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8/2010

푸른 바다의 기억 4 - My diving memoirs

해마다 여름이면 서귀포앞바다는 잠수시합으로 시끌벅적해 지곤 했다. 각 대학과 사회의 잠수팀들이 모여 여러가지 분야에서 겨루기를 하곤 했기 때문. 아직도 그런 대회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온갖 부조리가 넘쳤던 대회 ㅎ ㅎ>

한 종목은 채취. 대회준비위원들이 전 날 잠수해 들어가 바둑알들을 바위 밑, 해초 밑 등에 감춰놓고 다음날 아침 시합이 개시되기 전 까지는 그날은 일체 잠수를 허용하지 않는다. 아침이 되어 땡하고 선수들이 들어가 채취를 하기 시작. 문제는…채취한 바둑알들을 모두 합하면 전 날 주최측이 숨겨놓은 총 바둑알 수보다 훨씬 많았다는 것. @.@  그럼 도대체 전 날 아무도 못 들어가게 해서 들어간 사람도 없고 선수들도 모두 몸에 숨기고 들어가지 못하게 검사를 했는데 어떻게 된거지? ㅋ ㅋ 비밀은 전날 밤 누가 뭘 했냐는 것에 있었다. 팀들마다 선배들이 바둑알을 사와서 수영잘하는 후배들을 하나씩 달고 Night diving 을 소리 소문없이 했다는… 전등으로 깜깜한 밤바다를 몰래 헤치면서 심어놓고 자기들만 아는 표시를 해 놓으며 다닌 거다. ㅎ ㅎ

또 한가지 인상깊었던 종목은 레이스. 섬 하나를 두 사람이 한 조를 이루어 제일 빨리 돌아오는 팀이 이기는. 난 왜 한 사람은 수영선수를, 다른 한 사람은 격투기선수를 선배들이 뽑는지 이해를 못했다. 그런데…시합을 시작하고나서야 그 이유을 바로 알아채 버렸다. 수영선수는 먼저 앞으로 뛰고 난 다른 팀 선수들을 발로 차고 팔꿈치로 강타하는 악역 이었던 것. 정말 엄청 맞으며 엄청 때렸다. 그래서 옆구리, 얼굴들을 움켜잡는 순간을 이용해 파트너와 쏜살같이 튀어버리는…결국 우승은 못 했지만 입상은 했던 기억이 난다.

또 다른 종목은 헌팅. 총으로 된 작살(좀 강력해 위험하다)이 아닌 대작살을 가지고 들어가 정해진 시간안에 가장 많이 잡는사람이 우승하게 되는 종목. 사진에 왼쪽에 보이듯이 뒷 끝에 찰고무줄이 고정되어 있어 고무줄을 팔목에 걸고, 고무줄이 걸린 손을 작살 뾰족한 쪽으로 당겨 잡으면 장전이 되어 손을 놓기만 하면 당겨졌던 고무줄에 의해 작살이 앞으로 추진되는거다. 시합이 진행되던 지역이 광어가 많은 모래밭이었다. 광어란 놈은 둔해서 모래만 살짝 등에 업고 가만히 바닥에 엎으려 있는 까닭에 고무줄을 쓰지 않고도 작살을 곧게 세워 당구칠 때 맛세이(masse)하듯이 등 위에 놓고 한 쪽 손바닥으로 탁 치면 바로 꿰어진다. 꿴 다음 한 10초 부르르 떠는데 그 손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다음 놈으로 접근해 다시 맛세이 한번. 계속 반복하다 보니 대여섯마리가 한 작살에 꿰어져 있었다. 이 종목은 너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아예 포기하고 다른 선수들이 많이 잡는 것에 신경쓸 때 난 대원들 저녁때 먹을 회나 찌게거리가 되는 생선잡기(안주확보)에 주안점을 두었었다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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