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4/2010

Why blogging, with what attitude?

시간이 허락할 때 여기 저기 다른 블로그들을 마실다니며 올려놓은 글을 읽는 게 요즘 즐거움중의 하나다. 음식을 만들 때 마다 정성들인 음식의 사진들을 올리며 재료와 만드는 법을 자세하게 올리는 블로그. 정원/텃밭을 가꾸면서 씨가 발아하는 과정서 부터 결실을 맺고 그 결실로 가족들에게 서빙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를 사진과 함께 올리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해프닝을 실시간으로 올리는 블로그. 엄청 비용이 들텐데도 하염없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도 없이 아름다운 경치, 풍경, 유적등을 고해상도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블로그. 자녀(들)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그 기쁨을 가족들이나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블로그. 음악, 영화, 취미, 정치, 테크놀러지 등 각종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거나 자신의 기록을 위해 전문지식을 올리는 블로그. 자신의 일기를 대신해 쓰는 블로그. 교회나 어떤 모임이 한 곳에서 공동으로 의견을 주고 받기 위한 블로그. 나 처럼 그냥 일상생활을 적는 블로그. 참으로 다양하고 블로그 를 쓰는 이유도 그 블로그 수 만큼이나 다양할 것이다.

그래서 왜 블로그를 쓰는가? 하고 묻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 같다. 그저 나름의 이유로 쓰는 것일게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나 혼자만 간직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온라인으로 블로그를 시작한다는 것은 동시에 누군가가 찾아와 읽게 될 거라는 것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혼자만 간직하려면 차라리 공책에다 써서 책상서랍에 넣어두어야 맞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참 온라인 채팅이 유행일 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채팅 에티켓’이 확립이 되어 어느 정도의 도를 지키는 것이 가능해 졌던 기억이 난다. 블로그도 그런 ‘에티켓’ 이 확립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다른 분 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오픈해 놓고 들어보고 싶다.

글을 쓰면서 자신에게 솔직해지기 위해 나도 내 생활과 생각, 어떤 때 는 좀 부끄럽기도 한 개인의 모습을 내어 놓기도 한다. 얼마전 한 분의 블로그를 따라다닌 적이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은밀한 침실이야기를 올리는 바람에 기겁을 하고 그 블로그 따라 다니는 것을 급히 중단한 적이 있다. 거기까지는 내가 알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1. 내 놓을 수 있는 사생활의 정도를 지혜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블로그에 들려 주셔서 댓글을 남겨 주시는 분 들께 꼭 답글을 달아 드리려고 노력하고 다른 블로그에 내가 달아놓은 댓글에 답글을 주시는 블로거들을 볼 때 고맙고 신난다. 어떤 때는 정말 힘이 되고 큰 기쁨이 되기도 한다. 내 하찮은 존재를 저 넓은 인터넷에서 알아보고 찾아와 주고, 따뜻한 글로 교감을 나눠준다는 것이 어디 보통 일인가? 어느 분의 블로그를 찾게되어 기쁨으로 댓글을 남긴 적이 있다. 그런데 바로 내 댓글 바로 다음에 남긴 다른 사람의 의 댓글엔 몇 번 이나 친절하게 답글을 달고 내 댓글은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혹시나 해서 다른 엔트리에도 반복해 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2. 댓글을 다는 다른 분들의 성의엔 꼭 답글로 답하자.

그러는 내가 좀 웃기긴 하다. 섭섭할게 따로 있지… 아 이 바쁘고 복잡한 세상에 누가 한가하게 일일이 답글을 달 수 있겠다고…

하여간 “다른 블로그를 내가 왜 읽고 있는가?” 에서 “내가 왜 블로그를 쓰고 있는가?”의 답을 어렴풋이 찾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읽으면서 내가 일평생 겪을 수 없는 엄청나게 다양한 경험들을 간접적으로 겪게 되는 요즘이다. 어디가서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들, 그리고 거기서 생겨지는 경험의 부산물. 예를 들어, 가족에 대한 사랑이 어떠해야 하며, 사람간의 사이는 어떠해야 하며, 고뇌의 아픔이란 것이 얼마나 크며,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못하는 세상에서 지켜야 하는 법칙, 자연의 법칙 등 에서부터 다양한 전문지식에까지. 그 모든 것들이 내 삶을 그만큼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 물론 책에서도 이런 간접경험을 할 수 있겠지만 두꺼운 책에 비해 블로그는 얼마나 짧은가? 또, 블로그는 사실 그대로의 non-fiction인데 반해 우리 일반사람들이 읽게 되는 책들의 대부분은 허구인 fiction아닌가? ^^ 부디 내 블로그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블로그가 되길 원한다.

13 comments:

  1. 옳으신 말씀이네요..
    개인적인 공간이 아닌 클라우드 되고 또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글을 올린다는 건 어느정도의 책임이 뒤따르는 것이지요..인터넷 족적은 지워지지도 않고 영원히 따라다닐텐데..
    또한, 댓글에 대한 반응은 소통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행위 아닐까요?
    그걸 도외시 한다면 자기 할말만 지껄이는 여느사람들과 다를바가 없지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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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I find your blog insightful and philosophical.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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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omyou74님,
    정말 tomyou74님 말씀대로 그렇더군요. 한 번 온라인 서치엔진에 인덱스된 내용은 지워지지도 않고 지울수도 없더군요. 사이트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 오랜 후에도...
    들리실 때 마다 댓글을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하는 대화는 아니지만 제겐 기쁨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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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카뷰티님,
    Thank you for your encouraging comment! I've found your blog interesting and been enjoying your entries as w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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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안녕하세요.
    제가 많이 바빠서 찾아 뵙지 못했어요.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부모님은 평안 하신지요?
    그저 안부를 여쭙고 싶습니다.
    장로님의 가정에 , 하시는 사업에 하나님께서 늘 함께 하시므로 범사가 잘되고 차고 넘치시는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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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바쁘게 사시는 것 같아 좋습니다. 제 부모님은 이제 건강을 회복하셔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계시구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역시 집사님과 집사님가정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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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공감이 많이 갑니다. 저도 가끔 도데체 내가 왜 블로깅을 하는 지 궁금하거든요. 소심한 성격이어서 프라이버시가 노출되는 것을 많이 싫어하는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내 블로그를 보면서 무슨 생각들을 할까 하는 생각도요. 그래서 이글을 읽으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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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Geni님.
    공감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그리고 유익한 블로그는 자주 들리게 되는데 Geni님의 블로그도 그 중 하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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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oldman 님 말씀처럼 블로깅을 하는 이유는 다양할것 같습니다. 최소한 저와 같은 이유로 글을 쓰는 사람은 드물것이라 생각됩니다. 외냐면 저는...

    '아들이 자라서 세상에 눈을 떴을때 보아주었으면 하는 것'

    이란 의미로 일기처럼 적고 있거든요. 평소에 준비해야지요, 워낙 사람일이 어찌될지 모르는 세상이지 않습니까.

    혹시 이런분들 또 있으려나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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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desperados님,
    저도 한 번 깊게 생각해 봐야 할 이유같습니다. 100년을 보고 사과나무를 심는다고 먼 앞을 내다보시고 블로깅을 하시는 군요. 님덕분에 저도 스페인 잘 다녀온 기분입니다. 제가 여행할 때 겪었던 가방분실사건도 다시 기억나고... ^^ 건강하시고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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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정정: 십년을 보고 나무를 심는다 해서 십년지계라 하고, 곡식은 일년지계, 사람을 기르는 것은 백년지계라 하는군요. 사과나무란 생각은 어디서 나온지 저도 잘 모르겠구요. ^^; 아마 "내일 세계가 망한다 하더라도 난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타고르의 명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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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매번 느끼는 것인데,...
    Oldman님의 문체는 늘 정감이 갑니다..

    Oldman님의 포스팅 글을 읽는 것도 재미나지만, 댓글 올라온 것을 읽는 것도 또하나의 재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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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ㅎ ㅎ 그러셨다면 다행이구요. 여기 들려서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 너무 따뜻한 분들입니다. 흉 한번 잡으시는 적 없으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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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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