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6/2010

Double dip

오늘은 직장을 쉬는 금요일. 원래는 아침부터 아내와 가게로 나가 가게일을 도와야하는데 아내가 먼저 가게로 나갈테니 잔디도 깍고 지금 마이애미에서 놀러와 있는 조카와 다른 식구들을 데리고 나가 맛있는 점심도 사주고 가게는 오후 늦게나 나오라고 한다.

모두에게 어디가 좋겠냐고 물으니 멕시코음식이 두루 만족시킬 있는 공통분모. 자리를 잡고 앉으니 의례 그렇듯 전식으로 우선 Tortilla(옥수수칩)과 Salsa 내온다. 식사주문을 하고 모두 칩을 살사에 찍어먹기 시작하는데엄마가 칩을 찍어서 한입 베어 무시곤 조금있다가 손에 남은 나머지 칩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다시 살사에 찍어 드시는 거다. 그걸 조카와 아이들의 눈이 똥그랗게 된다.

그게 이상한 ? 할지 모르지만 여기선 절대 아니다. 우리 집안에서라면 식사할 때 고추장, 된장, 찌게 등을 그렇게 공유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가령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베어먹고 조금있다가 한 입 베어먹고 남은 나머지 고추를 다시 고추장에 찍어 먹는다찌게도 마찬가지로 수저로 떠서 입으로 가져가고 조금있다가 수저로 찌게를 다시 뜬다. 한국에서도 요즘은 각자 자기 그릇에 덜어 먹는지 모르겠다. 여기선 살사나 소스, 아니면 찍은 등은 입에 그냥 먹어버려야지 일부 남겼다가 다시 찍으면 마치 옛날 학교에 도시락을 갔는데 친구들이 맛있는 반찬을 뺏어먹는 막기위해 침을 뱉어 아무도 건드리게 했던(에이, 정말 그랬을라고 할지 모르나 우리세대 정말 그랬다 . 그리고 뱉은 도시락을 천연덕스럽게 뺏어 먹던 놈이 .) 처럼 같이 먹는 살사/소스/딥에 침을 뱉은 마냥 야만인 취급을 받는다.

어디 밖에 나가 미국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식사를 하게 되면 우리집에서의 습관은 완전히놔두고 나가야지 잘못하면 비교적 실수 범하게 된다 옛 친구인 미국아이들과 늦은 저녁까지 프로젝트를 하다 저녁을 먹으러 나갔던 기억이 난다. 때는 칩과 살사가 아닌 셀러리 당근등의 야챼와 하얀색의 치즈향이 강한 dip이었는데 ranch dip정도 되지 않았나 싶다. 내가 바로 이런 실수를 했는데 같이 열심히들 먹다가 갑자기 손을 일제히 놓더라는 그리 분위기가 ~~ 지면서 서로 얼굴들만 쳐다보는지 이상도 하다고 혼자 생각했다. 그리고 “아니, 벌써들 배부르니?” 하며 눈치도 없이 꾸역 꾸역 혼자 먹었다는그게 바로 ‘double dipping”이라는 나중에야 알았다.

우리아이들 눈이 똥그랗게 됐던 자기들은 집에서 그러니 익숙한 일인데 주위에 식사하고 있던 다른 손님들이 흉이라도 그런 이었을게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이런 문화적차이는 상식적으로 알고들 있겠지만 혹시나 해서 적어본다.

참고로 double/dip이라는 단어들은 새삼스러운것도 아니고 이런 미국사람들의 식생활에티켓은 원래 오랜 세월동안 존재하는 것이었겠지만 ‘double dip”이라는 숙어적 표현은 지금은 종영된 Sienfeld라는 코미디에서 George 라는 약삭빠르고 염치없는 대머리친구가 어느 파티에 가서 행위를 하다가 다른 참석자에게 걸리게 되면서 사용되기 시작한 신조어 이후 하나의 표현으 자리잡았으니 그 코미디의 대본을 쓴 작가가 원조라 할 수 있지 않나 싶. 여기에 가면 실제 클립이...  

아, 멕시칸음식점 같은 데서 나오는 칩들이 대개 엄청 큰 사이즈다. 한 번 살사에 담갔다가 한 입에 다 넣고 씹는게 입작은 동양사람들에게는 좀 무리. 그래 재치있는 사람들은 두 손으로 두조각을 낸 다음 한 손에 있는 반 조각을 찍어 먹고, 좀 있다가 다른 손에 있는 '침 안묻은 깨끗한' 반 조각을 마저 찍어 먹기도 하는데 이건 반칙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생각같으면 살사 한 그릇 따로 달라고 해서 혼자 앞에 끼고 내 맘대로 두번이고 세번이고 찍어서 먹으면 좋으련만... ㅡㅜ

6 comments:

  1. double dip.. 너무 재밌네요^^ 여기서는 여전히 된장찌게에 더블딥이 자연스러운 것 같은데요? 음식뿐만아니라 다른 것들에도 double dip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 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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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제가 본 더블딥은 경제용어인줄 알았지 뭡니까^^ 즐거운 날 함께 하는 식사에서도 매너란 게 존재하는데, 하물며 사람 사는 데 매너가 없을까 싶은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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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OHAN님,
    그렇죠? 된장찌게나 곱창전골등은 같이 먹는게 우리에겐 자연스럽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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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SW Yoon(尹聖雄)님,
    아 경제용어로도 쓰이는 것 맞습니다. 극심한 불황을 표현할 때도 그렇고 겨울에 온도가 '뚝' 떨어졌을 때도 기상을 전하는 사람이 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많이 듣습니다. 매너라는 게 어떨때는 좀 갑갑하고 없었으면 생각이 들기도 하죠.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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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문화적인 차이를 떠나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Double dip'은 안하는게 타인에 대한 배려인듯.. 바꿀건 바꿔야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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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근데 웃기는 건 미국사람들도 집에선 혼자 혹은 식구들하고 먹던 거 다시 찍어먹고 그러거든요. 그래서 미국사람들도 남들하고 모여서 먹을 땐 초긴장을 하고 정신을 차리려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ㅋ ㅋ ㅋ 가끔 실수를 해 창피당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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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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