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6/2010

Can a blog show a person?

어떤 사람의 일생을 아예 작정하고 담은 전기(biography)가 아닌 어느 한 사람의 개인블로그를 통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나를 가늠하는 일이 가능한가를 생각해 보는 요즘.

당장 떠오르는 답은 ‘아니올시다’다. 대부분 자신들의 생각의 편린들을 그나마 짧게 짧게 줄여서 담기에 그 사람의 생각이나 기호를 대충 파악하는 건 가능할 지 몰라도 그 사람의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사랑, 우정, 신앙, 일, 취미, 기쁨과 슬픔, 절망과 희망 등)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설사 가능하더라도 그 모든 것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할 꺼란 생각.

근데 사람들은 왜 그런 시도를 해 보려고 하는 걸까?

얼마 전 큰 맘(?) 먹고 이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1년간의 글을 딱 1권 제본 했는데 내가 생각해도 남부끄러운 일. 맨 앞의 서문에 다음과 같이 적었는데 거기에 “사람들은 왜 그런 시도를 해 보려고 하는 걸까?"에 대한 많은 답 중에 하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To my family

This is a collection of bits and pieces of thoughts and everyday life of our family. Hope this will enable us to remember each other and smile when we no longer can see the loved one…”


22 comments:

  1. 예쁘게 제본하셨네요. 책을 엮는 데 가족과 일상만큼 값진 소재도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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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도 저의 아들과 딸들에게 아빠가 가졌던 생각들을 나중에 책으로 만들어 주려고 가족과 함께 하면서 생각한 여러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있는 중인데, 그 책을 읽는 애들은 과연 아빠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궁합니다.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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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제본 책을 보니 정말 이쁘게 뽑으셨네요. 갑자기 저도 책을 만들어보고 싶네요. 미국에는 블로그 글을 책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있는 것 같던데, 여기는 이글루스가 서비스하다가 지금은 안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이글루스 블로그만 해당되지만 말입니다.

    블로그에서 삶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리지는 않지만, 솔직하게 글을 쓰시는 분도 있는 듯 하더군요. 제가 본 것으로는 외국 블로그이지만 말입니다. 정말 솔직한 글을 쓰기는 어렵긴 하더군요. 저도 일단 자기검열(?)을 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블로그나 웹 서비스에 대한 기능적인 글만 쓰게 되더군요. 한편으로 솔직한 글은 나만의 블로그에 쓰긴 해요. 아이들 사진도 공개되지 않는 블로그로 올리곤 하지요. 하지만 웹에 글을 쓰는 순간 개인사 모든 것이 노출된다고들 하더군요. 그래서 일기는 일기장에 쓰라고 하더군요. 이점이 무척 맘에 걸리긴 해요. 구글만 하더라도 어느 언론사가 구글의 에릭 슈미트의 사생활이 낱낱이 검색하여 알아낸 적 일도 있으니 말입니다. 조금은 무서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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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kyonchih님,
    맞지요. 우리 모두의 사랑하는 배우자와 아이들은 이 세상 다른 모든 것에 으뜸가는 영원한 소재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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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궁시렁님,
    그게 핵심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하는 것. 그렇지 못하다면 뭘 남겨도 나중에 아이들에게 웃음거리만 될 거라는 두려움이 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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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zizukabi님,
    제가 사용한 서비스는 구글블로거에서 운영하는 사이트 였는데 한국에서도 주문을 받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온라인이기에 솔직해 지는데 뚜렷한 한계가 있고 그걸 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지요. "일기는 일기장에 쓰라"는 표현은 저도 여기서 했었습니다. ㅎ

    제가 님께로 부터 배운 링크거는 걸 여기서 너무 남용한 듯...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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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한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을 주는 정감 있는 책으로 보입니다.
    블로그의 글을 책으로 만드는 얘기를 "오늘" 어떤 분과 나누었는데, oldman 님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겐 꿈인데, oldman 님껜 실제인걸 보고서요.멋지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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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걷는 이 님,
    그것 참 우연이네요. 위의 답글에 있는 사이트에 가서 그냥 눈 딱 감고 주문했는데 $35.00 배송료까지 해서 정도 나오더군요.

    한 번 시험삼아 메뉴를 따라가시면서 여러 옵션을 넣기도 하고 빼기도(댓글은 빼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책두께가 두세배로 늘어나면서 값이 천정부지로 솟더군요) 하면 실제로 제본된 것을 보여주는데 거기서 대금지불을 안 하고 나오면 그만이니 함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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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두려움이 새삼 기억납니다. 지나간 세월에 대한 회상이 즐겁기보다는 그저 그리움에, 그 두려움을 상쇄해 가면서 이렇게 걸어가는 인생이기에...
    어렵든 쉽든 그렇게 바랜 사진처럼 남아있는 기억들을 언젠가 꺼내보고 싶은 것이 제 블로그의 역할인 듯 하네요. 님처럼 제본할 용기는 차마 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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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댓글이 많이 달린게 꼭 좋은것만은 아니로군요.. 그렇다고 이렇게 쏘옥 빼버리면 친구분들께서 서운해하실지도요.. ㅎ
    나를 발가벗기는 일..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다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일반에 공개함으로써 끊임없는 자극을 준다는 점에서, 결국 더 나은 자아에 다다르기 위한 작지만 의미있는 발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은 잘 안보이고 말은 흘러가지만, 글은 영원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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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that's awesome achi! i need to update the kids photos. you're abusing the ones from last year. i'm getting tired of looking at them because your kids no longer look like that. haha. hopefully i can do it soon and maybe include you and ajjuhmah somehow. (the family of 5 is tough to get together all at once!) i've been talking to jennifer about possibilities of when I can come down to visit. it's the beginning of midterms so i'll try after.
    anyway... i hope everything is going great. see you soon!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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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SW Yoon (尹聖雄)님,
    우리 모두 블로그를 쓰는 이유가 전부 다른 것 같습니다. 전 가족이야기를 많이 적어서 먼 훗날 저희 내외가 이 세상에 없더라도 아이들이 보고 회상할 수 있는 자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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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 보인다는건 참 어려운 일 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가끔 가족에게는 못할 말들을 친구에게는 할 수 있듯이, 특정인에게는 할 수 없는 말이지만 불특정 다수에게는 할 수 있는 블로그가 될수 있다면..바램입니다.^^

    가족을 주제로 한 책.
    나중에라도 가족들이 참 소중히 간직할 수 있겠네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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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얼마나 아름다운 회상인가요... 그렇게 될 수 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게 생각할 수만 있다면 이미 인생은 성공이고, 자제분들은 여기서 좀더 구체적인 것을 찾아볼 뿐 이미 다들 느끼고 안타까와했을 거라고 봅니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많이도 느끼게 되겠군요...
    부디 목적하신 바대로 잘 이루어지시길. 그리고 블로그 서비스도 오랜 기간 그렇게 따뜻하게 계속되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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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tomyou74님,
    ㅋ 댓글을 넣지 않으려니 저도 정말 아쉽더라고요. 다른 분들과의 진심어린 마음의 교감인데... 근데 '비용' 앞에서 눈이 어두워져서 그만... 흑

    그렇게 응원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블로그를 쓰면서 더 바르게 살아볼려고 하는 효과도 나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내와 가족, 주위에 저와 삶을 현장에서 공유하는 많은 분 들이 제가 적는 것을 읽어 주고 적어놓은 그대로 사는지 독수리 같은 눈으로 "지켜 보기"에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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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Hey, Eunice!

    Please plan on taking some pictures for us. I've been thinking about having a family portrait for upcoming Christmas cards. We love you, Eunice!

    Don't forget to say hello to A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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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imbackpacker님,
    맞습니다. 사실 부부간에도 서로에게 감추고 싶고 내놓길 꺼리는 일들이 있지요. 저도 싫은 일, 성질나는 일, 비판하고 싶은 일...등등 많지만 몇 자 안적는 블로그에 좋은 소리만 담아도 다 못 쓴다는 생각에 그러지 않고 있을 뿐 이지요.

    남살스러운 일 이지만 일년에 한 권씩 계속 라이브러리에 추가할 생각입니다. 제 1권도 부끄러워 아내에게조차 이런 것이 있노라 아직 자신있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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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SW Yoon (尹聖雄)님,
    ㅋ ㅋ 그렇지요. 말씀하신대로 인쇄로 남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삶을 잘 살아나가는 것이 훨씬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 이라고 믿습니다.

    정곡을 찌르시는 말씀.^^ 이 구글 블로그가 소나무가 자라듯 10년 100년 갈 서비스가 아니라는 걸 우리 모두가 알기에 더 활자화 시켜서 남기려고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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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와! 지금 봤는데 멋지네요. 블로그 제본 개인도 가능하구나..비용이 많이 들까요? (이건 다른 소리지만 구글 블로그는 댓글 알림 기능 같은 거 없나요ㅜ 댓글을 달거나 달리더라도 알 수가 없네요ㅠㅠ 자기 자신 블로그에 달린거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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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meanhy님,
    위에 언급했듯이 이 한권 만들어 배달해 주는데 $35 정도 들었지요.

    제 댓글세팅은 full page로 되어있어 댓글을 다시는 분이 아래에 있는 "후속 댓글을 xxxx에 이메일로 보내기"에 선택을 하고 댓글을 남기시면 저나 누군가가 답글/댓글을 이 포스팅에 남기면 님의 이메일로 가게 되어있습니다. 도움이 됐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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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블로그에서 추려내어 책을 만들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네요. 축하 드립니다. 자세히는 못 봤지만 얼뜻 보니 좋습니다. 제 꿈도 먼훗날 한권의 책을 내고 싶었는데요?? 열심히 떠 오르는 글들을 모두 적어둬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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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Young님,
    보니까 요리방법을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올리는 분은 그것을 제본하면 훌륭한 요리책이 될 거구, 아이들 자라는 모습을 담은 책은 좋은 육아기록, 여행하며 기록한 것은 견문록 뭐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전 그냥 제가 이 세상에 없을 때 아이들이 이 책들을 뒤적이며 부모의 기억을 더듬을 수 있다면 하는 바램으로 1년에 한 권씩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남 보여주기에는 창피한 것이지요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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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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