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3/2010

솔로몬같은 판결

어느 분의 블로그를 읽다 그 분이 써놓으셨던 이야기가 생각나 좀 더 자세히 뒤져봤다. 여기에 그 분의 블로그링크를 참고로 올려놔야 예의일텐데 그 블로그엔트리를 다시 찾을 수 없어 아쉽고 죄송하다.

Fiorello La Guardia란 사람에 얽힌 일화.

미국이 엄청 힘들었던 시기인 대공황기에 이 사람이 뉴욕시장으로 있던 1935년 1월 어느 추운 밤 이전에도 가끔 그랬듯이 찢어지게 가난한 동네의 심야법정에 Fiorello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담당판사를 퇴근시키고 법정을 대신 맡았다(미국에서는 시장에게 법정재판권을 주는 관례가 있었던 듯). 몇 분 후 한 남루한 할머니가 빵 한덩이를 훔쳤다는 혐의로 법정으로 불려들어왔다. 할머니는 딸이 아파 눕고나서 사위가 도망가는 바람에 두 손주가 너무 굶주려 그런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점주인은 “재판장님, 이 동네는 정말 형편없는 사람들이 사는뎁니다. 이번 기회에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게 된다는 본을 온 동네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하고 소를 취하할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Fiorello는 한숨을 한 번 크게 내쉬고 나서 할머니에게 말했다. “법에는 예외가 적용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전 할머니에게 벌을 드려야만 합니다. 10불을 내시던지 아니면 10일의 구류에 처합니다!”

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는 자기 주머니에 손을 넣어 지갑을 꺼냈다. 그리고는 지폐를 꺼내 자기가 늘 쓰고 다니는 모자에 넣고는 말했다. “여기에 10불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 이 법정에 앉아계신 모든 방청인들에게 ‘자기 손주들을 먹이기 위해 빵 한덩이를 훔쳐야만 하는 이 도시에 같이 거주하는 죄’로 한 사람당 50전씩 벌금을 부과합니다. 보안관, 벌금을 이 모자에 모아 피고인에게 드리도록 하게!”

다음 날 뉴욕 인근의 지방신문에 기사가 나오길그 밤에 걷힌 돈이 47불50전이였고, 벌금을 제외한 37불50전이 그 할머니의 손에 쥐어졌다고, 그리고 그 재판장에 있던 원고인 그 상점주인은 물론 재판순서를 기다리던 70여명의 잡범들, 범법운전자들, 그리고 수 많은 경찰관들이 모두 50전씩으로 이 할머니를 돕는 특권을 누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냈고, 재판 후 모두 시장에게 기립박수로 감사를 표했다는 이야기.

미국 뉴욕으로 비행기를 타고 오려면 JFK(John F Kennedy)와 LGA(LaGuardia)의 공항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건 상식이다. 그 중의 하나인 LaGuardia 공항이 바로 이 사람의 이름을 딴 거라 하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브로드웨이뮤지컬 “Fiorello!”역시 이 사람에 관한 이야기란다. 청렴한 사생활, 저돌적인 지도력으로 대공황의 뉴욕을 잘 이끌었고 하원의원생활을 오래하다 1947작고.

가슴이 따뜻해 지는 이야기라서 적어본다. 솔로몬왕도 이만큼 순발력이 있었을까?...

5 comments:

  1. 정말 멋지고 감동적인 판결이네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솔로몬'과 같은 현인은 필요할진대.. 도통 그런 분이 보이질 않으니..
    그래도 역시 '사람만이 희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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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앗..! 인사를 깜빡했네요.
    안녕하세요? 누구신지 궁금해서 이렇게 들어와 봤는데.. 저하곤 처음이시죠??
    여튼, 반갑습니다.
    올리신 글 내용도 알차고 블로그 스킨도 멋지고..
    근데, 댓글 남길때 이렇게 별도의 창이 뜨는건 어떻게 하지요?? 미리보기도 있고..
    시간되시면 알려주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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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omyou74 님, 안녕하세요?
    칭찬해 주셔서 감사하구요 저도 님이 올리시는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댓글창은 Settings/Comments 로 들어가셔서 맨 위의 "Full Page" 옵션을 선택하시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쓰는 스킨들을 http://oldman-james.blogspot.com/search/label/Templates 에 올려 놓았으니 퍼 쓰실 수 있구요.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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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 계시는 곳이 지금은 밤이겠군요. 잠시 착각을..^^;
    전체적인 분위기도 차분하고 정갈한게 님의 정성스런 마음이 전해집니다.
    제 주위에 구글블로거를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 독학으로 배우고 있는데.. 앞으로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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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이렇게 몇 초 상관으로 댓글을 주고 받으니 마치 채팅을 하는 기분입니다. ㅋ ㅋ
    이제 곧 점심드셔야 겠네요. 전 막 잠자리에 드려는 참이구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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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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