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ing posts with label 막내 아이. Show all posts
Showing posts with label 막내 아이. Show all posts

3/06/2017

훌쩍 커버린 아들녀석

봄방학으로 일주일간 집에 와 있는 막내.

밤새 게임하느라 아침 7시나 8시에 잠자리에 들어가 늘어지게 자고 저녁 6-7시면 기상해 하루를 시작한다. 뭐 그 시간에 하루를 시작한대 봤자 밤새게임이 일 이지만. 다른 부모들이 볼 때 아이를 방치하는 무책임한 부모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난 학기 성적이 잘 나온 걸 보면 학교에서까지 게임에 미쳐 사는 건 아닌것 같고 이렇게 며칠 집에 와 쉬는 놈에게 부모랍시고 이것 저것 깨간섭하는게 옳아 보이지도 않는다.

그저 며칠 와 있는 동안이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고단백질로 체력을 보충해 주는게 맞다싶어 아내와 같이 그쪽으로 신경을 많이 쓰는 편. 물론 큰아이 둘이 대학다닐때도 그리했다.

녀석이 워싱턴 DC에 있는 사촌누나에게 놀러가면 빠지지 않고 사촌누나가 cajun seafood을 사 주는데 내 느낌으로는 사촌누나에게 방문하는게 목적이라기 보다는 그걸 먹으러 사촌누나에게 가는게지 싶다. 그래서 녀석이 환장하는 cajun seafood을 파는 식당이 이 리치몬드 지역에 있나 뒤져보니 딱 한군데가 있다. West Broad Street에 있는 Crustacean Boil & Grill이 그 식당.

엄청나게 매운 고춧국물로 범벅이 된 해산물(Lobster, Snow Crab, Dungeon Crab, Crawfish, Clams, Mussels, Shrimps, Pork Sausages, Potato, Corn on the cob...)을 버켓에 산더미 같이 쌓아서 내어오고, 테이블에는 두꺼운 종이를 깔아주면서 비닐로 된 앞치마를 두르라고 하는게 예사롭지 않았다. 너무 매워 어쩔줄 몰라하면서 먹었지만 두 사내가 그 식당을 나오면서 나눈 공통의 느낌은 "만족감" 과 "뿌듯함"이었다. 참 이상도 하지. 그렇게 매운 음식을 쩔쩔매면서 먹은 후 그런 느낌이 들다니... 녀석이 한마디 더 했다. "아빠, I think you and I are sharing a gene that's something to do with the spicy food!". ㅋ ㅋ ㅋ

차를 몰고 집으로 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며칠 전 상하원을 다 모아놓고 연설을 하던 트럼프대통령이 자기가 취임하고 처음 나온 군 희생자가 Navy Seal 대원이었다며 그 미망인을 일으켜 세워 소개하고 대통령으로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던 장면에 대해 이야길 나누었다.

당시 공화당의원들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민주당의원들이 당을 떠나 한마음으로 기립박수를 치는 중 비친 화면에 민주당핵심지도자들은 부러 얼굴을 찡그리고 팔짱을 낀 채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나: "야, 아무리 트럼프가 싫어도 그렇지 그건 좀 너무했던것 같더라."
아들: "글쎄... 난 그 사람들 이해해."
나: "무신 말?"
아들: "생각해 봐봐. 그 사람들 지역구민이 뽑아줘서 나온 사람들이야. 뽑아준 구민들이 모두 민주당 지지자들 이고 트럼프를 싫어하는 사람들일꺼라는 건 짐작이 가지?"
나: "그렇지?"
아들: "그럼 그 지역구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그 지역구민들의 생각과 의견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게 옳아?"
나: "물론 옳지않지."
아들: "바로 그거야. 아무리 자기 개인생각으로 기립해 박수를 치고 싶어도 못하는 게 정치인들이야. 그래야 다음에 재선될 수 있거덩."
나: "...(할말없음)"

얼마 못 본 사이에 녀석이 훌쩍 커버렸다.

8/24/2015

일주일 후 보는 NEW 막내

일주일 전 막내를 데려다주고 떠나올 때 NROTC 훈련교관들이 매일 고된 훈련을 일주일간 시킬거라고 했다.

일주일이 지난 오늘 훈련소졸업식을 와 보니 아이들에게서 어느정도 절도를 느낄 수 있었고 규율이 몸에 많이 익은 듯 하다. 훈련받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학부모들이 매일 밤 온라인으로 볼 수 있게 해 줬었는데 여기에 몇 장 올려본다.









제복을 입은 모습이 그럴듯 해 보인다. ^^
새까맣게 된 녀석이 하던 말... "내 생애 그렇게 힘든시간은 처음 겪어봤어".

8/16/2015

떠나는 막내

막내가 입학하게 되는 학교에 지금 와 있는 중.

원래 다른 입학생들은 다음 주말에 기숙사로 들어가는데 NROTC (Naval ROTC)에 지원한 학생들은 일주일 전에 들어가 기초훈련을 받아야 하기에 오늘 입소하게 되었다.

하얀 제복을 차려입은 선배생도들이 나와 신입생들을 맞으며 짐도 옮겨주고 이런 저런 조언도 해 주는데 제복이니 동작에 각이 딱 잡혀 있는게 인상적이다. 이 녀석도 내년 쯤엔 그런 모습으로 변해있을라나...

5/26/2015

또...혼났다...


막내인 아들녀석. 얘는 좀 별나다. 가지고 있는 목표가 얼마나 확고한지 이미 그렇게 된 것 처럼 군다. 그 목표란게 가끔 바뀌어서 그렇긴 하지만...(5년전 쯤엔 해병전투헬기조종사였던걸로 기억. 그 당시 자신의 시력이 기준에 못미친다는 걸 알고는 군법무관으로 목표를 수정. 엄마가 레이저시력교정을 해준다고 하니 뭐 눈에 칼을 대기 싫다나)

녀석이 목표로 하고 준비하고 있던 곳은 해군사관학교와 ROTC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몇개의 대학들. 해군사관학교건 ROTC건 그곳에서 법을 전공하고, 해병대장교로 임관하게 되면 최전선에 나가 소대를 이끄는 지휘관으로 근무하고, 그리고선 군 변호사나 검사가 되고...퇴역후에는 정치권으로 나간다는 계획이란다.

그런데 성적과 함께 서너명으로 부터의 추천서만 가지고 있으면 지원할 수 있는 일반대학과 달리 사관학교들은 성적과 추천서만 가지고는 지원할 수 없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다. 바로 지명제도(Nomination).

간단한 예로 미국에서 한 정당의 대통령과 부통령후보가 되려면 그냥 하겠다고 나서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당에서 정식으로 추천/지명을 받고 당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후보로 선거에 나설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졸업자가 사관학교를 지원하려면 미부통령, 연방 상하원의원들에게서 지명을 받아야 한다. 각 정치인들이 지명할 수 있는 인원은 한 사람당 5명. 지원자가 3명정도의 자기를 잘 아는 인사에게서 추천서를 받고 자신을 소개하는 에세이를 작성해 첨부한 후 위에 언급한 정치인의 사무실(백악관, 상하원의원 사무실)에 일정한 기한내에 제출하면 그 사무실에서 지명위원회를 개최해 심사하게 된다.

그래서 마감시한이 이르기 전에 빨리 추천서들을 부탁하고 에세이를 써서 제출하라고 수십번 녀석에게 이야기를 했었는데 마감날 저녁먹는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있었다.



아들: 엄마 아빠, 오늘 마감날이어서 서류를 다 챙겨서 지명위원회 접수처에 5:30에 갔더니 이미 5시에 문을 닫았고 마감이 지났다는 사인이 붙어 있었어...

나: ?!#%&)(*^#%$^&%#$@%^$%@!!!! 아니 내가 뭐라 그랬어? (밥상을 박차고 일어서며 내 방으로 쿵쾅 쿵쾅 소리내며 걸어감)

아들(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아빠, 그렇게 화만 내지말고 내 이야기 아직 안끝났으니 이성있는 사람답게 끝까지 좀 들어봐. 제발 아이들처럼 목소리부터 높이지 말고.

아내(양쪽의 눈치를 보며): 그래, 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구요.

아들(아빠 때문에 몹시 기분 나쁘다는 표정으로): 그래서 그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마감이 오늘 밤 자정인데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봤고, 그 담당자는 여러 정황을 참작해 자신의 집으로 바로 가져오면 받아주겠노라고 해 그 집에 갖다주고 왔어.

나(쪽팔리는 표정을 애써 감추며): ......그래 내가 이야기를 다 들어보지도 않고 화부터 내서 미안하다...그러니까 앞으로는 어떤일을 하던지 마감까지 기다리지 말고 일찌감치 처리하란 말이야. 알았어?!!!  어흠 흠...


우씨...아이앞에서 성질내다가 또 혼났다.



5/05/2014

Prom 대신 자원봉사

지난 토요일은 이 리치몬드지역의 아시안 커뮤니티가 모여 각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는 Asian-
American Festival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근래에 육사를 지원한 한 졸업반 한인학생이 첫 관문인 상원의원의 Nomination을 받았다는 소문에 알아보니 지역 한인회장의 아드님이었다. 그래서 한 번 만나 그 분으로 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파 점심을 같이하는 자리를 두어달 전 만들었었는데 한인회같은 지역사회기관에 자원봉사했던 기록 역시 Nomination받는데 중요하니 한인회행사에 부지런히 참석시켜 잔심부름이라도 시키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셨고, 한인회가 주관이 되어 참가한 위의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뭐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만 돕고자 자원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이런 특정 목적을 가지고 참여해서 가슴 한구석으론 미안한 마음이...하지만 결과적으로 자원봉사를 하는 기쁨만큼은 충만했던 이틀.

금요일 오후엔 부스를 세우는 준비작업으로 늦은 밤까지 시간을 보냈다. 토요일 행사당일엔 각국 마다 문화를 소개하는 부스, 토속음식을 파는 부스, 민속게임이나 공예를 직접 해볼수 있는 Hands-on부스의 세가지 부스를 세우고 운영하는 한편 중앙스테이지에서는 각국의 민속무용, 태권도시범, 가야금연주등의 민속음악 소개가 하루종일 이어졌다.

문화를 소개하는 부스를 셋업하고 행사후 부스를 제거하는 일을 맡은 녀석이.제법 진지함을 가지고 낮선 한인 어르신들과 어울려 맡은 일을 열심으로 해 나가는 모습을 보니 이제 다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든 이틀이었다. 호남지방의 '고싸움'을 소개하는 '고'를 만들기 위해 삼줄을 열심히 꼬는 모습, 방문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등 사진 몇장을 기록으로 남긴다.

멀찌감치 머물러 있던 한인회장과 날 한참 웃게 만들었던 장면은...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문화를 소개하던 교포아주머니들이 모두들 일찍 귀가하시면서 녀석에게 부스운영을 넘겨 줬는데  녀석이 부스에 자리하자 마자 한국부스에 급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틴에이지 여학생들. ㅎ ㅎ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녀석이 들려준 이야기. 사실은 학교 Prom night이 있는 날이고, Prom에 파트너로 같이 가자고 한 여학생도 둘 있었는데 마음상처받지 않게 잘 말해서 사양하고 이곳 봉사를 선택했다는 것...아빠가 몰라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여기서 좋은 시간을 보냈고 보람도 있었단다. 그리고 이런 행사가 더 있다면 계속 참가하고 싶다고. 그럼 다음 자원봉사는 8월에 있을 광복절기념 한인회체육대회라고 설명하면서 귀가했다.











3/06/2014

막내

녀석이 군인이 자신이 원하는 길이라고 또렷하게 밝힌 건 채 7-8개월도 되지 않는 듯 싶다.

어릴때 꿈을 계속 유지하면서 결국엔 그 꿈을 이루고 마는 사람들이 가끔씩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그 꿈이 변해가는 건 차라리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  나역시 초등학교시절엔 부모님의 세뇌로(?) 나는 꼭 대통령이 돼야만 하는줄 알았고, 공이 안 보이는 깜깜한 저녁이 될때까지 코가 닳아 엄지 발가락이 다 삐져나온 신발을 신고 동네아이들과 하는 축구에 재미가 들 즈음에 차범근선수가 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 말레이시아에게 1:4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7분만에 혼자 3골을 연달아 넣어 동점을 만들었을 땐 훌륭한 축구선수로 그 꿈이 그 자리에서 바뀌었었다.

막내도 컴퓨터게임을 열심히 하던 국민학교와 중학교시절엔 컴퓨터게임을 만드는 게임프로그래머가 되겠다는(아마 이것도 제 어미가 녀석 머리에 슬쩍 넣어준 걸 게다) 꿈을 이야기하더니, 조금 자라서는 실제비행기를 운행하듯 여러 기기들을 컴퓨터영상을 통해 조작하는 비행훈련프로그램을 열심히 하며 파일럿이 되겠다고 심각하게 우리내외에게 이야기 한적도 있고.

그런데 그 꿈이 이제 군인으로 바뀌었다. 이번에는 막연히 군인이 되겠다고 말하기 전에 군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길이 있는지,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지도 많이 알아보고, 자기의 현재 성적도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던 것 같고. 해사(USNA)를 목표로 삼고 졸업과 동시에 해병대장교가 되겠단다. 근데 합격자들의 학교성적기록 및 SAT성적에 대한 통계를 보더니 이제까지의 성적으로는 지원조차 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는 집에 와서 밥먹는 시간도 아까와 할 정도로 무섭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물론 해사보다는 조금 들어가기가 쉽다는 육사(USMA, 우리가 West Point라고 부르는)를 차선책으로 정하고.

시간이 차츰 지나면서 성적표에서 가끔 보이던 C와 D가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고. 허나 문제는 이제까지 관리해 오지 않아 지금 아무리 잘해도 최종 졸업평균을 낼 때 결국은 녀석의 발목을 잡게 될 지난 성적들. 왜 진작 성적에 관심을 갖고 잘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후회로 제 머리통을 두드리는데 안스러운 마음이 드는 한편 안심도 된다. 달리 뭐라고 이야기한 것도 없는데 이제라도 자기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에...

아들과 딸을 모두 해사에 보낸 지인이 계셔 어제 전화통화를 해봤는데 군사학교라 우리가 보통 관심을 두지 않아서 그렇지 매년 나오는 미전국대학순위에서 상위권이라는 그분의 말씀에 찾아보니 크게 틀린 말은 아닌듯 싶다. 그런데 지원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지역구의원들의 추천을 얻는 일이 쉽지 않고, 특히 팀스포츠를 2개 이상 이미 해오고 있었어야 했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턱 막혀왔다. 팀스포츠는 어렸을때 부터 많이 권해봤고 본인이 싫다는 걸 강제로 하게 하기 싫어서 자신이 좋아서 하는 권투만 시켜왔을 뿐인데... 합격자 대부분이 팀스포츠를 한 사실을 넘어 팀의 주장을 했었다는 통계가 있다고, 그런 이유는 군장교생활이 팀웍을 강조하고 지도자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예외라는게 있으니 나름 열심히 준비하고 우리도 부모로서 의원들에게 연락하고 추천서를 부탁하는 일, 아이를 데리고 사관학교들을 방문해 견학을 시키고, 여름캠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기특한건...동기부여를 준다고 그 집 자녀들의 연봉이 꽤 된다고 막내녀석에게 이야기해줬더니 콧방귀를 픽 뀌면서 하는 얘기는...돈 때문이 아니라고, 아빠가 자기를 너무 모르는것 아니냐고, 자기가 사관학교를 가려는 진짜 이유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젊음의 한 때를 바쳐보겠다는 마음때문이라는 거다. 쩝...그래...네 똥이 훨씬 굵다, 녀석아!

아빠로서, 어른으로서 아들보기가 창피했던 순간...

10/20/2013

부쩍 커가는 아들녀석

이제 몇주면 정식 운전면허증을 손에 쥐게 되는 막내녀석.

운전연습을 나름 많이 해 옆에 어른이 앉아 있기만 하면 길을 설명해 주거나 잘못하는 걸 지적할 것도 없이 깔끔하게 교회도 갔다오고, 제 누이가 있는 한시간 반 거리의 Charlottesville도 잘 갔다오니 마음이 조금 놓이는 중.

그래서 요즘은 운전면허시험과는 관계없는 차 정비에 관한 것들을 하나하나 가르치고 있다. 지난 주말엔 wiper blades를 교체하는 법을 보여줬고, 오늘 오후엔 바퀴를 갈아끼는 걸 보여주고 해 보게 했다. 경험자들에겐 그게 뭐 그리 어렵다고 가르치기까지 하냐 생각이 들 지 모르지만 운전을 처음 시작해 스페어타이어가 어디에 있는지, 바퀴를 들어올리는 잭은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르는 아이에게는 필요할 거란 생각.

큰아이 둘은 여자아이들이기에 그냥 도움센터에 전화걸어 해결받는 걸 권했지만, 막내는 사내녀석인지라 돈 들이지 않고도 자신이 직접 타이어를 갈고 계속 주행할 수 있게 훈련시키는게 맞지싶다.

7/15/2013

빈 둥지 연습

어제는 장모님을 한국으로 보내드리고 오늘은 둘째와 막내를 독일로 보내는 바쁜 일정을 보냈다.

그것도 독일로 가는 비행기표가 너무 비싸 싸구려 표를 구입한 덕에 이곳에서 3시간여 떨어진 BWI(Baltimore-Washington International airport)까지 데리고 가 태워보내야 했는데 보통 가격보다 천여불 싸게 구입했으니 그 정도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지않나 싶다.

신랑이 독일주둔 미육군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어 독일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한 조카가 여름방학을 이용해 아이들을 보내면 유럽여행을 시켜주겠다고 하는 바람에 보내놓기는 했는데 너무 부담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매일 출근해 일해야 하는 조카사위의 잠을 방해하는 소리를 밤에 낸다거나, 아침에 일어나지 않고 게으른 모습을 보인다거나 예의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두 녀석에게 여러 번 일렀는데 잘 지켜질 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앞으로 3주가 넘게 우리 내외만 훵한 집에서 지내야 하는데 세 아이가 모두 출가해 우리 내외만 달랑 지내게 되는 미래의 상황을 잠시나마 겪어보고 연습하는 시간이 되겠다.

2/28/2013

Boxing training 8

아들녀석의 기량이 요즘 부쩍 향상되면서 나름 고민이 생긴 것 같다.

권투에 좀 더 집중해 늘고 있을때 바짝 실력을 키우고 싶은데, 이제 고등학교 10학년인 녀석의 학년이 올라가면 갈수록 배울것과 과제가 많아지니 그런 듯. 특히 성적이 괜찮은 학생들에게 이수할 기회가 주어지는 AP 과목(대학학점을 고등학교때 따 놓아 대학을 조금 빨리 마칠 수 있게하는)이 여러개라 권투와 학업 두개를 다 만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이 서서히 드는 모양. 어른이건 아이건 선택과 집중의 시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생각.

얼마전 이웃도시에서 어느 코치가 학생을 하나 데리고 와 막내와 스파링을 했는데 유튜브에 올려 그 학생과 막내 둘 다 보고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하얀글러브가 막내고 백인아이는 막내보다 무거운 체급이었는데 같은 체급의 훈련생이 우리팀엔 없어 그냥 막내가 땜빵으로 대전. 근데 그 상대아이의 코피가 두 번이나 터져서 결국은 정지시키고 말았음.

녀석 늘 제 코피만 쏟다가 처음 놈의 피를 흘리게 하더니 감회가 새로운 모양. 집에 오는 길에 묻는다.

"아빠, 오늘 스파링 확실하게 찍었어?"

12/06/2012

지난 며칠간의 단상

i.
직장으로 부터 이번에 새로 나온 iPhone 5를 받았다. 여지껏 쓰는 개인용 Droid Razr가 꽤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전화를 며칠 써보니 좀 과장해서 '속아 살았다'는 느낌이다. 뭐 전체적인 성능은 아직 비교해 볼 시간조차 없었지만 평소에 Droid Razr를 쓰면서 "아이씨 이건 왜 이런 기능이 없는거야!" 하던 것 들을 차분히 모두 해결해 놓은 전화가 iPhone 5라는 생각. 대표적인 예가 회의나 교회예배중 깜빡잊고 소리를 죽이지 못했을 때. 소리를 없애기 위해 버튼을 두세번 누르지 않아도 되게 이녀석은 자그마한 스위치를 만들어 놓았다. HD화질의 비디오녹화도 깔끔하고, 나같이 뇌세포가 2/3는 이미 굳어버린 꼰대들이 쓰기에도 어렵지 않게 메뉴가 되어있고.

ii.
매년 이맘 때면 작지만 내가 담당한 학교들을 청소하시는 분들의 성탄선물을 마련해 드린다. 이번학기 들어 일하는 지역을 다른 직원과 맞바꾸느라 학교갯수가 늘어서 금년엔 선물이 28개. 최선을 다해 청소하는 이분들 노고 덕분에 내가 청결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선생들을 위해 학부모회나 교육부에서 시끌벅적한 년말잔치나 선물을 해 줄 때 이분들은 눈에 띌세라 안보이는 곳에서 숨어지내시기에 이분들도 마땅히 누군가로 부터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시작한 일.


iii.
막내가 권투를 갔다 오는 길에 심각하게 털어 놓는다.

"아빠, 너무 허탈하고 허무해."
"왜? 뭐가 그리 허탈해?"
"무슨 목표와 기대를 갖고 지내다 그것을 이루고 나면 허무하고 또 다른 목표와 기대를 가져야 하기에 세상이 뭐 이런가 싶어."
"음. 예를 들면?"
"지겨운 학교에서 집에와서 쉴 생각만 하다가 막상 집에 와서 얼마간 있다가는 잠자고 나서 또 학교로 가야 한다는 것. 아빠가 준비하는 맛있는 저녁을 잔뜩 기대하면서 그 생각으로 하루를 버티다가 그 저녁을 먹고나서 배가 부르게 되면서 느끼는 허탈함. 뭐 그런 것들 말야."
"응, 아빠도 네 나이때는 그랬어. 그래서 훌륭한 사람들은 늘 '큰 꿈과 목표를 가져라!' 그러쟎아. 그래야 작은 목표와 기대가 금방 이루어져도 더 큰 꿈을 바라보고 허탈해 하지 않을 수 있는 건가봐."

뭐 이런 이야기들이 오갔다.

그럼 내 꿈과 목표는 뭐냐고 아들놈이 물어 보면 뭐라고 해야 하나...

10/07/2012

Boxing and more...

하나.

아들이 속한 복싱팀이 지역 주간지에 특집으로 나간 여파가 크다. 여름 내내 냉방이 없이 지냈는데 다 늦게 갑자기 여기 저기서 냉방된 찬 바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해 이제는 추울지경이고, 경찰체육관으로 쓰던 건물을 시에서 내어줘서 이제 며칠 후면 입주할 예정. 아이들이 모두 기뻐하는데 그 중 우리 막내가 제일 좋아하는 듯. 마치 그 곳으로 옮기게 되면 실력이 갑자기 향상이라도 될 듯이... ㅎ ㅎ


두울.

아이들이 2주 전 이곳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다른 팀의 도장으로 가서 스파링을 했다. 금년에 있었던 올림픽에 미국올림픽팀 복싱코치로 참가했던 코치가(흑인 할머니. 그 도장 아이들의 수준이 전부 올림픽선수 수준이다) 운영하는 도장인데 아들녀석이 몹시도 가기 싫어 했다. 이유는 초보인 자신이 얻어 터질 것이 뻔한데 그렇게 멀리까지 가서 터지고 올 필요가 있겠냐는 거다.

억지로 보냈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네 자신이 스스로 결정해라. 안가도 좋다. 단 그렇게 다양하고 실력있는 선수들과 스파링을 하는 건 좀 얻어 맞아도 네겐 귀한 경험이 될 거다 라고 충고를 했는데 스스로 간다고 하길래 보냈었다.

그날 밤, 집에 돌아온 녀석의 얼굴을 보니 콧등이 벌겋게 벗겨져 있는 등 많이 맞은 흔적이 보였고 말이 없다. "그래 좋은 경험이 됐니?" 했더니 툭 던지듯 돌아오는 딱 두마디 대답. "아빠 말대로 정말 좋은 경험이 됐어. 이제 만족해?". 쿵쾅대면서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녀석의 표정에 원망이 많이 뭍어 나왔다.

화가 잔뜩난 녀석에게 뭐라고 받아 치기도 싫었고 설명해 줘도 듣지 않을 것 이기에 그냥 아무말 않고 지나갔지만 미안한 마음.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맨날 똑같은 아이들과 매일 똑같은 수준으로 톡톡 치고 받는 걸 벗어나지 못하는 걸 어쩌랴... 어떤 새 종류는 다 자란 새끼들이 날 수 있을 정도로 날개에 힘이 붙게 되면 높은 둥지에서 밀쳐내 강제로 날게 한다는데 그런 어미 새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세엣.

지난 주일 저녁에 구역예배를 드리면서 느낀 점. 모두들 한결 같이 이런 저런 모습의 힘든 시간들을 지나고 있는 이야기들을 나눴고 observer로 참석하셨다가 구역교사인 나를 대신해 말씀을 전해 주신 목사님은 오직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이겨내는 것 만이 우리의 갈 길 이라는 답을 제시해 주셨다. 

그게 믿는 사람들의 정답이라는 걸 알면서도 젊은 부부들은 정답만으로 해소되지 않는 갈증을  토로했다. 그런 정답이야 믿는 사람이면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힘든 순간 순간들은 계속 우리에게 찾아오고 그 아픔들은 고스란히 겪어 내야 하지 않느냐 라는 것. 목사님은 적잖이 당황해 하셨고, 나로서는 목사님께서 그런 원리원칙만을 강조하시는 것 보다는 그 어려움과 안타까움을 귀 기울여 들어주고, 같이 아파해 주고, 위로해 주는 쪽으로 리드를 하셨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었다.

8/24/2012

막내의 첫 운전

인증샷 한 장

오늘 아침 운전면허국에 막내를 데리고 가 Learner's Permit이란 걸 받게 했다.

지금은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가서 필기/실기 시험을 한 번만 보면 면허증을 주는 한국과 달리 여기선 15살이 되면 간단한 필기시험만 치르고 임시면허증 같은 이 Learner's Permit을 받는데, 이때 부터 실제로 길에 나서서 운전연습을 할 수 있다. 단, 옆에 운전면허가 있는 어른이 동승한다는 조건하에.

그리고 16살 3개월이 되면 비로소 정식 운전면허시험을 보고 정식면허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미 고등학교때 부터 학업과 일을 병행해야 하는 이곳 아이들의 삶 이기에 운전면허를 되도록이면 쉽게 주되 연습을 충분히 하게 하려는 정부의 배려인 듯.

위의 두 딸과 달리 처음 잡는 운전대인데 한 3분 운전해 보더니 완전히 감을 잡았다. 두어달 운전해 본 것 처럼 하더라는. 손과 발의 움직임이 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사내녀석이라서 그런가...

Sponsors stepping forward

막내가 속해 있는 복싱팀은 불우한 동네아이들을 모아 무상으로 가르치는 곳 이기에 늘 가난하다.

그나마 시청에서 쥐꼬리만한 월급을 코치에게 주기에 명맥이 유지되고 있고, 그것 마저 예산에서 짤리지 않을까, 그래서 팀이 없어지지 않을까 늘 마음을 조리는 중. 복싱글러브등 장비가 필요할 때는 코치가 시청을 찾아가 사정을 해 푼돈을 쥐어 주면 겨우 몇 개 사오는 형편.

이 프로그램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그 외의 후원자들을 확보해야 하기에 그런 쪽으론 쑥맥인 코치를 위해 계속 시도해 온 것은 지역 매스컴의 도움을 얻는 것. 두어달 전 4군데의 지역 티비채널과 3군데 신문사에 연락해 열악한 중에도 열심히 훈련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아이들이 나쁜쪽으로 빠지지 않도록 애쓰는 도장이 있으니 함 나와서 취재를 하면 어떻겠냐고 했었지만 반응은 냉랭했다.

그러다 얼마전 일주일마다 발간해 리치몬드 전 지역에 무료배부되는 Style Weekly라는 잡지사 편집장에게 같은 내용으로 이메일을 보냈더니 연락이 왔고, 기자와 사진사가 성실하게 취재를 해간 다음 드디어 잡지가 나왔다. 그것도 표지기사로.

http://www.styleweekly.com/richmond/fighting-chance/Content?oid=1747531

결과: 코치의 전화통에 불이 난다고 했다. 잡지의 기사내용을 본 티비채널(그 쌀쌀맞던)에서도 취재를 하겠다고 연락이 왔고, 시청에서도 필요한 게 뭔지 이야기만 하라고 했단다. 지역의 한 중소기업에서도 스폰서를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하고. 코치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좋다. 쉬지말고 계속 외부에 알려 훈련생들도 더 많아지고 스폰서도 더 확보해 나가야 겠다는 생각.

이번 주말 조지아주 아틀란타에서 있을 시합에 막내는 아직 준비부족으로 참가하지 못해 아쉽지만 나머지 아이들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램.

7/12/2012

Baby sitting

오늘은 복싱체육관에 새 식구가 방문온 날.

우리 아들 오른쪽이 케빈
얼마전 득남한 18살짜리 아빠 케빈이 집에 애 볼 사람이 없었는지 아기를 가슴팍에 메고 왔다. 운동하러 온 녀석이 아기를 안고만 있어서는 안되겠기에 달라고 하고 운동을 시작하게 함.

한줌 밖에 안되는 아기를 안고 있으니 우리 아이들 갓난아기 적 생각이 들어 좋기도 했고, 앞으로 곧 생기게 될 지도 모를 장래 우리 손주들 봐주는 연습도 겸했다.

냉방도 안되는 그 찌는 체육관에서 가슴에 따끈 따끈한 아이를 두시간 안고 있으려니 나보다도 아이가 짜증이 많이 나는 모양. 자꾸 몸을 뒤채며 싫다 도리질을 한다. 하지만 어쩌랴 아빠가 연습시간을 채워야 하니...

6/23/2012

Boxing training 7

이제 아이들이 방학으로 들어섰기에 그런지 권투훈련의 강도가 조금씩 높아져가고 있다.

아마 8월 초 미주리주의 캔사스시티에서 있을 예정인 전국대회를 염두에 두고 체력과 기술을 서서히 올려 가려는 코치의 의도 일 것. 한달 전 쯤 아들녀석에게 물었을 땐...

"너 8월 시합에 출전해 볼래?"
"아빠, 미쳤어?"

했는데 며칠 전 물어보니...

"생각 좀 해 봤어? 캔사스시티에서 함 싸워볼래?"
"Hmm...maybe."

로 바뀌었다. 조금씩 자신이 붙는지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 엄마가 질색을 하고 "너, 자꾸 피흘리고  코 뿌러지는데 싸우려고 하니? 하지 마!"라고 한 마디만  더 해 주면 녀석이 반발심이 생겨(예의 사춘기 청개구리 법칙) 당장 참가하겠다고 펄펄 뛸텐데...ㅎ ㅎ ㅎ

이렇게 전국시합에 참여해 봤으면 하는 내 욕심은 지난 나의 경험에서 나온다. 격투기는 아니었지만 전국규모의 사격대회와 육상대회에 참가하면서 많은 선수들을 보고 교감을 나누면서 세상이 크다는 걸 배웠었고 사람이 크는 걸 느꼈었기에...시합에 나가 잘하고 못하는 건 뭐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같이 권투를 하는 다른 아이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데 다들 어떻게 그렇게 살아왔나 싶을 정도로 험하게들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가면서도 나쁜데 빠지지 않고 잘 크고들 있다.

엘비: 아빠가 13살 때 27살 엄마를 만나 임신을 시키고는 바로 형무소로 들어가 아직까지 형을 살고 있고, 엄마는 엘비를 낳자마자 바로 할머니에게 줘 버리고 집을 나가 버렸기 때문에 엄마 아빠 얼굴을 본 적이 없단다. 아직 할머니께서 키우고 계시고 며칠 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8살. 하루빨리 프로로 전향해 돈을 벌어 할머니를 잘 모시고 싶은 소망이 있는 아이. 처음 권투를 배우러 왔을 땐 몸무게가 350파운드(160킬로 정도)여서 것는 것 조차 힘들었는데 꾸준히 권투훈련을 하고 땀을 흘려 지금은 175파운드(80킬로)로 잘 균형잡힌 몸집이다. 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직업훈련을 통해 자동차정비를 배웠는데 이번에 졸업하면서 정비학교 선생이 어느 정비소에 이 아이가 엄청 성실하고 똑똑하다 이야길 해서 정비소사장이 인터뷰도 없이 바로 채용하겠다 했단다. 그래서 모두가 기뻐하고 있는 중. 돈을 벌어 대학도 가고 싶어하는 착하디 착한 순둥이.

케빈: 18살. 어렸을때 부터 지금의 코치로 부터 차근차근 배워 우리 도장에선 제일 잘 하는 친구. 이 아이 역시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최근에 여자친구가 아들을 낳았다. 고등학교를 여러 번 포기하려 하는 걸 코치가 그러면 안된다고 말려 마침내 이번에 졸업. 제일 잘 해서 국가대표감이고 지금 당장 프로로 나서도 연봉 십만불은  받을 수 있는 아이. 아빠가 도망가고 양부밑에서 컸는데 얼마나 맞고(주로 가죽혁대로) 미움을 받고 자랐는지 자기의 아이는 행복하게 자랄 수 있게 해 주는 게 소원이란다.

지구촌의 이 외딴 구석에서도 아름다운 도전들이 현재진행형으로 지금 쓰여지고 있다.

5/30/2012

Boxing training 6

막내가 벌써 복싱 4달차에 들어간다.

좀 허접하긴 하지만 꾸준히 녹화해 오던 비디오를 편집해 막내가 속한 권투팀을 홍보하는 비디오를 만들어봤다. 이걸 DVD에 담아 자녀가 팀에 합류해 훈련하길 원하는데 부모님들이 팀을 좀 알고 싶다 하면 하나씩 건네 주기 위함. 유툽에도 HD로 올려놨는데 누가 와서 볼지는 미지수.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 도장이 무료긴 해도 발생하는 비용을 시에서 어느 정도 감당해 주면서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고, 훈련생이 줄거나 없게 되면 당연 그 지원이 자동으로 끊기기에 그런 것. 계속 동네 학생과 부모들에게 홍보를 해 훈련생을 모집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냥 누가 우연히 코치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연락해 오면 설명해 주곤 하는 수준이었지 이런 팀소개 DVD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본 적이 없기에 시도해 보려고 하는 것.


5/04/2012

자식 알아가기

요즘 늘 그래왔듯이 아내와 막내 그리고 나 셋이 단촐하게 앉아 저녁식사를 먹던 어제.

후다닥 식사를 마친  막내가 먼저 제 방으로 들어간 후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요즘은 복싱 오가는 길에 쟤하고 말도 잘 안해."
"왜?"
"뭐, 그냥. 말도 잘 안 통하고 서로 생각하는게 얼마나 다른지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 목소리가 커지면서 거의 싸우기 일보직전으로 가기 일쑤고..."
"그렇지 않아도 당신에게 이야기 해주려고 한 게 있는데."
"뭐?"
"응. 얼마전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저 나이또래의 사춘기에 있는 아이들 부모는 자신들이 알고 있던 기존의 아이에 관한 모든 걸 잊어 버리고 완전히 모르는 사람을 처음으로 알아 가듯이 조심스럽게 그리고 한편으론 존중하는 태도로 대하면서 대화를 하고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거야."
"그래? 그러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네. 요즘 내가 보는 쟨 예전과는 전혀 다른 아이같아. 아주 이질적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대화를 한 것이 생각나 오늘 막내를 데리고 이발을 하고 오는 길에 대화하는 내 태도에 조금 변화를 줘봤다. 효과를 봤는지 녀석이 이야기를 술술 고분고분 잘 하기 시작. 집에 가는 길에 인도식당에 가서 밥을 사 달라고 해 사준 매콤한 인도음식들을 놓고도 계속 조잘조잘 이야길 하는데 지난 몇 달 계속 화난 표정으로 한숨만 쉬며 아무 말도 안 하던 바로 그 녀석인가 싶을 정도로 영 딴판이다.

뭐라나...학교에서 영어선생이 내어 준 프로젝트를 해 간 90명 신입생중 20명이 표절(plagiarism)로 드러나 영어선생이 곧 모두 0점 처리는 물론 학적부에도 올려 대학지원할 때 곤란하게 될 거라는...그 20명이 아직 누군지 발표하지 않았다는 것...혹시 정직하게 쓴 자기 글이 우연히라도 기존의 어떤 글과 중복이 되어서 표절한 것으로 판명날까 싶어 표절확인 사이트(http://www.grammarly.com/)에 가서 확인해 보니 중복되는 글이 없었다는 둥...

아내의 조언 덕에 모처럼 아들녀석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좀처럼 들어보기 힘든 학교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래 내가 죽으면 자식이 보이고 세상이 보이는 거다..."

4/19/2012

Boxing training 5

지난 한 달 동안 주말이면 막내가 속한 팀이 참가하게 된 각종 시합이 있어 막내와 함께 참관하러 가보곤 했다.

코치가 잘 가르치고 열심히들 연습을 해서 그런지 성적이 놀랍도록 좋다. 많은 팀이 엄청 많은 선수들을 데리고 나와 떠들썩 했지만 막내가 속한 팀은 정작 몇 안되는 아이들이 나가 노른자는 다 차지했다고 해야되나... 소수 정예다.

노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엘리자베스씨티에서 열렸던 Golden Glove대회에서는 단촐하게 6명만 참가했는데 참가한 6명 모두 결승에 올랐고 그 중 하나가 금메달, 나머지는 은메달을 차지해 대회장의 화제가 되었었는데 그 대회 다른 참가팀들이 권투에서 전통적으로 최강이라는 미해병대, 해군, 육군, 그리고 큰 일반 클럽팀들이어서 더 그랬다. 짐작하다 시피 군에 속한 선수들은 월급받고 하루종일 권투만 하는 친구들이다.

source:
http://boxing-weight-classes.com/
/usa-boxing-weight-classes.html
한편 막내와 주로 스파링을 하는 우리팀의 얼굴격인 친구(이후 리치몬드 촌놈으로 부른다)는 지난 주 메릴랜드에서 있었던 시합에서 전미국챔피언이자 차기 올림픽 선수와 붙었는데 좀 치사하고 황당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리치몬드라는 촌동네에서 이름도 없는 선수가 올라와 시합하는 것이기에 그냥 대충 밟아주면 될 줄 알았는데 웬걸, 1라운드부터 리치몬드 촌놈이 챔피언을 신나게 두들겨 패기 시작했던 것. 2라운드 들어서는 점점 더 심각한 상황이 되니 챔피언측, 대회주최측, 심판이 후다닥 머리를 짜내서 3라운드에서는 리치몬드촌놈의 레프트훅이 규정에 어긋나는 펀치였다고 실격을 선언해 버렸다.

시합의 성격이 전미국 챔피언전이나 올림픽국가대표선발전 결승이 아니고 지역에 보여주는 정도로 끝나는 exhibition성격의 비정규 시합이라서 굳이 챔피언 쪽팔리게 할 일 없고 챔피언을 보호하고자 하는 눈에 뻔히 보이는 결정이었다. 뭐, 국가적인 배려였다고 해야 하나...대신 리치몬드촌놈을 그 체급에서 아마추어복싱협회 미전국 2위로 이름을 올려주고 올림픽팀을 구성할 때 포함시키는 걸 고려하겠다는 약속을 해 줬다.

일은 대충 그렇게 마무리 되었는데 리치몬드 촌놈과 같이 메릴랜드로 올라갔던 코치 두 사람의 의견이 서로 달라 다툼이 생겼다. main 코치는 이 시합이 목숨걸고 시비를 따질만한 official한 시합이 아니었고 전국의 프로모터들과 아마추어연맹의 주요 관계자들에게 리치몬드촌놈의 존재를 이제사 알리게 되었으니 그걸로 소정의 목적 이상을 이루었다는 거고, assistant 코치는 대회주최측에서 경기규정을 미리 알려주지 않아 모르고 던진 펀치였으니 선수를 링에 올린 main 코치가 책임지고 주최측 실수였음을 밝히고 따져서 부당판정 내지는 무효판정을 이끌어 냈어야 했다고 하는 거였다.

글쎄...둘 다 크게 틀린 것 같지는 않은데 옳고 그른 걸 따지자면 후자가 맞지만서도 그렇게 따져서 무효판정을 받아내는 싸움판까지 갔다면 전국2위로 올려주는 호의를 받아냈을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사람사는 데는 어디든 politics가 있는 듯.

8월쯤에는 막내도 시합에 참가하게 한다고 하는데 좀 열심히 연습해야 하겠지...

2/22/2012

Boxing training 4

막내가 복싱을 시작한 지 한달이 되어간다.

가끔은 몸이 여기저기 많이 아프고 쑤시니 하루 쉬었으면 좋겠다고 사정을 하곤 하는데 그것도 극기훈련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고 매정하게 No라고 대답한다. 나중에 그런 일이 있었노라고 아내에게 이야기 하니 약간 싸~한 무표정으로 듣고는 노코멘트.

아내의 듣는 그 태도와 표정을 '번역'하면 이뻐 죽겠는 아들에게 혹독하게 그러는 아빠가 맘에 안드는 거 되겠다. ^^

근데 오늘 드디어 일이 '터졌다'. 글자 그대로 스파링을 하던 녀석의 코피가 '터졌다'. 코뼈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권투를 하다보면 코피가 터지는 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라 대충 지혈을 하고 다시 스파링을 계속하게 했는데 문제는 오늘 따라 하얀 셔츠를 입고 갔다는 것...

마누라가 피로 얼룩진 옷을 보면 뭐라고 할까 걱정하면서 집으로 들어가는데 녀석도 엄마가 보고선 너 복싱 그만두라고 할까봐선지 냉큼 목욕탕으로 뛰어 들어가 옷을 벗고 샤워를 한다. 아무래도 엄마가 빨래를 세탁기에 넣을 때 못보도록 내가 옷을 찾아서 피묻은 쪽을 안으로 들어가게 둘둘 말아놔야 할까부다.

내 체력에도 일부 진전이 있는 걸 느낀다. 두 시간 앉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와 처음 운동을 같이 시작했을 땐 줄넘기를 20개만 해도 완전 방전이 되어 숨이 차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저질체력이더니, 이젠 한 번에 150개를 3세트 가뿐하게 하게 되었고 발전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는 처음보다 몇 개씩은 더 하게 되었으니 이젠 중저급체력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봐야하나... 이젠 언감생심 식스팩에 대한 욕심이 스물스물... ㅋ ㅋ 아직 배불뚝이인 주제에.

2/10/2012

Boxing training 3

오늘은 결국 진통제를 세 알 먹고서야 권투연습을 다녀왔다.

손가락 끝하고 얼굴을 제외한 모든 부위에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는게 지금 내 몸뚱아리에 딱 맞는 표현일 듯. 코치가 뭉기적대는 내 동작을 쓱 한 번 보더니 어떻게 알아챘는지 묻는다.

"왜, 생전 안쓰던 근육들을 갑자기 사용하니 많이 욱씬거려?"
"쫌 그런데?"
"그럼 오늘 집에 가서 뜨거운 물을 욕조에 받아 Epsom salt를 풀고는 거기에 한참 몸을 담가봐."

끙끙소리를 내면서 욕조로 들어갔는데 나올때는 정말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졌다. 왜 이런걸 몰랐을까? 참.

아들이 얼떨결에 처음 스파링을 한 역사적인 날 이기도 한데, 코치가 복싱글러브를 끼우고 헤드기어를 씌우더니 덥썩 링 안으로 넣어버렸다. ㅎ ㅎ 그러더니 프로 데뷔도 하고 수입도 제법 있는 게중 제일 잘 하는 친구를 투입해 스파링을 하게 함.



그 친구는 아들녀석이 펀치날리는 연습을 하도록 웬만하면 맞고 있다가 아들녀석의 옆구리가 열려 헛점이 노출되기만 하면 바로 전광석화같은 주먹을 날려 찌르는데 얼마나 노련한지 충격을 주지 않고 살짝 건드리기만 한다.

비디오를 보면 아들녀석은 지금껏 배운게 그것 밖에 없으니 잽과 원투만 연신 날리고 있고. ㅋ ㅋ ㅋ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녀석이 한마디 한다.

"아빠, 아빠가 운동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그 운동한 것을 유효하게 하기 위해서 이제부턴 음식조절을 해야 해."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응, 탄수화물이 많은 밥, 라면, 흰빵 같은 건 이제 줄이고 좀 더 건강한 식품을 섭취하도록 애써야 해. 뭘 사거나 먹더라도 꼭 칼로리를 확인하는 습관도 들여야 하고."
"..............................응."

점잖게 타이르는 14살 짜리 아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 저녁...흑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