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입원하신 후 처음 몇 밤엔 내가 입원실을 나서려고 할 때 울먹이시면서 많이 서러워하셨다. 말도 안 통하고 낮설은 곳 이라서 그러셨으리라. 그 모습이 늘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직장에서 일하고 집에서 잠자는 시간외엔 곁에 있어드리고 싶다. 번갈아 병상을 지키는 다른 가족들이 주일엔 좀 쉬고 싶어 하는듯 해 지난 3주간 주일만큼은 하루종일 병원에 있는 중.
예배참석이나 주일학교 가르치는 일, 그리고 교회버스운전은 교회에 사정을 미리 말씀드리긴 했는데 주일학교 우리반 아이들이 제일 맘에 걸린다. 내 슬하의 아이들 만큼이나 ‘내 새끼’로 마음에 둔 아이들이기에… 이번 주중에는 카드라도 보내서 미안하단 얘기와 함께 그래도 선생님이 너희들을 잊지 않고 있다고 이야기해 줄 생각이다.
얼마전 희안한 광경을 봤다. 병원 1층의 메인 출구에선 퇴원하는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병원의 방침인지 꼭 환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자원봉사자들이 밀고 나와 환자가 차에 무사히 오를 때 까지 도와준다. 그때 내가 목격한 환자와 자원봉사자도 크게 다를바 없이 휠체어에 타고 뒤에서 밀고 나오던 중. 무심코 지나치다가 그림이 좀 이상하다 싶어 뒤를 다시 돌아봤다.
휠체어에 앉은 환자는 젊고 건장한 아저씨, 뒤에서 미는 자원봉사 할머니는 휠체어 높이보다 겨우 조금 큰 키에 등이 몹시 구부러졌는데 이 할머니 코에 뭘 뒤집어 썼다. 산소호흡기! 산소통은 휠체어손잡이에 턱 걸쳐놨다. 비칠비칠 휠체어를 겨우 밀고가는 이 자원봉사자 할머니를 보는 순간 갑자기 엉뚱하게 “이게 이 나라의 보이지 않는 힘, 근간이요 뿌리” 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는 볼 거리가 필요하기에 마약, 갱, 부도덕, 부조리로 가득한 나라로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 미국인이 남을 섬기는 봉사정신, 박애정신을 보고 배우며 자라고, 자라서는 그걸 당연히 여기고 실천해 가는 삶을 살아간다고 하는 느낌을 늘 받는다.
오늘 아침엔 병실로 들어서는 날 보시더니 엄마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얘, 요즘 너무 국빈급대우를 받는 것 같아 좀 황송하다!”라고 하신다. 병원에서 간호원, 청소하는 사람들, 의사, 음식날라주는 사람들 모두 생글거리는 밝은 모습으로 친절하게 대해주고 우리 자식손주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받들어 모시는 게 좋다시는 거다. “그럼, 병원에 쫌 더 오래 계실까?”라고 응수했다. ㅋ ㅋ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