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6/2010

한인 2세들이 보는 한인 1세대

미국에 사는 한인 2세 고등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1세 부모들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내용이 너무 길어 여기에 다 적을 수 는 없지만 미국(혹은 타국에서-그리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겠기에)에서 자녀들을 키우는 우리내외와 같은 부모들이 한번 쯤 생각해 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그 요점을 적어본다.


<1세 부모들이 존경스러운 점>

 한국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모두 포기하고 미국에 와서 고생하며 가족을 위해 하는 노력과 희생은 정말 대단하다.

 가족을 위한 희생도 희생이지만 2세를 위해 한인 지역사회에서 애쓰는 그들의 노력과 애정도 놀랍다.

 처음 보는 사람이든 타인종이든 누굴 만나든지 먼저 허리 굽혀 인사하는 예의범절이 몸에 배어있는 한국인이 보여주는 상대에 대한 존중의 자세는 높이 살만하다.


<1세 부모들에 대한 불만>

 한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부모세대의 방식과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통을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관습에 얽매이는 행동은 미국보다 더 빨리 변화하는 한국에서도 수용되지 못할 것들이라고 본다.

 한국문화에 뿌리를 둔 행동 때문이지만 때로 1세들이 지나치게 거만한 태도로 2세들에게 무조건적인 존경을 강요한다.

 한인부모들은 명문대 진학이나 귀한 상을 타와야만 자녀를 대우해주는 태도가 강하다. 옳고 그름을 떠나 아이들은 무조건 어른 말을 따라야 한다고 믿고 가르치려 드는 모습은 누가 봐도 부끄럽다. 타 소수계 인종보다 스스로 우월하게 생각하는 점도 유별하다.

 또래의 가장 큰 불만은 자녀를 너무 엄히 키운다는 점이다. 부모세대가 성장하며 교육받은 방식 그대로 자녀세대에 주입시키고 강요하려 한다. 자녀의 의사 결정권은 무시되고 부모가 원하는 대로 자녀를 키우려 들다보니 때로 자녀 세대가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까지 이르기도 한다.

 자녀세대가 꿈꾸는 인생을미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도통 관심도 없고 모든 정보의 창구가 한인 언론에만 제한돼 있다. 당연히 제한적인 정보만 접하다보니 시야도 좁아지게 되는 것 같다.

 부모세대가 지자녀 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서로 소통이 적어질수록 오해와 불만도 커지기 마련이다.


<1세 부모들 에게서 바래는 것>

 자녀세대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자세다. 자녀와 함께 여러 가지를 경험하는 열린 마음의 자세도 필요하다. 그것도 자녀에게 미국사회의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다. 학교 성적이나 숙제 얘기만 늘어놓지 말고 부모의 사랑을 표현해줘야 한다.

 자녀에게 일정 부분 결정권을 주고 의사를 존중해주는 것이다. 자녀가 행복한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는 부모가 가장 존경받게 되는 것이 아닐까? 물론, 돈을 많이 벌면 좋겠지만 돈이 행복이 아닌 만큼 돈만 많이 버는 직업을 인생 목표로 삼게 하는 부모는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부모 자식 사이에는 신뢰가 밑바탕 돼야 한다. 자존심이나 기대로 엮어진 관계가 아니다. 부모의 권위로 자녀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이끌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 존경받는 어른이 되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넓은 이해심과 세상을 보는 눈이다. 더 큰 세상을 향해 나갈 수 있도록 자녀세대를 이끌어 줄 만한 안목과 비전을 갖춘 부모세대라면 아낌없는 조언과 후원이 존경스러울 것이다.

.
<2세 들이 할 의향이 있는 일 들>

 1세에게 기대하는 노력만큼 1.5•2세들도 1세에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 젊은 세대들도 부모 세대를 공경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집안에서는 장남•장녀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늘 서로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의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려면 서로 보다 유연한 사고의 틀이 필요하다. 특히 부모세대가 새로운 문화와 타인종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보수적인 틀을 깨고 나와 부딪히고 경험하도록 하려면 자녀세대의 인내와 노력이 요구된다. 완전히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온 부모 세대가 미국 땅에서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자녀세대가 인내를 갖고 기다려줘야 할 것이다.



요즘 젊은 부모들은 자녀들과의 관계에 있어 많이 열려있고 깨어있어 이런 아쉬워하는 소리들을 듣지 않아도 될 듯 싶다. 하지만 영어가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돼 버벅거리는 소리만 입에서 나오는, 다른 미국사람들과 미국관습에 섞이는 게 잘 안되고 더구나 별보고 나가 별보고 들어오는 터에 그럴 여유조차 없는, 자녀들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고 싶어도 영 어색하고 낯 간지러워 잘 안되고 도리어 아이들 보기에 엄격하고 화난표정 같이 되어버리곤 하는, 가족과 자녀들을 위해 지문이 없어지도록 일해 오느라 자신들의 노후대책 조차 생각해 볼 겨를도 없었고 이제는 그럴 능력조차도 남아있지 않고 그럴 시기마저 놓친, 벌써 허리, 무릎에서 삐거덕소리가 나며 머리가 허옇게 된 올드타이머들은 이런 의견들을 들으면서 이해는 하지만 좀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에휴, 이제라도 아이들이 싫어 하는 것 삼가하고 그 아이들이 원하는 것 더 많이 하며 사는 것이 우리의 할 일 이겠지…

8 comments:

  1. 예전에 들어본 이야기들인데도 요즘도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게 참 신기합니다. 그러면서도 어쩔수 없는 일이라도 봅니다.
    사는 모습이 다르면 문화도 달라집니다.
    2세들이 느끼는것과 1세대가 살아온 방식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죠.
    강요할 필요도 없고 강요해서도 안되지요.
    하지만 아무리 생활방식이 다르더라도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식(?) 예의범절은 필요하다 생각하고, 더불어 약간의 open mind가 가미된다면.. 금상첨화 아닐까요?

    ReplyDelete
  2. 님의 글을 읽으니 자제분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많은 노력이 느껴집니다.

    저도 예전에는 부모님과 알콩달콩 좋은 관계를 유지했었는데 변명이지만 사회생활 시작하고부터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불안하네요

    그래서 오늘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ROTC동기모임을 했었는데 부모님 생각이 들어 요즘 제철인 방어회 한사라를 퀵서비스로 부쳐드렸답니다. ㅋㅋㅋ

    ReplyDelete
  3. imbackpacker 님,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1세와 2세간의 차이는 영원한 숙제 같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더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중 입니다. 예의범절은 세계어디서나 항상 플러스인 것 같고요. ^^

    ReplyDelete
  4. J.Park 님,
    그리 하셨다니 제 가슴이 다 따뜻해 집니다. 부모님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상상해 봅니다. 어르신들께 자주 연락 드리세요.

    ReplyDelete
  5. 세대, 자제분들, 의사소통... 최근 잊었던 일들이군요. 그저 살기에 바쁜 사람들에게는 꿈과 같은 일이지만, 그렇게 좋은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야 겠지요. 그게 사람이고 꿈을 가진 하나의 인격체 아니겠습니까...

    Generations, descendants, communications... forgotten ones recently. Like a dream for who manage to live, but I also agree that we need to do like that. That's human with personality who have dreams...

    ReplyDelete
  6. SW Yoon (尹聖雄) 님,
    그렇지요? ㅎ ㅎ 님도 가정을 꾸리시고, 자녀들이 생기고, 성장하게 되면 예외없이 곧 닥칠 일 입니다. ^^

    ReplyDelete
  7. 자식은 외모뿐만 아니라 사고방식이나 예의범절까지 모두 부모의 모습을 닮습니다. 그래서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나 봅니다. 자주 대화를 하고 토론을 하는 것도 좋은 교육을 위한 한 방법이지요. 모두들 잘 하고 계시는데요.

    ReplyDelete
  8. Giein 님,
    맞습니다. 아이들과 대화를 하려고 하는 노력을 좀 더 해야할까 봅니다. 커가면서 점점 멀어져가는 느낌입니다.

    ReplyDelete

반갑습니다!

댓글을 남기시려면 작성자 선택 시 Google계정등으로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시면 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Hi!
If you would like to leave a comment, please log in with your Google, WordPress, or AIM accounts. If you don't have one, please choose the option '이름/URL', then put your name or nickname in '회사명' leaving 'URL' bl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