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2012

Boxing training 4

막내가 복싱을 시작한 지 한달이 되어간다.

가끔은 몸이 여기저기 많이 아프고 쑤시니 하루 쉬었으면 좋겠다고 사정을 하곤 하는데 그것도 극기훈련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고 매정하게 No라고 대답한다. 나중에 그런 일이 있었노라고 아내에게 이야기 하니 약간 싸~한 무표정으로 듣고는 노코멘트.

아내의 듣는 그 태도와 표정을 '번역'하면 이뻐 죽겠는 아들에게 혹독하게 그러는 아빠가 맘에 안드는 거 되겠다. ^^

근데 오늘 드디어 일이 '터졌다'. 글자 그대로 스파링을 하던 녀석의 코피가 '터졌다'. 코뼈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권투를 하다보면 코피가 터지는 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라 대충 지혈을 하고 다시 스파링을 계속하게 했는데 문제는 오늘 따라 하얀 셔츠를 입고 갔다는 것...

마누라가 피로 얼룩진 옷을 보면 뭐라고 할까 걱정하면서 집으로 들어가는데 녀석도 엄마가 보고선 너 복싱 그만두라고 할까봐선지 냉큼 목욕탕으로 뛰어 들어가 옷을 벗고 샤워를 한다. 아무래도 엄마가 빨래를 세탁기에 넣을 때 못보도록 내가 옷을 찾아서 피묻은 쪽을 안으로 들어가게 둘둘 말아놔야 할까부다.

내 체력에도 일부 진전이 있는 걸 느낀다. 두 시간 앉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와 처음 운동을 같이 시작했을 땐 줄넘기를 20개만 해도 완전 방전이 되어 숨이 차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저질체력이더니, 이젠 한 번에 150개를 3세트 가뿐하게 하게 되었고 발전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는 처음보다 몇 개씩은 더 하게 되었으니 이젠 중저급체력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봐야하나... 이젠 언감생심 식스팩에 대한 욕심이 스물스물... ㅋ ㅋ 아직 배불뚝이인 주제에.

14 comments:

  1. 아니 코피가...!!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별 것 아닌 일이라니 정말 다행이네요. 완전범죄를 위해서라면 둘둘 말아놓는 것보다 여벌빨래라도 해서 조금이라도 피를 지우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ReplyDelete
    Replies
    1. 조금만 과로해도 터지는게 코피인데 별 건 아니지요. 기막힌 아이디어인데 여벌빨래를 하기에는 제가 쫌 게을러서...^^ 이번에는 그냥 요행을 바라겠습니다. 걸리면 후기 올리지요. ㅋ

      Delete
  2. 식스팩보다는 몸이 가볍고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을 추구하시면 어떨까요? 저는 간신히 아침 달리기나 하고 있습니다만...
    대학때 유도를 처음 배울때 초기 한달은 등이 아파서 누워 잠을 자지 못하고 엎드려 잤었지요. 그러고 나니 운동을 안하면 오히려 몸이 불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즐거운 운동 되시길 바랍니다^^

    ReplyDelete
    Replies
    1. 아, 그렇지요. 목표가 너무 높으면 금방 포기하게 되는 경향도 있긴 하니까요. ㅎ ㅎ
      정말 즐겁게 땀 흘리고 있습니다.

      트레이닝이 불우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이라 돈을 전혀 내지 않는데, 아무래도 저희는 나중에 어디 단체로 시합을 며칠 가던가 할 때 밥을 몇 번 사주거나 아니면 권투글러브등 장비를 가끔 기증하던가 하는 방법으로 성의를 표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

      Delete
    2. 무료인지는 몰랐군요. 저도 학교때 동아리에서 배웠지만 가끔 학교 선수들과 운동할 때면 참 감격스러웠는데... 아드님 수준을 올리셔서 선수로 활동하면 코치에겐 가장 기쁜 일이겠지만 그건 아마 어머님이 반대하실 듯 하고요^^

      Delete
    3. 칼이시네요. ^^ 제 엄마는 벌써 깊게(?)가는 건 반대라고 확실하게 의사표시를 하사왔지요. ㅎ ㅎ

      Delete
  3. 프로복서가 된다거나, 복싱 장학금으로 대학을 가지 않는한, 적당히 하는것도..

    ReplyDelete
    Replies
    1. 자질이 보여 전문가들이 볼 때 이거다 싶으면 그런 가능성들도 알아 볼 수 있겠죠...

      이제 시작이니 좀 두고 봐야겠죠? ^^

      Delete
  4. 운동을 시작한다거나 어떤 목적을 정하고 실행하는 일에는 세상에 대한 새로운 긍정이 생기고 있다는 의미 같아요. 언제나 긍정적이셨겠지만요.
    한 번 시작하셨으니 도중에 포기하지 마시고 열심으로 해내시길 빕니다.

    ReplyDelete
    Replies
    1.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그러네요. 어떤 새로운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기면서 그런 시도도 하려고 하는 거겠죠?

      정곡을 찌르시는 말씀이셨어요..."도중에 포기하지 말고" ㅎ ㅎ ㅎ

      Delete
  5. 초를 치는 건 아니고요, 팔굽혀펴기, 아령 들어 올리기 같은 게 초기에는 개수가 빨리 늘어난다고 하더라고요. 체력이나 근력 자체가 그만큼 빨리 발달해서는 아니고, 내 근육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내 몸이 (또는 신경계가) 적응을 하게 되어서 그렇다네요. ^^; 예를 들면 똑같은 차 (몸)라도 그걸 컨트롤 하는 사람이 거기에 익숙해지면 더 잘 몰 수 있듯이.

    http://mabari.kr/168
    위의 링크 참고해보세요.

    결론은 그래도 운동을 꾸준히 하시면 근육양은 늘어난다이니 실망은 마시고요. ^^

    ReplyDelete
    Replies
    1. 아, 그래서 그런 거군요. 가서 봤구요 it makes a sense!

      꾸준히 하는 것이 포인트네요. 뭐 전 근육은 크게 욕심이 없고 배가 좀 들어가 몸이 가뿐하게 느껴지는 것이 우선 급 목표입니다. ^^

      Delete
  6. 여기 리플 다시는 분들. 복싱등 대련운동의 재미를 모르시나 봅니다 ㅋㅋ. 그리고 몸이 향상되어가는 느낌을. ㅎㅎ

    ReplyDelete
    Replies
    1. Oblivion님도 복싱하셨던거 잘 알지요. ^^

      이곳에 링이 하나 밖에 없는 관계로 아이들 대련하는 시간을 빼앗기가 싫어서 전 권투를 하지는 않고 죽어라고 기본체력 훈련하는 것만 같이 합니다. ^^

      Delete

반갑습니다!

댓글을 남기시려면 작성자 선택 시 Google계정등으로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시면 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Hi!
If you would like to leave a comment, please log in with your Google, WordPress, or AIM accounts. If you don't have one, please choose the option '이름/URL', then put your name or nickname in '회사명' leaving 'URL' bl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