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7/2010

푸른 바다의 기억 2 - My diving memoirs

무더운 여름이 한창이다. 요때 쯤이면 본능적으로 몸이 근질거려 오며 그 옛날 물질하던 기억이 새록 새록 떠 오르는데 더 잊기전에 어딘가에는 꼭 기록해 놓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생각나는 일  몇 가지.


<잘못하면 이건 레저가 아니라 노동이다.>

동해안은 물이 해안으로 부터 갑자기 깊어져 조금만 들어가도 금방 수심이 20-30미터에 이른다. 제주도 같진 않지만 물도 맑은 편이고. 한 번은 막 스쿠버를 시작하는 후배 하나를 데리고 들어간 적이 있었다. 골프를 레인지에서만 연습하던 사람이 처음 필드로 나갈 때 ‘머리를 올린다’는 표현을 쓰듯이 이 친구 역시 처음 스쿠버(참고: http://oldman-james.blogspot.com/2010/06/blog-post_07.html) 호흡장비를 차리고 들어가는 첫날=머리올리는 날 이었다.

녀석은 훈련때 스쿠버를 할 때는 숨을 아껴서 쉬어야 조금이라도 잠수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그렇게 가르쳤건만 주위의 황홀한 광경에 미쳐서 무슨 발정한 황소마냥 “푸후후, 푸후우”하면서 공기를 낭비하고 있었고 난 걱정스런 마음에 그 친구에게만 관심을 집중하느라 주위환경을 살필 겨를도 없이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얼마 안 가 공기를 다 쓴 그 친구가 수면으로 올라가겠다는 수신호를 보냈다. 수면으로 같이 상승해 보니 좀 이상했다. 해변은 보이지 않고 바다 한 가운데다. 해변은 까마득하게 보일락 말락하고… 아마 모르는 사이에 급조류에 떠밀려나온 모양이다. 어쩐지 물속에서 보니 곧바로 서 있어야 하는 해초들이 전부 옆으로 누워 있더라니…

이제부터는 완전 노동이다. 등에는 쇳덩이로 된 공기통, 허리에는 7-10 Kg의 납덩이를 차고 해변까지 수영으로 가는거다…잠수를 좀 아는 분은 “어? BC(목부위에 차는 구명조끼같은 것. 바람을 공기통으로 부터 연결된 호스로 넣던가 급할 때는 그냥 입으로도 불어 넣을 수 있는)를 부풀리면 그냥 둥둥떠서 나올텐데?”할 지 모르겠다. 근데 워낙 가난한 팀이라 BC가 몇 없었다. 그나마 먼저 들어간 녀석들의 몫이었고 우리 둘 은 그것도 없이 들어 가야했다. 그러니까 맨 몸으로 20-30 Kg의 장비를 달고 무식하게 수영을 해야했다는…

나중에는 힘빠진 그 녀석까지 끌고서 나오는데 죽는 줄 알았다. ㅡㅜ;

2 comments:

  1. ㅋㅋㅋ 쇠덩이에 납덩이에.. 운동 아니 노동 제대로 하셨네요.. ㅋㅋ 그 후배에게는 생명의 은인이시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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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 후배녀석은 벌떡 누워서 저에게 끌려나왔는데 나중에 보니 잠들어 있었다는... --; 그 다음 날 몸살에다가 다리에 쥐가 계속나 초죽음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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