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위치한 앞길에 도넛가게가 생겼다. 던킨도넛이나 크리스피크림같은 유명연쇄점이 아닌 개인이 낸 조그마한 가게.
어젯저녁 삼일예배를 가는 길에 그 가게를 지나치면서 얼마전 이 가게를 들렸던 날이 떠올랐다. 이전에 보이지 않던 가게가 보여 "음, 새로 열어서 많이 힘들텐데 장사 좀 시켜줘야겠네" 싶어 차를 세우고 들어갔다. 손님이 하나도 없고 썰렁한 매장안. 들어가는데 인사도 없고 그냥 빤히 내 얼굴만 본다. 조금 후 있을 선교회모임을 위해 도넛을 한 더즌 샀지만 좀 비싸다 싶은 생각도 들었고. 도넛을 갖다주니 모두들 좋아하는데 먹어보니 그리 맛이 있지도 않았다. 브로드스트릿에 얼마전 생겼다는 개인이 하는 도넛가게와 많이 비교가 됐었는데 그 가게는 사람들이 침을 튀면서 얼마나 그 자랑을 하던지 나도 그 먼길을 도넛 몇개 사려고 갔던 기억이 있고 사람들이 미리 맛있다고 자랑을 해서인지 맛도 꽤나 좋은 듯 느껴졌었다.
하지만 어제 새로 연 교회앞길의 그 가게를 지나치는데 내 모습이 그 가게에 겹쳐 지면서 "어쩜 그리 내 모습과 비슷하냐"란 생각이 번뜩 들었다. 기왕 가게를 열었으면 값이 좀 싸다든가, 값이 비싸면 맛이라도 있던가, 그것도 안된다면 들어오는 손님을 정색하고 좀 반갑게 맞아 주던가. 뭐 하나도 갖추지 못한 가게. 기회를 한번 더 주자고 두번째로 갔었을 땐 여는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문이 닫혀있는... 그럴려면 왜 이 가게를 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처럼, 조금 지나면 곧 문 닫겠네 생각했던 것 처럼, 나 역시 뭐 남다른 사랑와 배려가 넘친다거나, 그렇지 못하면 그저 정성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열성이라도 있다거나, 그것마저도 없다면 지치고 힘든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한 미소라도 넘치게 지어줄 줄 알아야 할텐데 그 또한 자신이 없는 내 모습. "저 사람만 보면 나도 예수님을 한 번 믿어보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는 커녕 "저런 사람이 나가는곳이 교회라면 사양하겠습니다."라고 등을 돌리게 하는 삶을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세상의 안믿는 사람들이 "저 정도면 나도 한 번..." 이라고 수긍할 수 있는 크리스천, 그런 교회가 되어야 할텐데 저 도넛가게 처럼 딱히 selling point가 없는 성도와 교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하나님께 죄송하다. 정신차리지 않는다면 곧 문 닫게 될 수 밖에 없지않나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