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2010

We don't need anything else. Really?

이곳 리치몬드에 와서 처음 10여년 같이 테니스를 치던 분이 있는데 한동안 소식이 뜸했었다. 그러다 며칠 전 그 분의 부인이 쓰러져 중환자실에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제 밤 방문을 해 보니 대학 졸업반인 큰 딸이 엄마를 정성스럽게 간호하고 있었고 난 휴식을 취하는 환자가 깨지 않게 살짝들어가 가져간 풍선과 인형을 놓고만 나오는데 그 딸이 쫒아 나와 날 잡는다. “들어가 이야기 나누세요.” “글쎄… 엄만 내가 누군지 모르실꺼야. 딱 한 두번 얼굴을 잠깐 봤었고 그런것도 벌써 15년이상 지났는걸?” “미스터 안 아니세요? 엄마가 방금 미스터 안 이라고 그러시던데…” “그래?”
의아해 하며 들어가서는 인사를 했는데 동갑내기라 기억한다 했다. 맞다. 그 옜날에 우리 동갑내기녀석들 모임에 같은 동갑내기라도 여자는 안 껴준다 농담하던 기억이 난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하는 말이 “난 지금까지 혼자 잘 살고 있는 줄 알았어요.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도, 교회도 일체 끊고 지냈지요. 다 필요없었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방문해 주시는 분들 뵈니 그냥 좋고 고맙네요.”

그렇다. 그 분만이 아니고 대부분의 우리는 우리가 잘 사는 줄 알고 있다. 어느 한 순간에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면서 그저 잘 사는 것으로 알고 지낸다. 직장이나 사업이 번듯하고 집 좋고 차 좋으면, 남편 아내 아이들 건강하고 공부 잘 하면, 통장 두둑하고, 사 놓은 건물 몇 개 있으면 잘 사는 것으로 안다. 순식간이다…순식간에 뒤집어 진다…그래서 그 분이 필요한 것을…왜냐하면 그 분 만이 뒤집어 진 것을 돌려 놓을 수 있고, 피해갈 길을 열어 줄 수 있는 분이시기에…거기다가 덤으로 구원과 영생도 거저 주시기에.

봄방학이 끝났는데도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엄마 곁에서 먹고 자고 하는 수고를 하고 있는 그 딸을 보니 바로 얼마전 까지 엄마가 병원에 계실 때 그러던 내 생각이 난다. 오늘은 컵라면이라도 몇 개 챙겨다 줘야겠다. 병원식사 정말 형편없으니...

2 comments:

  1. 원래 블로그시작하게된 동기에는 생각을 잊기전에 기록으로 남기자는 것과 그러는 중에 블로그를 읽고 한 사람이라도 하나님에 대해 어렴풋이라도 알게된다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이미 눈치 채셨을 꺼라고 생각하지만('하나님'이라는 레벨이 붙은 글들에는 댓글이 없는게 공통적이죠?) 제 블로그에 들리는 대부분의 분들이 믿지 않으시는 분 들이고 게중에는 기독교인을 거의 증오하는 수준에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너무 무거운 신앙이야기만 하지 않고 그냥 안 믿는 사람이 신앙을 멀리서 보며 알아가듯 글을 쓰곤하지요. 우선 제 글들(그냥 일상을 적은 잡스러운)을 그저 편하게 읽으면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아, 나도 신앙이라는 걸 가져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게 된다면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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