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2012

뒤늦은 선물

아내가 뭘 찾다가 옷장에서 나온 걸 나에게 보여줬다.

멋진 실크스카프들이 조그마한 크리스마스 종이백 몇 개에 담겨져 있었고 그걸 보여주는 아내의 말인즉 어머니께서 돌아 가시기 전에 성탄이 되면 교회 노인회 할머니들께 선물해 주신다고 정성껏 준비해 놓으셨다는 거다.

저걸 어떻게 하나 잠시 생각해 보곤 어렵지 않게 결정했다. 조그만 카드를("사랑합니다" 정도로 적어) 만들어 넣고는 원래 어머니가 드리려고 했던 분들께 어머니 대신 전달해 드리려 한다.

대부분 기뻐 하시겠지만서도 걱정은 돌아가신 분 한테서 선물을 받는다는 생각들을 하시면 좀 이상하고 기분나쁘다고 하시는 분이 계시지 않을까 하는 것. 하지만 어머니가 생전에 시작하신 일이라 나라도 마무리 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긴 한데...

이웃 블로거들 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좀 알고 싶네요...

<후기>
많은 블로그 이웃들께서 좋은 의견들을 내어 주셔서 오늘 전달해 드렸습니다. 모두들 한결같이 기뻐하시네요. 그러면서 어머님생각에 눈물지으시는 친구분들도 계셨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꾸벅!

18 comments:

  1. 정말 어려운 문제네요. 특히 노년에 우울증 증세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더욱 조심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겠네요.
    아이디어랄 것은 없지만, 크리스마스가 아닌 어머님 1주기 추도예배때 목사님을 통해서 작고하신 어머님의 유지를 설명드리면서 함께 드리면 좀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요?

    ReplyDelete
    Replies
    1. 좀 조심스럽긴 하지요. 우울증 증세가 있는 분은 안계신 듯 해 다행이고요. 추도예배시 드리는 아이디어도 참 좋네요. 전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그건 그렇고 (아직)신앙인은 아니신 듯 한데 저보다 신앙생활(1주기 추도예배)에 관해 더 잘 아시네요. ^^

      Delete
  2. 저 같으면 오히려 따뜻한 마음을 느끼겠는데요? 전 상관없을것 같습니다...

    ReplyDelete
    Replies
    1.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말씀하신대로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

      Delete
  3. 흠... 어려운 문제네요. 그래도 저라면 드리겠어요. 그 스카프에는 분명 어머님의 따뜻한 마음이 있을 테니까요.

    ReplyDelete
    Replies
    1. 정말 쉽지만은 않은 문제같아요. 매년 이렇게 스카프나 브로치 등 자그마한 것들을 포장해 다른 할머니들께 선물로 드리곤 했는데...

      Delete
  4. 저라면 감사히 받고 오래 사용하겠는데 받아 들이는 분에 따라서는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되네요.
    어머님의 뜻이니 일단 드리시면서 색상이 맘에 안 드시면 다른 분 드리세요!그러심 안 될까요?
    지금은 제가 닿고 싶지 않은 부분이라 이점에 대해서 침묵이지만, 아버님께도 항상 즐겁게 대하시기를 부탁합니다. 물론 잘 하고 계실 듯~
    마음 하나 바꾸면 세상이 달라지더군요. 힘도 내시고 기쁨도 내시기를!

    ReplyDelete
    Replies
    1. 색상말씀을 하셔서 스카프들의 색상을 다시 봤는데 다행히 검은색이나 우중충한 색은 없고 주로 '표범'무늬 같은 야한(? ㅋ ㅋ) 것 아니면 밝고 화려한 봄/여름 색상들 이더군요.

      늘 정곡을 찌르시는데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 아버님께서 아내에게 많이 지루하다고 하셨다네요. 대화도 더 하고 외출도 자주 시켜드려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

      Delete
  5. 받는분들의 따라 다를것 같습니다. "이러이러한 선물이다"라고 말씀하신 후 선물 하시는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정성이 깃든 소중한 선물이지만 받고도 사용하지 않으면 그 의미가 없어질테니깐요.
    살아보니 사람 마음이 다 나랑같지 않다는걸 알았습니다.

    oldman님 여름 바캉스 다녀와 이제서야 확인합니다.ㅎㅎ

    ReplyDelete
    Replies
    1. 왜 갑자기 이런 선물? 하실까봐 카드에 설명을 짧게 적었습니다. 맞아요, 모두 내마음 같지는 않다는 것을 저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깨우치고 있는 중 입니다.

      아니, 여름바캉스? 그럼 아르헨티나는 북미와 반대계절입니까?

      Delete
  6. 선물이지 않습니까. 준비할 때의 마음이 담겨 있어서 받으실 때에도 분명 기뻐하실 겁니다. 그 선물을 준비하신 어머님의 마음을 가득 담아서 기분 좋게 전달하시면 받는 분들도 행복하실 겁니다.

    ReplyDelete
    Replies
    1. 맞습니다. 준비하시던 어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 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기분 좋게'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지요. ^^

      Delete
  7. 글쎄요, 제가 아직 나이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그런 선물을 받는다면 기쁘고 감동스러울 것 같습니다만... 전혀 이상하거나 약간이라도 언짢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더없이 큰 선물이 될 것 같은데요.

    ReplyDelete
    Replies
    1.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반영하지요. 어떻게든 방법을 택해 전달해 드리고 후기를 올릴 생각입니다. 이제 페북으로 완전히 올인하시고 구글블로그는 폐점하실 생각이신지요? ^^

      Delete
  8. 어머니께서 생전에 가까이 지내셨던 분들에게 드리는건 어떨까요?

    ReplyDelete
    Replies
    1. 어머니께서 평생 교회생활만 하셨기에 말씀하신대로 생전에 가까이 지내셨던 분들이 바로 교회 노인회 할머님들 이세요. 당연히 그 분 들께 가야하는 것 맞습니당. ^^

      Delete
  9. 그 어머님에 그 아드님이시군요.

    ReplyDelete
    Replies
    1. 칭찬으로 들어도 되는 거겠지요? ^^;;

      Delete

반갑습니다!

댓글을 남기시려면 작성자 선택 시 Google계정등으로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시면 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Hi!
If you would like to leave a comment, please log in with your Google, WordPress, or AIM accounts. If you don't have one, please choose the option '이름/URL', then put your name or nickname in '회사명' leaving 'URL' blank.