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2010

왕짜증 나는 경우 2

짜증나고 화나게 만드는 것 한 가지씩 말해보라고.했을 때, 한 아이가 대답한 말이 있다. “화 나는 일이 너무 많아 다 이야기 못하겠어요!”란다. 이 말을 하면서 눈가위가 벌개지고 막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아 이야기 해 보라고 하지는 않았다.

어린 5학년 나이에 부모님을 떠나 이 곳 미국이모집에서 두 동생과 생활하는 이 아이. 얼마나 학교에서 힘들 지 상상이 간다. 한국에서는 똑똑하다고 인정받고 친구들도 이 아이 곁으로 몰려들었을 만한 아이. 여기서는 말이 되질 않아 선생이나 다른 아이들로 부터 완전 바보취급을 받아야 하니 말이다. 물론 이런 적응기간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는다. 1년 남짓 지나면 학교에서 성적으로나 인기로나 꼭대기에 자리 잡게 되는게 일반적 수순이다. 하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 곳 아이들도 자기들과 조금 다른 아이를 대할 때 몹시 잔인하다. 그룹으로 놀리고 멸시하고 상처를 준다. 여기선 특히나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거기에 보태어져 더 하다.

내가 26년 전 이 땅에 처음왔을 때의 기억이 새롭다. 유학이라고 공항에서 부러워하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멋지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왔는데, 그래도 한국에선 영어 잘 한다고 모두들 그랬었는데, 첫 강의시간 후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교수가 하는 소리를 한 마디도 못 알아 들었다. 물론 과목이 수학이나 영어문법(한국사람이 훨씬 이 과목들에선 강하다)이 아니고 미국역사에다가 교수도 남쪽 사투리가 심하고 말을 빠르게 하는 분 이었기에 더 그랬을꺼다. 한 6개월은 학교 가는 것이 고통스러웠고 싫었다. 물론 1년 후 부터는 강의를 교수와 같이 주도해 나가는 입장이 되었지만.

그래서 그 아이와 동생들을 볼 때 더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다. 얘들아, 조금만 더 참고 인내해라…선생님도 기도할께...

4 comments:

  1. 새싹들도 옮겨 주면 새 환경에 대한 적응기간을 필요로 하는데, 애들도 똑같은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잘 풀어나가야 하는데, 지켜보는 사람으로선 안타깝기 그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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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자연으로부터의 지혜와 법칙이 우리의 삶에 참 많이 적용되는군요.맞습니다 대신 풀어줄 수가 없어 안타깝기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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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cmon. I can't read korean! h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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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Eunice,

    I hope you were able to read the next posting in English. Ask Andy's opinion on this sympt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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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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