘 안한다. 어떻게 하면 끌고 나가서 좀 칠 수 있을까 고민중…

근데… 어제 토요일 교회의 전도사님이 중등부 여학생 하나를 데리고 테니스를 치러 이 녀석을 찾아 왔단다. 그 여학생은 레슨을 일년 넘게 받아왔고 현재 다니는 중학교의 테니스부에 속해 매일 방과후 연습을 해 오던 중 이라고 한다. 어제 이 학생과 한 번 치더니 녀석이 저녁때 대뜸 나에게 전화를 해 왔다. “아빠, 오늘 밤 집에 오면 나하고 테니스 좀 칠 수 있어?” 한다. “그럼!”하고 대답하고 나서 이게 웬 일인가 싶었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사정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아이의 실력에 충격을 먹었다는 거다. 녀석은 아직 백핸드도 안 배운 하수인데 선수(그것도 한 학년 어린 여학생)와 쳤으니 어떤 상황이었었는지는 안 봐도... 심히 쪽팔리다고 느꼈던 것.

엉뚱한 데서 동기유발이 되었다. ㅋ ㅋ 암, 아빠가 얼마든지 쳐줄 수 있지.

(군시절 영관급장교들이나 장성들은 가르쳤었어도 누가 제머리 못 깍는다고 가르쳐 보려고 시도해 봤지만 식구들은 못 가르치겠더라는… ㅡㅜ;;)

23 comments:

  1. 거친 바다가 유능한 선원을 만든다는 격언이 떠오릅니다^^

    ReplyDelete
  2. 정말 부럽습니다. 테니스를 좋아하는 저는 아침운동이 습관인데, 같이 칠 사람이 없어서 벽에다 대고 연습중인데요... 밥주시고 재워주시면 가서 함께 하고 싶군요^^

    What an envious situation. I love tennis and usually enjoy in early morning, but using wall due to no partner here... Want to join if you can support^^

    ReplyDelete
  3. 아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 참 힘든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떤때에는 말씀처럼 전혀 다른 곳에서 동기를 찾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내가 영향은 되어도, 내 생각하는 어떤 길고 끌고 갈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서도 안되겠지만...)

    ReplyDelete
  4. 여름아이 summerkid님,
    그런 격언이 있었군요. 정말 적절합니다. ^^

    ReplyDelete
  5. SW Yoon (尹聖雄)님,
    아...벽대신 마주서서 쳐드리고 싶군요.

    그렇지 않아도 이렇게 인연이 이어지다가 블로그벗들이 함께 한 일주일 휴가를 같이 내어 놀러온다면 숙식을 저희 집에서 하면서 테니스도 치고 근처 명소를 찾아다니기도 하며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오던 중이었지요. 저도 휴가를 내고 해서... 미국에 가족이나 친구가 없는 분들은 출장같은 경우를 빼곤 올 일이 없으니 말입니다.

    Samuel님이나 Kris님도 테니스를 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ReplyDelete
  6. Samuel Kim님,
    맞습니다. 끌고 가려고 애써봐야 끌려오지도 않고요. 본인이 가려는 방향으로 뒤에서 조금씩 밀어 주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한계인 것 같습니다. ^^;;

    ReplyDelete
  7. 좋은 말씀이네요. 저도 갈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Thanks for your kindness. I'll looking forward that chance also^^

    ReplyDelete
  8.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지요? 저는 어릴적부터 개인적으로 구기 종목에는 약해서 지금도 '공' 하고는 별로 친하지 못합니다. 아마 어린 시절부터 딱히 좋은 선생님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가봐요. 여전히 몸으로 하는 '격투기' 같은 운동이 좋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하신다는 자체가 저는 부럽습니다. ^^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ReplyDelete
  9. 동기부여는 아이들에게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다 중요하겠지요.
    제가 군대 있을 적에 고문관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 저로서는 도저히 왜 군화를 광이 번쩍 번쩍 나도록 잘 닦아야 하고, 관물대를 각이 쫙 잡히도록 정렬해 두어야 하는지, 그리고 웬 잡무는 (잡초뽑기-물론 맨손으로, 낙엽쓸기, 삽질, 등등) 그리도 많은지... 이런 거 잘하는 거랑 국방력 강화랑 도댜ㅐ체 무슨 상관이 있는지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더군요. 게다가 고참들은 마치 군인도 아닌 것처럼 모든 훈련, 업무에서 다 열외. 전 나라지키러 군대에 간 건데, 하는건 그것과는 전혀 관계 없는 것들만... 그러다보니 자연히 고참들로부터 욕먹고 얻어 맞기도 하고, 고문관 소리 듣고...

    그러다 유격 훈련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 훈련은 당연히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목적이랑 부합하지요.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 저를 고참들은 이해를 못하더군요. 더 쉬운 일도 제대로 안하면서 이렇게 힘든 훈련은 열심히 하냐고...

    그들은 몰랐던 거죠. 그냥 까라면 깔 줄만 알았지, 그리고 까라고 시킬 줄만 알았지, 그냥 시키니까 하는 일과 스스로 필요성을 깨달아서 하는 일의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는 것을요.

    ReplyDelete
  10. 미국생활에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기는 쉽지않지요
    특별히 같이 행동 해주고 움직이는 일은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주는 일이죠.
    자녀들을 위해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 합니다.
    그래도 훗날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다보면 가장 행복했던 때로 기억될겁니다 !!

    ReplyDelete
  11. A laughing man님,
    보면 아무거나 다 잘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고 대개들 좋아하는 딱 몆 종목만 잘 하며 지내는 것 같습니다. 저도 농구나 야구는 잼뱅이지요. ㅎ

    A laughing man님도 환절기 감기조심하시구요. ^^

    ReplyDelete
  12. Black and Berry님,
    ㅋ ㅋ ㅋ 말씀을 듣고 보니 딱 고문관이셨네요.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고문관인데 워낙 획일적인 것을 요구하는 곳이 군 이라서 이해해 줄 이유가 없었던거지요.

    그럼 유격훈련후 보는 눈길이 많이 달라졌겠습니다. ^^

    맞습니다. 스스로 하고 싶어 덤비는 사람앞에는 당할 자 가 없지요. 그 효율성에서도 차이가 나고...

    ReplyDelete
  13. Bob Rhee님,
    이곳 생활을 오래 하셨으니 자녀들을 잘 보살피지 못하는 대부분 부모들의 심정을 잘 이해하시겠군요.

    말씀하신대로 훗날 돌아보며 행복했다고 기억하려면 지금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 고맙습니다.

    ReplyDelete
  1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황이 눈에 훤히 들어오는데요.

    ReplyDelete
  15. 한창때 운동 부족이라니.. 설마, 아직도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는건 아니겠지요? ㅋ~
    아드님이 아주 좋은 취미를 시작했군요.. 테니스 그거 무지 재밌는데, 그렇다고 승부욕에 빠져 오버하다가 '테니스 엘보'라도 걸리면 큰일입니다~ 너무 무리하진 마시구요.. 물론, 전직 코치님께서 어련히 알아서 자알~ 컨트롤 하시겠지만요~ ^^

    ReplyDelete
  16. hangum님,
    ㅎ ㅎ 안 봐도 아시겠지요? 얼굴도 벌게졌었을 듯 합니다, 아마도...

    ReplyDelete
  17. tomyou74님,
    잘 아시네요. 그렇지 않아도 어린 나이에 테니스엘보우 생길까봐 라켓에 진동방지하는 걸 껴주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라켓 정중앙에 공을 맞히는 것이 테니스엘보우을 줄이는 제일 좋은 방법인데 아직은 그런 경지 까지는 먼 것 같구... ^^

    ReplyDelete
  18. 테니스...초짜인 저는 언제나 백핸드에서 홈런을 치고 맙니다만...시합에서 지면 동기유발은 확실하게 되는데, 그래도 백핸드는 좀처럼 안늘더군요.
    지금 직장에 와서는 그것도 거의 않고 있지만요.

    ReplyDelete
  19. 테니스에 숙련자가되고 혹시나
    여자친구도 만든다면 일석 이조가 될까요 ㅎㅎ

    전 대학 교양 테니스 수업 초창기때 홈런을 날리곤 했었는데 (공을 다 잃어버리는..)
    옆에 여학생이 저보다 칭찬을 듣는걸 보고 홈런이멈췄던 기억이납니다

    yjy님이 iPhone에서 전송

    ReplyDelete
  20. kyonchih님,
    백핸드는 모든 아마추어테니스인의 공통된 고민이지요. ^^

    그래도 잊어먹지 않게 가끔이라도 치세요.

    ReplyDelete
  21. Oblivion님,
    ㅋ ㅋ 그 경험때문에 아들녀석이 요즘 테니스열공 중입니다.

    아, 그 당시에 테니스를 좀 치셨더라면 성적도 잘 나오고 여학생도...

    ReplyDelete
  22. 안녕하세요. 미국은 확실히 운동하기가 여러모로 좋은것 같더라고요. 운동하기는 좋은데 배우는건 어떤지요? 저도 내년에 미국에 가서 여러 운동을 배워보려고 생각중이거든요 ㅎ

    ReplyDelete
  23. Duckhwan Kim님,
    반갑습니다. 여러가지 운동을 배우는 조건은 고국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저희처럼 온라인으로 코칭광고를 보고 선생을 택하는 경우보다는 신체단련/수영/테니스/라켓볼 등의 시설을 두루 갖춘 Fitness Center에서 코치들을 두고 가르치고 있죠. 단 골프도 레인지에 가면 티칭프로가 있긴한데 역시 한국에서 배우는 게 나은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바로 오신 분들 치는 모습을 뵐 때 마다 폼이 기가막히게 잡혀있는 것을 봐선...

    이곳 동부로 오시게 되면 연락주십시요. 위의 SW Yoon (尹聖雄)님을 비롯해 블로그벗들이 한 번 모이는 것을 고려해 볼 수도 있으니까요. ㅎ

    ReplyDelete

반갑습니다!

댓글을 남기시려면 작성자 선택 시 Google계정등으로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시면 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Hi!
If you would like to leave a comment, please log in with your Google, WordPress, or AIM accounts. If you don't have one, please choose the option '이름/URL', then put your name or nickname in '회사명' leaving 'URL' bl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