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2010

적색경보

갑자기 “Code Red”라는 방송이 스피커를 통해 울려 나왔다. 지난 버지니아텍참사 이후로 미국의 모든 학교시스템에선 철저한 교육을 통해 안전을 강화했는데 그 하나가 경보코드의 일반화와 신속대처다. Code Red는 제일 급한 경보로 학교건물내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것. 선생과 학생들은 제일 먼저 교실문, 창문을 걸어 잠그고 불을 끈다. 그리고 문과 창으로 부터 떨어져 웅크리고 앉아 일체의 소리를 죽이는 일명 'Lock down'을 한다. Code Yellow는 학교가 위치한 동네인근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은행강도, 탈옥 그런 것에서 부터 총성이 들린 것 정도까지를 포함해 경보를 발생하고 학교내 활동은 정상적으로 유지하면서 학교 정문과 건물출입문봉쇄 정도로 끝난다. Code Green은 이제 모든 상황이 끝났으니 다시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해제경보다.

Code Red라는 단 한 마디가 방송으로 나오니 학교 전체가 캄캄해 지면서 쥐 죽은 듯 고요해지는데 3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갑자기 개 짖는 소리가 나면서 여러 명의 경찰관이 뛰는지 문 밖 복도에서 구둣발소리가 요란하다. 아마 어떤 녀석이 코케인이라도 학교에 가지고 들어와서 다른 아이들에게 자랑을 했지 싶다. 여기 아이들은 모두 아다시피 신고정신이 투철하다. 바로 그 첩보가 선생들에게로 들어가 교장에게 알려지고, 교장이 바로 결정을 내리곤 적색경보와 함께 경찰견을 불러 들인다. K9을 불러 들일때는 마약이나 총이다. 평소에 고등학교에는 2 명의 결찰관이 상주하고 있고 이런 경우 병력이 추가된다. 대개는 약을 버렸어도 약냄새가 손에 남아있는 학생에게까지 개가 쫒아 들어간다. 가끔 총을 갖고와 이런 경우도 몇 번 있었고…

점점 세상이 이렇게 간다. 지금 캘리포니아에서는 대마초 합법화를 놓고 머리가 터지게 들 싸우고 있다. 대마를 편두통, 천식등의 약용으로 허락한 것은 이미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고. 한편으론 남자 두 사람이 학교 커리큘럼의 일환으로 국민학교 교실에 들어와 눈이 초롱 초롱한 아이들에게 남자 둘이 혹은 여자 둘이 부부로 사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을 가르친다. 나중에 학부모들이 알고 뭐라고 항의라도 할 라 치면 “그렇게 편협하고 배타적인 사고로 안일하게 살면 안된다” 고 혼 나거나 아니면 아예 “성차별” 혹은 “Hate crime”으로 되려 고소를 당하기 일쑤고 백이면 백 다 지게 되어 있다. 왜냐 하면 바로 얼마전 대법관으로 임명된 남미계 여판사를 포함해 연방대법관들의 대부분이 ‘동성애’ 와 ‘낙태’ 친성향인 사람들로 싹 갈렸기 때문에 아무리 꼭대기로 항소를 해서 올라가도 소용이 없다. 어린 학생하나가 “엄마가 다른 여자와 사는데 전 여자와 여자가 그러는 건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해요.”하고 학교에 있는 전문상담가에게 상의를 해오면 전문가는 “얘, 그건 네가 아주 잘못생각하고 있는 거고 위험한 생각이란다. 얼마던지 여자와 여자 , 남자와 남자가 같이 부부로 살 수 있는 거란다.” 하고 설득을 해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새로 나온 학교심리상담메뉴얼에 나와 있다고 도대체 이 짓을 어떻게 하냐고 한 숨 쉬는 카운셀러를 만난 적이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 동성부모에게 연락해 얘가 이런 얘기를 학교에서 했으니 집에서 잘 지도교육 바란다고 권면하는 것이 추가로 나와 있다니… 그 애는 집에 가서 죽도록 맞겠지…그리고 부부는 여자와 여자, 남자와 남자여야 한다고 학습이 되겠지...

우리나라는 모르겠다. 꼭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원래 유교적인 정서가 더 큰 우리네는 이런 걸 당연히 틀렸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지만 원래 기독교적인 기반을 가지고 나라를 시작했던 이곳 미국의 평범한 국민들은 요즘 뭐가 옳고 그른건지 당최 헷갈리는 가운데 지극히 적은 수 의 사람들이 평등의 법을 등에 업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득세를 하고 있다. 걱정이다.

2 comments:

  1. 한국을 떠나 미국에 사신지 오래 되셨다지만 흐르는 피는 못 속이는건가요..
    심심찮게 들려오는 총격이나 마약, 살인 그리고 최근의 의료보험 개혁 등의 문제들을 지켜보면 과연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리네가 본받아 할 나라가 맞나? 라는 의구심을 갖게하기 충분합니다.
    그런 이질감과 다양성을 아우르며 오늘날 초강대국으로 군림하지만..아무래도 유교 국가인 우리나라에선 받아들이기가 좀.. 쩝.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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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여기 있다고 우리 정서가 어디 가나요? ^^ 그저 조용히 한숨만 쉬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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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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