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2013

졸지에 병자

지난 4일여 심한 갈증이 생겨 하루에 2-3갤런 정도의 물을 들이키고 섭취한 물의 배출을 위해 화장실을 하루에 20여번도 넘게 들락거리다 갑자기 생각나는게 있었다.

3P의 증상이 보이면 당뇨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글을 오래 전 본 기억이 있어 인터넷을 뒤져보니 갈증( Polydipsia), 잦은 배뇨(Polyuria), 그리고 배고픔(Polyphagia)이란다. 갈증과 잦은 화장실출입외에도 왜 이렇게 많이 먹히는 걸까 하며 쉴새 없이 집어 먹고있는 중이니 3가지 주요 증상이 모두 일치.

어제 부리나케 의사를 찾아가 검사를 받은 결과 이제 명실공히 당뇨, 고혈압 환자란다. 혈당 268, 혈압 140/100으로 우선 약을 조제해 줄테니 수치를 낮추고 이제는 식생활과 운동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고 경고해줬다. 아버님과 어머니 생전에 두분 다 그 문제가 있으셨으니 나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받아들이기가 싫어서였을까, 난 무지 건강한걸로 믿고 있었고 또 그러고 싶었다.

아내와 아이들 모두에게 검사결과와 의사의 경고에 대해 설명을 해 준 다음 이제는 식생활을 많이 바꿔야 되니 도와달라고 했고 모두 대찬성을 해 줘 고마왔다. 본인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기꺼이 하겠다는 것. 피해야 할 음식과 섭취해야 할 음식, 조리법등 촘촘히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 앞으로 많겠다. 운동량도 늘려야겠고.

조제해 준 약을 먹고 수치가 순식간에 떨어지는게 눈에 보일 정도니 약이 무섭다. 장기가 부담을 가지게 될 게 당연하다는 생각. 어서 음식섭취와 운동만으로 수치를 낮추어 약을 안먹게 되는게 목표인데 쉽지는 않겠지...

이런 저런 생각에 약간은 우울한 상태로 멍하게 지내다 오후에 있던  LA다저스와 피츠버그파이어리츠의 경기에서 류현진선수가 던지는 걸 보고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1회에 홈런을 맞았어도 배짱좋게 잘 던지는 모습이 정말 든든하고 앞으로는 보는 사람이 불안해 하거나 걱정하는 건 전혀 필요없겠지 싶다. 7회에 교체되고 팀이 이겨 승리투수가 됨. 내노라 하는 메이저리그 투수들 사이에서 자신의 위상을 차곡차곡 쌓아간다는 느낌.

20 comments:

  1. 저도 요즘 자주 자다가 깨서 (2-3번 정도) 화장실을 가는데.... 점검(?)해 봐야 겠군요.

    ReplyDelete
    Replies
    1. 꼭 당수치를 확인해 보시길... 저도 한 두 달은 갈증 같은 건 거의 없었고 그저 밤에 1-2번 깨서 화장실을 가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Delete
  2. 저도 고혈압이 가족력이라 주의해야 하는 시점이지요.
    문제는 당뇨인데, 한번 발병하면 내내 관리해야 하는 질병인지라 병이 아닌 상황부터 조심하심이 좋을 듯 싶습니다.

    ReplyDelete
    Replies
    1. 명심하겠습니다.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이 관건이라고 하네요.

      Delete
  3. 장로님은 하도 의지의 한국인이시라 크게 걱정이 안 되는군요. 우선 잡곡밥부터 드셔야 해요. 제 여동생이 당뇨요. 부탁드릴 건 병에게 끌려가심 안 되고, 님이 병을 이끄셔야 한다는 점이죠. 멀리서나마 응원을 보냅니다. 부디
    파이팅!!!

    ReplyDelete
    Replies
    1. 잡곡밥 먹겠습니다. 이제까지는 일주일에 흰쌀밥 2일, 현미밥 1일 정도 먹었었는데 이젠 현미와 잡곡밥으로 완전 교체를 해야 할 듯 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주위에 당뇨환자들이 많아 이런 저런 정보와 도움말씀을 해 주실 수 있다는 거지요. 응원해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병을 극복하겠습니다!

      Delete
  4. 원하지 않게 후배가 되셨군요.

    당뇨는 병도 아니니 크게 신경쓰지 마세요. 그냥 친하게 지내면서 같이 가면 됩니다.
    이미 internet search로 잘 알고 계실테고...

    한가지 말씀드리면, 조심하겠다는 초심 잊지마세요. 약은 습관이 되어서 잘 먹는데, 운동은 흐지부지.. 식사는 정량 초과... 그러면 또 오르고...

    10년 넘은 당뇨지만, 최근에 올려 놓은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 애를 쓰는 중입니다.

    ReplyDelete
    Replies
    1. 아, 선배님! ^^

      지금 조금 충격상태인데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걱정이 한결 덜하네요. 초심으로 계속 가도록 노력하지요. 정량초과 흐지부지운동 모두 넘어가기 쉬운 유혹들이네요. 선배님도 수치 잘 유지하시길 소원합니다.

      Delete
  5. 저도 잡곡 드시길 권합니다.
    저의 어머니도 당뇨 심하셨는데 꾸준한 잡곡밥 식이요법으로 많이 좋아 지셨습니다.
    원래는 당뇨가 완치가 힘든 병입니다. 심한운동보다 자주 조금씩이라도 운동을 하시면 좋아지실것이라 믿습니다.
    건강하세요. 내가 아프면 아무도 내대신 아퍼해 줄수가 없어요. ㅡ.,ㅡ;

    ReplyDelete
    Replies
    1. 이젠 흰쌀밥은 온 식구가 아예 포기했고 현미나 보리밥을 짓고 있습니다. 맞아요 격렬한 운동은 삼가고 꾸준함을 가지고 적당하게 하길 바라는 중 이지요. 감사합니다! 어머님께서 좋아 지신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

      Delete
  6. 스트레스가 젤로 나쁘단다. 매사에 낙천적으로 생활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탄수화물도 고구마정도는 감자보다는 좋다고 그러고 단백질위주의 식단과 푸른 채소를 섭취하라는데 뭐 꾸준히 하느냐 마는냐에 달려있겠지.

    ReplyDelete
    Replies
    1. 그 쪽에 대선배가 계시니 앞으로 자주 조언을 구해용. 모두들 "꾸준히"에 중점을 두시는게 그게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겠지. 그런 면에서 매형은 정말 존경스럽삼. ^^

      Delete
  7. 스트레스...제가 이야기할려고 했는데 놓쳤다...^^;;;
    저희 엄마가 당뇨시거든요. 전 다이어트를 위해 현미밥을 먹고 있는데, 현미밥이든 쌀밥이든 양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스트레스를 안받을순 없겠지만, 너무 신경쓰지마시구요. 즐겁게~헤헤. 장로님, 화이팅이요!

    ReplyDelete
    Replies
    1. 어머님이 당뇨시군요. 식단을 바꾸는 것 까진 하겠는데 양을 줄이는 게 처음엔 제일 힘들거라는 생각입니다. 응원 고맙습니다! ^^

      Delete
  8. 병자라 생각 마시고 더 건강한 식습관을 갖게 해주셨다고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ReplyDelete
    Replies
    1. 정말 그렇네요. 요즘 아내와 매일 40여분 동네를 산책하며 드는 생각은 왜 진작 이러지 않았을까 하는 겁니다. 매일 매일의 산책이, 건강한 식생활이 너무 좋아요. ^^

      Delete
  9. hey! what's this post about? the translated version by google isn't that great. Are you and ajjumah doing okay? Did something happen?

    ReplyDelete
    Replies
    1. Hey, sorry about that!

      I had become real thirsty for few weeks about three months ago and started drinking 2-3 gallons of water and went to the bathroom 20 times day and night. So I got suspicious about having diabetes and decided to go to the doctor.

      The test they ran showed that my sugar level had soared up to 268 and 140/100 for the blood pressure. So the doctor told me that I am a border-line diabetes, hypertensive and prescribed me 500mg Metformin twice a day and 10mg Lisinopril once a day.

      Since then I've been exercising more and watching out for food consumption very carefully. On my last visit to the endocrinologist, he looked at my numbers that I had recorded over two weeks and said the numbers were looking great. Upon my request for cutting down on medication, he agreed to let me cut Lisinopril down to 5mg a day keeping the same dosage on Metformin to see what happens.

      For the following one week, I took 5mg Lisinopril once a day and 500mg Metformin once a day (as a test even though it's against his order). To my surprise, the numbers were the same as before for all week long. 114-138 for the sugar, 118/85 for the pressure.

      Then I stopped all the medication at all for the next 2nd week up till today. So far the numbers are looking pretty good keeping the average of 86-123 for the sugar and 125/93 for the pressure. Only concern now is the diastolic reading. It constantly stays around 86-99. Can you ask Andy to read this comment and let me know what he thinks?

      But as a whole, this experience brought a very good eating habit and exercising atmosphere to our family and we are benefiting from it. It is a gain for sure.

      For the rest of the family,

      Ajjumah: Healthy, beautiful, and still funny.
      Trish: Buying things like crazy in preparation of moving out in a week.
      Jen: Going through the final exams now and will come home next weekend.
      Peter: Stopped boxing until the summer break for his school work, putting in more time for his study and acing on many exams and quizzes from that effort.

      Hope you and Andy are doing alright.

      Delete
  10. 가족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의지가 강하시니 극복하실 수 있겠네요.
    어릴 때 나는 저런 병 걸릴 이윤 없겠지 하다가 점차 하나 둘 내 친구가 되어 가는 병마 리스트를 볼 때마다 마음이 살짝 우울해 집니다.

    하지만 극복하는 데 인생의 참 의미가 있겠지요 ^^

    ReplyDelete
    Replies
    1. 말씀하신 대로 가족들이 흔쾌히 동참해 준다고 하니 고마와서라도 극복해야겠습니다.
      우리의 삶이 극복해야 할 일들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넘을 때 마다 우리의 시간은 조금씩 없어지긴 하지만 또 그만큼 풍성해 지고...

      잘 계시죠?

      Delete

반갑습니다!

댓글을 남기시려면 작성자 선택 시 Google계정등으로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시면 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Hi!
If you would like to leave a comment, please log in with your Google, WordPress, or AIM accounts. If you don't have one, please choose the option '이름/URL', then put your name or nickname in '회사명' leaving 'URL' bl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