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2012

Seven days in Utopia

느긋한 주일 오후. 아들녀석과 같이 잔디를 깎고 들어와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난 후 Netflix를 뒤지다 좀 특이한 제목의 영화가 있어 무심코 보게됐는데 Seven days in Utopia(2011개봉)라는 영화.

대충의 내용을 이야기 하자면 Luke라는 이름의 한 프로골퍼가 어느 시합의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을 앞에 놓고 있는 순간. 일평생 자신을 훈련시키고 캐디로 자신을 돕는 아버지가 본인이 무리라고 생각하는 걸 자꾸 주문하는 것에 끌려 다니다가 결정적인 실수를 하게되고, 결국은 심적으로 무너지면서 경기를 포기하고 경기장을 박차고 떠나게 된다.

그리고는 텍사스의 어느 시골 Utopia라는 동네를 지나면서 운전을 잘못하는 바람에 골프장으로 차가 전복되어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만난 골프장주인(왕년의 프로투어골퍼)의 도움으로 7일간 머물면서 정신적인 안정을 찾게 되고 다시 투어로 돌아가 큰 승리를 얻게 된다는 이야기.

그런데 무심코 보기 시작한 이 영화의 대 반전은 우리의 최경주선수가 이 영화에 등장한다는 것.

여러 번 깜짝 놀랐다. Rovert Duvall 등 화려한 스타들이 출연하는 메이저급 영화에 최경주선수가 연기자로(?) 나왔다는 것, 그가 그 정도로 시꺼먼 줄은 정말 몰랐었다는 것 ㅋ ㅋ ㅋ, 그리고 보통 시합때 보여주는 그의 표정변화없는 포커페이스를 여기서도 여전히 보였다는 것에. ^^

제작자에게 고마운 건 우리가 보통 보는 영화들은 주인공이 어떤 분야의 최고와 싸워 그 자리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그 최고에 있는 사람은 주로 악인이거나 아니면 졸렬한 방법으로 주인공을 밀어 내려고 하는 존재로 그려지는데, 이 영화에서 TKO(최경주선수의 영화속 이름약자)라는 인물을 아무도 넘을 수 없는 신화같은 존재로, 전 세계 골프계가 우러러 보는 존재로 그리고 있다는 것. 아 뭐 마지막에는 퍼팅 실수로 주인공에게 챔피언의 자리를 내어 주는 건 영화각본상 필연이었지만...

우리의 최경수선수가 시커먼 얼굴에 대사 한마디 없이 날카로운 눈빛만을 번뜩이거나 고개를 몇 번 끄덕이는 것으로 그쳤지만 난 너무 자랑스럽고 좋았다.  ^^

13 comments:

  1. 정말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많습니다. 교포로서 그런분들을 보면 뿌듯하고,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네요..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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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밖에 나와 사는 우리 모두가 그런 유명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사람 한 사람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들 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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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노동절인데도 팔순잔치를 결혼식처럼 해드리려는 어느 따님들 때문에 진짜 노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일찍 퇴근하여 추천하신 영화 잘 봤네요.
    덕택이라는 말을 이런 때 사용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작은 꽃이지만 우리 모두 한국인으로 자랑스럽게 살아 가도록 해요~~~ㅎㅎ
    전 작은 꽃이 훨 아름답다고 여기는 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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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짜노동=Money 라고 생각하니 쫌 부러워 지네요. ㅎ ㅎ ㅎ

      위에 답글을 달고나서 여기 댓글을 뵈니 같은 맥락이네요. 우리 모두가 작은 꽃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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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 그러고보니 님은 그래도 주요일간지에 칼럼도 쓰시는 유명인 이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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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백편이 넘는 블로그 글에 딱 한건의 댓글이 있어서 봤더니 누구가 한참을 생각하고 물어서 누구신지 알았습니다...반장님이시군요. 자주 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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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 ㅋ 반장은 아니고 서로 오가는 좋은 블로그이웃들이 많이 계시지요. 저도 자주 들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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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블로그 오픈하면서 어떻게하면 한국분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해봤었읍니다.
    오늘 올드맨님께서 제 블로그에 달아주신 댓글보고 참 반가웠어요.
    한국싸이트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에 올린 글을 이사(?) 중이랍니다.
    뱃속에 있던 그 아이가 지금은 2학년이랍니다.^^
    관심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종종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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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반갑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아기만 출생한 것이 아니라 주거지도 오스트리아에서 미동부로 바뀌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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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같은 맥락이었다는 건 어떤 면으로는 통하는 면도 있다는 뜻 같아 기분 좋은데요?
    왜냐하면 님은 후회 없을 생을 걸으시는 분 같아서요.

    저는 유명인은 못되고, 그냥 글 쓸 때 젤 행복해요.
    그리고 작은 꽃은...
    나대기 보다 작은 꽃으로 글 쓰고 싶어지고 있기 때문에...ㅎㅎ
    좋은 오늘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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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 ㅎ 늘 후회만 하고 삽니다. Have a great 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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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최경주가 영화도 찍었군요~ ㅋㅋ 왠지 재미있네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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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디 한국메스컴에서도 모르는 사실일지도...아직 그런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었으니. ^^

      사실 연기라고는 할 수 없고 그냥 주인공이 존경스런 눈빛을 최선수에게 보내면 그저 고개나 한 번 끄덕여 주는...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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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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