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2010

Sleeping in a car

둘째가 며칠 전 일을 갔다와서 나와 아내에게 느닷없이 이런 말을 한다. “여지껏 내가 속한 모든 상황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지냈는데, 오늘 새삼스럽게 모든 것이 감사한 일 뿐이라고 느껴졌어요. 밤이면 돌아가 누울 수 있는 집, 엄마 아빠가 있다는 것, 풍부한 먹을 것,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형제들이 있다는 등등…”

“????” 아내와 나는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서로 눈만 말똥 말똥 얼굴만 마주보고 있는데 그 아이가 말을 이어갔다. 일하는 Bestbuy에 늘 환하게 웃는 얼굴인 씩씩하고 착한 애가 하나 있는데 그 날에야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 들려줬다는 거다. 미시건주의 전형적인 백인 노동자부부 사이에서 태어 났는데 부모가 알콜중독에다가 마약을 하면서 술만 들어가면 이 아이를 늘 때리고 학대를 했단다. 그래서 그 때 왼쪽 눈을 맞아 다쳤는데 전혀 치료를 해 주지 않아 지금은 왼쪽 눈이 거의 실명된 상태고. 그러던 어느 날 취한 채 차를 몰고 가던 부모가 사고로 모두 죽고 물려받을 재산도 없이 혼자만 남게 되었다. 거기다가 자기가 늘 가서 애를 봐주던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경찰이 자신의 지문이 집안 여기 저기에 남아 있다며 도둑으로 몰아 잡아 넣는 바람에 몇 달 감옥신세도 져야 했고… 이 곳 리치몬드로 와서 하루 두 군데 Bestbuy 와 Arby restaurant에서 일을 하면서 입에 풀칠을 하는데 밤에는 들어 갈 집이 없으니 늘 차를 Walmart 뒤에 세워놓고 잠을 잔다는 것이다. 샤워는 친구들 집에서 운 좋으면 가끔 해결하고…

딸아이가 그 말을 해 준 이후로 지난 며칠 간 이 아이의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물론 그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인지, 아이가 실제는 어떤 아이인지 아직 자세히 모른다. 그리고 세상에 이 아이보다 못한 상황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꺼고, 내가 그 사람들 모두에게 어떻게 해 줄 수 없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아이를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까…생각은 해 봐야 되지않나 싶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 지 들어보고도 싶고.

2 comments:

  1. 사실 여기저기에서 보면 정말 감사뿐인 삶입니다. 따님의 말처럼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혹시 Mercy house 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즉 Homeless people 들이 살 수 있는 곳이 있답니다. 아마도 리치몬드에도 있는 걸로 압니다만.
    한번 따님한테 말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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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름이 좀 다르긴 해도 몇군데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알아봐야 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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